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찾아온 행운 (엘리자베스 허니) 제삼기획 펴냄, 2003.6.17.



  고래를 본 일이 있니? 맨눈으로 바다에서 고래를 만난 일 있니? 사진이나 책이나 영화나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이 아닌, 바다에서 바닷바람을 쐬면서 새파란 물결을 헤치면서 새파란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고래를 마주한 일 있니? 아직 없다면, 그림책 《나에게 찾아온 행운》을 읽어 볼 노릇이다. 바다에서 누릴 수 있는 어마어마하면서 놀랍고 새로운 기쁨이란 무엇인지,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신나게 웃고 노래하면서 생각할 일이다. 4348.2.6.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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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찾아온 행운
엘리자베스 허니 글 그림, 김은정 옮김 / 제삼기획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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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좋은 시외버스



  시외버스는 책을 읽기 퍽 좋다고 새삼스레 느낀다. 이제 시외버스에서 ‘멀미를 어떻게 안 할 수 있는가’를 알았기에, 시외버스에서 기쁘게 글을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책도 예전보다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다만, 아이들을 데리고 시외버스를 타면 아이들과 노느라 바빠서 책을 손에 쥘 겨를이 없다. 참말 아이들과 노는 일이 더 즐거우니, 굳이 책에 손이 안 간다. 시외버스를 여러 시간째 달리다가 어느덧 아이들이 잠들면, 이때에 비로소 책을 살짝 손에 쥔다.


  멀미를 생각하니 멀미가 난다. 멀미를 생각하지 않으니 멀미가 안 난다. 즐겁게 아이들과 노니, 집에서도 시외버스에서도 즐겁다. 즐겁게 책을 손에 쥐니, 어느 책을 펼치든 즐거운 이야기가 흐른다. 그러니까, 꼭 시외버스가 아니어도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셈이요, 굳이 책이 아니어도 삶을 읽거나 이웃과 만나는 기쁨을 누릴 만하다. 4348.2.6.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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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45) 쾌재


겉으로는 별것 아닌 듯이 행동했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미리암 프레슬리/유혜자 옮김-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사계절,1997) 61쪽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 속으로는 기뻐서 소리를 쳤다

→ 속으로는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 속으로는 야호 하고 외쳤다

 …



  “잘되어 만족스럽게 여겨 내는 소리”를 가리킨다는 ‘쾌재’입니다. ‘만족(滿足)’은 “마음에 흡족함”을 가리킨다 하고, ‘흡족(洽足)’은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넉넉하여 만족함”을 가리킨다 합니다. 그러니 ‘만족 → 흡족 → 만족’인 꼴이 되어, 무슨 뜻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여러 한자말 풀이를 살피면서 ‘만족 = 넉넉함’인 줄 헤아릴 만합니다.


  마음에 넉넉한 모습을 돌아봅니다. 즐겁거나 기쁘거나 좋다고 할 적에 마음에 넉넉할 테지요. 그러니, 한국말로는 “즐거워 소리치다”나 “기뻐서 소리치다”처럼 쓰는 말마디를 한자말로는 “쾌재를 부르다”처럼 쓰는 셈이로구나 싶습니다.


 인생의 쾌재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 삶이 기쁘다고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 기쁜 삶을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 삶을 기뻐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삶이 기뻐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쁠 적에는 ‘야호’나 ‘이야’ 같은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옵니다. 기쁘기에 이 같은 소리가 샘솟습니다. “기뻐서 소리치다”라 말할 수 있고, “기뻐서 외치다”라 말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얼거리로 “기뻐서 노래하다”나 “기뻐서 춤추다”라 말해도 잘 어울립니다.


  더 살피면, 한 낱말로 ‘기쁜소리’나 ‘기쁜말’이나 ‘기쁜노래’처럼 적어도 됩니다. 기뻐서 하늘로 날아갈 듯한 느낌을 한국말로 살뜰히 나타내는 길을 즐겁게 그려 봅니다. 4348.2.6.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겉으로는 아무것 아닌 듯이 있었지만 속으로는 기뻐서 소리를 쳤다


‘별것(別-)’은 ‘아무것’으로 손보고, ‘행동(行動)했지만’은 ‘했지만’이나 ‘움직였지만’이나 ‘있었지만’으로 손봅니다.



쾌재(快哉) : 일 따위가 마음먹은 대로 잘되어 만족스럽게 여김. 또는 그럴 때 나는 소리

   - 쾌재를 부르다 / 인생의 쾌재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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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씻으면서 빨래



  인천에 온다. 큰아버지 댁에서 하룻밤 잔다. 아이들은 새근새근 잔다. 나는 문득 네 시에 잠을 깬다. 어제 하루 내 몸이 퍽 고단했구나 하고 새삼스레 돌아본다. 굳이 더 눕지 않아도 되는구나 싶어서 조용히 일어난다. 큰아버지 곁에 누워서 잠든 아이들 이불깃을 여민다. 씻는방에 들어가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은 다음, 빨래를 천천히 한다. 두 아이가 허물을 벗은 옷을 빨고, 세 사람 양말과 내 바지를 한 벌 빤다. 내 웃옷도 마저 빨아야 하는데, 이따 아이들을 씻기면서 나올 새 빨랫감과 함께 빨자고 생각한다.


  빨래를 마치고 나서 옷걸이에 꿰어 넌다. 내가 내 어버이와 함께 살던 무렵에는 빨래기계가 옷을 빨아 주었다. 그무렵에는 ‘몸을 씻으며 흐르는 물’에 옷가지를 적셔서 곧바로 손빨래를 한다는 생각을 못 했다. 제금을 나서 혼자 살림을 꾸리던 때부터 저절로 이렇게 씻고 빨래를 한다. 누구나 제금을 나서 홀로 지낼 적에는 이러한 몸짓이 될까. 먼 옛날부터 사람들 몸에 밴 버릇이나 삶일까. 곧 동이 트겠구나. 겨울이 거의 저문다. 4348.2.6.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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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처럼 2015-02-07 23:36   좋아요 0 | URL
`제금을 나서`는 무슨 뜻인가요? 그리고 손빨래를 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

파란놀 2015-02-08 04:12   좋아요 1 | URL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는 길에 살림을 따로 나는 일이 `제금`입니다.

빨래는 옛날부터 누구나 손으로 했을 뿐이에요. 그뿐입니다. 삶을 손으로 짓듯이 빨래도 손으로 하지요~

민들레처럼 2015-02-08 10:0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시집 장가를 가다와 비슷한 말이네요. 자꾸 몸이 편해지려고만 하는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파란놀 2015-02-09 18:38   좋아요 1 | URL
시집 장가를 간다고 할 적에는 `그냥 그렇게 짝을 만난다`이고,
`제금`을 난다고 할 적에는,
나이와 얽매이지 않고
`홀로서기`를 하도록 스스로 일어선다는 뜻입니다 ^^
 

우리집배움자리 7. 우리 모두 인사해



  시골에서 읍이나 면에 볼일을 보러 가다가 ‘인사하는 아이’를 곧잘 만난다. 도시에서는 이런 인사를 거의 받은 적이 없는데, 시골에서는 아이들이 곧잘 인사를 한다. 그러면 나도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숙여서 인사를 받는다. 곰곰이 생각하니, 우리 집 아이들도 누구를 만나건 길에서 흔히 인사를 한다. 우리 옆을 지나가던 할머니나 할아버지나 아줌마나 아저씨는 아이들 인사를 받고는 깜짝 놀라며 웃음을 환하게 지으며 고마워 하기도 하고, 못 들은 척하거나 못 듣는 어른도 있다. 그런데, 아이들 인사를 받는 어른을 보면, 하나같이 ‘밝은 낯’이 된다. 처음 보는 뉘 집 아이가 인사를 하는지 모를 노릇이지만, 인사말 한 마디가 서로 마음을 여는 따사로운 숨결이 된다. 말 한 마디로 사랑이 흐르는 셈이고, 말 두 마디로 무지개가 놓인 셈이다. 겉모습이 아닌 마음을 읽으면서 기쁘게 인사를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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