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순이 7. 바이올린 가방 메고 (2015.1.27.)



  노래돌이가 바이올린을 켜고 놀다가 가방에 척척 다시 담고는 바이올린 가방을 등에 멘다. 이러고 나서 마당을 휘휘 달린다. 마당을 달리면서 아아아 노래를 부른다. 그래, 너야말로 노래돌이요, 멋진 겨울아이로구나.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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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예술가 라피 비룡소의 그림동화 233
토미 웅거러 글.그림, 이현정 옮김 / 비룡소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85



어깨동무를 하는 두 사람

― 꼬마 예술가 라피

 토미 웅거러 글·그림

 이현정 옮김

 비룡소 펴냄, 2014.12.31.



  2007년에 “Neue freunde”라는 이름으로 나온 그림책이 2014년 끝자락에 《꼬마 예술가 라피》(비룡소,2014)라는 이름을 얻어 한국말로 나옵니다. “Neue freunde”는 “새로운 동무”나 “새 동무”를 가리킵니다. 다시 말하자면, 토미 웅거러 님이 빚은 그림책 《꼬마 예술가 라피》는 ‘꼬마 예술가’인 ‘라피’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 그림책은 ‘새롭게 사귀는 동무’가 오래도록 함께 마음을 나누는 아름다운 ‘길동무’요 ‘삶동무’가 되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 아빠는 일찍부터 라피에게 공구 다루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요. 이사를 오면서 라피에게도 작업실이 생겼어요 ..  (4쪽)




  그림책 《꼬마 예술가 라피》에 나오는 라피와 키라는 아이는 ‘예술가’도 ‘꼬마 예술가’도 아닙니다. 라피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키네 어머니와 아버지도, 저희 아이들을 바라보며 ‘예술가·꼬마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두 어버이는 저마다 저희 아이를 ‘사랑스러운 아이’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두 아이를 ‘엉뚱한 아이’로 생각합니다. 이러다가 두 아이가 손수 지은 수많은 ‘새 인형 동무’를 보고는 ‘예술가’나 ‘꼬마 예술가’로 여깁니다. 미술관 아저씨도 두 아이를 ‘예술을 하는 어린이’로 여깁니다.


  라피는 동무를 사귈 마음일 뿐입니다. 키는 라피가 저한테 무척 마음이 잘 맞을 멋진 동무가 되리라 느꼈습니다. 두 아이는 저마다 ‘새로운 동무’가 될 인형을 함께 만들었고, 인형 동무를 만드는 동안 어느덧 ‘아름다운 사랑과 꿈’이 싹터서 어깨동무를 합니다.





.. 옆집에 살던 소녀 키 싱이 망치 소리를 듣고 울타리 너머로 흘깃 쳐다보았어요. 키가 물었어요. “무얼 만드는 거야?” “친구들을 만들고 있어.” “나도 같이 해도 돼? 난 바느질을 잘하거든.” ..  (8쪽)



  어깨동무를 하는 두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두 사람은 아직 ‘아이’인 몸이지만, 몸이 아이일 뿐, 따사롭고 너그러운 마음입니다. 마음이 따사로우니 아름답습니다. 마음이 너그러우니 사랑스럽습니다. 라피와 키가 짓는 꿈은 서로 아끼며 보살필 줄 아는 따사로우며 너그러운 숨결입니다. 두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면서 짓는 조각품이나 옷은 ‘예술품’이 아닌 ‘따뜻한 넋’이자 ‘너그러운 얼’입니다.


  다만, 바깥에서는 이렇게 안 볼 테지요. 평론가나 전문가는 이처럼 안 볼 테지요. 둘레에서는 두 아이를 ‘예술가’로 바라볼 테지요. 그러나, 두 아이는 예술을 하려고 조각을 하거나 옷을 짓지 않습니다. 두 아이는 삶을 지으려는 아름다운 손길이기에 기쁘게 조각을 하거나 옷을 짓습니다. 두 아이는 삶을 사랑하려는 신나는 마음이기에 즐겁게 조각을 하거나 옷을 지어요.




.. 라피와 키는 새 친구들을 앞마당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어요. 이웃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지요. 아이들도 찾아와 물었어요 … 이제 다른 아이들도 함께 만들고 싶어 했어요 ..  (20쪽)



  예술품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습니다. 예술품은 어떤 대단한 예술가 손끝에서 태어나지 않습니다. 삶에서 짓는 살림살이가 모두 예술품입니다. 젓가락 한 벌과 밥그릇 하나가 예술품입니다. 낫과 쟁기가 예술품입니다. 지게와 바구니가 예술품입니다. 배냇저고리가 예술품이고, 뜨개옷이 예술품입니다. 베틀과 물레가 예술품이고, 절구와 다듬잇돌이 예술품이지요.


  그림책 《꼬마 예술가 라피》는 책이름만 바꾸었을 뿐이지만, 그만 ‘두 아이’를 ‘예술쟁이’로 바꾸어 놓고 맙니다. 그래요. 우리 눈이 이렇습니다. 우리는 현대 물질문명 사회에서 아이들을 ‘직업 전문가’로 키우려고만 합니다. 삶을 스스로 지으면서 사랑스러운 동무를 사귀는 아름다운 길을 걷도록 아이를 보살피는 어버이가 드뭅니다.


  나를 보고 옆을 보셔요. 어른인 나를 보고 아이인 이웃을 보셔요.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 넋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사랑스러운 숨결입니다. 어깨동무하면서 아름답고, 손을 잡으면서 사랑스럽습니다. 아름다운 삶을 누리며 아름다운 손길을 뻗으니 ‘예술’이 되고, 사랑스러운 살림을 가꾸며 사랑스러운 손길을 나누니 ‘문화’가 됩니다. 4348.3.10.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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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050) 선행 1


이와 같은 출판금고의 이원화는 출발의 단계에서 꼭 선행되어야 할 조건을 필요로 한다

《출판과 교육에 바친 열정》(우촌이종익추모문집간행위원회,1992) 332쪽


 꼭 선행되어야 할

→ 꼭 먼저 이루어져야 할

→ 꼭 먼저 갖추어야 할

→ 꼭 밑바탕이 되어야 할

→ 꼭 짚고 넘어가야 할

 …



  한국말사전에서 한자말 ‘선행’을 찾아보니 네 가지 나오는데, ‘旋行’은 ‘옮기기’로 고쳐쓰면 되고, ‘跣行’은 “맨발로 감”으로 고쳐쓰면 됩니다. 맨발로 간다면 그냥 “맨발로 간다”고 하지, 어느 누구도 ‘선행한다/跣行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이런 두 가지 한자말 ‘선행’은 한국말사전에서 치워야 합니다.


  “착한 일”을 가리키는 ‘善行’은 쓸 만할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착한 일”이라 하면 되지, 이를 굳이 한자로 옮겨서 써야 하지 않습니다. “선행을 베풀다”가 아니라 “착한 일을 하다”요, “선생 학생”이 아니라 “착한 학생”입니다.


 선행 작업 → 미리 하기 / 먼저 하기 / 앞서 하기

 선행 투자 → 미리 투자 / 먼저 투자 / 앞서 투자


  한자말 ‘先行’은 “먼저 하기”나 “앞서 하기”나 “미리 하기”를 가리킵니다. 이 낱말도 한국말로 쉽고 또렷하게 쓰면 됩니다. 글흐름이나 때나 곳을 살펴서 ‘먼저·미리·앞서’ 가운데 한 가지를 골라서 쓰면 돼요. 이 보기글에서는 “먼저 짚고 넘어갈”이나 “먼저 다루어야 할”로 손볼 수 있습니다. 4339.2.22.물/4348.3.10.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이와 같은 출판금고 이원화는 처음부터 꼭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

이와 같이 출판금고를 둘로 나누려면 처음에 꼭 살펴야 할 대목이 있다


“출판금고의 이원화(二元化)”는 “출판금고 이원화”나 “출판금고를 둘로 나누려면”으로 손보고, “출발(出發)의 단계(段階)에서”는 “처음에”나 “첫머리에”나 “맨 처음에”나 “첫걸음에서”로 손봅니다. “조건(條件)을 필요(必要)로 한다”는 “조건이 있어야 한다”로 손질합니다.



선행(先行)

1. 어떠한 것보다 앞서 가거나 앞에 있음

    - 선행 부대

2. 딴 일에 앞서 행함. 또는 그런 행위

    - 선행 작업 / 선행 투자

선행(旋行) : 음률이 한 음에서 다른 음으로 옮겨 가는 것

선행(善行) : 착하고 어진 행실

   - 선행을 베풀다 / 선행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다

선행(跣行) : 맨발로 감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61) 선행 2


중학생이 된 지금은 고등학교 입시에 대한 고민과 곧 닥쳐올 대입까지 미리 걱정한다. 이를테면 고민도 선행을 하는 셈이다

《강현정·전성은-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메디치,2015) 201쪽


 고민도 선생을 하는 셈이다

→ 걱정도 미리 하는 셈이다

→ 근심도 먼저 하는 셈이다

→ 걱정도 지레 하는 셈이다

→ 근심도 앞질러 하는 셈이다

 …



  이 보기글을 잘 살피면 “대입까지 미리 걱정한다”처럼 적습니다. 그런데, 잇달아 적은 글에서는 “고민도 선행을 하는”처럼 적어요. 이 글을 쓴 분은 ‘미리’와 ‘걱정’이라는 한국말을 압니다. 그리고, ‘선행’과 ‘고민’이라는 한자말도 알아요. 그래서 두 가지 말을 섞어서 씁니다.


  언뜻 보자면 아무 말썽이 없다 할는지 모르나, 이 보기글이 ‘한국말과 영어’로 되었다면 어떠했을까요? 적잖은 이들이 한자말도 마치 한국말이라도 되는 듯이 잘못 생각하니, 이 보기글처럼 글을 쓰거나 말을 하고 맙니다. 앞에서 쓴 말과 다른 말을 쓰고 싶다면, 뒤쪽에서는, “근심도 앞질러 하는”처럼 적어 줍니다. 4348.3.10.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중학생이 된 요즘은 고등학교 입시 걱정과 곧 닥쳐올 대입까지 미리 걱정한다. 이를테면 걱정도 앞질러 하는 셈이다


‘지금(只今)은’은 ‘요즘은’으로 손보고, “입시에 대(對)한 고민(苦悶)”은 “입시 걱정”으로 손봅니다. 보기글을 잘 살피면, 한자말 ‘고민’과 한국말 ‘걱정’을 섞어서 쓰는데, 한국말 ‘걱정’만 넣으면 됩니다. ‘걱정’과 맞물려 ‘근심’을 넣어도 돼요.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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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54) 시작 68


호랑이가 떡을 먹기 시작했는데 / 길고 긴 떡을 먹기 시작했는데

《위기철-신발 속에 사는 악어》(사계절,1999) 12쪽


 떡을 먹기 시작했는데

→ 떡을 먹는데

→ 떡을 먹으려는데

→ 떡을 먹으려 했는데

→ 떡을 막 먹는데

→ 이제 막 떡을 먹는데

→ 이제부터 떡을 먹는데

 …



  이 보기글에서는 “먹기 시작했는데”라는 말마디가 앞뒤에 잇달아 나옵니다. 똑같이 쓴 말마디라 할 텐데, 범이 떡을 ‘처음으로 먹으려는 때’를 나타내려고 ‘시작’이라는 한자말을 넣습니다. 이러한 모습이라면 “먹을 먹는데”나 “떡을 먹으려는데”로 손질하면 됩니다. ‘막’이나 ‘이제’나 ‘이제 막’을 앞에 넣어서 “떡을 막 먹는데”나 “이제 떡을 먹는데”나 “이제 막 떡을 먹는데”처럼 손질할 수도 있어요. 앞뒤를 다르게 손보면서 “떡을 먹는데 … 이제부터 떡을 먹는데”라든지 “떡을 먹으려는데 … 바야흐로 떡을 먹으려는데”처럼 적으면, 말맛이나 말결을 한껏 북돋울 만합니다. 4348.3.10.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범이 떡을 먹는데, 길고 긴 떡을 막 먹는데


‘호랑(虎狼)이’는 ‘범’으로 고쳐씁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63) 시작 71


다음날부터 바로 운반 작업이 시작되었어요. 라피와 키는 친구들을 떠나보내는 것이 기쁘면서도 슬펐지요

《토미 웅거러/이현정 옮김-꼬마 예술가 라피》(비룡소,2014) 29쪽)


 운반 작업이 시작되었어요

→ 나르기로 했어요

→ 날랐어요

→ 옮기기로 했어요

→ 옮겼어요

→ 실어 가기로 했어요

→ 실었어요

 …



  한자말 ‘운반 작업’을 그대로 두더라도 “운반 작업을 했어요”처럼 쓰면 됩니다. 그런데, 한자말 ‘운반’은 한국말로는 “옮겨 나르기”를 가리켜요. 그러니, 우리는 한국말로 “옮겨 나르는 일”이나 “옮겨 나르기”로 고쳐쓰면 넉넉합니다. 또는 ‘옮기다’만 써도 되고, ‘나르다’만 써도 됩니다. 짐차에 물건을 싣는 모습이라면 ‘싣다’를 써도 돼요. 4348.3.10.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다음날부터 바로 나르기로 했어요. 라피와 키는 동무들을 떠나보내자니 기쁘면서도 슬펐지요


‘운반(運搬) 작업(作業)이”는 “옮겨 나르기가”나 “나르기가”나 “옮기기가”로 손질하고, ‘친구(親舊)’는 ‘동무’로 손질합니다. “떠나보내는 것이”는 “떠나보내기가”나 “떠나보내자니”로 손봅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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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135. 좋은 날



  사진 찍기 좋은 날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 찍기 안 좋은 날이 있습니다. 사진과 얽혀 늘 두 가지 날이 있습니다.


  사진 찍기 좋은 날은 내가 스스로 ‘사진 한번 찍어 볼까?’ 하고 생각하는 날입니다. 사진 찍기 안 좋은 날은 내가 스스로 ‘사진 찍고 싶지 않아!’ 하고 생각하는 날입니다.


  사진을 한번 찍어 보자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날 따라 사진을 잘 찍습니다. 사진을 찍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예 사진기에 손이 안 갑니다. 그런데 ‘나는 좋은 사진을 꼭 찍고 말 테야!’ 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좀처럼 ‘좋은 사진’을 못 찍기 마련입니다. 이때에는 ‘스스럼없이 홀가분한 마음’이 아니라서 ‘좋은 사진’은커녕 ‘사진’이라 할 만한 그림조차 얻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뛰놀 적에는 그냥 뛰놉니다. 아이들은 “자, 이제 신나게 놀아 볼까?” 하고 말하면서 놀지 않아요. 그냥 홀가분하게 놉니다. 그냥 홀가분하게 놀다 보면 신이 나고 웃음이 나며 기쁨이 솟습니다.


  사진은 어느 날 어떻게 찍어야 할까요? 사진도 그냥 찍으면 됩니다. 그저 홀가분하게 찍으면 됩니다. ‘좋은 날 궂은 날’을 가리지 말고, 어느 날이든 스스로 홀가분한 마음이 되어 내 둘레를 따사롭게 바라보면 됩니다.


  어떤 ‘현장’에 가야 멋있는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어떤 ‘유명인사’를 찾아가야 놀라운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어서 이야기를 담는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사진을 찍어서 사랑을 나누려는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내가 스스로 아름다운 넋으로 하루를 가꿀 때에 사진 한 장을 즐겁게 찍고, 이렇게 찍은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는 이름도 얻습니다. 사진을 찍기는 아주 쉽습니다. 내 마음이 사랑이라면 사진을 늘 쉬우면서 즐겁고 아름답습니다. 4348.3.9.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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