물려주고 물려받는 뜨개옷



  곁님이 큰아이가 네 살 적에 손수 떠서 선물한 뜨개치마를 큰아이가 일곱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입는다. 네 살 적에는 이 뜨개치마가 거의 바닥에 끌렸는데, 이제는 꼭 잘 맞는다. 큰아이한테는 작은 뜨개치마는 이제 동생이 물려받아서 입는다. 작은아이는 웃옷과 바지도 모두 누나한테서 물려받는다. 작은아이가 꿴 신도 누나한테서 물려받는다. 치마순이는 고운 뜨개치마를 입을 수 있어서 즐겁고, 누나순이는 누나가 입던 뜨개치마를 물려받아서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 큰아이는 여덟 살이 되고 아홉 살이 되며 열 살이 되면, 어머니한테서 뜨개질을 물려받아 앞으로는 손수 제 옷을 뜰 수 있겠지. 4347.11.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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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 동생한테 붙잡히기



  동생이 누나를 붙잡는다. 가지 말라고 떼를 쓴다. 처음에는 누나한테 앙탈을 부려 누나가 너랑 안 놀겠다고 하니, 동생은 부리나케 누나한테 달려가서 같이 놀자고 붙잡는다. 누나한테 달라붙는 누나돌이야, 그러면 처음부터 누나하고 사이좋게 놀아야지. 누나 마음을 안 좋게 하고 나중에 붙잡으려 하지 말고. 4347.11.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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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놀이 1 - 누나와 춤추겠어



  산들보라가 마당에서 누나를 붙잡는다. 왜? 누나하고 춤을 추고 싶어서. 누나는 동생이 붙잡아도 고분고분 잡힌다. 동생은 빙글빙글 돌 적에 누나 손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잘 모르지만, 누나가 아버지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흉내내고 싶다. 4347.11.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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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하루



  글을 쓸 적에는 언제나 ‘쓰고 싶은 글’을 써야 합니다. 쓰고 싶은 글이 아닐 때에는 안 써야 옳습니다. 쓰고 싶은 글이 아닌데 억지로 쓰려고 하니 글이 흔들리거나 어수선합니다. 쓰고 싶지 않은 글을 굳이 쓰려고 하니 딱딱하거나 재미없습니다.


  밥을 먹을 적에는 언제나 ‘먹고 싶은 밥’을 먹어야 합니다. 먹고 싶지 않은 밥일 때에는 안 먹어야 맞습니다. 먹고 싶은 밥이 아닌데 억지로 먹으려고 하니 뱃속이 힘듭니다. 먹고 싶지 않은 밥을 굳이 먹으려고 하니 배앓이를 할 뿐 아니라, 배앓이를 하느라 다른 일까지 못합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아무나 사랑하지 않습니다. 제비뽑기를 하듯이 아무나 골라뽑아서 사랑하지 않습니다. 내 마음을 따스히 건네면서 사랑을 합니다. 내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따스한 숨결을 나누면서 사랑을 합니다. 그러나, 마음에도 없는 사람을 사랑하겠노라 나서면 몸도 마음도 흔들리면서 아파요. 마음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면서 삶을 함께 가꿀 때에 비로소 기쁘게 웃고 노래합니다.


  글을 쓰는 까닭은, 글을 써서 즐겁게 웃고 기쁘게 노래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글을 써서 이웃한테 읽히려는 까닭은, 내가 사랑하는 이웃한테 내 마음을 살포시 담은 글을 선물처럼 건네면서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떤 글을 쓰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느냐 하는 대목을 살펴야 합니다. 글을 어떤 길이로 쓰느냐는 대수롭지 않습니다. 어떤 사랑을 실어서 글을 쓰려는지 곰곰이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글을 쓰는 하루를 돌아봅니다. 우리는 저마다 삶을 지어서 찬찬히 누립니다. 이러한 삶을 가만히 되새기면서 기쁨으로 벅찬 노래를 부르지요. 삶을 누리고 되새기면서 노래를 부르는 동안 글 한 꼭지는 저절로 태어나면서 시나브로 환하게 빛납니다. 4347.11.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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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4.10.17. 큰아이―고운 빛깔로



  가을볕 들어오는 마룻바닥에 엎드려 글을 쓴다. 글마다 다 다른 숨결이 밝게 빛난다고 여기는 글순이는 다 다른 빛깔을 알맞게 입히면서 글줄을 엮는다. 아버지가 써서 아이한테 건네는 글은 아버지 삶이면서 아이한테 물려주고 싶은 삶이다. 아이가 건네받아 옮겨적는 글은 아이 삶이면서 아버지한테서 물려받고 싶은 사랑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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