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람, 재일조선인 1세가 겪은 20세기 (백종원) 삼천리 펴냄, 2012.9.14.



  학교에서 ‘역사’라는 과목을 가르친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시험문제에 맞추어 정치집권자 발자취 언저리에서 맴도는 ‘기록’을 외우도록 하는 얼거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살아온 나날을 가르치는 역사는 학교에 없고, 마을과 고장이 태어나 이어진 흐름을 보여주는 역사는 학교에 없으며, 이웃과 사랑스러운 꿈으로 어깨동무를 하는 보금자리를 밝히는 역사는 학교에 없다. 학교에서는 ‘죽은 기록’을 가르칠 뿐인데, 이를 ‘역사’라는 이름을 덧씌운다고 할까. 《조선사람》이라는 책을 읽는다. 이 책을 쓴 사람은 ‘한국(또는 조선)’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살아가는 숨결로 역사를 바라본다. 몸으로 겪은 지난날을 덤덤하게 보여준다. 몸으로 겪거나 가로질러야 했던 1900년대가 이녁한테 어떤 발자국이었는지 가만히 밝힌다. ‘학교 역사 과목’은 시험문제로 기울어졌다면, 《조선사람》은 이 땅에서 태어나 살던 사람이 스스로 남긴 이야기라고 할 만하다. 4348.2.2.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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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람- 재일조선인 1세가 겪은 20세기
백종원 지음 / 삼천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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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이야기 하나 적어 봅니다.

'부르다' 이야기를 놓고 이를 어떻게 갈무리하면 좋을까 하고
여러 달 생각을 기울인 끝에
오늘 드디어 글을 마무리지었습니다.

밑글은 열 해 앞서 썼는데
그 뒤 보기글을 더 모으지 않았습니다.
더 모을까 싶다가도 
어쩐지 굳이 더 모으고 싶지 않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부르다'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를 놓고
여러모로 헤맸기 때문입니다.

'한국말을 잘 살려서 쓰는 보기'로도 볼 수 있는 터라
이를 풀기가 만만하지 않았는데,
이제 실마리와 실타래를 풀었습니다.

이렇게 글 하나를 끝내고 보니,
어쩐지 기운이 탁 풀리네요.
다음 이야기도 갈무리해야 할 텐데
아무래도 조용히 한숨을 쉰 뒤에
차근차근 다시 일손을 잡아야겠구나 싶습니다.

'부르다'가 끝났으니 '불리다'를 해야겠고 ^^;;;;;
'그/그들'과 '저희' 같은 말마디를
올바로 쓰는 이야기를 차근차근 갈무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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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215) 부르다 1


뭐든지 저질러 놓고 보자는 메리의 생각은 팀 전체의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부르기 때문이다

《야마모토 토시하루/문종현 옮김-세상에서 가장 수명이 짧은 나라》(달과소,2003) 121쪽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부르기 때문이다

→ 운영이 어렵도록 하기 때문이다

→ 운영이 안 되도록 하기 때문이다

→ 운영이 크게 어긋나도록 하기 때문이다

→ 꾸릴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다

→ 꾸리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 꾸리기 힘들도록 하기 때문이다

 …



  1958년에 나온 《중사전》(한글학회 펴냄)을 보면 ‘부르다’를 다섯 가지로 풀이합니다. “1. 소리를 쳐서 남을 오라고 하다 2. 글이나 또는 기호로써 알려서 사람을 청하여 오게 하다 3. 물건의 값을 말하다 4. 이름을 외치다 5. 소리를 내서 노래를 하다” 1940년에 나온 《조선어사전》(문세영 엮음)을 보아도 이 다섯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부르다’에 두 가지 쓰임새가 새로 생겼다고 합니다.


ㄱ. 어떤 방향으로 따라오거나 동참하도록 유도하다

  - 조국이 우리를 부른다 / 푸른 바다가 우리를 부른다

ㄴ. 어떤 행동이나 말이 관련된 다른 일이나 상황을 초래하다

  - 화는 또 다른 화를 부른다 / 피는 피를 부르기 마련이다


  문학을 하는 이들이 ㄱ처럼 쓰기에 “어느 곳으로 이끈다”는 뜻으로 ‘부르다’를 쓰는구나 싶습니다. 예부터 한국사람은 “나라가 우리를 오라고 한다”라든지 “나라가 우리더러 오라고 외친다”처럼 썼어요. “바다가 우리를 부른다” 같은 말마디도 ‘부르다 1’처럼 썼다고 해야 옳구나 싶습니다. 말뜻 그대로 “오라고 하다”라는 뜻으로 쓰는 ‘부르다’입니다. 이 같은 쓰임새로 뜻을 넓힐 만하리라 봅니다.


  ㄴ을 살피면, 예부터 ‘일으키다’라는 낱말을 따로 썼으니 ‘부르다’를 ㄴ처럼 쓸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학문을 하거나 번역을 하는 이들이 ‘일으키다’를 올바로 쓰지 않으면서 ㄴ 같은 쓰임새가 퍼지는구나 싶습니다. ‘부르다’를 잘못 쓰는 자리는 바로 ㄴ이라고 할 만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부르다’라는 한국말을 풀이하면서 ‘초래(招來)’라는 한자말을 씁니다. “불러서(招) 온다(來)”는 소리입니다. 그러니까, 한자말 ‘초래’를 쓰면서, 이 낱말을 한국말로 ‘부르다’나 ‘불러오다’로 풀이한 셈입니다. 이밖에 ‘환기(喚起)’를 ‘불러일으킨다’로 옮기고, ‘소집(召集)’을 ‘불러 모으다’로 옮기는 지식인이거나 학자입니다.


  사회와 문화가 달라지면 말도 달라지기 마련이니, ‘부르다’라는 낱말에도 얼마든지 새로운 뜻이 붙을 만합니다. 그러나, 한국사람 스스로 한국말을 갈고닦으면서 넓히는 뜻이나 쓰임새가 아니라면 곰곰이 돌아볼 노릇입니다. 영어나 한자말을 잘못 옮기면서 퍼지는 뜻이나 쓰임새라면 찬찬히 되새길 노릇입니다. 왜냐하면, 한국말은 한국말일 뿐, 한자말이나 영어나 일본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말사전을 더 살피면, 한자말 ‘초래(招來)’를 “1.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함 2. 불러서 오게 함”으로 풀이합니다. ‘초래’ 둘째 뜻풀이가 한국말에서 잘못 쓰인다고 밝혔는데, ‘초래’ 첫째 뜻풀이도 얄궂습니다. “결과를 가져오게 함”은 한국말이 아닙니다. “결과가 나타나게 함”이나 “결과가 나오게 함”이나 “결과가 있게 함”처럼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결과나 결말은 ‘가져오지’ 않습니다. 결과나 결말은 ‘나타나’게 하거나 ‘나오’게 하거나 ‘있’게 합니다.


 화는 또 다른 화를 부른다

→ 화는 또 다른 화로 이어진다

→ 화는 또 다른 화가 된다

→ 화는 또 다른 화로 흐른다

 피는 피를 부르기 마련이다

→ 피는 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 피는 피로 되기 마련이다

→ 피는 피로 흐르기 마련이다


  싸움은 또 다른 싸움으로 이어집니다. 웃음은 또 다른 웃음으로 이어집니다. 노래는 또 다른 노래가 되고, 춤은 또 다른 춤이 됩니다. 이제는 ‘부르다’라는 낱말도 ‘이어지다·되다·흐르다’처럼 쓸 만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만,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쓰는 결부터 제대로 살핀 뒤에 천천히 쓰임새를 넓힐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말을 서양말이나 한자말이나 일본말처럼 얄궂게 쓰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4337.5.7.쇠/4348.2.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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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저질러 놓고 보자는 메리는 모둠을 꾸리기에 어렵도록 하기 때문이다

뭐든지 저질러 놓고 보자는 메리는 모둠을 꾸릴 적에 크게 어긋나게 하기 때문이다

뭐든지 저질러 놓고 보자는 메리 생각은 팀 전체를 운영하기 어렵도록 하기 때문이다


“메리의 생각은”은 “메리 생각은”이나 “메리는”으로 다듬습니다. “팀(team) 전체(全體)의 운영(運營)에”는 “팀 전체를 운영하기에”로 손보면 ‘-의’를 덜 수 있고, 더 마음을 기울여 “모둠을 꾸리기에”로 손볼 만합니다. “심각(深刻)한 차질(蹉跌)을”은 “크게 어렵도록”이나 “크게 어긋나도록”으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365) 부르다 2


그는 자신의 ‘젊은 날의 기념물’이라고 부르는 굵은 대나무를 늘 가지고 다녔다 … 고대 인도에는 아슈람이라 부르는 숲 속 학교가 있었다

《하진희-샨티니케탄》(여름언덕,2004) 19, 35쪽


 젊은 날의 기념물이라고 부르는 굵은 대나무

→ 젊은 날 기념물이라고 하는 굵은 대나무

→ 젊은 날을 기념하는 것이라는 굵은 대나무

→ 젊은 날 발자취로 삼는 굵은 대나무

 아슈람이라고 부르는 숲 속 학교

→ 아슈람이라고 하는 숲 속 학교

→ 아슈람이라는 숲 속 학교

 …



  한국말 ‘부르다’는 “이름을 외치다”를 뜻하는 자리에 씁니다. “이름을 붙이다”를 뜻하는 자리에는 ‘부르다’를 쓰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보기글에서는 “(무엇)이라고 하는”으로 바로잡아야 올바릅니다. 또는 “(무엇)으로 삼는”으로 바로잡습니다. 숲 속 학교 이름을 밝히려고 하는 자리라면 “아슈람이라는 숲 속 학교”처럼 단출하게 적을 수 있습니다. “한국이라고 하는 나라”나 “한국이라는 나라”처럼 쓰는 말투를 헤아리면 됩니다. 4337.10.26.불/4348.2.1.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는 스스로 ‘젊은 날 기념물’이라고 하는 굵은 대나무를 늘 가지고 다녔다 … 옛 인도에는 아슈람이라는 숲 속 학교가 있었다

그는 스스로 ‘젊은 날 발자취’이라고 하는 굵은 대나무를 늘 가지고 다녔다 … 옛 인도에는 아슈람이라 하는 숲 속 학교가 있었다


‘자신(自身)의’는 ‘스스로’로 다듬고, “젊은 날의 기념물(紀念物)”은 “젊은 날 기념물”이나 “젊은 날 발자취”로 다듬습니다. ‘고대(古代)’는 ‘옛’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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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함께 읽는 책



  만화책이든 동화책이든 문학책이든, 어느 책은 ‘표현이 너무 지나쳐’서 차마 아이한테 보여주기 어렵습니다. 이를테면, 싸움터를 아주 낱낱이 그리면서 죽거나 다치는 끔찍한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 있어요. 살섞기를 낱낱이 보여주려고 하는 책도 있어요. 학교에서 괴로운 아이들을 보여주는 책이라든지, 동무끼리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 있어요. 이런저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이런저런 끔찍하거나 그악스럽거나 지나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지 아리송하곤 합니다.


  어느 책은 끔찍하거나 그악스럽거나 지나친 모습이 하나도 없이 아름다이 흐릅니다.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될 모습은 안 보여주면서 ‘함께 나눌 이야기’를 더욱 깊고 넓게 파고들면서 넉넉히 보여주는 책이 있습니다. 이때에 가만히 생각을 기울입니다. ‘이야기 하나’를 알려주려고 온갖 끔찍한 모습을 끌어들이는 책이 있고, ‘이야기 하나’를 나누려고 사랑스러우면서 따사로운 숨결을 풀어내는 책이 있으면, 어느 책을 ‘아이와 함께 읽을’ 만한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알려주려고 싸움터에서 죽는 갖가지 끔찍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요. 전쟁터에서 사람이 얼마나 그악스럽게 뒤바뀌는지 보여주면서 총질과 칼질과 주먹질을 보여준다든지, 가시내를 괴롭히거나 들볶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아닌 평화로 삶을 짓는 사람들이 얼마나 착하고 참다운가를 보여주면서 ‘평화로 나아갈 때에 삶이 빛난다’는 이야기를 조용히 깨우칠 수 있습니다.


  ‘끔찍한 표현’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것을 살피면서도 배울 만합니다. 그렇지만, 가만히 헤아려 보면, ‘끔찍한 표현’은 자꾸 더 ‘끔찍한 표현’으로 잇닿지 싶어요. ‘끔찍한 표현’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은 자꾸 더 ‘끔찍한 길’로 가는구나 싶어요.


  문학은 어떠할 때에 문학일까 궁금합니다. ‘표현 기법’을 살리거나 북돋우는 일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표현 기법에 얽매여 막상 ‘이야기’하고는 자꾸 멀어진다면, 이러한 문학은 어린이와 어른한테 얼마나 빛과 바람과 숨결이 될 만한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함께 나아갈 길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함께 지을 삶을 찬찬히 살필 줄 아는 어른문학이 되고 어린이문학이 될 수 있기를 빕니다. 어린이책이면서도 어린이와 보기 힘든 책이 많고, 어른책이라지만 어린이와 함께 보면서 웃고 노래할 만한 책이 많습니다. 4348.2.1.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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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란디의 생일 선물 (안토이노 에르난데스 마드리갈·토미 드 파올라) 문학동네 펴냄, 2009.5.12.



  숲을 사랑하면서 흙을 가꾸는 사람들은 풀내음을 맡으면서 나무와 이웃을 한다. 풀에서 얻은 실로 옷을 짜고, 풀열매로 밥을 삼으며, 풀꽃을 머리에 꽂으니 하늘님이 따로 없고 꽃님이 다시 없다. 살결도 머리카락도 모두 고운 숲사람이다. 지구별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 몸과 머리카락과 살결이다. 그런데, 두 손에 풀과 꽃이 아닌 칼과 총을 쥐면서 그만 아름다움을 잃는다. 두 손에 문명과 문화를 들면서 그만 아름다움을 잊는다. 그림책 《에란디의 생일 선물》을 읽는다. 스스로 짓는 아름다운 삶을 누리는 어머니와 아이가 나온다. 두 사람은 언제나 정갈하면서 사랑스러운 하루를 누린다. 이런 두 사람한테서 따스함과 넉넉함을 앗으려고 하는 이는 누구인가. 그래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고, 다시 자라는 머리카락처럼 마음은 튼튼하고 야무지게 거듭날 테지. 4348.2.1.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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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ndi's Braids (Paperback)
토미 드 파올라 그림, 안토니오 에르난데스 마드리갈 글 / Puffin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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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란디의 생일 선물
안토니오 에르난데스 마드리갈 글, 토미 드 파올라 그림, 엄혜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5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2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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