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21. 나도 시골집 놀이돌이 (2014.12.19.)



  산들보라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뒤꼍 비알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이만 한 높이라 하더라도 아직 무서운가 보다. 그렇지만 장난감 싣는 노란버스를 밀고 당기면서 오른다. 놀이돌이도 앞으로 한 살 두 살 더 먹으면 장난감버스에 타고 비탈길 내려오기를 즐기리라 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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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20. 나는 시골자전거 놀이 (2014.12.19.)



  아버지가 밟고 밟아서 길을 낸 뒤꼍 자리에 두 아이는 세발자전거를 갖고 올라가서 우르르릉 굴러 내려오는 놀이를 한다. 지치지도 않고 다시 올라가고, 영차영차 기운을 내어 세발자전거를 끌어서 올린다. 우리가 밟고 디디는 땅은 우리 숨결을 받아서 한결 단단하고 멋진 삶터이자 놀이터가 되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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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 있는 처녀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21
이수진 그림, 김향금 글 / 시공주니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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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64



사람은 ‘재주’ 아닌 ‘사랑’으로 산다

― 재주 있는 처녀

 이수진 그림

 김향금 글

 시공주니어 펴냄, 2007.11.5.



  사람이 살자면 재주가 있어야 합니다. 다만, 온갖 재주가 아닌 슬기로운 재주가 있어야 합니다. 웃으면서 놀 줄 아는 재주가 있어야 하고, 노래하면서 꿈꿀 줄 아는 재주가 있어야 합니다. 이야기하면서 어깨동무하는 재주가 있어야 하며, 사랑하면서 서로 믿는 재주가 있어야 합니다.



.. 처녀는 베틀에 앉기만 하면 하루아침에 뚝딱, 베를 세 필씩이나 짰대. “우리 고을에서 베를 가장 잘 짠다니까!” “정말 재주 있는 처녀야!” 사람들은 침이 마르도록 처녀를 칭찬했어 ..  (3쪽)




  밥을 짓는 어버이는 손재주를 부리지 않습니다. 오직 사랑을 담아 밥을 짓습니다. 아기를 낳아 젖을 물리는 어머니는 젖재주 따위는 부리지 않습니다. 오로지 사랑을 실어 아기한테 젖을 물립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무엇을 할까요? 글재주를 부려야 글멋이 날까요? 아닙니다. 글멋을 부리면 글치레는 될는지 모르나, 글빛이 나지 않고 글숨이 퍼지지 않습니다. 글도 밥짓기와 아이키우기처럼 오직 사랑으로 씁니다. 사랑으로 쓰지 않고 재주를 부리려 하는 글은 겉치레로 한때 이름을 드날리거나 돈을 움켜쥘는지 모르지만, 이런 이름이나 돈은 모래알처럼 흩어지기 마련입니다.


  전문가라는 자리에 서는 사람도 재주꾼은 아닙니다. 재주꾼으로는 아무것도 못 됩니다. 어느 한 가지 일만 따로 재주 있게 잘 한다는 사람은, 어느 한 가지 일에 사로잡혀 그만 다른 일에는 눈이 어둡거나 귀가 멀기 마련이에요.



.. 재주 있는 처녀가 맨 끝에서 두 번째 벼룩을 손가락으로 가리켰지. 그 벼룩은 코 대신 모가지가 꿰여 있지 뭐야. “내 신랑감으론 어림없어요.” ..  (20쪽)




  이수진 님이 그림을 그리고 김향금 님이 글을 쓴 《재주 있는 처녀》(시공주니어,2007)라는 그림책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시골자락 아가씨는 ‘베 짜는 재주’가 있습니다. 여기에 ‘사람을 보는 눈’이 있습니다. 다만, ‘사람을 보는 눈’은 재주가 아닙니다. 그예 사랑입니다.


  베 짜는 재주가 있는 아가씨 둘레에서는 ‘베 짜는 재주’를 높이 여길 뿐 아니라 아깝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아가씨한테 걸맞게 ‘재주 있는 사내’가 나와야 한다고 여기지요.


  여러 사내가 아가씨한테 찾아옵니다. 저마다 온갖 재주를 뽐내거나 자랑합니다. 그러니까, 다들 재주잔치를 합니다. 재주놀이를 할 뿐입니다. 어느 누구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재주 있는 아가씨”는 이녁한테 재주가 있기는 하되, 재주를 바라지 않습니다. 재주만 섬기는 어버이와 이웃이 못마땅합니다. 그러니 시집을 갈 뜻이 없지요. “재주 있는 아가씨”는 언제나 ‘사람을 보는 눈’으로 사랑이 있는지 없는지 살핍니다. 그런데, “재주 있는 사내”는 재주에만 눈이 먼 탓에 사랑을 드러내지 못해요.



.. 하루는 혼자서 짤깍짤깍 베를 짜다가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말았어. ‘이제 시집가기는 영 글렀어’ 재주 있는 처녀는 이럴 바에야 차라리 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 ..  (21쪽)





  사랑이 없다면 죽느니만 못하다고 깨달은 아가씨는 삶을 접기로 합니다. 삶을 접고 죽음으로 가기로 합니다. 이리하여, 아가씨는 참말 죽습니다. ‘헌 몸(재주덩어리)’을 버립니다. 이러고 나서 아가씨는 ‘새 몸(사랑)’을 얻습니다. 아가씨는 재주를 내려놓으면서 이녁 재주를 한껏 살리는 아름다운 손길을 얻을 뿐 아니라, 이녁이 ‘재주를 부리는 삶’이 아니라 ‘사랑을 가꾸는 삶’으로 나아가도록 곁에서 돕고 아끼면서 어깨동무를 할 짝꿍을 비로소 만납니다.



.. 지나가던 떠꺼머리총각이 그 모습을 보자마자 눈 깜짝할 사이에 낫을 가져다가 대나무 밭에서 대를 싹둑 잘라 소쿠리를 얼기설기 짜서는 ..  (25쪽)



  옛이야기는 ‘빗대어 들려주는 삶’을 밝힙니다. “재주 있는 아가씨” 이야기도 지난날 여러 가지 삶을 여러모로 빗대어 들려줍니다. 사람은 재주로 살 수 없는 대목을 환하게 밝힙니다. 재주를 부려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새로운 목숨을 낳을 수도 없고, 아예 삶조차 꾸릴 수 없다는 대목을 똑똑히 보여줍니다.


  사람을 살리는 길은 언제나 사랑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은 늘 사랑입니다. 사람이 서로 돕고 아끼는 길은 한결같이 사랑입니다. “재주 있는 아가씨”라는 허울을 살며시 내세우면서, 이 아가씨가 눈여겨볼 줄 아는 ‘사랑’을 넌지시 보여줍니다.


  시골에서 풀을 베고 살림을 엮을 줄 아는 사내는 아직 어렴풋하게 ‘사랑’을 헤아립니다. 다만, 사내는 어렴풋하게 헤아릴 뿐이고, 이 어렴풋한 기운을 제대로 깨우쳐서 이끌 가시내가 있어야 하지요.


  사람을 볼 줄 아는 아가씨는 ‘헌 몸(재주)’을 버리면서 사랑에 제대로 눈을 떴고, 사랑에 제대로 눈을 뜬 아가씨는 ‘착하고 참된 사내’를 차근차근 북돋우고 아끼면서 ‘사랑으로 살아가는 길’을 함께 밝히기로 합니다. 두 사람(아가씨와 사내)이 낳아서 돌보는 아이들은 두 어버이한테서 사랑을 고이 물려받겠지요. 두 아이는 앞으로 새로운 삶을 짓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을 테지요. 4347.12.2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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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428) 간단 1


그런데 이 주간에 이집트에서 몇몇 형제들이 모세 압바를 찾아왔다. 모세 압바는 그들을 위해서 간단한 음식을 마련했다

《유시 노무라/이미림 옮김-사막의 지혜》(분도출판사,1985) 24쪽


 간단한 음식을 마련했다

→ 단출하게 먹을거리를 마련했다

→ 몇 가지 먹을거리를 마련했다

 …



  살짝 그치거나 끊어진다고 할 적에는 ‘살짝 그친다’고 하거나 ‘살짝 끊어진다’고 하면 됩니다. 이러한 자리에 ‘間斷’ 같은 한자말을 넣으면, 아마도 거의 모든 분들이 못 알아듣거나 잘못 알아들으리라 봅니다.


 간단한 구조 → 쉬운 얼개 . 단출한 얼거리

 간단한 설명을 붙이다 → 짤막히 풀이말을 붙이다 . 몇 마디 말을 붙이다

 간단한 절차를 밟다 → 몇 가지 차례를 밟다 . 몇 가지를 살피다


  쉬운 일이라 한다면 ‘쉽다’라는 말로 나타내면 됩니다. 손쉬우면 ‘손쉽다’고 하면 되고, 수월하면 ‘수월하다’고 하면 됩니다.


  어떤 일을 하는 차례를 가리킬 때 쓰는 “간단한 절차”라 한다면, 어수선하거나 어렵거나 길지 않게 하는 만큼, ‘몇 가지’만 한다고 말하거나 ‘가볍게’ 한다고 이야기하면 됩니다.


  길거나 어렵거나 어수선하지 않은 풀이말이라면 ‘짧게’ 들려주거나 ‘짤막히’ 들려주는 말이 되겠지요.


 간단한 복장 → 단출한 옷차림 . 가벼운 옷차림

 간단한 짐은 → 가벼운 짐은 . 얼마 안 되는 짐은


  옷차림은 ‘가볍’습니다. 가벼운 옷차림은 꾸미거나 입기에 ‘단출’합니다. 많지 않은 짐이면 ‘가벼운’ 짐이거나 ‘얼마 안 되는’ 짐입니다.


 간단한 문제 → 손쉬운 문제 . 수월한 일

 간단한 해결책 → 쉬운 풀이법 . 손쉬운 풀이법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 그렇게 쉽지 않다 .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생각해 보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쉬운 일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쉽게 쓰면 됩니다. 먼 옛날부터 누구나 쉽게 쓰던 말을 슬기롭게 헤아려서 즐겁게 쓰면 됩니다. 4341.5.18.해/4347.12.21.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런데 이때에 이집트에서 몇몇 형제들이 모세 압바를 찾아왔다. 모세 압바는 그들한테 몇 가지 밥을 마련해 주었다


“이 주간(週間)에”는 “이 동안에”나 “이때에”로 손봅니다. ‘방문(訪問)했다’가 아닌 ‘찾아왔다’를 쓰니 반갑지만, “그들을 위(爲)해서”는 “그들을 생각해서”나 “그들한테”로 다듬어 줍니다. ‘음식(飮食)’은 ‘밥’이나 ‘먹을거리’로 다듬습니다.



간단(間斷) : 잠시 그치거나 끊어짐

간단(簡單)하다

1. 단순하고 간략하다

   - 간단한 구조 / 간단한 설명을 붙이다 / 간단한 절차를 밟다 /

     간단한 조사를 하다

2. 간편하고 단출하다

   - 간단한 복장 / 간단한 옷차림 / 간단한 짐은 손에 들면 되지

3. 단순하고 손쉽다

   - 간단한 문제 / 간단한 해결책 /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49) 간단 2


연속해서 제작한 회화 작품이나 그에 못지 않게 탁월한 에칭 작품은 모두 간단없는 탐구의 증거다

《미하엘 보케뮐/김병화 옮김-렘브란트 반 레인》(마로니에북스,2006) 8쪽


​ 간단없는 탐구의 증거다

→ 끊임없이 살핀 보기이다

→ 꾸준히 살핀 모습을 보여준다

→ 한결같이 살폈음을 보여준다

 …



  끊이지 않는다고 할 적에는 한국말로 ‘끊임없이’라 하면 됩니다. 끊이지 않는 모습은 쉬지 않는 모습이기도 하기에 “쉬지 않고”나 “쉬잖고”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꾸준히’나 ‘한결같이’나 ‘늘’ 같은 낱말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간단없는 노력 → 꾸준히 애씀

 이 지역에서 간단없는 각축전을 벌여 왔다

→ 이곳에서 끊임없이 다투었다

→ 이곳에서 내내 툭탁거렸다

 간단없이 밀려드는 파도 소리

→ 끊임없이 밀려드는 물결 소리

→ 쉬지 않고 밀려드는 물결 소리


  꾸준히 애쓰거나 끊임없이 다투는 모습이라면 “언제나 애쓰”거나 “내내 툭탁거리”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온힘’을 다하는 모습이라든지, ‘하루 내내’ 다투는 모습이기도 할 테지요.


  물결은 끊이지 않고 밀려듭니다. 늘 밀려듭니다. 노상 밀려들고 쉬지 않고 밀려듭니다. 언제 보아도 밀려드는데, 어느 모로 본다면, ‘힘차게’ 밀려드는 물결이라거나 ‘기운차게’ 밀려드는 물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4347.12.21.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잇달아 그린 그림이나 이에 못지 않게 뛰어난 에칭 작품은 모두 끊임없이 살폈음을 보여준다


“연속(連續)해서 제작(製作)한 회화(繪畵) 작품(作品)”은 “잇달아 그린 그림”으로 손보고, ‘탁월(卓越)한’은 ‘뛰어난’으로 손봅니다. “탐구(探求)의 증거(證據)다”는 “살폈음을 보여준다”나 “살핀 보기이다”로 손질합니다.



간단(間斷)없다 = 끊임없다

   - 간단없는 노력 / 이 지역에서 간단없는 각축전을 벌여 왔다 /

     간단없이 밀려드는 파도 소리 / 간단없이 지나가는 전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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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 버스 창문에 붙어서



  읍내마실을 하든 먼 마실을 하든 버스를 탄다. 집으로 돌아올 적에는 버스를 타든 택시를 부르든 한다. 이때마다 다른 자동차를 타는데, 자동차마다 ‘자동차 냄새’가 있고, 사름벼리와 산들보라는 이 냄새를 고약하다고 느낀다. 석유를 태워서 달리는 자동차이고, 온통 플라스틱과 쇠붙이로 이루었으나 이런 자동차에서 냄새가 날밖에 없다. 풀이나 꽃이나 나무한테서 나는 냄새하고 아주 다르다. 다른 찻손님이 있으니 창문을 살짝 연다. 사름벼리는 창문에 달라붙는다. 어디에서 있는 냄새인데, 냄새에 사로잡히면 우리는 아무것도 못해. 다 흘려서 보내렴. 바람에 흘려 보내고 마음속에서 털어내렴. 4347.12.2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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