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34. 아침이 밝으면



아침이 밝으면

옷을 갈아입고

낯과 손을 씻고

나무와 풀과 새와

어머니 아버지 동생

모두한테 인사하며

오늘 하루 어떤 놀이

즐겁게 하며 웃을까

차분히 생각한다.



2014.8.24.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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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글쓰기 길동무

2. 어떤 이야기를 글로 쓰나



  글은 마음을 쓴다고 했습니다. 글은 마음으로 쓴다고 했습니다. 글을 쓰려는 푸름이는 무엇보다 마음을 살피거나 읽거나 알아야 합니다. 마음을 살피지 못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하는지 깨닫지 못합니다. 마음을 읽지 못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글로 쓸 만한지 헤아리지 못합니다. 마음을 알지 못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글로 거듭나는지 못 느낍니다.


  마음을 쓰는 글입니다. 그러니까, 기쁜 마음이나 슬픈 마음을 씁니다. 즐거운 마음이나 서운한 마음을 씁니다. 고단한 마음이나 씩씩한 마음을 씁니다. 사랑스러운 마음이나 미운 마음을 씁니다. 쓸쓸한 마음이나 홀가분한 마음을 씁니다. 신나는 마음이나 아픈 마음을 씁니다. 어떤 마음을 쓰든 모두 좋습니다. 마음을 쓸 수 있을 때에 비로소 글입니다.


  마음으로 쓰는 글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쓰는 글은 내 마음으로 쓰는 글입니다. 내 마음이 어떠한지 똑똑히 헤아리면서 내 마음을 담뿍 담는 글입니다. 다른 사람이 쓰는 글을 흉내내거나 따라할 까닭이 없습니다. 멋지거나 재미나다 싶은 다른 사람 글투나 말투를 베끼거나 배울 까닭이 없습니다. 교과서에 나오거나 어른들이 알려주는 대로 쓸 까닭이 없습니다. 이른바 ‘머리말·몸말·맺음말’이라든지 ‘기·승·전·결’을 따라야 하지 않습니다. 이 같은 얼거리로 글을 쓰더라도 내 마음을 못 담거나 내 마음으로 쓰지 못한다면, 이러한 글은 읽을 수 없습니다. 짜임새는 있되 마음이 없는 글을 누가 왜 읽겠습니까?


  마음이 있는 글이기에 읽습니다. 마음이 있는 글이기에, 짜임새가 엉성해도 즐겁게 읽습니다. 마음이 있는 글이기에 맞춤법이 어긋나거나 띄어쓰기를 틀려도 아무렇지 않게 줄거리와 이야기를 읽습니다. 맞춤법은 빈틈없이 맞추지만 마음을 담지 않는 글이라면 굳이 읽을 까닭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이 없는 글이나 마음을 못 담은 글일 적에는 서로 주고받을 만한 이야기가 깃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쓰는 글이란 무엇일까요? 마음을 어떻게 글로 쓸까요? 내 마음이 나타나는 일을 씁니다. 오늘 하루 살면서 내 마음이 어느 자리에 어떻게 나타났는지 가만히 살피면서 글을 씁니다. 오늘까지 살아온 나날을 모두 되새기면서 내 마음이 이제껏 어떻게 흘렀는지 가만가만 헤아리면서 글을 씁니다. 어떤 일을 겪을 적에 내 마음이 어떠했는가 짚으면서 글을 씁니다. 이를테면, 여행을 다녀온 뒤에 글을 쓴다고 한다면, 여행을 다니면서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였는가 하는 대목을 써야 합니다. 무엇을 보았거나 무엇을 했거나 무엇을 먹었다고 하는 이야기는 곁들여서 쓸 만하지만, 이런 이야기만 쓴다면 어딘가 허전합니다. 보고 하고 먹은 이야기는 곁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알맹이는 무엇인가 하면, 본 마음과 한 마음과 먹은 마음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있으면, 이 아이 이야기를 어떻게 쓸까요? 이 아이를 바라보는 내 마음을 쓸 테지요. 이 아이한테 어떻게 끌리는가 하는 내 마음을 쓸 테지요. 이 아이와 어울리면서 느낀 내 마음을 쓸 테지요.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책이나 노래나 공연을 글로 쓸 적에도 이와 같습니다. 내 마음이 왜 어떤 영화나 책이나 노래나 공연에 끌리는지 찬찬히 살펴서 글을 씁니다. 내 마음은 이러한 영화나 책이나 노래나 공연을 어떻게 즐기고 누렸는가 하는 대목을 글로 씁니다.


  마음이 닿는 자리를 글로 씁니다. 마음이 움직여서 나 스스로 한 일과 본 것과 겪은 삶을 글로 씁니다. 마음에 따라 생각하고 살피고 들여다보고 마주하고 어깨동무한 모든 것을 글로 씁니다.


  마음이 닿지 않으면, 왜 마음이 안 닿는지 생각하면서 글로 씁니다. 마음이 닿지 않는 까닭뿐 아니라, 마음이 닿기까지 지내는 나날을 고스란히 헤아리면서 글로 씁니다. 마음이 움직일 때에 글을 쓰고, 마음을 움직여 글을 씁니다. 내 마음을 스스로 읽으면서 글을 쓰고, 내 마음을 스스로 또렷하게 세워서 글을 씁니다.


(최종규 . 2014 - 청소년 글쓰기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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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4-11-27 20:51   좋아요 0 | URL
마음이 닿는 자리란 표현 참 좋습니다.

파란놀 2014-11-28 00:5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모두들 마음이 닿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글로 밝힐 수 있기를 빌어요~
 

산들보라 혼자 우산 쓰고 걷기



  혼자 우산을 쓰고 싶은 산들보라. 바람이 싱싱 불면 우산을 혼자 못 쓴다. 다섯 살로 접어들면 바람이 싱싱 불어도 우산을 혼자 쓸 수 있을까. 바람이 불지 않기에, 비오는 날 산들보라는 혼자 우산을 쓰고 저 앞으로 달린다. 늘 아버지가 씌우는 우산을 써야 했던 아이는 혼자 두 손으로 우산을 움켜잡고 달리면서 어떤 기쁨을 노래할까. 앞서 달리는 네 살 아이가 내지르는 웃음소리를 아이 뒤를 따라서 걸으면서 그득그득 듣는다. 4347.11.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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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문학 《나쁜 회사에는 우리 우유를 팔지 않겠습니다》는 책이름에 모든 줄거리가 드러난다. 나쁜 회사가 있고, 나쁜 회사가 우유를 나쁘게 다루어 나쁜 돈을 거두어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나쁜 짓을 끊으려고 한다는 줄거리가 환하게 보인다. 그러면, 나쁜 회사는 어떻게 자꾸자꾸 돈을 벌까? 사람들은 왜 나쁜 회사가 파는 우유를 자꾸자꾸 사다 마실까? 학교나 공공기관은 왜 나쁜 회사에서 파는 우유를 사들여서 급식을 할까? 나쁜 회사는 돈을 벌어들여 건물을 높이높이 올린다. 나쁜 회사가 하나둘 모여 고속도로가 끝없이 이 도시와 저 도시를 잇는다. 큰도시 아닌 작은도시는 고가도로와 기찻길에 둘러싸여 시끄러울 뿐 아니라 햇볕을 쬐기도 어렵다. 시골에서는 소젖을 짜고 곡식을 거두며 열매를 갈무리하는데, 이 모두를 나쁜 회사가 싼값에 사들여서 비싸게 팔아치우면서 다시금 돈을 더 벌어들인다. 이 같은 얼거리는 왜 안 깨질까? 어린이문학 《나쁜 회사에는 우리 우유를 팔지 않겠습니다》는 이 같은 얼거리나 밑틀까지 다루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나쁜 회사’가 문학에서만 볼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 우리 둘레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만하다는 대목을 알려준다. 우리가 스스로 눈을 밝게 뜨지 않으면, 나쁜 회사는 자꾸 몸집을 불린다. 우리가 스스로 삶을 가꾸거나 짓지 않으면, 나쁜 회사한테 휩쓸리거나 굴레에 갇히고 만다. 사람들이 손수 소를 키워서 젖을 짜서 먹는다면, 우유회사는 부자가 안 될 테지. 사람들이 손수 논밭을 일구고 보금자리를 돌보면, 중앙정부나 재벌은 아무 힘을 못 쓸 테지. 4347.11.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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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회사에는 우리 우유를 팔지 않겠습니다
알레산드로 가티 지음, 줄리아 사그라몰라 그림, 김현주 옮김 / 책속물고기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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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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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라보려는 책읽기



  책을 왜 읽는가 하고 묻는다면 오직 한 가지만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그렇습니다. 누가 나한테 책을 왜 읽느냐 하고 묻는다면 “나는 나를 꾸밈없이 바라보고, 나 스스로 나를 제대로 알아차려서, 내가 이루고 나눌 사랑을 슬기롭게 깨달아, 앞으로 내 삶을 손수 짓고 가꾸는 길로 나아가려는 생각을 찾으려고 책을 읽는다” 하고 말합니다.


  나는 남을 헤아리거나 알아내거나 이해하려고 책을 읽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말을 듣거나 다른 사람이 쓴 책을 읽더라도 ‘다른 사람 마음이나 삶이나 넋’을 헤아리거나 알아내거나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쓴 글과 책을 읽으면 무엇을 알까요? 다른 사람이 쓴 글과 책을 알 뿐입니다. 그저 글과 책을 알 뿐이고, 글과 책에서 드러나는 ‘다른 사람 마음과 삶과 넋’을 살짝 엿볼 뿐입니다.


  다른 사람 마음과 삶과 넋을 살짝 엿본대서 다른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식물도감’이나 ‘약초도감’이 있습니다. 이런 도감을 보면 풀이나 꽃을 조금 더 잘 알아볼 만하다고 할 텐데, 참말 이런 도감을 보면서 풀과 꽃을 알아차리거나 가릴 수 있을까요? 그림이나 사진으로 찍어서 고작 한두 장 싣는 도감을 보아서는 꽃이나 풀을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풀잎과 꽃송이는 모두 조금씩 다르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생김새로만 풀과 꽃을 안다고 해서 풀과 꽃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손수 풀을 뜯어서 먹지 않고서 풀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꽃내음을 맡지 않고서 꽃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풀을 뜯어서 먹으면 몸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알지 못하고서 풀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꽃이 진 뒤 맺는 씨앗이나 열매를 알지 못하고서 꽃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사회를 알거나 인문 지식을 얻으려고 책을 읽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인문책을 읽든 문학책을 읽든 자기계발책을 읽든, 늘 나를 바라보고 읽고 느끼고 깨달아서 내 삶을 손수 짓는 길로 나아갑니다. 내 삶을 가꾸는 길에서 동무로 삼는 책입니다. 책을 읽어서 역사를 더 잘 꿰뚫어보지 않습니다. 책에 실린 지식을 하나 머리에 담을 뿐입니다. 책을 읽어서 ‘인문정신’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스스로 삶을 가꾸고 일구고 짓고 보살필 때에 비로소 ‘삶’이 깨어나서 ‘인문정신’이 살아납니다.


  내가 나를 바라보아야 나를 압니다. 내가 나를 알아야 내가 걸어갈 길을 압니다. 내가 걸어갈 길을 알아야 오늘 하루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를 압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를 알아야, 즐거움과 기쁨을 알 수 있습니다. 4347.11.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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