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이마 까지다



  읍내마실을 간다고 하니 마을 어귀 버스터까지 달리던 두 아이 가운데 작은아이가 그만 미끄러진다. 이마와 콧등이 많이 갈린다. 참으로 쓰라리겠구나. 어쩜 이렇게 크게 미끄러질까. 아이라서 더 크게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넘어지고 할 텐데, 씩씩하게 눈물을 그치고 기운차게 놀면, 이쯤 생채기야 곧 낫지. 4347.12.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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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12-09 02:22   좋아요 0 | URL
아구...우리 이쁜 보라가 많이 아팠겠네요...ㅠㅠ
저도 작년에 보도블럭에서 넘어서 얼굴 반쪽을 심하게 간 일이 있어서
더욱 찌릿,합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상처가 빨리 아무니까요.
산들보라야~ 빨리 낫거라!

파란놀 2014-12-09 02:37   좋아요 0 | URL
네, 며칠 뒤면 감쪽같이 나으리라 생각해요.
그나저나 지난해에 큰 사고를 치르셨네요.
이렇게 갈리면 씻기도 어렵고 따끔하면서
참으로 괴로우니까요 ㅠ.ㅜ

하늘바람 2014-12-09 03:49   좋아요 0 | URL
아고 세상에 넘 아프겠어요
저도 지난 여름 다쳤는데 ㅠ
곧 낫겠지요

호~~~

파란놀 2014-12-09 04:14   좋아요 0 | URL
그럼요. 곧 낫습니다 ^^

저런저런, 하늘바람 님도
몸을 잘 살피고 가누셔야겠어요.
지난여름에 다치셨을 적에
얼마나 아프셨을까요...

빨강요다 2014-12-09 08:10   좋아요 0 | URL
상처없이 잘 아물면 좋겠네요. 많이 아팠겠어요.

파란놀 2014-12-09 10:58   좋아요 0 | URL
처음에는 울먹거리다가 나중에 고름이 나올 무렵 찡그리고 울다가
이제는 씩씩하게 잘 놀아요.
얼른 아물어야지요! 고맙습니다~

마녀키키 2014-12-09 16:28   좋아요 0 | URL
산들보라가 엄청 아팠겠어요. 코까지 다쳤으니... ㅠㅠ
아이들은 온 힘을 다해 뜀박질을 하고 온 몸으로 놀기 때문에 살짝 넘어진 것 같아도 엄청 크게 다치더라구요.
그래도 씩씩하게 눈물 그치고 논다니 다행이에요.
흉터 없이 잘 아물기를 바라요.

파란놀 2014-12-09 17:41   좋아요 0 | URL
온힘으로 다치고 온힘으로 나으니...
그야말로 무럭무럭 크겠지요?
네, 이쯤 되는 생채기는 흉터가 없으리라 생각해요 ^^;;
이마 한복판에 꽤 큰 흉터가 하나 있는데,
더 크면 그 흉터도 사라질 수 있겠지요~~
아아~
 

한글노래 37. 이불은 반듯하게 갠 뒤에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게 기지개

씩씩하게 켜고

이불은 반듯하게 갠 뒤에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새들과

방긋방긋 노래하고는

기쁘게 밥을 먹자.

오늘은 단호박 고구마 감자 달걀

따끈따끈 삶았으니까 호호 불면서

우리 몸에 따뜻하며 사랑스러운

새 숨결 불어넣자.

가을바람 싱그럽다.



2014.9.2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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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동시집 차령이 뽀뽀 - 국영문판 바우솔 동시집 1
고은 지음, 이억배 그림,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바우솔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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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사랑하는 시 46



아이와 어른이 한몸에

― 차령이 뽀뽀

 고은 글

 이억배 그림

 바우솔 펴냄, 2011.12.1.



  아이는 날마다 자랍니다. 어른도 날마다 자랍니다. 날마다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는 어느새 기저귀를 떼면서 걷고, 어느새 밤오줌을 가릴 뿐 아니라, 어느새 콩콩콩 맑은 소리를 내면서 달립니다.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는 옹알옹알거리다가 어버이한테서 말을 물려받아 조잘조잘 노래를 합니다.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이는 목청껏 외칠 줄 알고, 하루 내내 웃고 떠들어도 지치지 않습니다.


  아이는 언제까지 자랄까요. 아이는 언제까지 어버이한테서 사랑을 물려받거나 배울까요.


  나이가 마흔이어도 늙은 어버이한테는 아이입니다. 나이가 예순이어도 늙은 어버이한테는 아이입니다. 나이가 예순이어도 늙은 어버이한테는 아이입니다. 함께 늙는 아이라 할 수 있지만, 함께 사는 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온누리를 함께 바라보고, 이웃과 동무를 함께 마주하며, 꿈과 사랑을 함께 키웁니다.



.. 제비집에 제비 새끼 다섯 마리 / 엄마가 먹이 찾아 / 나가 있을 때 / 찌찌배 찌찌배배 / 실컷 놀아요 / 나하고 찌찌배배 실컷 놀아요 / 그러다가 어느 날 후드둑 날아 / 저만치 빨랫줄에 앉자마자 / 기우뚱 기우뚱 / 나를 불러요 ..  (제비 새끼)



  아이는 곧 어른이 됩니다. 어른이 된 아이는 새롭게 아이를 낳습니다. 새롭게 태어난 아이는 곧 어른이 됩니다. 어른이 된 새로운 아이는 이윽고 새삼스럽게 아이를 낳습니다. 어제까지 아이였어도 오늘은 어른입니다. 오늘은 아이라 하지만 모레에는 어른입니다.


  우리는 모두 아이와 어른을 한몸에 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아이 모습과 어른 모습을 한몸에 담습니다. 어느 때에는 아이스럽고 어느 날에는 어른스럽습니다. 어느 자리에서는 아이답고 어느 곳에서는 어른답습니다.


  아이스러운 모습이라면 맑거나 밝은 마음결이라 할 만할까요. 어른스러운 모습이라면 믿음직하거나 씩씩한 몸가짐이라 할 만할까요. 아이다운 모습이라면 쉬지 않고 웃고 노래하면서 놀 수 있는 기운이라고 할 만할까요. 어른다운 모습이라면 튼튼하고 야무지게 일하고 살림을 가꾸는 몸차림이라고 할 만할까요.



.. 까치들도 / 여름밤 풍뎅이도 / 우리집 식구 / 겨울밤 추운 달도 / 우리집 식구 ..  (우리집 식구)



  고은 님이 시를 쓰고 이억배 님이 그림을 넣은 《차령이 뽀뽀》(바우솔,2011)를 읽습니다. 고은 님은 포근하게 시를 쓰고, 이억배 님은 푸근하게 그림을 그립니다. 무척 멋스러우면서 사랑스러운 동시집입니다. 오늘날 흔히 나오는 동시집을 보면 좀 우스꽝스럽다고 할 만한 그림을 담기 일쑤입니다. 또는 도시에 있는 학교나 집에서 부대끼는 모습만 그림으로 담기 마련입니다. 동시집 《차령이 뽀뽀》는 아이와 어른이 이 땅에서 함께 사는 벗님이자 이웃이요 동무라는 숨결을 잘 보여주는 그림을 담아서 고은 님 시와 곱게 어우러지는구나 싶습니다.



.. 아가 사랑이란 / 이렇게 함께 걸어가는 거란다 / 멀리 떠나가면 / 보고 싶은 것 / 그것이 사랑이란다 ..  (사랑)



  동시집 《차령이 뽀뽀》는 아이를 낳아 돌보면서 함께 사는 어버이 눈썰미로 바라보는 ‘새로운 삶과 사랑’을 들려줍니다. 어른문학만 하던 고은 님은 이녁 아이 차령이를 마주하면서 어린이문학을 새삼스레 헤아립니다. 아무렴 그렇지요. 어느 누구도 하루아침에 어른이지 않습니다. 어느 누구도 하루아침에 어른문학부터 즐기지 않아요.


  어릴 적부터 동시와 동화를 읽으면서 마음을 살찌우는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 어른이 되면, 어른문학도 기쁘게 누립니다. 어릴 적부터 어버이한테서 사랑스럽고 꿈이 가득한 이야기밥을 받아먹고 자란 아이가 어른이 되어, 어른문학과 어른 인문책을 넓고 깊게 살핍니다.



.. 차령이는 혼자서 가수인가 봐 / 학교 숙제하면서 노래를 해요 / 노래하면서 숙제를 해요 / 그러다가 부를 노래 없으면 / 노래 지어서 / 내 마음 숲 속에 나비 한 마리 / 그렇게 노래 지어서 / 숙제 끝내고 노래를 해요 ..  (차령이는 가수)



  고은 님은 꼭 고은 님 자리에서 이녁 아이 차령이를 바라봅니다. 고은 님은 어머니 눈썰미로 이녁 아이를 바라보지는 않습니다. 아이와 함께 지내는 하루에 맞추어 동시를 씁니다. 아이를 바라보는 사랑과 웃음을 동시로 고이 담습니다.


  고은 님네 차령이는 몇 살쯤 되었을까 궁금합니다. 고은 님네 차령이가 자라는 흐름에 맞추어 고은 님은 동시뿐 아니라 청소년시도 쓸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그리고, 지구별 모든 어린이와 푸름이를 헤아리면서 시 한 줄로 노래와 이야기밥과 웃음꽃을 일구는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 눈 위에 / 새 발자국 / 너 혼자구나 / 한 줄 더 기다랗게 / 만들어 줄게 ..  (새 발자국)



  우리 아이를 바라보면서 이웃 아이를 바라봅니다. 우리 아이 기저귀를 갈면서 이웃 아이가 자라는 결을 헤아립니다. 우리 아이가 밤오줌을 가리도록 보살피면서 이웃 아이가 씩씩하게 뛰노는 삶터를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가 날마다 뛰놀면서 노래하는 하루를 같이 누리면서, 이웃 모든 아이가 언제나 맑게 웃으면서 어깨동무할 수 있는 길을 슬기롭게 찾습니다.


  차령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눈에 찍힌 새 발자국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요. 차령이와 함께 다른 아이들도 제비집을 올려다보고, 언제나 스스로 노래를 지어서 기쁘게 흥얼거릴 수 있기를 빌어요. 차령이도 다른 아이들도 어버이한테 뽀뽀를 하고 숲짐승과 나무와 꽃을 두루 사랑하는 마음을 가꿀 수 있기를 빕니다. 4347.12.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동시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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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촛불 앞에서



  사름벼리는 케익 촛불을 꽤 오래 보았다. 아무래도 동생 산들보라보다 세 살이 많으니까. 동생 산들보라는 케익 촛불이 그리 익숙하지 않다. 그저 케익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빨리 이 ‘짓’을 끝내고 싶다. 촛불을 붙이면서 찬찬히 들여다본다. 사름벼리는 제 웃음소리와 입김 때문에 불이 꺼질까 봐 손으로 입을 가린다. 초는 천천히 타올라 조그마한 보금자리를 곱고 따스하게 감싼다. 4347.12.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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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미래덩굴과 망개나무과 맹감 책읽기



  늘 보기는 하되 그냥 지나치는 풀이 많다. 둘레에 풀이름을 잘 아는 이웃이 있으면 어느 하나 안 놓치면서 모든 풀을 다 헤아릴 테지만, 둘레에 풀이름에 마음을 쓰는 이웃이 없으면 이 풀 저 풀 모두 놓칠 만하다. 그러나, 풀을 눈여겨보는 이웃이 없더라도 내가 스스로 눈여겨보면 된다. 손수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려서 풀을 잘 알 만한 이웃을 찾아나서면 된다. 또는 풀마다 손수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손수 풀잎을 뜯어서 먹고, 풀뿌리를 캐서 먹으며, 풀꽃을 가만히 지켜보면, 누구나 풀한테 새롭게 이름을 지어서 붙일 수 있다.


  풀밥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어느 풀이든 그대로 지나치지 않는다. 풀내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풀밭을 사뿐사뿐 거닐면서 풀이름을 새록새록 되새긴다. 풀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라면 풀잎마다 입을 맞추고 풀꽃마다 따순 손을 내밀어 살살 어루만진다.


  사월 어느 날 옅푸른 잎을 본다. 옅푸른 잎과 함께 옅노란 꽃을 본다. 어떤 풀일까. 어떤 덩굴일까. 어떤 덩굴나무일까. 이 아이는 풀로 볼 수 있고, 덩굴로 볼 수 있으며, 덩굴나무로 볼 수 있다.


  누군가는 망개나무라 하고, 멍개나 멍개떰불이나 망개딩이나 망개나 처망개나 멍감이나 맹검이라 하는 사람이 있다. 깜바구나 땀바구나 퉁갈이나 늘렁감이라 하는 사람이 있으며, 멩저남이나 멜대기남이나 멍가나 맹감이라 하는 사람이 있다. 그야말로 고장마다 이름이 다르다. 다만, 고장마다 ‘망’이나 ‘맹’이나 ‘멍’이라는 이름을 흔히 쓰는데, 이 아이를 가리키는 표준말 이름은 ‘청미래덩굴’이다. 거의 모든 고장에서 쓰는 ‘망·맹·멍’ 같은 이름은 왜 표준말 이름이 못 되고, ‘청미래’라는 이름이 갑작스레 나타나서 사전과 도감에 올라야 할까.


  우리 집이 깃든 전남 고흥에서는 ‘맹감’이라는 이름을 두루 쓴다고 한다. 그렇구나. 그러면 나는 고흥에서 사니까 ‘청미래덩굴’이나 ‘망개나무’보다는 ‘맹감’이라는 이름을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다만, 서울이나 다른 고장에서 사는 이웃하고 이야기를 나누려면 ‘청미래덩굴’과 ‘망개나무’라는 이름도 함께 알아야 할 테지. 4347.12.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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