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192) -화化 192 : 국산화시키다


해외에서 매번 수입해야 하는 부품을 한수원과 국내 업체가 손을 잡고 국산화시켰으니 칭찬받을 일이라는 것이다

《김성환,이승준-한국 원전 잔혹사》(철수와영희,2014) 30쪽


 국산화시켰으니

→ 국내에서 만들었으니

→ 한국에서 만들었으니

→ 우리가 만들었으니

→ 우리 손으로 만들었으니

→ 우리가 손수 만들었으니

→ 우리 힘으로 만들었으니

 …



  보기글을 살피면 “국내 업체가 손을 잡고 국산화시켰으니”처럼 나옵니다. 같은 말을 되풀이합니다. “국내 업체가 손을 잡고 만들었으니”로 손질해야 올바릅니다. ‘국산화’는 “우리가 손수 하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化’와 ‘시키다’를 나란히 붙이는 말투도 얄궂지만, 말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않고 이처럼 쓰는 글도 얄궂습니다.


 국산화 비중을 높이다

→ 국내에서 더 만들다

→ 우리가 손수 더 만들다

 자동차 산업의 눈부신 발달로 부품의 완전 국산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 자동차 산업이 눈부시게 발돋움하여 부품을 모두 손수 만들 수 있다

 인공위성을 국산화하다

→ 인공위성을 한국에서 만들다

→ 인공위성을 우리가 손수 만들다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국산화’라는 한자말을 으레 씁니다. 쓸 만하니 쓸는지 모르나, 깊이 살피지 않기에 자꾸 쓴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만들다”나 “우리가 손수 만들다”나 “한국에서 만들다”처럼 적으면 쉽고 부드러우면서 또렷하거든요.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국내에서 만들다”처럼 적습니다. 4348.1.1.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나라밖에서 늘 사들여야 하는 부품을 한수원과 국내 업체가 손을 잡고 만들었으니 잘한 일이라는 셈이다


‘해외(海外)에서’는 일본사람이 쓰는 한자말이기에 ‘나라밖에서’나 ‘다른 나라에서’로 고쳐쓰고, ‘매번(每番)’은 ‘늘’이나 ‘언제나’로 손봅니다. ‘수입(輸入)해야’는 ‘사들여야’로 손질하고, ‘칭찬(稱讚)받을’은 ‘잘한’으로 손질하며, “일이라는 것이다”는 “일이라는 셈이다”로 손질합니다.



국산화(國産化) : 필요한 물품을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될 수 있는 한 자기 나라에서 생산함

   - 국산화 비중을 높이다 / 인공위성을 국산화하다

     자동차 산업의 눈부신 발달로 부품의 완전 국산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



 '-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193) -화化 193 : 성충화


“거의 성충화된 번데기는 확실히 눈길을 끄네요.” “그건 그것대로 식감이 좋아요.”

《야나하라 노조미/채다인 옮김-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3》(AK커뮤니케이션즈,2011) 138쪽


 거의 성충화된 번데기

→ 거의 어른벌레가 된 번데기

→ 어른벌레가 다 된 번데기

→ 거의 다 자란 번데기

 …



  ‘성충’이나 ‘유충(幼蟲)’은 한국말이 아닙니다. 한국사람이 쓸 낱말이 아닙니다. 생물을 밝히는 일을 하는 학자나 전문가는 이런 한자말을 함부로 쓰지만, 이런 낱말을 쓰기에 전문가가 되지 않고 학자라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른벌레’와 ‘애벌레’라는 낱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벌레·애벌레’를 안 쓰고 ‘성충·유충’을 써야 학문이나 인문학이 되지 않습니다. ‘어른벌레·애벌레’를 안 가르치고 ‘성충·유충’을 가르쳐야 학교 교육이 되지 않습니다. ‘성충’이나 ‘유충’은 한국말이 아닌 터라, 이런 낱말에 ‘-化’를 붙일 적에는 더더욱 한국말하고 동떨어집니다.


  한국사람이 한국에서 배우거나 학문길을 걷지 않고 자꾸 일본책이나 일본 학문을 엿보기에 ‘성충·성충화’라든지 ‘유충·유충화’ 같은 말을 얄궂게 써서 퍼뜨리는구나 싶습니다. 4348.1.1.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거의 다 자란 번데기는 아주 눈길을 끄네요.” “그건 그것대로 먹는 맛이 좋아요.”


‘확실(確實)히’는 ‘뚜렷이’나 ‘아주’나 ‘매우’로 손질합니다. ‘식감’이라는 낱말은 한국말사전에 안 실린 한자말입니다. 아마 ‘食感’처럼 적을 듯한데, 이 한자말은 일본말이지 싶어요. “먹는 맛”이나 “먹는 느낌”이나 “씹는 맛”이나 “씹는 느낌”으로 바로잡습니다.



성충화 : x

성충(成蟲) : 다 자라서 생식 능력이 있는 곤충. ≒ 어른벌레·어미벌레·엄지벌레. ‘어른벌레’로 순화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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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 (1disc)
팀 버튼 감독, 조니 뎁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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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2005



  어머니와 아버지, 여기에 두 할머니와 두 할아버지가 조그마한 집에서 함께 산다. 늙어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두 할머니와 두 할아버지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늘 침대에 드러누워 지내고, 아버지는 얼마 안 되는 일삯을 벌려고 치약 공장에 다니는 한편, 어머니는 집일을 도맡으면서 ‘늙은 어버이 네 사람’을 보살핀다. 찰리라는 어린이는 이와 같은 집에서 자란다. 찰리네 집은 ‘바깥에서 보기’에 몹시 가난할 뿐 아니라 배를 곯는다고까지 할 만하다. 한 해에 한 번 초콜릿을 생일선물로 받을 때가 아니라면 ‘양배추 국물’만 먹는다.


  찰리는 이러한 집에서 어떤 마음일까? 찰리가 지내는 이 집은 어떠한 곳일까? 찰리네 어머니나 아버지는 웃음을 잃는 적이 없다. 다만, 노래를 부르지는 못한다. 찰리는 두 어버이와 두 할머니와 두 할아버지하고 지내는 집에서 넉넉함을 늘 누리고, 이 넉넉함을 바탕으로 꿈을 키운다. 찰리가 키우는 꿈은 ‘초콜릿 공장’이다. 퍽 오랜 나날에 걸쳐 하나씩 조각을 짜맞추어서 ‘초콜릿 공장 모형’을 만든다.


  그런데,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면, 찰리는 ‘한 해에 한 번’만 먹을 수 있던 초콜릿을 ‘자그마치 한 해에 세 차례’째 먹는다. 하나는 생일선물로, 둘은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모은 돈으로, 셋은 길에서 주운 돈으로, 이렇게 세 차례째 먹는다. ‘금딱지’를 찾으려고 애쓰는 다른 집 아이들은 돈이나 권력이나 머리 따위로 ‘금딱지’를 찾는데, 찰리는 오직 스스로 지어서 불러들인 꿈으로 금딱지를 찾는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찰리뿐 아니라 ‘초콜릿 공장’을 지은 아저씨는 모두 꿈을 지어서 이룬 사람이다. ‘초콜릿도 사탕도 먹을 수 없던 집’에서 태어나 자란 ‘윌리 윙카’ 아저씨는 오래도록 꿈을 꾸고 바라면서 생각을 지은 끝에 온누리에 하나만 있는 초콜릿을 만들어서 팔 수 있었고, 찰리 또한 스스로 오래도록 꿈을 꾸고 바라면서 생각을 지었기에 온누리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멋진 보금자리를 지키면서 ‘초콜릿 공장’을 함께 꾸리는 삶을 누릴 수 있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줄거리로도 멋스럽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이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딥 로이’라는 배우가 보여준 ‘움파 룸파’ 연기가 눈부시다. 꿈과 사랑을 키우는 줄거리만 담으려 했다면 이냥저냥 수수한 영화로 그쳤을 테지만, 이 영화를 웃음과 노래로 빨려들게 이끄는 ‘움파 룸파’란 더없이 아기자기하면서 달콤하다.


  삶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꿈과 사랑으로 이루어지지. 그러면 꿈과 사랑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나? 웃음과 노래로 이루어진다. 웃음과 노래는 다시 춤과 이야기로 이루어지니,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참말 두고두고 남을 만한 즐거운 이야기잔치라고 하겠다. 4348.1.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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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1-01 07:27   좋아요 0 | URL
이야기책과 영화 둘다 잘 본 기억이 납니다.

파란놀 2015-01-01 08:03   좋아요 0 | URL
아이들과 두고두고 보면서 즐거운 작품이에요~
 

섣달그믐 빨래



  오늘치 빨래를 할까 살짝 망설이다가 새해로 넘기지 말자고 생각한다. 한 해 마지막 날에 빨래를 하든 새해 첫날에 빨래를 하든 대수로울 일은 없다. 더욱이 새해 첫날에 아이들을 씻기면서 빨랫감이 잔뜩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섣달그믐에도 즐겁게 빨래를 해 보자고 생각한다.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입는 도톰한 조끼를 빨고, 작은아이가 빨래터에서 적신 바지와 양말을 빤다. 손닦개 한 장을 함께 빨아서 바람이 싱싱 불지만 겨울볕은 포근한 마당에 넌다. 이렇게 하고 나서 큰아이를 불러 읍내에 저잣마실을 간다. 올 한 해에도 빨래를 신나게 했고, 새해에도 빨래를 신나게 할 테지. 새해에는 큰아이가 제 옷가지 가운데 양말이나 속옷쯤은 혼자서 빨래를 할 수 있을까. 여덟 살부터는 큰아이한테도 손빨래를 시켜 볼까 싶다. 4347.12.3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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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1-01 00:14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댁에 오면 항상 본받을 일만 한가득이라서 제가 참 모자른 사람 같아 보여요. 그래도 좋으니까 내내 함께 하고 싶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함께살기님 :)

파란놀 2015-01-01 00:51   좋아요 0 | URL
언제나 즐거우면서 아름답게 살려고 생각하면
누구나 서로서로 배우고 가르치면서
오붓한 하루가 되리라 느껴요.

저도 이웃한테 가르칠 수 있는 이야기가 있고,
이웃도 저한테 가르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언제나 서로 배우면서 가르치니까
함께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새해가 밝는 아침에 환한 햇살 누리면서
따사로운 하루 지으셔요 ^^
 
체브라시카의 첫 여행 안녕, 체브라시카 2
예두아르트 우스펜스키 원작, 야마치 카즈히로 엮음, 김지현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68



사이좋게 마실하는 세 사람

― 체브라시카의 첫 여행

 에두아르트 우스펜스키 원작

 야마치 카즈히로 엮음

 김지현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2014.12.23.



  내가 네 살 적에 어떻게 놀거나 지냈는지 하나도 못 떠올립니다. 다섯 살이나 여섯 살 적에 어떻게 놀거나 지냈는지 도무지 못 떠올립니다. 세 살이나 두 살 적 일도 도무지 못 떠올립니다. 아마 우리 형은 내 어릴 적 모습을 꽤 떠올리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나로서는 어느 한 가지조차 제대로 그리지 못합니다.


  우리 집 두 아이를 지켜보면서 가만히 헤아립니다. 큰아이는 제 동생이 어떤 하루를 누리거나 보내는지 찬찬히 살핍니다. 작은아이는 제가 어떤 짓이나 놀이나 말을 하는지 잊거나 못 떠올릴는지 몰라도, 큰아이는 작은아이 몸짓이나 놀이나 말을 여러모로 되새기거나 떠올릴 수 있습니다.



.. 게나와 체브라시카가 막 여행을 떠나려고 해요. 게나가 악어라는 건 금세 알아차릴 수 있어요. 그렇다면 체브라시카는 무엇일까요? 곰은 아니에요. 원숭이도 아니고요. 체브라시카는 체브라시카 ..  (2쪽)




  두 아이를 데리고 마실을 하자면, 큰아이가 작은아이를 이모저모 많이 챙깁니다. 아버지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데다가 모든 짐을 커다란 가방에 잔뜩 짊어지면서 다녀야 하는 줄 큰아이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작은아이는 마실길이건 어디에서건 졸리면 그냥 잡니다. 작은아이는 어디에서나 졸릴 적에 잠들면 아버지가 안거나 업어서 데리고 다닙니다. 작은아이는 아버지를 믿고 몸을 맡깁니다. 이때에 큰아이는 저도 졸릴 테지만 졸음을 씩씩하게 참습니다. 씩씩하다 못해 대견할 때가 있고, 딱하다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큰아이한테 말하지요. 얘야, 아버지는 너희 둘을 다 안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졸리면 그냥 자면 돼. 아버지가 너희 둘을 안고 걷다가 정 힘들면 택시를 불러서 타면 되니까, 너무 힘들게 참지는 말자.


  큰아이는 가끔 ‘아버지 가방’을 들거나 나르겠다면서 용을 씁니다. 큰아이 몸무게보다 훨씬 무겁고 큰 가방을 들 수는 없을 노릇이지만, 이를 악물고 용을 써서 번쩍 들어올릴 때가 있으나 들고 나르거나 움직이지는 못합니다. 작은아이는 아예 들어 볼 생각조차 않는데, 큰아이는 아버지 가방을 건드려 본 일이 마음속에 남는지, “나도 짐을 들래.”  하면서 작은 가방 하나를 달라고 합니다.



.. 게나는 짐을 많이 들고 있었어요. “내가 도와줄게.” 체브라시카가 가장 작은 상자를 건네받았어요. “고마워. 그럼 내가 너를 들어 줄게.” 게나는 체브라시카를 안아 주었어요 ..  (11∼12쪽)




  세 사람이나 네 사람이 다니는 마실은 만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곁님과 함께 네 사람이 마실을 다니면, 곁님이 곧잘 작은아이를 안을 수 있으니 훨씬 홀가분합니다. 그런데 이때에는 큰아이가 어김없이 아버지한테 안기거나 업히지요. 작은아이가 어머니한테 칭얼거리면서 안기면, 큰아이는 아버지한테 칭얼거리면서 안기고 싶어요. 어버이 눈길로는 ‘칭얼거림’이라 할 테지만, 아이로서는 ‘사랑받기’를 바라는 목소리라고 느껴요.


  그림책 《체브라시카의 첫 여행》(어린이작가정신,2014)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2015년에 여덟 살로 접어드는 큰아이는 거의 모든 한글을 혼자 읽어냅니다. 동생한테 그림책을 읽어 주기도 합니다. 체브라시카 이야기도 동생한테 틈틈이 읽어 줍니다.


  에두아르트 우스펜스키 님이 빚고, 야마치 카즈히로 님이 새롭게 엮은 이 그림책을 보면, 체브라시카라는 아이가 게다라는 아저씨하고 나들이를 떠나는 이야기가 흘러요. 그리고, 체브라시카랑 게다랑 오붓하게 나들이를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사포클라크 할머니는 시샘과 부러움으로 이 나들이에 끼어들지요.




.. “게나, 딸기가 있어.” “딸기가 아니라 작은 나무 열매란다.” “작은 집이 있어.” “그건 작은 집이 아니라 버섯이야.” “있잖아, 게나, 숲은 재미있어 보여.” “그러니?” “여행 대신 숲에 가자.” “좋은 생각이구나.” ..  (15쪽)



  사이좋게 나들이를 하는 둘을 지켜보는 다른 하나는 그 자리에 끼고 싶습니다. 얼마나 오붓하고 애틋해 보이는지, 함께 둘러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그러나, 할머니 나이까지 살며 오랜 동무를 사귀지 못한 사포클라크는 먼발치에서 지켜보다가 짓궂은 장난을 칩니다. 마치 아이처럼 장난을 쳐요.


  그래요, 할머니가 아이처럼 장난을 쳐요. 왜냐하면, 나이로는 할머니이지만 마음으로는 아이라 할 테니까요. 나이로만 보면 늙은 사람이지만 마음으로 들여다보면 착하고 맑은 넋이라 할 테니까요.


  수줍음이 장난으로 드러납니다. 한 발 두 발 다가서고 싶은 몸짓이 장난이 되어 나타납니다. 체브라시카와 게다는 알았을까요? 몰랐을까요? 짓궂은 장난 때문에 먼 길을 걸어야 하니 고단했을 테지만, 외려 기차에서 내려야 했기에 숲을 만납니다. 외려 먼 길을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야 했기에, 게다와 체브라시카는 서로서로 한결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웁니다.




.. 체브라시카가 지붕 위 게나 곁으로 왔어요. “옆에 앉아도 돼?” “좋아. 그런데 왜 올라왔어?” “게나와 함께 있고 싶으니까. 사포클라크 할머니도 올라왔어요. “나도 옆에 앉아도 될까?” “좋아요. 그런데 왜 올라오셨어요?” “네 노래가 듣고 싶어서 말이지.” ..  (39쪽)



  체브라시카는 체브라시카입니다. 다른 어느 것도 아닙니다. 게다는 게다입니다. 나이가 지긋한 악어가 아닌 게다입니다. 사포클라크는 사포클라크입니다. 짓궂거나 장난스러운 할머니가 아닌 그저 사포클라크입니다. 그리고, 사포클라크가 아끼는 커다란 쥐 라리스카는 또 라리스카이지요.


  셋은 함께 놀면서 즐겁습니다. 아니, 셋이 아닌 넷은 함께 놀면서 즐겁습니다. 서로 한식구라도 되는듯이 즐겁습니다. 마음으로 사귀고 마음으로 아낍니다. 마음으로 마주하고 마음으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표를 끊어서 어디에서 어디로 꼭 가야만 하는 나들이가 아니라, 살가운 벗님과 도란도란 웃고 노래하면서 길을 나서는 나들이입니다.


  마실길이 즐겁고, 삶길이 즐겁습니다. 마실을 다니는 하루가 즐겁고, 서로 사랑하는 하루가 즐겁습니다. 4347.12.3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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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4-12-31 23:39   좋아요 0 | URL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였을거예요.
1권..2권?ㅎㅎ.몰아서 폭풍 읽기를 해버린탓에 전체 스토리ㅡ로 묶여 기억하는..이런 병폐..각설하고, 오래전
가출해 집을 등진 여자가 맘에 드는 남자와 결혼해 집에 인사가고파 하는게 원래 주 목적인데..사정상.그 목적은 숨긴채 고서당에 찾아와 책 찾기를 의뢰합니다.
고서당의 시오리코씨는 들으면 거의 모든 정황상 모를는게 없는 그런 수수께끼같은 인물. 거기에..미지의..그 동화가 나와요.
의뢰인이 찾는건 어릴 때 보던 동화책.
개와 사자와 악어와...뭐 그런 녀석들이
집이 없어 지들끼리 모여 동물원을 찾아가다..뭐..그런 얘기 였어요..그게 중요 한게 아니지..암튼 서로 조합이 안 맞는
동물들이 한데 어울어져 그려진 이상한 동화책 찾기가 의뢰 였다는 거죠.
...왜 뜬금없이..??? 체브라시카..이.단어가묘하게 기억을 자극하는 거죠..흐흐흐..아무래도.
그그...치만.지금..은 두통중이오니~ 나중에
책을 뒤져 보는걸로...그랬답니다.
오늘의..얘기..끝!.(뭐야...? 밑도 끝도 없이누가 시켰데?...별..ㅎ) ^^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파란놀 2015-01-01 00:04   좋아요 0 | URL
체브라시카라는 만화영화를 보면
이 아이들이 동물원에도 찾아갑니다.
오래된 만화영화이지만,
한글자막 없는 외국말로
유투브에서 영화를 볼 수 있어요.

아직 한국에 디브이디로 소개되기 앞서
이 만화영화를 보았는데
무척 잘 빚은 멋진 작품이더라구요.

그장소 님도 한번 유투브에서 찾아보셔요.
또는 한글판 디브이디를 장만해 볼 수 있을 테고요 ^^

아무쪼록 새해에도 즐겁고 아름다운 삶을 누리시기를 빌어요.
고맙습니다~~

[그장소] 2015-01-01 01:0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그 장면에 대란 언급이...글에 나온다는 거죠..ㅎㅎㅎ
저도 고맙습니다.(^o^)b

파란놀 2015-01-01 08:04   좋아요 0 | URL
네, 멋진 작품이기에,
다른 어느 책을 쓰는 분이
이 그림책이나 만화영화 이야기를 적을 만하리라 느껴요~ ^^

[그장소] 2015-01-01 08:24   좋아요 0 | URL
감동적인 얘기로 이끌어 주는 역..으로
훌륭했어요.그 동화책을 찾는다며..집을 발칵..ㅎㅎ실은 그런 동화책은 없었고..실재 영상였다..없어진건..집에
그녀가 주워 기르던 개였죠.그래서 그때부터
그녀는 삐뚤어지고요.동기였죠..기댈데없는 소녀가 마음주던..유일한 개..는 자신과 동일시 한 존재. 뭐 그런 얘기였어요.그런데 알고 보니 아무도 안본다 생각한 가출한 소녀.그 엄마도 아빠도
그날 그 개를 엄청 찾았던것.서로 얘길 안해 오해가 깊어진 거죠.
재미있으셨나요?..^^
^ ^
새 해 아침 첫 선물이 책 얘기라..
좋네요..
커피를 갈았어요.방금...케냐AA..한잔..드실래요?^^


파란놀 2015-01-01 13:11   좋아요 0 | URL
그장소 님이 읽으신 그 책이
오래도록 가슴이 남았으니
그 책도 아름다운 징검다리 구실을 하는구나 싶어요.
새해 첫날 느긋하면서 아름답게 누리셔요~
커피 한 잔 고맙습니다~~ ^^

[그장소] 2015-01-01 13:35   좋아요 0 | URL
아이가 있기전부터 동화도 만화도 즐겨 봤어요. 다만 집엔 어릴 때도 TV는 없었죠.아주 나중에 잠깐 생겼다..그나마도
다시 라디오로 올라갔어요. 습관이 참 무서워요.지금도 TV는 필요를 못느껴요.
긴 시간..책이 거의 제 시간..대부분이고요..
덕분에 책읽는 기억을 되새겨요..더 오래
기억 하겠지요..제가 더 고마울 일.!
감사 합니다. o(^-^)o
오후 너그럽게 넘기는 시간 되시길~~~~~♬♩

파란놀 2015-01-02 02:31   좋아요 0 | URL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나 신문 같은 매체는
우리한테 자꾸 `유행`이나 `사건 사고` 같은 소식에 얽매이도록 할 뿐 아니라,
생각을 안 하고 빨려들도록 이끌지 싶어요.

이와 달리 책은 우리가 스스로 고르고 마음을 써야
비로소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요.

동화와 만화는 아이만 읽는 책이 아니라
눈높이를 크게 낮추어 누구나 읽어서 이야기를 먹도록 엮은
멋있는 책이라고 느껴요.

언제나 스스로 찾고 지으면서 가꾸는 이야기를
즐겁게 누리셔요~~

[그장소] 2015-01-02 03:49   좋아요 0 | URL
이런..표현을 허락해 주신다면...즐거워 (잠깐 시간을 잊었을 정도니..)미치겠어요. 헌데,혼자 그동안 책에대한 감상을 품고 살았으니...서러웠구나..안타깝고. 그래서
라푼젤 마냥 스스로 성 꼭대기에 올라 긴 머릴 싹둑 자르고는 아무도 없네..하고 있었고, 나... 함께살기 님처럼 동화같은 마음였다면 진즉 내려와 수 풀에 발목을 적시며 이슬 털어내는 기쁨을 알고도 남았을것을..아무것도 아닌 그 저 책..! 쓰기도 아닌 읽기를 하며 뭘 그리 오만방자 했나..고독하다. 노래하면서...

그래요.알아버려서..후련하고 일견 아늑하던
고성의 한 때가 그리울 날 . 있을지도 모르지만..지금은 이 많은 더불어 & 함께..
를 미친 듯 즐기겠습니다. 어느 날 이 풀 밭위의..한가로운 식사가 덧없이 끝나더라도...지금은..차곡차곡 기쁨을 쌓고
나눌테입니다...당신과도 함께..하기를
정중히 미친듯 청하며...그럼..
달 속에 해를 ..품은 꿈을...꾸는 깊은 잠.
굿--나잇! ㅠ_ㅠ

파란놀 2015-01-02 04:32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고맙습니다 ^^
이 깊은 밤과 새벽에
도란도란 책 하나를 놓고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삶이란
참으로 아름답구나 싶어요.

느긋하면서 아늑하게 꿈을 짓고 누리셔요~ 고맙습니다 ^^
 

작은아이가 잠들기 앞서



  마을 어귀 빨래터를 치우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서 빨래를 하는데, 작은아이가 누나 밥그릇에 있던 메추리알을 손으로 살짝 집어서 “보라 먹어도 돼?” 하고 묻는다. 빙그레 웃으면서 먹고 싶다는 작은아이한테 “안 돼.” 하고 말하니,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운다. 빨래를 하느라 손을 쓸 겨를이 없다고 할 만하지만, 빨래를 살짝 그친 뒤 ‘메추리알이 먹고 싶구나? 기다리렴. 그 메추리알은 누나 몫이니 두고, 네 몫은 따로 그릇에 담아 줄게.’ 하고 말하면 얼마나 사랑스러우면서 즐거웠을까. 빨래를 마치고 나와서 작은아이를 들여다보니 낮잠에 빠져들었다. 새근새근 잠들기 앞서 메추리알을 하나 더 먹고 싶었나 보다. 아무쪼록 꿈에서는 메추리알바다를 헤엄치기를 빈다.


  낮잠을 달게 자고 일어난 작은아이한테 메추리알조림을 다시 끓여서 밥그릇에 담아 건넨다. 4347.12.3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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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12-31 22:37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올 한해도 좋은 글들과 사진들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마음속에 품으신 사랑의 꿈~ 한껏
이루시길 빕니다~*^^*

파란놀 2014-12-31 22:58   좋아요 0 | URL
아아, 고맙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늘
너그럽고 따사로운 마음이 되어
올 한 해뿐 아니라
새로운 한 해에도
아름다운 삶 누리시기를 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