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148. 2015.2.3. 저녁에 부침개



  아침에는 엊저녁에 먹고 남긴 밥을 볶는다. 저녁에는 새로운 부침개를 부쳐 본다. 오늘은 버섯을 잘게 썰어서 섞는다. 상춧잎도 잘게 썰어서 함께 섞는다. 부침개 빛깔이 내가 좋아하는 대로 잘 나온다. 풀을 더 넣으면 부침개 빛깔은 더욱 푸를 테지. 풀을 썰어서 밥상에 올리면 ‘먹자 먹자’ 노래를 해야 먹으나, 부침개에 풀을 잔뜩 넣으면, ‘먹자’는 말을 한 마디조차 안 해도 남김없이 다 먹는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밥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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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47. 2015.2.2. 부침개를 하자



  새로운 밥을 어떻게 무엇으로 지을까 하고 가만히 생각에 잠기다가 ‘부침개’가 떠오른다. 부침개라면 그냥 부쳐서 먹는 밥이지만,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이름이 끝없이 나온다. 무엇이든 넣어서 살살 섞은 뒤 부칠 수 있다. 그래 부침개야. 좋았어. 두 장을 먼저 소금 간만 해서 부치고, 한 장은 김칫국물과 김치를 조금 넣어서 부친다. 버섯부침개는 아이들이 잘 먹으나 김치부침개는 아이들이 맵다고 못 먹는다. 오늘은 이 만하게 마무리.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밥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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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46. 2015.1.31. 내가 먹으려는 밥



  아이들한테 아침저녁으로 차려서 주는 밥은, 아무래도 내가 먹으려는 밥일 수 있다. 내가 먹으려는 밥을 아이들과 함께 먹으려 한달 수 있다. 내가 새로운 밥을 생각해서 차리려 한다면, 나부터 스스로 새로운 밥을 먹으려 한다는 뜻이고, 늘 똑같은 차림에 늘 똑같은 밥상이라면, 나 스스로 나한테 줄 밥을 새롭게 지으려는 마음이 없다는 뜻이지 싶다. 파프리카를 작게 썰어서 데치면서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밥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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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 (정은혜) 샨티 펴냄, 2015.1.30.



  두려운 사람은 즐겁지 않다. 왜냐하면, 두렵기 때문에 삶을 새로움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새로움이 없기에 즐거움이 있을 수 없다. 그러니까,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삶을 모두 새롭게 받아들이기에, 날마다 즐거움이 피어난다. 두려움은 언제나 다른 두려움으로 이어지고, 새로움은 언제나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미술 치료’를 이야기하는 《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를 읽는다. 글쓴이는 오랜 나날 ‘미술 치료’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느낀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이녁이 한 일은 ‘미술치료’라는 몸짓이었으나, 막상 이녁이 다른 사람들과 마주한 이야기란 ‘삶을 바라보기’이고, 허물이나 껍데기를 벗고 삶을 바라볼 적에 두려움이 모두 새로움으로 바뀌면서, 어느새 즐거움이 된다고 밝힌다. 마땅한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미술’로 남을 고치거나 다독일 수 없다. 따스한 마음이 있어야 남과 손을 잡고서 따스함을 나눈다. 남과 손을 잡을 적에 ‘그림’을 쓰든 ‘사진’을 쓰든 ‘글’을 쓰든 무엇이 대수로우랴. 남을 이웃으로 여길 줄 알고, 남을 동무로 사귈 줄 알면 된다. 남을 남으로만 여긴다면, 나부터 스스로 두려움에 휩싸인다는 뜻이다. 내가 두려움으로 휩싸이는 주제일 적에, 이웃이나 동무로 맞이해야 할 남한테 무엇을 보여주거나 베풀겠는가. 다시 말하자면, 누군가를 ‘치료’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스스로 ‘고쳐야’ 할 곳이 있는 사람이다. 남을 고치려 하는 사람은 나부터 고쳐야 하는 사람이다. 이리하여, ‘아픈 사람’이 눈에 보이는데, ‘내가 스스로 아픈 사람’이 될 때에, 아픈 남들과 동무나 이웃이 되어서, 따사로운 즐거움으로 나아간다. 4348.2.10.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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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 미술 치료사 정은혜의 공감 노트
정은혜 지음 / 샨티 / 2015년 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15년 02월 1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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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83) 삶노래꾼 . 삶노래지기 . 삶노래님


시인(詩人) : 시를 전문적으로 짓는 사람

전문적(專門的) : 어떤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그 일을 잘하는



  ‘시인’이라는 낱말이 쓰인 지 백 해쯤 됩니다. 한국사람이 지은 낱말은 아닐 테지만, 시를 쓰는 이들은 ‘시인’이라는 낱말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한글로 ‘시인’이라고도 쓰지만, 이 낱말이 태어난 나라를 그리면서 ‘詩人’처럼 쓰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는 현대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시’나 ‘詩’를 쓰는데, 지난날에는 ‘시’도 ‘詩’도 쓰지 않았어요. 지난날 사람들은 ‘노래’를 썼어요. 그래서 지난날에는 ‘가객(歌客)’이나 ‘가인(歌人)’ 같은 한자말을 썼지요. 다만, 이러한 한자말은 ‘시골에서 안 지내는 사람’이 씁니다. 이런저런 한자말은 ‘흙을 안 만지는 사람’이 써요. 생각해 보셔요. 시골에서 흙을 만지는 사람은 한자말을 쓸 일이 없을 뿐 아니라, 한자를 주고받을 일도 없어요. 그저 ‘말’을 쓰면서 주고받을 뿐이에요.


  시골에서 흙을 만지면서 삶을 짓는 사람은 ‘입으로 말을 짓’습니다. 따로 글을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골사람이나 흙지기는 ‘입으로 지은 말’을 언제나 입으로 읊고, 입으로 읊을 적에는 언제나 가락이 붙어서 ‘노래’로 흐릅니다. 고전문학이나 현대문학 같은 이름이 없어도, 먼먼 옛날부터 시골사람과 흙지기는 ‘노래’를 손수 짓고 부르고 나누고 주고받으면서 삶을 가꾸었습니다.


 노래 . 삶노래

 노래꾼 . 노래지기 . 노래님

 삶노래꾼 . 삶노래지기 . 삶노래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노래꾼’입니다. 노래를 사랑하면 ‘노래지기’입니다. 노래를 아끼거나 살찌우면서 아이한테 물려준다면 ‘노래님’이라 할 만해요. 이리하여, 이러한 결을 헤아려 오늘날에 ‘시를 쓰는 사람’을 두고 ‘노래지기’나 ‘삶노래지기’ 같은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곰곰이 보면, ‘시’라는 이름으로 쓰는 글은 ‘삶노래’입니다. 삶을 노래하는 글이 바로 ‘시’라 할 수 있거든요. 다시 말하자면, ‘삶노래’를 쓰는 사람이라서 ‘삶노래꾼’이고 ‘삶노래지기’이며 ‘삶노래님’입니다.


  이 얼거리를 헤아리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 가리키는 이름도 새롭게 바라볼 만해요. 이를테면, 살림을 맡는 사람을 두고 ‘살림꾼’이라 하니, ‘살림지기’로 이어지고, 다시 ‘살림님’이 됩니다. 부엌일을 하는 사람을 두고 ‘부엌데기’ 같은 말을 으레 쓰지만, ‘부엌지기’나 ‘부엌님’처럼 새로운 이름을 붙일 수 있어요. 청소를 하는 사람을 ‘청소부’라 하는데 ‘청소꾼·청소지기·청소님’처럼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꾼’입니다. 어느 만큼 일손이 잡혀서 익숙하게 할 적에는 ‘-지기’입니다. 이제 사랑을 가득 담아서 내 일을 아름답게 누린다면, 누구나 ‘-님’이에요. 4348.2.10.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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