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순이 51. 누나 태운 동생 (2014.11.11.)



  자전거돌이가 세발자전거에 누나를 태운다. 누나는 동생과 함께 세발자전거를 타되, 바퀴를 발로 밀어 준다. 동생이 발판을 잘 굴리기를 바라면서 거드는 셈인데, 가만히 지켜보니, 이렇게 할 적에도 자전거돌이가 다리힘을 키우도록 돕는구나 싶다. 게다가 둘이 엉겨붙어 얼마나 재미있게 노는가. 자전거는 재미있고 즐거우면서 노래하고 웃으려고 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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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3. 억새와 버스



  제주섬처럼 억새가 물결치는 고흥은 아니다. 제주섬에는 오름이 온통 억새물결이지만, 고흥은 어디이든 들이니까, 논둑 언저리에 조금조금 억새가 있다. 흐드러지는 억새는 아니나, 조금 살랑이는 억새 옆을 군내버스가 스치고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버스를 모는 사람과 버스에 탄 사람은 억새물결을 살짝살짝 느낄까. 가을에도 창문을 열고 버스를 달리면 억새내음을 맡을 수 있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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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4-12-01 07:42   좋아요 0 | URL
음..이제 정말 가을은 지나가고 겨울이 오는 느낌이네요. 파란 버스와 억새풀이 매우 잘 어울립니다^^

파란놀 2014-12-01 08:07   좋아요 0 | URL
웬만한 길섶이나 논둑은 마을 할매와 할배가 콩이나 서숙을 심느라 파헤치지만, 꼭 이곳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아서 억새가 잘 자라서, 이 앞을 지나갈 때면 으레 버스를 가만히 지켜보곤 해요. 어느새 겨울로 접어든 오늘 하루네요~
 

자전거쪽지 2014.11.27.

 : 바쁜 날



- 바쁘구나 바뻐 하고 노래를 한다. 금요일에 비가 오겠구나 싶어 두꺼운 옷가지와 아이들 옷가지를 잔뜩 빨래해서 마당에 넌다. 아이들한테 밥을 차려 주고, 우체국에서 가서 부칠 소포를 싸며, 아이들을 데리고 마을 어귀 빨래터에 가서 신나게 물이끼를 치운 뒤, 도서관에 들러서 이것저것 손보고는, 다시 자전거를 달려 우체국으로 간다. 바쁘게 여러 일을 몰아치다 보니 ‘빨래터 치우기’를 할 적에 ‘물놀이를 하고프던 아이들’한테 다음에 물놀이를 하자고 이야기한다. 우리 아이들은 한겨울에도 빨래터 차가운 물에 들어 가서 물놀이를 즐긴다. 늦가을 빨래터 찬물쯤이야 대수롭지 않다.


- 우체국에 닿으니 숨을 돌릴 만하다. 아니, 숨을 돌린다. 이제 오늘 하루 바쁜 일은 다 끝냈구나 싶다. 면소재지 가게에 들러 아이들더러 과자를 한 점씩 고르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가다가 면소재지 기름집을 흘깃 쳐다보니, ‘보일러 등유’값이 1100원이 되었다. 지난달에는 1150원이더니 50원이 내린다. 이제 겨울 문턱이니 우리 집 보일러에도 기름을 200리터는 넣어야 할 텐데, 22만 원을 모아야 하는구나.


- 볕과 구름과 하늘과 들이 사이좋게 어울리는 가을길을 달린다. 두 아이가 함께 노래하다가 작은아이는 곯아떨어진다. 큰아이와 나랑 노래를 부르면서 천천히 집으로 달린다. 구름을 보고 들을 보며 달린다. 나는 자동차를 딱히 싫어하지만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왜 자동차를 그리 안 좋아하는지 문득 깨닫는다. 나는 이렇게 온몸으로 바람을 쐬면서 천천히 달리기를 즐긴다. 앞으로 내가 자동차를 몰 일이 있다면, 뚜껑이 없는 자동차를 천천히 달리면서 하늘을 보고 들을 보며 바람을 실컷 쐬고 싶다.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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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한국 어린이문학을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몇 없다. 한국에서 한국 어린이문학을 이야기하는 이들을 보면 거의 다 ‘이쪽 출판사 이익집단’과 ‘저쪽 출판사 이익집단’과 ‘이쪽 학벌 줄타기’와 ‘저쪽 학맥 줄타기’로 이어졌다. 어린이문학을 이야기하는 어른이 아니라, 저마다 선 이익집단과 학맥에 따라 ‘어린이문학 비평’을 참 따분하고 어려운 말로 하면서 대학교수나 대학강사가 되기 일쑤이다. 이런 안타까운 흐름에서 이재복 님은 퍽 덤덤하게 어린이문학을 찬찬히 바라보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는구나 싶다. 다만, 이재복 님은 어떤 이론이나 체계를 세우려는 뜻이 조금 크다 보니, 어린이문학을 어린이문학으로 즐기는 결은 좀 옅다. 아이들이 동시이든 동화이든 마음껏 즐기면서 노는 결까지 갖추지는 못한다. 이원수 님과 방정환 님 문학밭을 두루 돌아보기는 하지만, 두 어른이 아이들과 마주한 웃음과 노래와 같이 ‘어린이문학 비평’을 하는 결까지 나아가지는 못한다. 이원수 님이 〈겨울 물오리〉라는 동요를 숨을 거두기 앞서 내놓은 모습이라든지 방정환 님이 《사랑의 선물》이라는 번안동화집을 일제강점기에 내놓은 모습을 돌아볼 수 있다면, 어린이문학을 다루는 자리에서도 이러한 숨결이 될 수 있으면, ‘대학교수가 안 되’고 ‘비평집을 내지 못’하더라도 무척 아름다우면서 멋스러운 이야기꽃을 피우리라 생각한다. 4347.12.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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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화 이야기- 우리어린이 문학 02
이재복 지음 / 우리교육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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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한국에서 도깨비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얼마쯤 될까. 오늘날 한국에서 도깨비를 보거나 도깨비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모조리 사라졌을까. 만화책 《은여우》는 일본에서 ‘다른 넋’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이가 나온다. 만화책 줄거리로 본다면, 일본에서는 오래된 절집을 물려받는 사람이 ‘다른 넋’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그저 만화에서만 볼 만한 대목은 아니라고 느낀다. 우리 스스로 맑은 마음이 되고 착한 숨결이 되며 따스한 목숨이 되면, 도깨비뿐 아니라 수많은 ‘다른 넋’을 만나면서 이 지구별을 아름다이 가꾸는 삶을 가꾸리라 본다. 오늘날 한국에서 우리는 맑은 마음도 안 되고 착한 숨결도 안 되며 따스한 목숨조차 안 되는 터라, 도깨비를 못 볼 뿐 아니라, ‘다른 넋’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슬기로운 삶이 되는 길로는 안 가지 싶다. 만화책 《은여우》는 가볍고 차분하면서도 뒷목이 당기는 이야기로 눈길을 끈다. 4347.12.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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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여우 1
오치아이 사요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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