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아뜨 아뜨



  뜨뜻한 국물을 마시는 산들보라는 아뜨 아뜨 뜨겁지만 후후 분다. 씩씩하게 불어서 먹는다. 따스한 기운을 몸으로 받아들인다. 즐겁게 마시면서 온몸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4347.12.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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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엘로이즈 - 여기는 뉴욕! - 튀는 아이 엘로이즈 1
케이 톰슨 지음, 힐러리 나이트 그림, 김이숙 옮김 / 리드북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62



우리 무슨 놀이를 할까

― 나야, 엘로이즈, 여기는 뉴욕!

 케이 톰슨 글

 힐러리 나이트 그림

 김이숙 옮김

 리드북KIDS 펴냄, 2000.5.5.



  놀이터에는 놀이기구가 있습니다. 놀이기구에는 아이들이 매달립니다. 한 아이 두 아이 여러 아이가 골고루 매달립니다. 놀이기구를 타는 아이들은 아주 조그마한 놀이기구에서도 와하하 까르르 웃음을 터뜨립니다. 조그마한 놀이기구를 타면서 조그마한 아이들은 온통 땀투성이가 됩니다.


  바람을 가르면서 달립니다. 하늘로 높이 치솟으려고 펄쩍펄쩍 뜁니다. 동무끼리 부딪혀서 넘어지기도 하고, 달리거나 뛰다가 걸려서 자빠지기도 합니다. 다쳐서 피가 흐르기도 하지만, 다쳐서 피가 나도 씩씩하게 그대로 놀기도 합니다.


  노는 아이들은 해가 넘어가는 줄 모릅니다. 노는 아이들은 배가 고픈 줄 모릅니다. 노는 아이들은 여름과 겨울이 따로 없고, 노는 아이들은 나이나 성별이나 계급 따위는 하나도 헤아리지 않습니다. 그저 어울리는 동무요, 살가이 어깨를 겯으면서 조잘조잘 떠드는 사이입니다.



.. 난 맨 끝 방에 살아요. 두 손에 막대기를 하나씩 들고 벽에다 쭉 그으면서 뛰어갈 때도 있어요. 복도를 뛰어갈 때는 쿵쿵 발을 굴러요. 발을 질질 끌거나 시끄러운 소리를 내기에 마룻바닥만큼 좋은 건 없어요 ..  (17쪽)





  지난날에는 놀이터라는 곳이 없었습니다. 지난날에는 어떤 어른도 놀이터를 따로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날에는 어느 곳이나 모두 놀이터요 일터였기 때문입니다. 집집마다 키우는 나무가 놀이기구입니다. 마을에 있는 숲정이가 놀이터입니다. 마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펼쳐지는 숲이 놀이터요, 바다와 들과 골짜기와 냇물이 모두 놀이터입니다.


  지난날에는 어느 누구도 돈 한푼 안 들였으나 온통 놀이기구였습니다. 지난날에는 모든 아이가 어버이 곁에서 심부름을 하거나 일을 거들었는데, 이렇게 하면서도 늘 늘고 노래하며 웃었습니다.


  가만히 보면, 집도 놀이터요 마을도 놀이터이고 들과 숲과 바다와 냇물 모두 놀이터였으니, 지난날에는 아이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즐겁게 뛰놀면서 씩씩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오늘날에는 아이들이 ‘따로 돈을 들여서 만든 놀이터’가 아니면 놀 수 없습니다. 오늘날 아이들은 ‘따로 돈을 들여서 만든 학교’에만 가야 하고, ‘따로 돈을 들여서 만든 놀이터’에만 가야 하며, ‘따로 돈을 들여서 만든 장난감’만 갖고 놀아야 합니다. 이리하여, 오늘날 아이들은 씩씩하게 자라기 몹시 어렵습니다.



.. 전화를 끊고 나서 난 잠깐 천장을 올려다보며 선물 받을 방법이 뭐 없을까 궁리해 봐요. 나도 입을 쩍 벌리고 아함 여러 번 하품을 해요 ..  (25쪽)



  케이 톰슨 님이 글을 쓰고, 힐러리 나이트 님이 그림을 그린 《나야, 엘로이즈, 여기는 뉴욕!》(리드북KIDS,2000)을 읽습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 ‘엘로이즈’는 퍽 어립니다. 그러나 아주 어리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엘로이즈는 혼자 전화를 걸 줄 알고, 승강기를 타고 내릴 줄 알며,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면서 놀 줄 압니다.


  엘로이즈한테는 어느 곳이나 놀이터입니다. 다른 어른들은 엘로이즈가 노는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길 때가 있지만, 엘로이즈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엘로이즈는 놀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엘로이즈가 기운차게 노는 모습을 귀엽게 바라보는 어른이 있고, 엘로이즈와 함께 즐겁게 노는 어른이 있습니다.





.. 난 이 호텔에서 안 가는 데가 없어요. 그러니 길을 잃는 때도 아주 많아요. 그렇지만 대개는 2층에 있어요. 파티 준비를 하는 곳이니까요. 그러니까 날마다 적어도 세 시간은 2층에 내려가 있어야 하고, 가끔은 밤에 가야 될 때도 있엉 ..  (45쪽)



  종이 한 장이 있으면 종이를 접으면서 놉니다. 때로는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서 놉니다. 종이를 오리면서 놀고, 종이로 인형을 만들어서 놉니다.


  종이는 묶이고 묶여서 책이 됩니다. 아이도 어른도 책을 읽으면서 놉니다. 그리고, 종이가 태어나기 앞서 나무는 언제나 아이한테 놀이벗입니다. 아이들이 타고 오르는 놀이벗이 되기도 하지만,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면서 아이한테 놀이벗입니다. 바람이 불 적에 나무가 춤을 추며 온몸으로 부르는 노래도 아이한테 놀이벗이 됩니다. 나무에 앉아 지저귀는 새도 아이한테 놀이벗이고, 나무 둘레에서 우렁차게 노래를 부르는 개구리와 풀벌레도 아이한테 놀이벗입니다.


  구름도 놀이벗입니다. 해도 별도 달도 모두 놀이벗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은 아이한테 놀이벗이요, 어른이 된 모든 사람도 어릴 적에 숱한 놀이벗한테 둘러싸여서 자랐습니다.



.. 어쨌든 난 일곱 살밖에 되지 않았잖아요. 아, 세상에, 할 일이 너무 많네요. 내일은 우편함에 물을 한 주전자 부어 줘야겠어요. 우와아아아아아아 난 플라자 호텔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  (64∼65쪽)



  우리 무슨 놀이를 할까요? 우리 무슨 놀이를 하면서 하루를 즐길까요? 우리 무슨 놀이를 하면서 삶을 밝히고, 우리 무슨 놀이를 하면서 사랑을 속삭일까요?


  함께 놀아요. 즐겁게 함께 놀아요. 함께 웃고 놀아요. 함께 노래하고 놀아요. 어디에서나 즐겁게 놀아요. 자동차보다 아이를 생각하고, 아파트보다 숲을 생각해요.  도시가 아닌 지구별을 생각하고, 문명이나 문화가 아닌 온누리를 생각해요. 마음속에 꿈을 담고, 가슴속에 사랑을 담으면서 놀아요. 아이 손을 잡고 씩씩하게 놀아요. 4347.12.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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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38. 2014.12.22. 꽃접시 쓰기



  밥상을 차릴 적에 곧잘 꽃접시를 쓴다. 밥그릇과 국그릇은 모두 꽃무늬가 들어간 그릇인데, 일부러 둥그런 접시에 밥과 반찬을 담는다. 왜냐하면 밥그릇이 아닌 접시에 밥을 담을 적에는 어쩐지 다른 느낌이 되기 때문이다. 밥은 똑같은 밥이요, 반찬도 똑같은 반찬일는지라도, 꽃무늬가 훤하게 드러나는 둥그런 접시를 받는 아이들은 밥상맡에서 “응? 오늘은 뭔가 다르네?” 하고 말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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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으며 큰아이와 나눈 말



  국과 밥을 마무리짓고 밥상에 올릴 무렵 큰아이가 묻는다. “아버지, 아버지는 왜 ‘네!’하고 ‘먹어요.’ 하고 말할 수 있어?”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 싶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지.” 일곱 살 큰아이가 곧잘 이 대목을 묻는다. 왜 아버지는 ‘아이 아닌 어른’이면서 왜 ‘아이한테 높임말을 쓰느냐’고 묻는 셈이다. 왜냐하면, 만화영화를 본다든지 만화책을 본다든지, 또 둘레 다른 어른이 쓰는 말이라든지, 또 언니나 오빠라고 하는 사람이 저한테 쓰는 말을 가만히 살피면, 사람들이 쓰는 말투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에 따라 ‘나이 어린 사람’한테 아주 쉽게 말을 놓는다. 말을 놓는 일이 잘못이라는 뜻이 아니라, 아이한테 아무것도 묻지 않고 툭툭 말을 놓는다는 소리이다. 아이가 어떤 넋이나 숨결인지 헤아리지 않고, ‘아이라면 으레 말을 놓아도 된다’고 잘못 배웠고 잘못 생각하며 잘못 안다는 소리이다.


  낯선 사람한테는 어른이든 어린이이든 함부로 말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느낀다. 말을 놓고 싶다면 먼저 물어야겠지만, 말을 놓겠다고 물을 까닭도 없다. 나중에 가까운 사이가 되면 ‘나이가 어린 아이’ 쪽에서 먼저 ‘말을 놓아도 돼요’ 하고 말할 테니, 그때가 될 때까지는 아이한테나 ‘어린 사람’한테 섣불리 말을 안 놓아야 올바르다고 느낀다. 제대로 쓰는 높임말이라면 말이다. 4347.12.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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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05) 성격의 1


여기에다 《사랑의 선물》에는 다시 현실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에 이야기의 옷을 입힌 소년소설 성격의 이야기들도 들어 있다

《이재복-우리 동화 이야기》(우리교육,2004) 73쪽


 소년소설 성격의 이야기들도

→ 소년소설 같은 이야기도

→ 소년소설과 같은 이야기도

→ 소년소설 갈래인 이야기도

→ 소년소설 갈래에 드는 이야기

→ 소년소설도

 …



  이야기 가운데에는 소년소설이라는 ‘성격(性格)’인 이야기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가리켜 ‘성격’이 어떻다고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야기를 놓고는 ‘성격’을 따지기보다는 ‘갈래’를 나누어야 옳다고 느낍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소년소설 같은 이야기도”처럼 손질해서 ‘같은’을 넣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소년소설도 있다”처럼 아주 단출하게 끊을 수 있어요. 4347.12.5.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여기에다 《사랑의 선물》에는 다시 이 땅에서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옷을 입힌 소년소설 같은 이야기도 있다

여기에다 《사랑의 선물》에는 다시 이 땅에서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옷을 입힌 소년소설도 있다


“현실(現實)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에 이야기의 옷을 입힌”이라는 글월에서 ‘살아가는’과 ‘삶’은 겹말입니다. “현실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이야기에 옷을 입힌”으로 손보거나 “이 땅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이야기에 옷을 입힌”이나 “이 땅에서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옷을 입힌”으로 손봅니다. “이야기들도 들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로 손질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11) 이중의 1


일제시대에 쓰인 작품을 감상할 때는 작품의 완결성을 놓고 볼 때 드러나는 한계는 한계대로 지적하면서 작가에게 주어진 외부 현실 또한 고려해야 하는 이중의 판단을 늘 필요로 한다

《이재복-우리 동화 이야기》(우리교육,2004) 59쪽


 이중의 판단을

→ 두 가지 생각을

→ 두 가지 잣대를

→ 두 갈래 생각을

→ 두 갈래 잣대를

 …



  우리는 두 가지를 말합니다. 때로는 세 가지나 네 가지를 말합니다. 두 가지를 말하기에 “두 가지”라 하고, 세 가지나 네 가지를 말하기에 “세 가지”나 “네 가지”라 합니다. 애써 한자를 빌어 ‘二重’이나 ‘三重’이나 ‘四重’으로 적어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보기글을 보면, 한국말로 “두 가지”처럼 적더라도 “두 가지의 판단”처럼 토씨 ‘-의’를 붙일 만하구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낱말은 알맞게 다듬더라도, 말투가 한국 말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중의 군사 목적

→ 두 가지 군사 목적


  보기글에서 ‘이중’만 손질한다면 “두 가지의 판단을 늘 필요로 한다” 꼴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애써 “두 가지”라는 한국말을 쓰는 보람이 없습니다. “판단을 늘 필요로 한다”와 같이 적은 번역 말투도 털거나 다듬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 말투는 “늘 생각해야 한다”입니다. 글짜임도 살피고 글투도 헤아리면서 낱말을 꼼꼼이 다스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12.26.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일제시대에 쓰인 작품을 읽을 때에는 얼마나 빈틈없는가에서 드러나는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꼬집으면서 글쓴이한테 주어진 삶 또한 헤아려야 하는 두 가지를 늘 생각해야 한다


“감상(鑑賞)할 때는”은 “읽을 때에는”으로 손보고, “작품의 완결성(完結性)을 놓고 볼 때 드러나는 한계(限界)”는 “얼마나 빈틈없는가에서 드러나는 아쉬움”으로 손봅니다. ‘작품’을 읽는다는 말이 앞에 나오니 “작품의 완결성”에서는 ‘작품’이라는 대목을 덜어 줍니다. “한계대로 지적(指摘)하면서”는 “아쉬움대로 꼬집으면서”나 “아쉬움대로 짚으면서”나 “아쉬움대로 다루면서”로 손질하고, ‘작가(作家)’는 ‘글쓴이’로 손질하며, “외부(外部) 현실(現實)”은 “삶”으로 손질합니다. ‘고려(考慮)해야’는 ‘헤아려야’나 ‘살펴야’로 고쳐쓰고, “판단(判斷)을 늘 필요(必要)로 한다”는 “늘 생각해야 한다”로 고쳐씁니다.



이중(二重) : 두 겹. 또는 두 번 거듭되거나 겹침

   - 이중 결혼 / 세금을 이중으로 내다 / 이중 삼중으로 겹쳐 들려오는 소리 /

     병력 이동을 통하여 보급품을 나른다는 이중의 군사 목적을 수행하는 셈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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