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고양이 쿠로 5
스기사쿠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428



까망이가 들려주는 이야기

― 묘한 고양이 쿠로 5

 스기사쿠 글·그림

 송원경 옮김

 시공사 펴냄, 2003.12.26.



  스기사쿠 님이 빚은 만화책 《묘한 고양이 쿠로》(시공사)는 ‘까만 고양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일본사람은 까만 빛깔을 ‘쿠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까만 빛깔 고양이한테 ‘까망이’라는 이름을 붙인 셈입니다. 한국사람은 예부터 까만 고양이한테는 ‘까망이’라 했습니다. 까만 개한테는 ‘검둥개’나 ‘검둥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 코지로의 아기들은 수가 줄어 있었다. 사방에는 까마귀 깃털이 떨어져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저기에 둥지 같은 것들이 있었고, 까마귀에게도 아이를 기르는 계절이 와 있었다. (16쪽)





  까만 고양이는 둘레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까망이는 사람을 어떻게 마주할까요. 까망이는 이웃 고양이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까망이는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요. 까망이는 이 땅에서 어떤 즐거움과 보람을 누릴까요.


  《묘한 고양이 쿠로》 다섯째 권을 읽으면, 까망이 핏줄을 물려받은 어린 고양이가 나옵니다. 까망이는 제 핏줄을 물려받았구나 싶은 새끼한테 날마다 찾아가서 쓰담쓰담을 하고 싶은데, 어미 고양이는 수컷 손길을 바라지 않습니다. 어미 고양이는 혼자서 용을 쓰면서 새끼를 건사하면서 보살피려 하는데, 고양이와 사람은 서로 마음이 달라요. 고양이로서는 제 몸에 오랫동안 품고서 힘들게 낳아 알뜰히 보살피는 사랑둥이일 테지만, 사람한테는 ‘쓰레기봉지를 찢고 거추장스러운 것’입니다. 까망이와 동무 고양이가 여러모로 애쓰지만, 들고양이 새끼는 ‘고양이를 거추장스레 여기는 사람’이 잡아들여서 어디론가 보냅니다. 까망이와 동무 고양이는 저희 핏줄을 물려받은 새끼를 찾아서 자동차 냄새를 좇아 시내 한복판까지 가지만 그저 길을 잃을 뿐 이도 저도 못 합니다.


  들고양이는 그저 끝없이 새끼를 늘리기만 할까요? 들고양이는 십만 백만 천만 이렇게 숫자가 늘어날 수 있을까요? 들고양이도 사람처럼 끝없이 숫자를 불리면서 지구별을 어지럽힐까요?






- 내가 다이스케에게 쿠리게 사건을 보고하고 현장으로 가려는데, 수염과 누나가 따라왔다. 쿠리기에게 물린 녀석은 이미 차가워져 있었고, 마다라는 다른 아이들을 돌보느라 바빴다. (39쪽)



  까망이와 동무 고양이는 끝내 저희 새끼를 못 찾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새끼가 깃들었구나 싶은 곳을 찾습니다. 새끼 고양이 모습은 없지만 새끼 고양이 넋이 서린 곳에 닿습니다.


  고양이와 사람은 서로 ‘고양이’와 ‘사람’이라는 대목에서 다릅니다. 고양이와 사람은 옷을 한 꺼풀 벗으면 저마다 다른 넋이기도 할 텐데, 몸에 붙은 숨으로 보면 ‘같은 목숨’이고, 몸을 벗은 모습으로 보면 ‘같은 숨결’입니다. 이리하여, 까망이를 비롯한 여러 고양이는 따순 손길을 뻗어 아끼는 이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에서는 고양이라면 모두 못마땅해 하지만, 어느 한쪽에서는 고양이든 누구이든 모두 아끼면서 사랑합니다.





- 몇 대 맞은 꼬맹이는 그래도 칭코를 찾고 있었는데, 잘 보니 얼굴에 상처가 없는 것이 칭코는 적당히 한 것임에 틀림없다. (102쪽)



  겨울바람이 붑니다. 겨울바람은 한뎃잠이한테도 춥고 들고양이한테도 춥습니다. 겨울바람이 차갑게 불다가도 한낮이 되면 겨울볕이 포근합니다. 겨울볕은 한뎃잠이한테도 포근하고 들고양이한테도 포근합니다.


  까망이는 언제나 한 가지를 생각합니다. 배불리 먹고, 느긋하게 쉬며, 재미나게 놀기, 이렇게 한 가지 삶을 생각합니다. 사이좋게 나누어 먹고, 오순도순 어울리면서 살며, 기쁘게 웃고 노래할 수 있는 삶을 생각해요.


  사람은 어떤 삶을 누릴 때에 즐거울까요. 사람은 어떤 하루를 보낼 때에 기쁠까요. 사람은 서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놀이로 어우러질 때에 아름다울까요. 4347.12.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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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39) 준비 땅


자전거는 달리기 대왕 / 준비, 땅. / 나보다 빨리 출발하지

《고은-차령이 뽀뽀》(바우솔,2011) 56쪽


 준비, 땅

→ 자, 달려

→ 자, 가자

→ 하나, 둘, 셋

 …



  일본사람은 총소리를 ‘땅’으로 적습니다. 한국사람은 ‘탕’으로 적습니다. 일본사람이 빚은 만화나 문학을 한국말로 옮기다가 으레 ‘땅’처럼 잘못 적기 일쑤인데, ‘탕’으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요이 땅(ようい どん)”은 일본말입니다. ‘요이(ようい用意)’와 총소리 ‘땅’을 더해서 쓰는 말투입니다. 일본에서 운동회를 할 적에 달리기를 하면서 쏘던 총소리를 ‘땅’으로 적습니다.


  일본말 ‘요이 땅’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하면서, “준비(準備) 땅”으로 고치자고 하는 목소리가 있어서, 요즈음은 으레 “준비 땅”이라 쓰는 사람이 많지만, 이 말마디도 올바르지 않습니다. ‘땅’이라고 하는 말이 그대로 있고, ‘用意’만 ‘準備’로 바꾸었을 뿐이니까요.


  일본말이기에 안 써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구마’ 같은 낱말은 일본말입니다. ‘고무’도 일본말이에요. 일본을 거쳐서 받아들인 문화나 문명이라면 일본말로도 쓸 만합니다. 다만, 한국말로 넉넉히 옮겨서 받아들일 만하다면 한국말을 쓸 때에 아름답습니다.


  달리기를 하든 겨루기를 하든, 한국사람 스스로 예부터 쓰던 말투가 있습니다. 먼저 “자!” 하고 외칩니다. “자!” 하고 외치면 모두 가만히 멈추어서 다음 말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지요. 그래서, “자, 가자!”라든지 “자, 달려!”라든지 “자, 뛰어!”라든지 “자, 붙어!”처럼 외칩니다.


  다 함께 가만히 멈추어서 어느 때가 되기를 기다리는 몸짓을 가리킬 적에, 뜸을 한 번 들인다면 “자, 달려!”를 쓰면 되고, 뜸을 두 번 들인다면 “하나, 둘, 셋!”을 쓰면 됩니다. 한국사람은 예부터 이 두 가지를 골고루 썼습니다. “자!”라는 느낌씨를 널리 쓰는 한편, 한국사람은 ‘셋’이라는 숫자를 좋아하기에 뜸을 두 번 들여서 “하나, 둘, 셋!”을 써요. 4347.12.6.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자전거는 달리기 으뜸이 / 자, 달려. / 나보다 빨리 가지


‘대왕(大王)’은 ‘으뜸이’로 손볼 만합니다. 어린이한테 읽히는 동시에 넣은 말마디인 만큼, ‘왕(王)’이나 ‘대왕(大王)’ 같은 말마디는 털어내기를 바랍니다. 더욱이, 한국말은 ‘王’이 아니라 ‘임금’입니다. ‘출발(出發)하지’는 ‘가지’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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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1.28. 큰아이―개구리 올챙이



  마을 뺄래터와 샘터를 그린다. 이러고 나서 올챙이를 까맣게 그린다. 올챙이 뒷다리와 앞다리를 그린다. 어느새 개구리로 거듭난다. 개구리로 자란 올챙이를 그린 뒤 따로 ‘풀빛 개구리’를 동무로 그려 넣는다. “올챙이가 모자를 쓰고 뒷다리고 쏘옥, 뒷다리가 또 쏘옥. 개구리가 되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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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1.28. 작은아이―큰 배야



  산들보라는 무엇을 쥐든 아주 힘껏 눌러서 그림을 그린다. 오늘 산들보라는 ‘큰배’를 그린다고 말한다. “보라야, 무엇을 그리니?” “응, 큰 배야.” 어떤 큰 배일까. 바다를 가르는 큰 배일까, 아니면 하늘을 나는 큰 배일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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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30. 2014.11.27. 사름벼리가 섞기



  감풀을 섞는다. 사름벼리가 나서기에 기꺼이 건넨다. 양념이 고루 어우러지도록 섞으면 된다. 이리저리 헤집고 비빈다. 섞다가 밖으로 톡톡 튀어나온다. 이제 처음으로 해 보았으니 많이 서툴고 느리다. 앞으로 사름벼리가 이 일을 도맡아서 하면 손목과 아귀에도 한결 야무지게 힘이 붙으리라. 사름벼리가 거들어 아침밥을 한결 수월하게 차린다. 사름벼리는 동생한테 “보라야, 감풀 누나가 섞었어. 어서 먹어 봐.” 하고 말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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