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는 어디에서나 달리지



  읍내마실을 한다. 사름벼리는 집에서도 신나게 달리고, 읍내에서도 신나게 달린다. 주머니에 온갖 놀잇감을 집어넣고 나오느라 한 발 두 발 폴짝폴짝 뛸 때마다 우수수 떨어진다. 벼리야 그것 다 아버지 주렴 네 가방을 챙겨서 넣었어야지. 사름벼리는 주머니가 홀가분하니 이제부터 마음껏 달린다. 진작 그랬어야지. 주머니에 괜히 이것저것 넣느라 네가 너답게 달리지도 못했구나. 4348.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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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으면


  시집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시는 언제나 노래가 되어, 마음을 따사롭게 밝히는 이야기가 되는구나 싶곤 해요. 그러면, 모든 시가 언제나 노래가 될까요? 네, 모든 시는 언제나 노래가 됩니다. 잘난 시가 없고 못난 시가 없습니다. 대단한 시가 없고 대수롭지 않은 시가 없습니다.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나 풀잎을 흔들어야 노래이지 않습니다. 빗길에 택시가 엄청나게 내달리면서 물을 튀기는 소리는 노래가 아니지 않습니다. 아기가 젖 달라고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도 노래입니다. 빨래를 비비고 헹구는 소리도 노래입니다. 라디오에서 흐르는 광고도 노래이고, 시곗바늘이 똑딱똑딱 움직이는 소리도 노래입니다. 노래로 여겨 받아들일 수 있으면 모두 노래입니다. 노래로 여기지 못해서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예 텅 빈 가슴입니다.

  시를 읽으면서 마음이 따사롭게 거듭나는구나 하고 느끼는 까닭은, 훌륭한 시를 읽기 때문이 아닙니다. 훌륭하구나 싶은 시를 읽으면 새로운 것을 한 가지 깨우치기는 하지만, 훌륭하지 않구나 싶은 시를 읽더라도 새로운 것을 한 가지 깨우칩니다. 어느 시를 읽든 참말 무엇이나 다 깨우쳐요. 왜냐하면, 삶이거든요. 시는 삶을 노래하려는 몸짓이거든요.

  나는 시를 씁니다. 나는 내가 나한테 읽히면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을 시를 씁니다. 우리 삶을 노래할 이야기를 손수 짓고, 우리 삶을 사랑하는 길에 나아갈 꿈을 손수 일굽니다. 4348.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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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4월 큰배움길 (2015.2.3.)


  다가오는 4월에 ‘큰배움길’이 있다. 이 자리에는 우리 네 식구가 함께 가려 한다. 그래서 그림을 그린다. 네 식구를 나타내는 바람결 같은 구름을 그리되, 우리가 나아가려는 큰배움길을 이끄는 ‘ㄹㅌ’를 한복판에 그린 뒤, 우리 네 식구가 기쁘게 하늘을 함께 가르는 모습을 빚는다. 우리는 모두 바람 타고 간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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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5.2.3. 큰아이―어머니랑 나랑


  큰아이가 어머니랑 저를 그림으로 담는다. 큰아이가 그린 그림을 아버지한테 들려주는 동안 작은아이는 “보라는? 보라는 어디 있어?” 하고 묻는다. 모든 그림에 보라 네가 꼭 들어가야 하니? 네 누나는 어머니하고 둘이 오순도순 놀고 싶을 때도 있지. 그림에 네 식구를 모두 담을 때가 있고, 그림에 누나만 혼자 덩그러니 씩씩하게 나올 때가 있어. 보라 너도 네 그림에 너랑 아버지만 담고서, 누나더러 누나 그림에 네가 꼭 나오기를 바라는구나. 네 누나는 어머니랑 둘이서 온갖 빛깔 포도가 열리는 나무 밑에서 즐겁게 논다고 하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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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90] 끌어들인다


  노래하는 내 곁에 노래하는 새
  춤추는 내 곁에 춤추는 바람
  꿈꾸는 내 곁에 꿈꾸는 동무


  좋아하는 먹을거리를 즐겁게 누리면 몸이 아프지 않아요. 그런데, 좋아하는 먹을거리를 누리다가도 ‘당뇨병’ 같은 이름을 떠올리면 참말 이러한 것이 찾아와요. 좋아하니까 먹는다기보다, 내 몸이 바라기에 먹을 뿐이고, 어느 것을 먹든 즐겁게 여겨서 맞아들이면, 내 몸은 늘 아름답고 튼튼할 수 있어요. ‘몸에 아주 좋다는 먹을거리’를 먹기에 몸이 튼튼하거나 아름답거나 좋지 않아요. 어느 것을 먹더라도 내 마음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달라져요. 이러한 결을 바라볼 수 있을 때에, 비로소 깨어납니다. 4348.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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