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 이야기 가운데

여러 해에 걸쳐서 열여섯 꼭지로 갈무리한 '숫자말(숫자 읽기)'과 얽힌 글을

여러 시간을 들여 모두 손질한다.


이 글을 모두 찬찬히 읽으면서

숫자말을 가다듬으려고 힘쓸 이웃이

틀림없이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읽기만 읽을 뿐

제대로 삭히지 못하는 이웃도

틀림없이 있을 테지.


그리고,

읽지도 않고

그냥 지나치면서

숫자말을 엉터리로 쓰거나 아무렇게나 쓰는 이웃도

꼭 있으리라.


아무튼,

마음이 있는 사람은 찬찬히 읽고

즐겁게 아로새기면서

아름다운 말과 글로 생각을 가꾸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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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806) 숫자말 13


모내는 날 직접 들에 나가서 4, 50년 만에 처음으로 그것도 최신식 현대농법(?)으로 모내는 장면을 보셨으니

《전희식-똥꽃》(그물코,2008) 65쪽


 4, 50년 만에

→ 마흔∼쉰 해 만에

→ 거의 쉰 해 만에

→ 마흔 몇 해 만에

 …



  “마흔쉰(마흔∼쉰)”이나 “쉰예순(쉰∼예순)”처럼 말하는 사람보다는 “사오십”이나 “오륙십”처럼 말하는 사람이 더 많으리라 느낍니다.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버릇이 된 말씨 때문이요, 둘레에서 흔히 듣는 말씨 때문일 테지요.


  보기글을 생각합니다. 마흔 해를 넘기고 쉰 해가 못 되는 햇수만큼 모내기를 구경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마흔 몇 해 만에”라 하거나 “거의 쉰 해 만에”라 할 수 있습니다. 또는 “얼추 쉰 해 만에”나 “얼추 마흔 몇 해 만에”라 하면 됩니다. 4341.3.8.흙/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모내는 날 몸소 들에 나가서 거의 쉰 해 만에 처음으로 게다가 가장 새롭다는 농법(?)으로 모내는 모습을 보셨으니


‘직접(直接)’은 ‘손수’나 ‘몸소’로 다듬습니다. “최신식(最新式) 현대농법”은 살짝 우스갯소리처럼 적은 말이니 그대로 둘 만한데, 그래도 ‘가장 새로운’으로 손보면 어떠할까 싶습니다. ‘그것도’는 ‘게다가’나 ‘더군다나’로 손질하고, ‘장면(場面)’은 ‘모습’으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818) 숫자말 14


이는 1국가당 평균 40명, 1국가에서 1년당 2명에 못 미치는 숫자이다

《김영명 편저-군부정치론》(녹두,1986) 142쪽


 1국가당 평균 40명

→ 한 나라에 줄잡아 마흔 사람

→ 한 나라에 얼추 마흔씩

→ 나라마다 마흔 사람쯤

 …



  이 자리에서는 ‘1’을 넣지 않고 ‘나라마다’로 적어도 됩니다. “1국가에서 1년당”이라는 말도 보이는데, “한 나라에 한 해”로 다듬거나 “한 나라에 해마다”로 다듬어 줍니다. 그나저나 ‘1국가’처럼 쓰는 보기글은 몹시 얄궂습니다. “한 국가”도 아니고 어떻게 “일(一) 국가” 같은 말마디를 넣어 글을 쓸 생각을 했을까요. 4341.4.7.달/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이는 한 나라에 줄잡아 마흔, 나라마다 한 해에 두 사람에 못 미치는 숫자이다


“1년당(年當)”은 “한 해마다”나 “한 해에”로 다듬습니다. ‘국가(國家)’는 ‘나라’로 고쳐 줍니다. ‘평균(平均)’은 ‘줄잡아’나 ‘얼추’로 고쳐씁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837) 숫자말 15


그때 유명한 시에나 마을의 광장을 방문했는데, 야구장의 2, 3배 정도 넓이의 광장이 완전히

《가와이 하야오/김동원 옮김-종교와 과학의 접점》(솔밭,1991) 113쪽


 야구장의 2, 3배 정도 넓이의 광장

→ 야구장 두세 갑절 만한 너른터

→ 야구장보다 두세 갑절 넓은 터

→ 야구장 두세 곳을 더한 만큼 넓은 자리

 …



  한자말 ‘배(倍)’를 쓰더라도 “이삼 배”가 아닌 “두세 배”로 읽어야 올바릅니다. 한자말을 털고 한국말을 쓰고 싶다면 “두세 곱”이나 “두세 곱절”이나 “두세 갑절”처럼 쓰면 됩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야구장과 광장을 견주는 만큼 “야구장 두세 곳 크기”처럼 손질해도 잘 어울립니다. 4341.6.2.달/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때 시에나라는 이름난 마을에 있는 너른터를 갔는데, 야구장보다 두세 갑절 넓은 터가 모두


“유명(有名)한 시에나 마을의 광장(廣場)을”은 “시에나라는 이름난 마을에 있는 너른터를”로 손질하고, ‘방문(訪問)했는데’는 ‘찾아갔는데’나 ‘갔는데’로 손질합니다. ‘정도(程度)’는 ‘만큼’이나 ‘만한’으로 손보고, ‘완전(完全)히’는 ‘모두’나 ‘죄다’나 ‘오롯이’로 손봅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854) 숫자말 16


어린 시절 나의 용돈은 1년에 두 번, 가을 축제 때와 설날에 부모에게 받는 100엔이 전부였다

《고히야마 하쿠/양억관 옮김-인생이라는 이름의 여행》(한얼미디어,2006) 157쪽


 1년에 두 번 (x)

 1년에 2회 (x)

 한 해에 2회 (x)

 한 해에 두 번 (o)



  보기글을 보면, “이(二)회”가 아닌 “두 번”이라고 잘 적습니다만, 바로 앞 “일년(一年)”은 어쩌지 못하는군요. 햇수로 하나이니 “한 해”입니다. 꾸밈없이 말을 하고 글을 쓰는 버릇을 들이면 되는데,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생각해 보면, 일본사람이 쓴 글에 ‘一年’으로 적혀서 소리값만 한글로 옮겨 ‘1년’으로 적었을느지 모릅니다. ‘一’이나 ‘年’ 같은 한자까지 한국말이라고 잘못 생각하면서 그러려니 옮겼을는지 모릅니다. 4341.8.20.물/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어릴 적 내 용돈은 한 해에 두 번, 가을잔치와 설날에 어버이한테서 받는 100엔이 다였다


“어린 시절(時節)”은 “어린 날”이나 “어릴 적”으로 손보고, ‘나의’는 ‘내’로 손봅니다. “가을 축제(祝祭)”는 “가을잔치”나 “가을 마을잔치”나 “한가위”로 손질하고, ‘부모(父母)에게’는 ‘어버이한테서’로 손질하며, ‘전부(全部)’는 ‘다’나 ‘모두’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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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4-11-29 14:43   좋아요 0 | URL
우리말 찾기가 쉽지 않네요. 잘 읽었습니다.

파란놀 2014-11-29 19:01   좋아요 0 | URL
차근차근 생각을 기울이면 즐겁게 배우지만,
그동안 익숙한 대로 바라보면
아주 어렵답니다.
고맙습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790) 숫자말 9


작은 용기에 담은 부엌쓰레기를 1∼3일에 한 번 흙에 돌려줍니다

《요시다 도시미찌/홍순명 옮김-잘 먹겠습니다》(그물코,2007) 53쪽


 1∼3일에 한 번

→ 하루나 사흘에 한 번

→ 사흘에 한 번쯤

 …



  하루에 한 번 하는 일과 사흘에 한 번 하는 일은 꽤 다릅니다. 그러니 이 보기글처럼 적으면 아무래도 알쏭달쏭합니다. 하루에 한 번은 ‘날마다’입니다. 그러니까, “날마다 한다”와 “사흘마다 한다”인 셈이니까, “1∼3일”처럼 날짜를 이야기하자면, 고개를 갸우뚱할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쓰레기갈이를 날마다 해도 되고 사흘에 한 번 해도 된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인다면, 살짝 뜸을 두고 해도 된다는 이야기일 테니, “사흘에 한 번쯤”으로 손볼 때가 가장 잘 어울리겠다고 느낍니다. 4341.1.5.흙/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작은 그릇에 담은 부엌쓰레기를 사흘에 한 번쯤 흙에 돌려줍니다


‘용기(容器)’는 ‘그릇’으로 다듬습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793) 숫자말 10


십三 년 만에 처음 만나는 얼굴이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김보겸-철학 이전의 대화》(애지사,1971) 175쪽


 십三 년 만에

→ 열세 해 만에



  해를 셀 적에는 ‘해’라는 낱말을 씁니다. 한국말은 이렇습니다. 한국말이 아닌 한자말을 빌면 ‘年’을 적을 텐데, 한자말 ‘년’을 쓰면 “십삼 년”이나 “십 년”이나 “삼 년”처럼 말하기만 합니다. 한자말 ‘년’을 쓰면서 “열세 년”이나 “열 년”이나 “세 년”처럼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와 달리, 한국말 ‘해’를 쓰면서 “십삼 해”나 “십 해”나 “삼 해”처럼 말하는 사람도 없어요.


  어느 낱말로 적느냐에 따라 숫자말이 확 바뀝니다. ‘해’로 적느냐 ‘년’으로 적느냐에 따라서, 앞에 넣는 숫자말이 달라져요. 그나저나, 이 보기글을 보면 ‘십’은 한글로 적고 ‘三’은 한자로 적네요. 여러모로 얄궂습니다. 4341.1.12.흙/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열세 해 만에 처음 만나는 얼굴이다. 가슴이 뭉클하다


‘년(年)’은 ‘해’로 고쳐 주면 좋습니다. ‘뭉클해진다’는 ‘뭉클하다’로 손봅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798) 숫자말 11


아마도 그 점 때문에 최근 1,2년 사이 일본 소설이 한국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FANTA STIQUE》(페이퍼하우스) 8호(2007.12.) 57쪽


 최근 1,2년 사이

→ 요 한두 해 사이

→ 요즈음 한두 해 사이

 …



  잘은 모릅니다만, ‘1, 2해’로 적은 다음 ‘한두 해’로 읽을 분은 없으리라 봅니다. 거의 모두 ‘1, 2년’으로 적고 ‘일이 년’으로만 읽지 싶어요. 어쩌다가 ‘1, 2해’로 적는 사람이 있어도, 으레 ‘일이 해’로 읽다가, ‘어, 이상하네?’ 하고 받아들이리라 느낍니다. 4341.2.8.쇠/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아마도 그 때문에 요 한두 해 사이 일본 소설이 한국에서 거센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듯합니다


“그 점(點) 때문에”는 그대로 두어도 괜찮지만, “그 때문에”나 “그렇기 때문에”나 “그 대목 때문에”로 다듬으면 한결 낫습니다. ‘돌풍(突風)’은 ‘바람’이나 ‘거센 바람’으로 손보며, ‘최근(最近)’은 ‘요’나 ‘요사이’나 ‘요즈음’으로 손봅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803) 숫자말 12


깊어가는 가을밤, 지금은 60을 훌쩍 넘겼을 그때 그 소녀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봅니다

《에드워드 김-그때 그곳에서》(바람구두,2006) 39쪽


 지금은 60을 훌쩍 넘겼을

→ 이제는 예순을 훌쩍 넘겼을

→ 이제 예순 살을 훌쩍 넘겼을

→ 어느덧 예순을 훌쩍 넘겼을

→ 바야흐로 예순 살을 훌쩍 넘겼을

 …



  나이를 셀 적에 ‘60’이라는 숫자에 이르면, 으레 ‘환갑(還甲)’을 말합니다. ‘환갑’은 똑똑히 따지면 예순한 살입니다. 우리는 환갑잔치를 치르고 칠순잔치나 팔순잔치를 치릅니다. 그런데, ‘예순잔치(예순하나 잔치)’나 ‘일흔잔치’나 ‘여든잔치’를 치르지는 않아요. 앞으로는 예순잔치나 쉰잔치나 마흔잔치를 치르는 한국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4341.2.23.해/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깊어가는 가을밤, 이제는 예순을 훌쩍 넘겼을 그때 그 아이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봅니다


‘지금(只今)은’은 ‘이제는’으로 다듬고, “그 소녀(少女)의 모습을”은 “그 소녀 모습을”이나 “그 아이 모습을”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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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782) 숫자말 8


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 2층 회의실을 철야농성장으로 삼아 25∼30명의 동지들이 더욱더 강고한 대오를 구축하게 되었다

《민주노총 화섬연맹 금강화섬노동조합-공장은 노동자의 것이다》(삶이보이는창,2006) 91쪽


 25∼30명의 동지들이

→ 스물다섯에서 서른쯤 되는 동지기

→ 서른 사람쯤 되는 동지가

→ 동지들 서른 사람쯤이

→ 동지 스물일곱 안팎이

 …



  우리는 숫자를 세면서 “얼마에서 얼마쯤 되는” 하고 이야기를 합니다. “어제 몇 사람이나 모였니?” 하고 물으면, “글쎄, 한 서른에서 마흔쯤?” 하고 대꾸합니다.


  스물다섯 사람은 넘는 듯하고 서른 사람은 못 미친다고 느끼면, 이럭저럭 어림을 해서 “스물일곱 안팎”이나 “스물여덟 안팎”처럼 적을 수 있어요. “스물다섯을 조금 넘는”으로 적어도 되고, “서른이 조금 안 되는”처럼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4340.12.6.나무/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 2층 회의실을 철야농성장으로 삼아 스물다섯에서 서른쯤 되는 동지가 더욱더 튼튼한 무리를 잤다


‘강고(强固)한’은 ‘단단히’나 ‘튼튼히’나 ‘힘있게’로 다듬고, “대오(隊伍)를 구축(構築)하게 되었다”는 “무리를 이루었다”나 “무리를 짰다”로 다듬습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773) 숫자말 7


아, 난 열여덟 살의 청소년이 아닙니다. 난 40살입니다

《안토니 포세트/이해성 편역-존 레논, 신화와 비극 사이》(일월서각,1981) 164쪽


 난 40살입니다

→ 난 마흔 살입니다

→ 난 마흔입니다

→ 난 마흔 살 아저씨입니다

 …



  보기글 앞에서는 “열여덟 살 청소년”을 이야기하니, 뒤에서는 꾸미는 말을 붙여서, “마흔 살 아저씨”로 적으면 잘 어울립니다. 그런데, 앞에서는 ‘열여덟’로 잘 적는데, 뒤에서는 왜 ‘40’으로 적는지 아리송합니다.


  한국말은 ‘마흔’이고 한자말은 ‘사십(四十)’입니다. 한자말을 써야 알맞구나 싶은 자리라면 이 낱말을 써도 되지만, 꼭 안 써도 되는 자리라면 한국말을 알맞고 바르게 쓰기를 바랍니다.


  중국과 북녘과 일본에서 사는 한겨레는 ‘한 달러’나 ‘한 미터’처럼 말을 합니다. 중국과 북녘과 일본에서는 ‘마흔 달러’나 ‘마흔 미터’처럼 말을 합니다. 남녘에서는 언제쯤 ‘사십 미터’나 ‘일 달러’가 아닌 ‘마흔 미터’나 ‘한 달러’처럼 말할 수 있을까 헤아려 봅니다. 4340.10.22.달/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아, 난 열여덟 살 청소년이 아닙니다. 난 마흔 살입니다

아, 난 열여덟 살 아이가 아닙니다. 난 마흔 살입니다


“열여덟 살의 청소년(靑少年)”은 “열여덟 살 청소년”이나 “열여덟 살 아이”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771) 숫자말 6


등산복 차림도 날씬한 아가씨들이 5, 6명씩 떼지어 한바탕 소란을 피우며 체조를 하다간

《송건호-아쉬움 속의 계절》(진문출판사,1977) 82쪽


 5, 6명씩 떼지어

→ 대여섯 사람씩 떼지어

→ 대여섯씩 떼지어

→ 대여섯 남짓 떼지어

 …



  ‘5, 6명’으로 적는다면 누구나 ‘오륙(五六) 명’으로 읽겠지요. ‘대여섯 명’으로 읽을 분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대여섯’이라는 한국말을 쓸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그리고, 숫자 ‘5, 6’을 쓰더라도 ‘5, 6 사람’처럼 글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4340.10.19.쇠/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등산옷 차림도 날씬한 아가씨가 대여섯씩 떼지어 한바탕 시끄럽게 체조를 하다간


‘등산복(-服)’은 ‘등산옷’으로 다듬고, “소란(騷亂)을 피우며”는 ‘시끄럽게’나 “수다를 떨며”로 다듬습니다. “체조(體操)를 하다간”은 그대로 두어도 되고, “몸을 풀다간”이나 “춤을 추다간”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752) 숫자말 5


딸도 멀리서 그를 보고는 단숨에 뛰어오더니 팔에 매달려 “아빠 얼굴 3일 만에 본다.” 하면서 깡충깡충 뛰는 것이었다

《하종강-길에서 만난 사람들》(후마니타스,2007) 44쪽


 3일 만에 본다

→ 사흘 만에 본다



  숫자 ‘3’을 쓰는 일은 나쁘지 않습니다. 날짜를 헤아릴 적에도 퍽 많은 분이 ‘3일(삼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한국사람이라면 날짜를 ‘하루 이틀 사흘 나흘’처럼 말해야 올바릅니다. 숫자 ‘3’을 쓸 수도 있지만, 이 보기글 같은 자리에 굳이 써야 하는지는 찬찬히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4340.8.7.불/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딸도 멀리서 그를 보고는 한숨에 뛰어오더니 팔에 매달려 “아빠 얼굴 사흘 만에 본다.” 하면서 깡충깡충 뛰었다


‘단(單)숨에’는 ‘한숨에’나 ‘한달음에’로 손보고, “깡충깡충 뛰는 것이었다”는 “깡충깡충 뛰었다”나 “깡충깡충 뛰며 좋아했다”나 “깡충깡충 뛰면서 기뻐했다”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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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453) 숫자말 1


  라디오로 국악방송을 듣던 어느 날, 아무래도 앞뒤가 안 맞는다 싶은 말 한 마디를 듣습니다.


 - 사과 이십다섯 개


  사과를 셀 적에 이렇게 셀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아니, 숫자를 셀 적에 이리 세어도 될는지 궁금합니다. 한자로 된 숫자말을 쓰려면 ‘이십오’를 쓸 노릇이고, 우리 숫자말을 쓰려면 ‘스물다섯’을 쓸 노릇입니다. 그리고, 사과나 배 같은 열매는 ‘개’가 아닌 ‘알’로 세야 옳습니다.


  한국말로 숫자를 세면, “쉰 살”과 “예순 살”과 “일흔 살”이요, 한자말로 숫자를 세면 “오십 세”와 “육십 세”와 “칠십 세”입니다. 한국말과 한자말은 서로 다른 말입니다. 4335.2.25.달/4340.6.18/4347.11.29.흙.ㅎㄲㅅㄱ


..



 우리 말도 익혀야지

 (733) 숫자말 2


그 위안소에는 7∼8명의 조선 여자들이 있었다

《안이정선-가고 싶은 고향을 내 발로 걸어 못 가고》(아름다운사람들,2006) 41쪽


 7∼8명의 조선 여자들이 있었다

→ 조선 여자 일고여덟이 있었다

→ 조선 여자 일고여덟 사람이 있었다

→ 조선 여자가 일고여덟 있었다

→ 조선 여자가 일고여덟 사람 있었다

  …



  숫자를 바르게 세지 못한 데다가 토씨 ‘-의’를 얄궂게 붙입니다. 숫자를 옳게 적는다면 토씨 ‘-의’도 붙이지 않을 테지요. 말짜임을 찬찬히 살피면서 숫자말을 제대로 붙이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7∼8명”이라 적으면, 이 글을 “일고여덟 명”으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4340.6.18.달/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 위안소에는 조선 여자가 일고여덟 있었다


“-명(名)의 조선 여자”는 “조선 여자 -명”이나 “조선 여자 -사람”으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739) 숫자말 3


민주노동당이 3달째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단다

〈시민사회신문〉 11호(2007.7.9.) 18쪽


 3달째

→ 석 달째


  입으로 말할 적에 ‘삼’ 달째처럼 쓰는 분은 없으리라 봅니다. ‘석’ 달째라 하겠지요. 그런데 요새는 ‘세’라고 잘못 쓰는 분이 부쩍 늘었습니다. “석 달”과 “넉 달”처럼 적어야 올바른데 “세 달”과 “네 달”처럼 잘못 쓰는 분이 자꾸 늡니다.


  숫자 ‘3’을 적으면, 이 숫자를 어떻게 읽을까요? 요즈음 어른이나 아이는 이러한 숫자를 어떻게 읽을까요? ‘3일’이나 ‘3년’처럼 적으면 한자말로 ‘三日’이나 ‘三年’이 됩니다. ‘사흘’이나 ‘세 해’처럼 적으면 그예 한국말입니다.


  숫자 ‘셋’을 ‘3’으로 적어야 할 자리라면 알맞게 적으면 됩니다. “밥값 3000원”이나 “버스 3번을 타고 가라”처럼요. 그렇지만, 날이나 달이나 해를 가리키는 자리라면, “사흘·석 달·세 해”처럼 적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0.7.10.불/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민주노동당이 석 달째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한단다


“못하고 있단다”는 “못한단다”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740) 숫자말 4


중급반에서 실습한 어머니 스물한 분 가운데 열두 분이 어린이 독서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으로 일했다. 총 60명의 아이들을 여섯 개의 모둠으로 나누고, 각 모둠마다 두 분의 담임 선생님을 두어

《김은하-우리 아이,책날개를 달아 주자》(현암사,2000) 79쪽


 총 60명의 아이들을

→ 모두 예순 아이들을

→ 모두 해서 예순 아이를

→ 예순 아이들을

→ 예순 아이를 

 …



  보기글을 잘 살피면, 첫머리에 “어머니 스물한 분 가운데 열두 분”이라 적습니다. 참으로 잘 적었습니다. “어머니 21명 중에 십이 명”처럼 잘못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다음에 적은 “60명의 아이들”과 “여섯 개의 모둠”과 “두 분의 담임 선생님”은 모두 얄궂습니다. 첫머리는 잘 적었으나 왜 뒤쪽에서는 모두 얄궂게 적고 말까요.


 여섯 개의 모둠 (x)

 여섯 모둠 (o)


  “육십 명의 아이들”이 아니라 “예순 아이들”이나 “아이들 예순”입니다. 모둠을 셀 적에도 “여섯 모둠”이나 “모둠 여섯”이에요.


  가만히 보면, 글쓴이가 뒤죽박죽으로 숫자말을 넣었다고 해도, 이 글을 다루어 책으로 묶는 출판사에서 알맞게 틀을 잡아 주어야 했습니다. 4340.7.12.나무/4347.11.2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중급반에서 배운 어머니 스물한 분 가운데 열두 분이 어린이 책읽기 교실에서 담임 교사로 일했다. 모두 예순 아이들을 여섯 모둠으로 나누고, 모둠마다 담임 교사를 둘씩 두어


‘실습(實習)한’은 ‘배운’이나 ‘익힌’으로 손보고, “독서(讀書) 교실”은 “책읽기 교실”이나 “책교실”로 손보며, “담임 선생님”은 “담임 교사”로 손봅니다. ‘총(總)’은 ‘모두’로 손질하고, “여섯 개(個)의 모둠으로”는 “여섯 모둠으로”로 손질하며, ‘각(各) 모둠마다’는 겹말이니 ‘모둠마다’로 손질합니다. “두 분의 담임 선생님”은 “담임 교사 두 분”으로 고쳐씁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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