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옷도 잘 널지



  심부름하기를 즐기는 사름벼리는 일손이 바쁠 적이든 내가 몸이 힘들 적이든 언제나 크게 도와준다. 작은 손으로 야무지게 집일을 거드는 매무새는 몹시 정갈하면서 야무지다. 나는 어릴 적에 우리 어머니 일손을 얼마나 거드는 아이였을까. 내가 거드는 일손은 어머니 어깨를 조금은 가볍게 해 드렸을까. 사름벼리가 제 치마를 평상에 올라서서 널다가 “벼리야, 그곳은 그늘이 져서 안 마를 테니, 볕이 잘 드는 데에 널어야지.” 하고 얘기하니 볕바른 곳으로 옮겨서 영차영차 힘을 내어 넌다. 4347.12.1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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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35. 2014.12.9. 밥에 얹는다



  날마다 먹는 밥이어도 날마다 새롭게 먹으니, 날마다 똑같이 차려도 될 테지만, 무언가 요조모조 더 손을 대고 싶다. 밥과 국을 끓이기 앞서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아이들은 밥을 입과 눈과 코와 귀 모두 써서 먹는다. 그래서 눈으로 보기에도 고운 빛이 흐르기를 바라고, 코로 맡기로도 즐겁기를 바란다. 내가 어느 만큼 아이들 꿈을 맞출 수 있는지 모르지만, 닭볶음을 끓이면서 함께 넣은 양송이버섯이랑 고구마랑 감자랑 당근이랑 유채잎을 밥에 얹는다. 고기는 고기대로, 국물은 국물대로, 다른 먹을거리는 다른 먹을거리대로 나눈다. 닭고기 국물이 밴 양송이와 감자와 고구마와 당근은 새로운 맛이면서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냉이국도 맛나게 먹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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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아플 적에


  어제보다 오늘 많이 나아졌다. 그러나 아직 밥을 먹을 만한 몸이 아니다. 물을 한 모금 마셔 보는데 속에서 잘 받는다고는 느끼기 어렵다. 이러면서 새벽부터 너덧 차례 물똥이 나온다. 물똥이 나오면서 속이 가라앉는다. 엊그제 먼뎃손님을 맞이하면서 바깥밥을 먹을 적에 크게 얹히며 몸이 앓았구나 싶다. 반갑게 맞이할 손님이 아니라 고단한 일 때문에 찾아온 손님이었기에, 참으로 힘들게 말을 꺼내야 해서 속이 이렇게 고단하구나 싶다.

  오늘 아침에는 아이들한테 배와 감을 썰어서 내준다. 넉넉히 먹은 배와 감이 가라앉을 즈음 밥을 끓인다. 작은아이 입에서 “아, 배고프다!” 하는 말이 튀어나올 즈음 밥을 다 끓였고, 작은아이더러 “자, 보라가 수저 놓으렴.” 하고 말한다. 작은아이는 누나 수저까지 곱게 밥상에 올린다.

  “아버지는 몸이 아파서 못 먹으니까 오늘도 너희끼리만 먹으렴.” “아버지 어디가 아파요?” “온몸이 다 아파.” “아버지 얼른 나아서 밥 같이 먹으면 좋겠다.” “그래, 고마워.”

  지난날 우리 어머니는 이녁 몸이 아플 적에 어떻게 하셨을까. 우리 어머니는 아픈 티를 내신 적이 아주 드물다. 아픈 티를 내지 않으면서 날마다 세 끼니를 차리고 도시락을 꾸리셨다. 아픈 몸으로는 간을 보기도 힘들 텐데, 어머니는 어떻게 꼬박꼬박 끼니를 챙기고 도시락을 꾸리셨을까. 4347.12.1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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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으로 그리는 사랑이 있을 때에 반가운 사람을 만난다. 마음으로 꿈꾸는 삶이 있을 적에 아름다운 하루를 일군다. 마음에 아무런 사랑이 없다면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마음에 아무런 꿈이 없으면 날마다 따분하거나 고단하거나 힘들기만 하다. 만화책 《지젤 알랭》 넷째 권에서 흐르는 이야기를 가만히 살핀다. 누가 떠돌이인가? 누가 ‘뿌리 내린 삶’인가? 아이와 어버이는 서로 어떠한 하루를 맞이할 적에 스스로 즐겁게 웃고 노래할 수 있는가? 길은 아주 쉽다. 쉬운 길을 보려 하면 쉽지만, 쉬운 길을 보려 하지 않으면 참으로 어렵다. 4347.12.1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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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알랭 4
카사이 스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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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 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삼만 원이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삼백만 원이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삼천만 원과 삼억 원이라면, 삼조 원과 삼십조 원이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전주 서학동사진관을 꾸리는 김지연 님이 빚은 사진책 《삼천 원의 식사》를 읽으면서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삼천 원이라는 돈으로 이웃을 사귀고 만나는 이야기가 이 사진책에 흐르는데, 앞으로 삼만 원과 삼조 원으로까지 생각을 뻗어서 둘레를 살핀다면,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나누는 이야기가 참으로 깊어지거나 넓어지겠구나 싶다. 4347.12.1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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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 원의 식사
김지연 지음 / 눈빛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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