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터놀이 25 - 수세미 띄우기



  아버지가 한창 빨래터 물이끼를 걷는 동안, 작은아이는 샘에서 수세미를 띄우면서 논다. 수세미 하나마다 플라스틱 그릇에 하나씩 얹고는 동동 띄우다가 폭 가라앉히다가 되풀이하면서 논다. 작은아이는 수세미를 자동차나 기차로 여기면서 놀까. 플라스틱 그릇은 무엇으로 여기면서 놀려나. 4348.3.1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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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의다락방 2015-03-13 22:04   좋아요 0 | URL
재미나게 노네요ㅡ도시아이들은 그저 장난감이나 가지고 놀텐데ㅡ 저렇게 자연과 함께 놀 수 있다니 부럽습니다^_^

파란놀 2015-03-13 22:17   좋아요 0 | URL
날이 더우면 사흘에 한 차례쯤 함께 와서 노는데,
아이들끼리 그냥 날마다 들락거리면서 놀기도 해요.
장난감도 갖고 놀고
이렇게도 놀고
땅도 파고...
그야말로 할 놀이는 넘쳐요~
 

빨래터놀이 24 - 새봄맞이



  새봄이 되어 빨래터를 치우기로 한다. 이제부터 날씨가 따뜻할 테니 빨래터에도 물이끼가 잘 끼리라. 이제부터 날씨가 따뜻하면, 빨래터도 자주 치우고, 빨래터 물놀이를 시원하게 할 만 하겠지. 올해에는 한봄과 한여름에 참말 자주 놀리라 느낀다. 즐겁게 치우자. 4348.3.1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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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78. 2015.3.5. 마른 잎 밟는 소리



  푸른 잎을 밟으면 소리가 안 난다고 할 만큼 조용하다. 마른 잎을 밟으면 사그락사그락 서걱서걱 소리가 크게 울린다. 풀줄기나 나뭇가지가 말랐으면 톡톡 끊어지는 소리가 섞인다. 꽃순이와 꽃돌이는 이른봄에 마른 풀과 잎을 밟으면서 봄소리를 듣는다. 새롭게 싹이 돋으면서 지난겨울 마른 잎과 줄기가 들려주는 소리를 듣는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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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함께 일기 쓰기
문현식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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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배움책 32



네 이야기를 써 봐

― 선생님과 함께 일기 쓰기

 문현식 글

 홍윤표 그림

 철수와영희 펴냄, 2012.5.15.



  나는 국민학교를 다닐 적에만 ‘일기장’을 썼습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일기장을 조금 만지작거리기는 했으나,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시험공부와 숙제가 워낙 많아서 일기장은 어느새 잊었습니다. 무엇보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일기쓰기를 숙제로 내주지 않았고, 일기를 안 쓴들 때리는 어른도 없습니다.


  내가 일기쓰기를 하던 국민학교 적을 떠올립니다. 그무렵 교사(어른)는 우리더러 ‘일기를 쓰라’고만 했습니다. ‘똑같은 일기를 쓰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겪은 일’을 쓰라고도 했고, ‘충효 사상’을 쓰라고도 했으며, ‘새마을운동’과 ‘반공 사상’을 쓰라고도 했습니다. 이리하여, 이런 일기를 안 쓰면 ‘안 쓴 만큼 두들겨팼’고, 밀린 일기는 ‘잔뜩 얻어맞고 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채우’든지, 집에 가져가서 채워 와야 합니다. 날짜마다 꼬박꼬박 무언가 칸을 채워서 넣도록 시켰습니다.


  어른으로 사는 나는 여러 가지 일기를 씁니다. 나더러 일기를 쓰라고 하는 다른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일기를 안 쓴다고 해서 나를 때리는 다른 사람도 없습니다. 이제 나한테 일기쓰기는 숙제도 짐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 일기쓰기는 ‘내 이야기 쓰기’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일기쓰기 = 글쓰기’입니다. ‘글쓰기 = 삶쓰기’입니다. ‘삶쓰기 = 이야기쓰기’이고, 내가 쓰는 이야기는 내가 오늘 하루 누리는 삶에서 스스로 짓는 꿈과 사랑입니다.



.. 하물며 물건과도 친구가 되는데 생명이 있는 식물과 친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 숙제를 내고서 난 초조하다. 아이들이 식물과 대화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 오늘도 급식을 혼자 묵묵히, 35명의 아이들 쪽을 향한 채 우물거리며 먹었다. 먹으면서 아이들에게 오늘의 뉴스에 대해 말할 수 없으며, 어제 읽었던 소설에 대해 말할 수 없다. 조용한 음악을 듣는 대신 아이들의 큰 웃음소리를, 식사 후에 따뜻한 차를 마시는 대신 아이들의 식판을 정렬해야 한다 ..  (25, 38쪽)



  내 어릴 적에는 왜 이런 말을 못 들었을까요? 내 어릴 적에 내 둘레에서 이런 말을 들려줄 만한 어른은 왜 없었을까요?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했을까요? 다른 아이들도 비슷한 학교를 다녔을까요? 기나긴 군사독재와 반민주로 짓눌리던 학교 사회에서는 아이들한테 억지스러운 숙제와 체벌과 뺨따귀와 몽둥이질과 얼차려만 있었을까요?


  지난날과 달리 오늘날에는 생각을 깨거나 연 교사가 많이 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일기쓰기를 숙제로만 시키는 교사가 있을 텐데, 지난날과 달리 ‘일기에 내 이야기를 즐겁게 쓰면서, 내 삶을 스스로 가꾸는 아름다운 웃음과 눈물과 노래’를 들려주는 교사가 꾸준히 는다고 느낍니다.


  다만, 일기쓰기를 제대로 바라보면서 새롭게 가르치는 교사는 틀림없이 늘 텐데, 입시지옥은 그대로 있습니다. 아니, 눈을 뜨거나 마음을 여는 교사는 꾸준히 늘 텐데, 입시지옥은 오히려 더욱 단단해지거나 거세어지지 싶습니다.



.. 교실에서 자기를 표현하지 않으면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나는 제대로 보고 있는 걸까? 말하지 않는 아이의 말과 마음을 모두 이해한다는 건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 일기에서 글의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 짧은 두현이의 일기에서 두현이의 두려워하는 마음이 충분히 느껴진다 … 어쩌다 시간이 남으면 사고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책도 읽어야 한다 … 학생과 교사의 대화 창구는 별로 없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내가 항상 마주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진실한 마음으로 서로를 마주하는 시간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  (43, 117, 121, 162쪽)



  문현식 님이 쓴 《선생님과 함께 일기 쓰기》(철수와영희,2012)라는 책을 읽습니다. 문현식 님은 초등학교 교사라고 합니다. 문현식 님은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과 만나면서 ‘아이와 함께 일기를 쓴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아이들 일기와 교사 일기가 나란히 나옵니다. 아이들한테만 쓰라고 시키는 일기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느낀 문현식 님 생각과 마음을 차근차근 함께 쓴 일기입니다.


  곰곰이 돌아봅니다. 아이들이 쓴 일기를 살피는 교사는 많은데, 어른이 쓴 일기를 아이한테 읽어 주거나 읽히는 교사는 얼마나 될까요? 서로 일기를 바꾸어 볼 만큰 눈을 뜨고 마음을 여는 교사는 얼마나 있을까요?


  《선생님과 함께 일기 쓰기》에 나오는 문현식 님 일기는 ‘교사일기’나 ‘교단일기’가 아닙니다. 문현식 님 일기는 고스란히 ‘하루일기’이고 ‘삶일기’입니다. 책 한 권으로 묶이면서 문현식 님 일기가 바깥에도 드러난다고 할 테지만,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일기를 쓰면서, 언제나 아이들과 마음으로 사귀면서 삶을 들려주려고 하는 몸짓이로구나 하고 느낄 만합니다.



.. 인형 목욕을 했다. 어떻게 하는 거냐면 인형하고 같이 목욕을 하는 거다. 나는 토끼를 갖고 목욕을 하고 형아는 강아지를 갖고 목욕을 했다 (황지석) … 난 게임이 가장 재미있는 줄 알았는데 운동고 건강에 좋고 재미있고 개운하고 튼튼해지는 것 같았다. 내 동생은 메리야스만 입고 축구를 했는데 좀 우스꽝스러웠다 (이지숙) … 오늘 엄마가 일을 하러 식당에 가셨다. 저녁 8시에 가서 밤 12시에 오신다. 나는 지금 동생, 아빠와 같이 있다. 지금 현재 시각은 10시 5분이다 (김시온)  ..  (33, 69쪽)



  일기를 잘 써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아무렴 그렇지요. 성적이 잘 나와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아무렴 그렇지요. 대학교뿐 아니라 고등학교나 중학교를 꼭 가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아무렴 그렇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야 하거나 이름을 드날려야 하거나 권력을 거머쥐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무렴 그렇고 말고요.


  우리는 무엇을 써야 할까요? 우리는 우리 이야기를 써야 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내 삶을 스스로 지으면서 기쁘게 웃고 노래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하루를 누려야 할까요? 서로서로 어깨동무하면서 함께 삶을 가꾸는 기쁨이 온누리에 골고루 퍼지도록 사랑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일기쓰기는 내 삶을 써서 스스로 돌아보는 글쓰기입니다. 일기를 즐겁게 쓰면서 내 삶을 즐겁게 돌아봅니다. 내가 스스로 즐겁게 하루를 누렸으니, 일기도 즐겁게 씁니다. 내가 내 삶을 스스로 사랑스레 가꾸니, 내 이야기를 내가 스스로 글로 갈무리해서 기쁘게 돌아봅니다.



.. 하루를 몽땅 기록하는 일기를 보면 매일매일 특별한 일을 찾아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날마다 비슷한 일들이고, 되풀이되는 하루 속에서 특별한 일은 가끔 일어난다 … 우리 교육의 현실은 지금 바뀌고 있는 걸까? 성적 지상주의, 학부모들의 교육 이기주의, 지나친 교육열, 밤새 불을 밝힌 학원 … 수업 시간에 장래 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다혜가 질문을 했다. “그러면 선생님은 장래 희망이 뭐예요?” “???…….” 대답을 하려다 멈칫거렸다. 교사가 된 나에게 장래 희망을 묻는 질문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  (196, 199, 213쪽)



  우리 함께 일기를 써요. 우리 이야기를 우리가 기쁘게 써요. 서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 기쁜 삶을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즐겁게 써요. 신문이나 방송이나 인터넷에 흐르는 이야기는 내려놓고, 서로 아끼고 보살피면서 아름답게 웃은 하루를 내 손으로 정갈하게 일기에 남겨요.


  ‘일기’가 아니어도 돼요. 시도 쓰고 수필도 써요. 짤막하게 글을 써요. 이 글을 아이와 어른이 도란도란 읽으면서 기쁜 생각을 나누어요. 내가 손수 쓴 글을 편지로 띄우고, 네가 몸소 쓴 글을 편지로 받을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빌어요. 글 한 줄에 내 꿈을 담고, 글 두 줄에 우리 사랑을 담아요.


  밥을 짓는 이야기를 일기로 쓰고, 빨래를 하는 이야기를 일기로 써요. 걸어서 돌아다닌 이야기를 쓰고, 가만히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본 이야기를 써요. 꿈에서 겪은 이야기를 쓰고, 새봄에 피어나는 꽃을 한참 들여다보고서 써요. 내 손을 가슴에 대고 콩콩 뛰는 숨소리를 찬찬히 새기고서 글을 써요. 어버이와 교사는 아이들 손발톱을 곱게 깎아 주고서 글을 써요. 아이들 머리를 빗기고 나서 글을 쓰고, 긴머리를 고무줄로 묶거나 땋고 나서 글을 써요. 연날리기를 한 뒤에 글을 쓰고, 제기차기를 한 뒤에 글을 써요. 씨앗 한 톨을 심은 뒤 꾸준히 지켜보는 이야기를 글로 써요. 삶을 쓰면서 사랑이 자라나는 숨결을 온몸으로 느껴서, 이 멋진 하루를 일기라는 글로 써요. 4348.3.1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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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배웅하는 마음



  아버지가 볼일을 보러 혼자 나들이를 다녀와야 합니다. 밥을 모두 차려 놓고 길을 나서는데, 큰아이가 눈물을 글썽글썽하면서 안아 달라 합니다. 왜 우니, 오늘 가서 오늘 돌아오는 길인데. 함께 갈 만한 자리라면 함께 갈 테지만, 아버지가 혼자 일을 보고 와야 하니 혼자 갈 뿐이야. 우리는 늘 함께 있고, 우리 마음은 모두 이어졌으니, 아버지가 어디로 일을 하러 다녀오든 기쁘고 사랑스럽지.


  큰아이는 대문을 밀고 나가는 아버지한테 큰소리로 인사합니다. 고샅길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큰 목소리로 인사합니다. 군내버스를 기다리는 곳에서도 아이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나는 눈물젖은 인사를 가슴에 폭 담으면서 빙그레 웃습니다. 4348.3.1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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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처럼 2015-03-13 12:49   좋아요 0 | URL
아이를 키우니 아이들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네요. 밤새 잠투정거리는 아이와 있다 밖에 나옵니다. 늘 함께 있고, 우리 마음은 모두 이어져있다. 뭉클합니다. ^^

파란놀 2015-03-13 18:51   좋아요 0 | URL
그럼요. 우리는 늘 마음으로 이어진 이웃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