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뿅뿅이 놀이 1



  읍내 가게에서 물뿅뿅이를 하나 장만했다. 여덟 살 큰아이는 물뿅뿅이 놀이에 흠뻑 사로잡혔다. 이 조그마한 놀잇감을 누가 처음으로 만들었을까. 물뿅뿅이 놀이에 아이들이 흠뻑 사로잡히리라는 생각을 누가 처음으로 했을까. 물과 바람과 작은 고리와 막대와 통으로 이루어진 이쁘장한 놀잇감은 언제 보아도 멋있고, 이 놀잇감을 손에 쥔 아이들도 멋있다. 4348.3.5.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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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느라 그랬어요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35
샌돌 스토다드 워버그 글, 이반 체르마예프 그림 / 책과콩나무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84



서로 바라보면서 생각하는 눈망울

― 생각하느라 그랬어요

 샌돌 스토다드 워버그 글

 이반 체르마예프 그림

 천미나 옮김

 책과콩나무 펴냄, 2015.1.20.



  샌돌 스토다드 워버그 님이 글을 쓰고, 이반 체르마예프 님이 그림을 그린 《생각하느라 그랬어요》(책과콩나무,2015)를 읽으면, 아이는 어른과 달리 어떤 생각을 마음에 품으면서 둘레를 살펴보는가 하는 이야기를 헤아릴 만합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이 그림책을 읽을 아이는 ‘응, 그러할 테지’ 하고 여길 텐데, 어른인 우리도 아이였을 적에 ‘어른과 다른 눈으로 바라보며 생각하던’ 숨결이었습니다.


  사람은 어른으로 자라면서 왜 아이 마음을 잃거나 잊을까요? 사람은 몸이 자라는 동안 왜 ‘어린 몸’에 깃들던 ‘큰 마음’이 사라지거나 없어질까요?


  어른은 언제나 바쁩니다. 이것을 하느라 바쁘고 저것을 하느라 바쁩니다. 이 일에 매달리느라 바쁘고 저 일에 얽매이느라 바쁩니다. 느긋하게 삶을 돌아볼 겨를을 못 내는 어른입니다. 차분하게 사랑을 되새길 틈을 못 내는 어른입니다.



.. 나는 수박을 생각해요. 나는 빨간 꽃들을 생각해요. 나는 생각해요 ..  (8쪽)




  아이는 어른과 다른 눈으로 바라봅니다. 참으로 다른 눈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왜 어른과 다른 눈일까요? 아이는 아이요, 어른은 어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와 어른은 서로 같은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느 때에 이러한가 하면, 서로 ‘새로운 곳’을 바라볼 때에는 같은 눈이 됩니다. 서로 ‘사랑스러운 곳’을 바라볼 때에도 같은 눈이 됩니다. 서로 ‘맑은 곳’을 바라볼 때에도 같은 눈이 되어요.


  한편, 새롭지 않은 곳을 바라보거나 사랑스럽지 않은 곳을 바라보거나 맑지 않은 곳을 바라볼 적에도 같은 눈이 됩니다. 새로운 곳을 바라볼 적에는 ‘새롭게 빛나는 같은 눈’이고, 새롭지 않은 곳을 바라볼 적에는 ‘기운을 잃은 같은 눈’입니다. 사랑스러운 곳을 바라볼 적에는 ‘따사로운 사랑으로 눈부신 같은 눈’이고, 사랑스럽지 않은 곳을 바라볼 적에는 ‘차갑고 메마른 같은 눈’입니다. 맑은 곳을 바라볼 적에는 ‘맑게 아름다운 같은 눈’이고, 맑지 않은 곳을 바라볼 적에는 ‘죽음으로 치달리는 같은 눈’이에요.



.. 나는 생각해요. 손과 발과 팔과 다리를 생각해요. 만약 팔이 다리이고 팔에다 입는 바지가 있다면 손으로 땅을 짚고 신나게 돌아다닐 수도 있겠죠 ..  (14쪽)




  생각해 보셔요. 함께 웃고 노래할 때에 기쁩니다. 생각해 봐요. 서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함께 일하고 놀 때에 즐거워요. 생각을 기울여요. 봄볕을 쬐면서 함께 봄나물을 뜯고는, 함께 봄나물을 헹구어 밥상을 차리면 웃음이 터져요. 손을 맞잡고 길을 걸어요. 서로 얼굴을 마주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어요.


  아이는 어른을 기다립니다. 새롭고 사랑스러우면서 맑은 곳을 함께 바라볼 수 있기를 기다립니다. 어른도 아이를 기다리지요. 얼른 옷을 걸치고, 빨리 양말을 신으며, 후다닥 신을 꿸 때까지 기다립니다.


  아이는 어른을 기다립니다. 보드라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를 기다립니다. 따순 손길로 쓰다듬거나 어루만지기를 기다립니다. 언제나 고운 마음결로 살림을 꾸리면서 넉넉한 집안이 되기를 기다립니다. 어른도 아이를 기다리지요. 학교에서 시험성적 잘 받기를 기다립니다. 상장을 거머쥐거나 이름난 대학교에 붙거나 돈 잘 버는 회사에 들어가기를 기다립니다.




.. 나는 엄마를 생각해요. 백만 번, 천만 번, 억만 번 엄마를 생각해요. 나는 고릴라만큼, 코뿔소만큼, 코끼리만큼 엄마를 사랑해요. 나는 생각해요 ..  (28쪽)



  어른도 아이를 바라보면서 사랑을 생각하리라 봅니다. 이래 다그치거나 저래 윽박지르더라도 마음속에는 오롯이 사랑이 있으리라 봅니다. 어른도 아이를 마주하면서 언제나 사랑이 가득하리라 봅니다. 학교와 학원 사이를 쳇바퀴 돌듯이 오가도록 내모는 어른이라 하더라도 마음속에는 이 아이가 홀가분하게 뛰놀면서 하늘바람을 가득 마시기를 바라리라 봅니다.


  기쁘게 뛰노는 아이가 맑은 생각을 품으면서 자랍니다. 기쁘게 노래하는 아이가 사랑스러운 생각을 돌보면서 자랍니다. 새롭게 웃는 아이가 고운 생각을 아끼면서 자랍니다. 아이와 함께 어른도 자라기를 바라요. 아이 곁에서 어른도 늘 새롭게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요. 4348.3.5.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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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사람이 쓰는 글은



  나는 시골사람이다. 그러니 시골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글로 쓴다. 그런데, 시골사람이 시골에서 살며 누리는 이야기를 글로 써도, 이를 실을 자리(매체)는 매우 드물다. 거의 모든 책이나 신문이나 잡지는 도시에만 있기 때문이다. 시골사람 이야기를 귀여겨듣는 사람이 드물 뿐 아니라, 도시에서 살며 시골로 가겠노라 꿈꾼다는 사람도 시골 이야기를 그리 귀여겨듣지는 않는다.


  날마다 새롭게 나오는 수많은 책 가운데 ‘시골사람이 사서 읽으라’는 뜻으로 나오는 책은 찾아볼 수 없다. 시골사람 삶자리와 눈높이에 맞추어서 새롭게 태어나는 책은 참말 찾아볼 수 없다. 모든 책은 ‘도시사람이 사서 읽으라’는 뜻으로 엮어서 나온다. 이런 흐름이니, 그나마 아직 시골에 있는 어린이와 푸름이와 젊은이는 ‘시골 이야기를 다룬 책’은 읽을 수 없다. 다들 ‘도시 이야기’만 읽는다. 신문도 그렇고 방송도 똑같다. 시골아이가 도시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도시에서 사는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글쓰기 길잡이 이야기책’에 실을 글을 지난해에 썼다. 글을 마친 지 여섯 달이 지났다. 엊그제, 이 글을 받은 출판사에서 글을 고치거나 손질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가만히 헤아려 보니 출판사에서 바라는 생각이 맞다. 오늘날 나오는 ‘모든 책’은 ‘도시사람이 읽으라고 내는 책’이다. 그런데, 내가 쓴 글은 ‘시골사람이 읽으라고 쓴 글’이거나 ‘시골사람 눈높이에 맞춘 글’이다. 도시 어린이가 시골을 생각해 보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쁠 까닭이 없다. 그러나, 도시 어린이가 도시에서 도시를 가만히 헤아리면서, 시골이라고 하는 이웃을 함께 돌아보도록 돕는다면 한결 나으리라 생각한다.


  이리하여, 글을 몽땅 고쳐쓰기로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고쳐쓰자고 생각한다. 이러면서 글을 새로 쓰는데, ‘도시사람이 도시사람한테만 읽히려고 쓰는 글’이든 ‘시골사람이 시골사람한테만 읽히려고 쓰는 글’이든 모두 똑같은 굴레가 되겠다고 느낀다. 도시이든 시골이든 떠나서, 사람이 사람으로서 누릴 글을 쓰고, 이 지구별에서 서로 이웃이요 동무로 지내는 기쁜 사랑을 나누는 글을 쓸 노릇이다.


  왜 이 대목을 놓친 채 지난해에 그 글을 썼을까. 그래도, 여섯 달이 지난 오늘 그 글을 돌아보면서 기쁘게 손질할 수 있으니 고맙다. 새봄에 퍼지는 따스한 기운을 느끼면서 하나하나 매만진다. 4348.3.5.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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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63. 풀잎빛



상춧잎은 상춧잎빛

깻잎은 깻잎빛

고들빼기잎은 고들빼기잎빛

봄까지꽃잎은 봄까지꽃잎빛

뽕잎은 뽕잎빛.

풀잎마다 나뭇잎마다

짙거나 옅거나 부드럽거나 야무진

살근살근 다른 푸른 숨결

바람 먹고 해님 마시면서

곱디곱게 자라지요.



2015.2.7.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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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120] 물뿅뿅이



  여덟 살 큰아이가 읍내 가게에서 ‘물게임기’를 보았습니다. 물게임기를 사 달라면서 나를 부릅니다. ‘물게임기’가 무엇인지 아리송합니다. “그거 있잖아요. 물 뿅뿅 쏘는 거.” 이렇게 말해도 도무지 모르겠어서, 아이가 이끄는 데로 가서 쳐다봅니다. 아, 그렇구나. 이것이로구나. 아이 말대로 ‘물게임기’는 물을 뿅뿅 쏘아서 조그마한 고리를 꽂는 놀잇감입니다. 네모난 물틀에 작은 고리가 헤엄치듯이 동동 떠다니는데, 단추를 눌러서 바람을 뿅뿅 넣으면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면서 고리가 춤을 추는데 작은 막대기에 꽂힐랑 말랑 흔들립니다. 이 놀잇감을 놓고 ‘물게임기’라 하는군요. 그러니까, 물을 뿅뿅 쏘아서 고리를 넣는 놀잇감이니 ‘물뿅뿅이’라든지 ‘물고리넣기’라고도 할 만합니다. 4348.3.5.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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