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난 딸기풀



  딸기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딸기풀은 겨울에 시들어 죽지 않는다. 겨울을 씩씩하게 나고서 봄에 싱그러운 줄기를 뻗어 잎을 내민다. 찬바람을 잔뜩 먹으면서 겨울을 보낸 딸기풀은 새봄에 부는 포근한 바람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새하얀 꽃을 피워 새빨간 열매를 맺는 꿈을 오랫동안 품에 담고 살았다.


 겨우내 잔뜩 웅크린 딸기풀은 봄볕을 받으면서 천천히 깨어난다. 봄볕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따스한 기운이 줄기와 잎과 뿌리에 가득하면, 새로운 줄기와 잎과 뿌리에 이 기운을 실어 맑은 꽃을 피우고, 맑은 꽃은 벌과 나비를 부르며, 벌나비가 꽃가루받이를 마친 뒤에 올망졸망 아리따운 알맹이를 들과 숲에 잔뜩 내놓아, 봄들과 봄숲을 멋지게 꾸며 준다.


  봄이 무르익을 때에 달콤하게 영그는 딸기알에는 겨울빛과 봄빛이 함께 있다. 겨울숨과 봄숨이 함께 어우러지는 딸기알이다. 이월 막바지에 만나는 딸기풀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봄이 얼마나 기쁜가 하고 마음속에 그림을 그린다. 4348.2.28.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 도서관 겨울유채꽃



  우리 집에는 갓풀만 돋는다. 우리 도서관에는 한쪽에 유채풀이 돋는다. 여린 갓잎은 덜 쏘기에 아이들도 버무리를 잘 먹지만, 갓잎에 까무스름한 기운이 올라올 적에는 아이들이 아직 잘 먹지 못한다. 유채풀은 아이들도 맛나게 먹는다. 아니, 유채풀은 그 자리에서 톡톡 끊어서 입에 넣으면 입안에 아주 시원할 뿐 아니라 목마름이 모두 사라진다. 꽃대가 오르지 않았을 적에도 유채잎을 먹고, 꽃대가 올라도 유채잎을 먹는다. 때로는 꽃도 함께 먹는다. 우리 도서관 한쪽에서 늦겨울볕을 듬뿍 받으면서 샛노랗게 꽃송이를 터뜨리는 유채풀 곁에 선다. 꿀벌 몇이 난다. 싱그러운 꽃잎과 옅푸른 잎사귀를 누리니, 바야흐로 봄 문턱이로구나 하고 느낀다. 4348.2.28.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려줄 수 있는 책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이한테 무엇을 물려주어야 하는가를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아이한테 보금자리를 물려줄 수 있습니다. 부동산이나 재산이 아닌 ‘보금자리’라고 하는 ‘집’을 물려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버이가 손수 일구어 지낸 보금자리는 ‘아름다운 삶터’입니다. 아이가 아이 나름대로 새로운 삶터를 손수 일구어도 아름답습니다만, 어버이가 아름다이 일군 삶터라면 굳이 이 삶터를 버려야 하지 않아요. 그래서 예부터 한 고장 한 마을 한 집에서 수백 해나 수천 해를 내리 살기도 합니다. 그만큼 그 고장 그 마을 그 집이 ‘살기에 넉넉하고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는 한곳에서 오래도록 살기 만만하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산다면 더더욱 어렵습니다. 도시는 자꾸 재개발을 하고, 아파트는 기껏해야 백 해조차 잇지 못합니다. 아니, 아파트는 쉰 해조차 못 잇기 일쑤입니다. 아파트도 한동안 ‘집’ 구실을 할는지 모르나, ‘보금자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두고두고 지내면서 두고두고 온 사랑을 실어 물려주고 물려받을 만한 삶터가 되지는 못하는 아파트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이런 아파트에 살거나 다세대주택에서 삽니다. ‘머무는 집’은 있지만 ‘물려줄 집’은 없다고 할 만합니다.


  아이와 함께 읽는 책이라면, 어린이문학이라 한다면, ‘한때 반짝하고 읽힐 만한 책’이기보다는 ‘두고두고 물려줄 만한 책’일 때에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우리라 생각합니다. 한때 반짝하는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도 읽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더 마음을 기울여서 아끼면서 보듬을 책이라면, 권장도서도 추천도서도 아닌, 베스트셀러도 스테디셀러도 아닌, 사랑으로 읽고 꿈으로 되새길 책이어야지 싶습니다. 예부터 숱한 어버이가 사랑으로 일군 보금자리를 아이가 기쁘게 물려받듯이, 사랑스레 일군 글로 엮은 책을 아이가 기쁘게 물려받아서 두고두고 되읽고 새기면서 아름다운 꿈을 키울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물려주면서 더욱 기쁜 사랑입니다. 물려받으면서 더욱 고마운 삶입니다. 물려주면서 더욱 빛나는 보금자리입니다. 물려받으면서 더욱 눈부신 책입니다. 4348.2.28.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어린이문학 비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252. 2014.11.15. 빠져드는 이야기



  어떤 이야기가 아이를 사로잡을까. 어떤 그림이 아이 눈길을 끌까. 책순이가 만화책을 집어들어 찬찬히 펼치며 웃는 모습을 바라본다. 나는 어릴 적에 어떤 이야기에 사로잡혀서 내 둘레에서 흐르는 모든 소리를 잊었을까. 나는 어떤 그림에 눈길이 사로잡혀서 다른 모든 모습은 하나도 알아보지 못하고 만화책 하나만 바라보았을까. 어느 한 가지에 깊이 마음을 쏟아서 웃을 수 있다면, 때와 곳을 모두 잊으면서 한결같이 고운 숨결이 되리라 느낀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순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민들레처럼 2015-02-28 05:53   좋아요 0 | URL
유난히 아이가 깨는 새벽입니다. 티비는 안보실 듯 한데 아이가 뽀로로같은 영상에 빠져 자꾸 보여달라고 보채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

파란놀 2015-02-28 06:00   좋아요 1 | URL
텔레비전이 집에 없으면 될 테고요,
보고 싶은 영화나 영상이 있으면 보도록 하되
함께 다른 놀이와 공부와 나들이도 즐기면 돼요~

아이들은 새로운 하루를 일찍 열어
신나게 놀고 싶어서 새벽같이 잠이 깨기도 해요~ ^^
 


 책 부치기 (사진책도서관 2015.2.2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설이 끝나 우체국이 문을 연다. 책을 부치러 우체국에 가기로 한다. 먼저 도서관에 들른다. 네 분한테 부칠 책을 차근차근 그러모은다. 책과 함께 띄울 그림엽서는 집에서 미리 썼다. 도서관 소식지를 곁들여서 봉투에 담는다. 오늘은 아이들이 따라나서지 않아 내 자전거만 샛자전거와 수레에서 떼었다. 무척 오랜만에 내 자전거만 몰면서 도서관에 들러서 우체국으로 가는데, 참으로 가볍다. 혼자 달리는 자전거가 이렇게 가벼울 줄이야. 막바지에 이른 겨울이 그냥 떠나기 아쉽다며 바람이 제법 불지만, 혼자 달리는 자전거는 맞바람에도 거뜬하다. 오늘 같은 날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면, 이 바람에 아이들도 찬기운을 실컷 먹고, 나도 자전거를 모느라 애먹었을 테지. 그렇지만 한겨울에 자전거를 달리던 일을 떠올리면 이만 한 바람은 아무렇지 않다.


  우체국에서 네 분한테 책을 부치는 데에 만육천 원 즈음 든다. 한 사람 앞에 사천 원씩 드는 셈이다. 꽤 된 일이기는 하지만, 인터넷책방에서는 배송비를 안 받고 책을 부쳐 준다. 그러면 택배회사는 어떻게 돈을 벌까? 인터넷책방에서 해 주는 무료배송도 곰곰이 따지고 보면 ‘독자 주머니에서 배송비가 나가’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무료배송’이니 택배비가 안 나간다고 생각할는지 모르나, 이 모든 값은 어딘가에 숨기 마련이다. 우리가 제대로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러니까, 인터넷책방에서 해 주는 ‘무료배송’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도서정가제 같은 제도도 그예 허물뿐이라고 느낀다. 처음부터 책값에 ‘인터넷책방에서 에누리할 값’에다가 ‘무료배송을 할 값’까지 슬그머니 얹는 셈 아닐까. 이렇게 해야 인터넷책방이 비로소 책장사를 할 수 있으리라. 인터넷책방에서 주는 덤(적립금)도 틀림없이 처음부터 책값에 얹히리라. ㅎㄲㅅㄱ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