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54. 옷 한 벌



내 옷은 동생이 물려입고

동생 옷은 아기가 자라

까르르 웃으며 물려입고

아기 옷은 먼 뒷날

새 아기 태어나면

고이 물려입다가

천천히 흙으로 돌아간다.

그래, 우리가 입는 옷은

모두 흙에서 왔구나.

밥도 집도 옷도

몽땅 흙에서 태어나고 자라

우리한테 찾아왔구나.



2015.1.7.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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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우산 내 친구는 그림책
아만 기미코 글, 다루이시 마코 그림, 곽혜은 옮김 / 한림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78



하늘을 마시는 아이들

― 하늘 우산

 아만 키미코 글

 다루이시 마코 그림

 곽혜은 옮김

 한림출판사 펴냄, 2007.5.15.



  우리 집 아이들은 비가 오는 날에 맨몸으로 비를 맞으며 놀기를 즐깁니다. 우산을 뒀다가 무엇을 하니 하고 물어도 까르르 웃으면서 비를 맞습니다. 비가 온 오는 날에 괜히 우산을 펴면서 빙글빙글 돌리면서 노래합니다. 얘들아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에 웬 우산이니 하고 물어도 헤헤헤 웃으면서 우산놀이를 합니다.


  그러고 보면, 아이들은 한겨울에도 바람주머니르 후후 바람을 넣습니다. 바람주머니를 탱탱하게 한 다음 마룻바닥에 놓고는 바람주머니를 타고 콩콩 뜁니다. 마룻바닥이 마치 냇물이라도 되는듯이 여깁니다. 얘들아 바람주머니를 마룻바닥이나 방바닥에서 굴리면서 밟지 말고, 여름에 골짜기에 가서 놀아야지 하고 말해도 빙그레 웃을 뿐, 이 놀이를 그치지 않아요. 이러다가 끝내 바람주머니에 구멍을 내지요.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온 뒤 새로운 여름이 오면 이제 바람주머니가 없어서 맨몸으로 골짜기에 가야 할 테지요.



.. 엄마는 분홍 우산을 펼치며 말했어요. “이 우산 예쁘다. 이걸로 살까?” 나는 대답했어요. “파란 우산이 좋아요. 날씨 좋은 날의 하늘 빛깔 같잖아요.” ..  (4쪽)




  놀이터에 갑니다. 도시에서는 따로 놀이터에 가야 빈터가 있기에, 놀이터를 찾아서 갑니다. 도시에서는 놀이터가 아니고서는 흙을 밟을 데가 없으니, 놀이터를 살펴서 갑니다. 그런데, 요새는 시골에서도 놀 데가 없어요. 빈터나 풀숲이나 숲정이가 사라지거든요. 냇물이나 골짝물마저 시멘트를 들이부어서 파헤치거든요. 도르르 흐르는 도랑물조차 없는 시골이고, 도랑물이 있어도 논밭마다 농약과 비료를 어마어마하게 치느라 도랑물에 맨발로 들어가서 놀지 못합니다. 예전에는 어른이나 아이 모두 맨발로 일하거나 놀았으나, 오늘날에는 어른도 아이도 맨발로는 좀처럼 안 다닙니다.


  놀이터에 제법 너른 흙땅이 있어 두리번거리면서 나뭇가지를 찾습니다. 길바닥에 나뭇가지가 구르는 곳은 찾아보기 어려운데, 놀이터를 둘러싸고 나무가 몇 그루 있어서 나뭇가지가 조금 있습니다. 나뭇가지를 주워서 흙바닥에 금을 긋습니다. 놀이판도 그리고 그림도 그립니다. 종이에 연필로 그림을 그릴 적에는 작은 그림만 그렸다면, 너른 땅바닥에 나뭇가지로 그림을 그릴 적에는 아주 커다란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내 몸보다도 크고, 우리 집보다도 큰 그림을 신나게 그립니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여러 어린이 모습을 그림으로 실컷 그립니다.





.. 노래를 부르며 우산을 풍차처럼 돌렸어요. 빙글빙글 빙그르르 빙글빙글 빙그르르 우산을 돌리며 노래 불렀어요. “내 우산은 하늘빛. 빗줄기 속에서도 포근해.” ..  (8쪽)



  아만 키미코 님이 글을 쓰고, 다루이시 마코 님이 그림을 그린 《하늘 우산》(한림출판사,2007)을 읽습니다. 하늘을 마시면서 하늘처럼 노는 아이가 나오는 맑은 빛깔 그림책을 읽습니다.


  그림책을 보면, ‘하늘아이’라 할 만한 아이는 하늘빛 우산을 쓰고 하늘노래를 부릅니다. 우산을 쓰고 숲으로 가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이 그림책을 펼쳐서 읽는 우리 집 큰아이도 노래를 부릅니다. 그림책 아이가 하늘노래를 부르면서 하늘마음이 되듯이, 그림책을 읽는 우리 집 큰아이도 하늘아이가 되면서 하늘노래를 불러 하늘마음으로 거듭납니다.



.. 문득 올려다보고는 깜짝 놀랐어요. “우와, 굉장해.” 내 우산이 쭉쭉 쭉쭉 넓게 펼쳐지는 거예요. “이 우산은 하늘 우산이었구나.” ..  (20쪽)




  아이들 가슴에는 하느님이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가슴에 하느님을 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하늘숨을 마시고, 하늘빛을 사랑하며, 하늘노래를 부르지요. 아이들은 하늘밥을 먹고, 하늘놀이를 하며, 하늘꿈을 키웁니다.


  그러면 어른은 어떠할까요? 어른도 가슴에 하느님이 있어요. 잘 생각해 보면 다 알 수 있습니다. 어른이라고 하는 사람은 ‘아이가 자란 숨결’이에요. 우리 어른도 모두 아이였어요. 그러니까, 우리 어른 가슴속에도 하느님이 있는데, 우리 어른은 이를 죄 잊거나 잃었다고 해야지요. 어른이 되어도, 나이 마흔이나 예순이 되어도, 일흔이나 여든이나 아흔 살이 되어도, 어른들 누구나 가슴속에 깃든 하느님을 깨워서 하늘숨을 마시고 하늘노래를 부르면서 하늘살이를 이 땅에서 누릴 수 있어요.



.. 모두들 무지개를 보느라 정신이 없을 때 나는 살짝 우산을 접었어요. 그때 귓가에서 후훗 하는 작은 소리가 들렸어요. 와! 우산이 웃고 있어 ..  (30쪽)



  그림책 《하늘 우산》에 나오는 아이는 우산이 후훗 하고 웃는 소리를 듣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해님이나 나무나 풀이나 꽃이나 돌이 들려주는 소리를 듣습니다. 나도 달님이나 별님이나 냇물이나 열매나 볍씨가 들려주는 소리를 듣습니다. 가방이 나한테 말을 걸고, 책과 옷과 빨래비누가 나한테 말을 겁니다. 모두 우리 이웃이에요. 서로서로 언제나 동무입니다. 너는 나한테 살가운 벗이고, 나는 너한테 따사로운 이슬떨이요 길잡이입니다.


  바람이 흘러 구름이 마실을 갑니다. 해가 뜨면서 꽃송이가 벌어집니다. 달이 이울면서 밤새가 노래합니다. 풀잎이 스러지면서 풀벌레가 울고, 개구리가 깨어나면서 뱀도 함께 깨어나요. 빗물을 타고 모래가 바다로 나들이를 가고, 나무뿌리를 움켜쥔 커다란 바위가 오랜 나날 우리 곁에서 상냥하게 웃습니다.


  하늘을 마시는 아이들 곁에서 하늘을 마시는 어른들이 춤을 춥니다. 하늘을 마시는 아이들과 함께 하늘을 마시는 어른들이 기쁘게 밥을 짓고 옷을 지으며 집을 짓습니다. 다 같이 말을 짓고, 생각을 지으며, 사랑을 짓습니다. 4348.2.9.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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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5-02-09 20:45   좋아요 0 | URL
와 마치 동화를 듣는 느낌입니다 ㅎㅎ 시골에도 흙이 없다니 좀 충격이네요ㅠㅠ
바람주머니는 혹시 튜브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파란놀 2015-02-09 20:50   좋아요 0 | URL
시골도 논밭이 아니면 모두 시멘트로 덮으니 흙이 없답니다.
게다가 시골 면소재지나 읍내 학교는
도시보다 더 빠르게 인조잔디로 덮어씌워서
흙을 만지자면
`내 땅`이 아니고서는 참으로 힘들어요 ...

내 땅이 아닌 곳은 농약범벅이니 못 만지기도 하고요 ...
 

‘다섯 살 어린이표’는 안 끊어도 되는데



  잘 안다. 다섯 살 어린이는 버스에 탈 적에 따로 표를 안 끊어도 되는 줄 안다. 그러나, 다섯 살 어린이라고 해서 버스표를 안 끊고 타다가, 빈자리가 없다고 하면, 다섯 살 어린이를 시외버스에서 너덧 시간 무릎에 앉히고 가야 한다. 다섯 살 아이한테 ‘빈자리표’나 ‘빈표’라는 이름으로 따로 표를 주지 않는다면, 다섯 살 아이도 똑같이 돈을 치러서 표를 끊어야 한다. ‘빈자리가 있으면 그냥 태워도 된다’고 말하지 말고, 빈자리가 있든 없든 다섯 살 어린이가 앉을 자리를 ‘빈표’로 주어야지. 전철에서도 어르신한테 ‘경로우대권’이라고 하는 ‘빈표’를 주듯이, 시외버스에서도 어린이한테 빈표를 주지 않는다면, 어버이로서 우리 아이한테 ‘돈표(돈을 내고 받는 표)’를 끊을밖에 없다. 버스 기사님이나 버스역 표파는곳 일꾼께서 우리더러 괜한 표값을 치른다고 ‘말씀’만 해 준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4348.2.9.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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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8기 파워문화블로그로 신청을 한다.

예전에는 이런 활동을 아예 한 적이 없는데

블로그에 글 올리는 일을 그만둘까 하다가

누군가 예스24블로그가 괜찮으니

글을 올려 보라고 넌지시 이야기해서

두 해쯤 지켜보다가 글을 올려 보았고

파워문화블로그라는 활동을 한 번 해 보았는데,

이곳에서는 여러모로 마음을 많이 쓴다고 느꼈다.

그런데, 예스24에서 마음 쓰는 일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

그리 크지 않고 수수하다.

다만, 이러한 마음씀을 다른 데에서 이만큼조차 못한다고 할 만하고,

이만 한 마음씀에는 아예 생각이 없다고까지 할 만하다.


인터넷책방이 큰 자리를 차지하면서

동네책방이 무척 힘들다.

내가 시골 아닌 도시에서 산다면

게다가 시골도 그냥 시골이 아닌 두멧시골에서 사니까 그러한데,

도시사람으로 지낸다면 인터넷책방에서 책을 살 일은 없으리라.

그리고, 내가 인터넷책방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인터넷책방에서만 책을 산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책을 알아보는 눈길이 있으면

모두 즐겁고 아름답게 책을 만나려 할 테지.


아무튼, 예스24뿐 아니라

다른 인터넷책방도

책과 사람 사이를 잇는 아름다운 다리 구실을

슬기롭고 즐겁게 잘 할 수 있기를 빈다.

그저 이런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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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으로 돌아와서 밥짓기



  고흥집으로 돌아와서 맨 처음에 한 일은, 우리 집 나무들한테 인사하기. 이 다음으로는 뒤꼍에서 고양이 주검 묻기. 고흥집을 떠나는 날 고양이 주검 하나를 뒤꼍에서 보았는데 미처 묻지 못했다. 이러고 나서 방으로 들어서는데, 따뜻한 국물을 라면으로 끓일까 하다가 밥을 짓기로 한다. 고흥집을 지킨 곁님이 밥과 반찬을 먹고 싶다고 들려준 말 한 마디에, 라면은 그만두고 밥을 짓기로 한다. 밥이랑 국이랑 반찬 한 가지를 후다닥 마련한다. 작은아이는 밥과 국을 얼마 안 먹으나, 큰아이는 잘 먹는다.


  밥을 지어 밥상을 차리고 보니, 밥짓기는 아무것도 아니다. 라면 한 그릇 끓일 때보다는 품이 조금 더 들지만, 그저 조금 더 들 뿐, 얼마든지 할 만한 일이다. 아무튼 여러 날 몇 사람이 집에 없다 보니 방 온도가 많이 떨어졌다. 집에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이렇게 크게 달라지는구나 하고 다시금 새삼스레 느낀다. 한 사람이 집에 있기만 해도 집은 더욱 따스하고, 두 사람이 집에 있기만 해도 집은 훨씬 포근하며, 세 사람이 집에 있기만 해도 집은 가없이 넉넉하다. 4348.2.9.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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