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71. 풀짚에서 자는 마을고양이 (2014.12.11.)



  올해에 우리 집 헛간에서 들고양이 세 마리가 태어났다. 두 마리는 까망 무늬가 있고 한 마리는 흙빛 무늬가 있다. 흙빛 무늬가 있는 아이는 언제부터인지 잘 안 보이고, 까망 무늬가 있는 어린 고양이 두 마리와 어른 고양이 한 마리 셋이 어울리는 모습만 자주 본다. 어른 고양이는 수컷일까. 옆밭 자리에 깔아 놓은 풀짚에 앉아서 잔다. 시골에서는 풀짚이 아주 포근할 테지. 흙바닥에서 올라오는 기운이 있고, 풀짚에서 퍼지는 기운이 있을 테니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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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014년 알라딘서재 연간통계가 나왔다.

서재달인과 서재기네스도 함께 나왔구나 싶으나

나는 이제 달인이나 기네스에 눈이 안 간다.

어쩐지 재미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어쩌면, 서재기네스 여기저기에 이름이 오른들

이를테면, 알사탕 1개라도 주는 것도 없으니

그럴 만할 수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발표하는 서재기네스쯤 된다면,

그렇게 '이름'만 발표하지 말고

알사탕이든 콩사탕이든 1개이든 2개이든

주는 일이 어렵지 않으리라 느낀다.


..


알라딘서재 연간통계에는 

내가 쓰는 글을

'글자수'와 '책 통계'로 볼 수 있기에

다른 무엇보다

이 대목이 궁금하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을 먼저 돌아본다.





2012년에 저만큼 하고도 '알라딘 죽돌이 1위'를 못하는구나 싶어

2013년에는 기운을 바짝 냈다.

그러면, 올 2014년에는?

올 2014년에는 딱히 기운을 내지 않았다.

그렇지만...



2014년에 쓴 글은 2013년과 견주면

고작 1200꼭지가 늘었다.


나는 '고작 1200꼭지'라고 하지만,

다른 알라딘 죽돌이나 죽순이 분들을 헤아리면

'많다'고 할는지 모른다.


그런데, 내가 스스로 놀란 대목은

'글 숫자는 고작 1200꼭지'가 늘었으나

글자수는 5,201,687자에서 14,775,504자로 늘었다.

글자수가 거의 세 곱 늘었다.

(사흘에 책 한 권을 쓴 셈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재미난 숫자이다)

(내가 나를 실험했다고 할까, 

예전에는 '책을 한 해에 얼마나 읽는가'를 실험했다면

이제는 '글을 한 해에 얼마나 쓰는가'를 실험한 셈이라고 할까)

(내 서재에 자주 오는 이웃님이라면 알 테지만

나는 내가 쓴 '모든 글'을 서재에 올리지는 않는다.

서재에 '안 올린 글'이 더 많다.)


그러고 보면, 올해에 하는 일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한국말사전 쓰기'가 있고,

이 원고 가운데 아주 조금 서재에 함께 올리기는 했는데

얼마 올리지는 않았다.


그 원고 때문에 이만큼 숫자가 늘지는 않았을 텐데

무던히도 글잣수가 늘었구나 싶다.


나는 '다른 사람이 쓴 글'은 책소개를 하면서 '맛보기'로 삼아서

좀 옮기기는 하지만, 거의 모두 내가 새로 쓴 글이니,

아마 나 스스로 이 기록을 깨지 않는다면

다른 서재 죽돌이나 죽순이 분들 가운데

"한 해 128.26권 글쓰기" 기록을 깰 일은 없으리라 본다.


어쩌면 2015년에 내가 이 기록을 깰는지 모르는데,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어떠한 기록으로 깰는지

나 스스로 몹시 두근두근 설레면서 궁금하다.




올 한 해 서재에 이모저모 글을 많이 올렸기 때문일까.

함께살기 서재에 나들이를 오신 분들이 여러모로 늘었다.

방문자 그래프를 보면 이렁저렁 춤을 추는데,

왼쪽에 있는 '한 달 방문자 통계' 숫자가 2만 4만 6만이다.


2015년에는 왼쪽에 있는 '한 달 방문자 통계' 숫자가 20만 40만 60만쯤

될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그래도, 알라딘서재에서 글을 가장 많이 쓴 사람 서재이니

네이버블로그만큼은 아니라 하더라도

2015년에는 '하루 방문자' 1만 이웃님이 될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그러니까, 

올 한 해에 함께살기 서재에 찾아오신

모든 이웃님들께 고맙고 반가우면서 기쁘다.

성탄절과 새해를 앞두고

모든 이웃님한테 새삼스레 고마움과 반가움과 기쁨으로

시골마을 포근한 숨결을 선물로 보내고 싶다~~ ♥




2014년에는 '마이리뷰'를 365*2, 그러니까 730꼭지를 쓰고 싶었으나

134꼭지가 모자라다. 600꼭지에도 아슬아슬하게 4꼭지 모자라다.


이 대목은

그저 내가 나한테 잘했다고 인사하고 싶다.

애썼어, 함께살기야.


이제 시골살이가 몸에 잘 맞는가 보구나,

앞으로도 시골노래를 즐겁게 갈무리해서

아름다운 이웃님한테 기쁘게 띄우자.


..


저무는 2014년 섣달에도

다가오는 2015년 새달에도

모든 서재 이웃님과

알라딘 죽돌이와 죽순이 모든 분들한테

웃음과 노래와 사랑이 피어날 수 있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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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0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4-12-20 01:12   좋아요 0 | URL
ㅁㄴ 님도 언제나 즐거운 일이 가득하면서
다가오는 새해에도 늘 웃고 노래하는 하루 누리시기를 빌어요.
아름다운 이야기와
멋진 책으로
따사로운 마음 되셔요~ 고맙습니다 ^^

2014-12-20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4-12-20 09:1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섣달 즐거이 마무리하시면서
새해에도 아름다운 삶과 책과 이야기
기쁘게 누리셔요~ ^^
 

선물놀이 1 - 산타할아버지한테 주려고



  사름벼리가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을 주겠다면서 그림종이를 오리고 접었다. 겉에 그림을 그리고 글씨도 분홍빛으로 넣는다. 댕기를 어머니한테서 얻어서 곱게 꽃댕기 매듭을 짓는다. 그런데 이를 작은아이가 보고는 뜯겠다면서 부산스레 군다. 보라야, 네 누나가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만 받지’ 않고 ‘선물을 주겠’다고 하는데, 네 것이 아닌 선물을 네가 함부로 뜯어서 열려고 하면 되겠니? 얼른 양말에 도로 넣자. 4347.12.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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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놀이 6 - ‘하울성’ 만들었어



  만화영화 ‘하울의 성’을 여러 차례 본 작은아이는 곧잘 ‘하울성’을 블럭으로 만든다. 그러고는 장난감 동무를 이 성에 앉힌다. 여럿을 함께 앉히면서 논다. 아슬아슬하게 맞춘 듯하지만 야무지고, 튼튼하게 맞추어서 쌓다가도 이내 허물고 다시 척척 맞춘다. 4347.12.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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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키키 2014-12-20 00:08   좋아요 0 | URL
산들보라 손끝이 야물어요. 아주 잘 만들었어요. ^^

파란놀 2014-12-20 00:11   좋아요 0 | URL
사진으로 가만히 다시 보니
우란 인형 다리도 보이더군요 @.@
인형을 저 작은 틈에 있는 대로 쑤셔넣은 듯합니다.... ㅋㅋ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893) 예전의 1


그곳은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자전거들이 줄지어 서 있던 예전의 모습은 낭만적이었다

《자전거가 있는 풍경》(아침이슬,2007) 97쪽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 예전 모습이 아니었다

→ 예전 모습이 사라졌다

→ 예전에 본 모습이 아니었다

→ 예전에 없던 모습이었다

→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



  ‘예전’이라는 낱말 뒤에는 토씨 ‘-의’를 붙이지 않는 한국말입니다. 아니, 토씨 ‘-의’를 붙일 일이 없습니다. ‘지난날’이나 ‘앞날’도 이와 마찬가지이고, ‘예’로만 쓸 적에도 그렇습니다. “지난날 모습”이나 “앞날 모습”으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지난날의 모습”이나 “앞날의 모습”으로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지난날의 모습”이나 “앞날의 모습”처럼 토씨 ‘-의’를 붙이는 사람이 자꾸 늘어납니다. 알맞지 않은 말투가 알맞지 않은 줄 느끼지 않고, 올바르지 않게 글을 쓰면서 올바르지 않은 줄 깨닫지 않습니다.


 예전의 모습은 낭만적이었다

→ 예전 모습은 아름다웠다

→ 예전 모습은 살갑고 좋았다

→ 예전에는 아름다웠다

→ 예전에는 살갑고 좋았다


  자전거가 아름답게 있던 예전 모습을 떠올리면서 오늘날은 자전거가 아름답게 있지 못한 모습을 바라봅니다. 어쩌면 이와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나 스스로 수수한 삶을 내버리면서 수수한 말 또한 내버립니다. 아기자기하고 수수한 삶을 등지기에 아기자기하면서 수수한 말을 등집니다. 삶대로 말을 하고, 말은 다시 삶을 이룹니다. 말이 말다울 수 있도록 제자리를 찾고, 삶이 삶다울 수 있도록 제자리를 찾을 노릇입니다. 4340.1.17.물/4342.12.30.물/4347.12.19.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곳은 예전 모습이 아니었다. 자전거가 줄지어 선 예전 모습은 사랑스러웠다


“자전거들이 줄지어 서 있던”은 “자전거가 줄지어 선”으로 손질합니다. ‘낭만적(浪漫的)’인 모습이라고 할 때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합니다. 그냥 “낭만적인 느낌”인가요? 보기 좋다든지, 사람 냄새가 난다든지, 살가움을 느낄 수 있다든지, 아름답다든지, 넉넉하거나 느긋해 보인다든지, 오순도순 수수하게 어울리는구나 싶다든지, 즐거운 모습이라든지, …….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우리 느낌을 담아낼 수 없기에 ‘낭만적’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지 궁금합니다. 이 낱말이 아니고는 자전거가 줄지어 서던 모습이 어떤 느낌으로 내 가슴에 아로새겨졌는가를 나타낼 수 없는지 궁금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09) 예전의 2


코스차는 더 이상 예전의 산만한 아이가 아니었다

《니콜라이 노소프/엄순천 옮김-내 친구 비차》(사계절,1993) 177쪽


 예전의 산만한 아이

→ 예전처럼 방정맞은 아이

→ 예전같이 어수선한 아이

→ 예전에 보던 아이

 …



  더는 예전과 같은 아이가 아니라면 어떤 아이가 되었을까요. 이제는 새로운 아이가 되었다는 뜻일 테지요. 이제는 다시 태어난 아이가 되었다는 뜻이며, 이제는 새롭게 거듭난 아이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예전처럼 방정맞은 아이”로 적을 수 있고, “예전에 보던 아이”로만 적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보던 아이”나 “예전 같은 아이”라고만 적어도 ‘예전 모습을 한꺼풀 벗고 새로 깨어난’ 모습인 줄 알아챌 수 있어요. 그리고 “코스차는 이제 새로운 아이가 되었다”처럼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4347.12.19.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코스차는 더는 예전처럼 방정맞은 아이가 아니었다


“더 이상(以上)”은 “더는”으로 다듬고, ‘산만(散漫)한’은 ‘어수선한’이나 ‘방정맞은’으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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