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29) 여명의 1


내가 마치 솜사탕 한가운데의 막대 같고 하얀 구름들이 나를 휘감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윽고, 여명의 빛이 나타나면서 나는 하양과 붉음이 섞인 솜사탕이 되어 갔다

《신지아-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샨티,2014) 377쪽


 여명의 빛이

→ 새벽빛이

→ 새벽녘 빛이

→ 새벽을 깨우는 빛이

→ 새벽을 밝히는 빛이

 …



  한국말 ‘새벽’은 “먼동이 트려 할 무렵”을 뜻하고, ‘먼동’은 “날이 밝아 올 무렵 동쪽”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 실린 ‘여명’이라는 한자말은 “희미하게 날이 밝아 오는 빛”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여명’은 ‘새벽빛’을 가리키는 한자말이라고 할 만합니다. “여명의 빛”처럼 적은 보기글은 겹말인 셈이에요.


 새벽 여명이 강하게 밝아 오고 있었다

→ 새벽빛이 짙게 밝아 왔다

→ 새벽빛이 눈부시게 밝아 왔다

 우리 민족의 여명, 새벽이 분명 담겨 있습니다

→ 우리 겨레 새벽이 틀림없이 담겼습니다

→ 우리 겨레를 밝히는 새빛이 꼭 담겼습니다


  한국말사전에서 ‘여명’을 찾아보면 두 가지 보기글이 나오는데, “새벽 여명”과 “민족의 여명, 새벽”처럼 씁니다. 두 가지 보기글은 모두 겹말입니다. 말뜻을 제대로 모르는 채 쓴 글이요, 말뜻을 엉망으로 흔드는 글인 셈입니다. 4348.4.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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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치 솜사탕 한가운데에 있는 막대 같고 하얀 구름이 나를 휘감은 듯 느꼈다. 이윽고, 새벽빛이 나타나면서 나는 하양과 붉음이 섞인 솜사탕이 되어 갔다


“한가운데의 막대”는 “한가운데에 있는 막대”로 다듬고, “휘감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휘감은 듯 느꼈다”로 다듬습니다.



여명(黎明)

1. 희미하게 날이 밝아 오는 빛

   - 시간은 다섯 시를 지나고 있었고 점점 새벽 여명이 강하게 밝아 오고 있었다

2. 희망의 빛

   - 우리 민족의 여명, 새벽이 분명 담겨 있습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28) -의 : 젖의 맛


젖의 맛을 알고 빤다기보다는 무엇인가에 매달리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

《신지아-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샨티,2014) 338쪽


 젖의 맛을

→ 젖맛을

→ 젖이 어떤 맛인지를

→ 젖은 어떤 맛인가를

 …



  밥을 먹을 때에는 ‘밥맛’을 느낍니다. 물을 마실 때에는 ‘물맛’을 느껴요. 바람을 들이켤 때에는 ‘바람맛’을 느끼지요. 아기가 젖을 빨 때에는 어떤 맛을 느낄까요? ‘젖맛’입니다. 4348.4.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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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맛을 알고 빤다기보다는 무엇인가에 매달린다고 해야 할까


“매달리고 있었다고”는 “매달린다고”로 손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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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말 ‘존재’가 어지럽히는 말과 삶

 (193) 존재 193 : 우려가 존재


저널리즘 콘텐츠를 정부가 통제하는 상황에 대해 당연히 우려가 존재한다

《로버트 맥체스니/전규찬 옮김-디지털 디스커넥트》(삼천리,2014) 356쪽


 우려가 존재한다

→ 걱정스럽다

→ 근심스럽다

→ 걱정이 된다

→ 근심이 된다

→ 걱정거리이다

→ 근심거리이다

 …



  ‘우려’라고 하는 한자말은 한국사람이 쓸 까닭이 없습니다. 한국말은 ‘근심’이나 ‘걱정’이기 때문입니다. 한국말을 한자말로 바꾸거나 영어로 고쳐서 써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한자말을 ‘근심’이나 ‘걱정’으로 바로잡아도, 이 보기글은 “걱정이 존재한다”나 “근심이 존재한다” 꼴이 됩니다.


  한국사람은 한국말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걱정이 있다”나 “근심이 있다”처럼 손질해야 할 테지요. 그러나 이렇게 손질해도 좀 어설픕니다. 그래서 “걱정스럽다”나 “근심스럽다”로 다시 손질하고, “걱정거리이다”나 “근심거리이다”처럼 적어 보기도 합니다. 4348.4.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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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정보를 정부가 다스리려는 흐름은 마땅히 근심스럽다


“저널리즘(journalism) 콘텐츠(contents)”는 “언론 정보”로 다듬고, ‘통제(統制)하려는’은 ‘다스리려는’이나 ‘주무르려는’이나 ‘억누르려는’으로 다듬습니다. “상황(狀況)에 대(對)해”는 “흐름은”이나 “모습은”으로 손보고, ‘당연(當然)히’는 ‘마땅히’로 손보며, ‘우려(憂慮)’는 ‘근심’이나 ‘걱정’으로 손봅니다.


..



 한자말 ‘존재’가 어지럽히는 말과 삶

 (194) 존재 194 : 내 존재


에베레스트 안에 내 존재를 묻어두고 싶었다 … 나는 무엇을 위해 내 시간을 쓰고 내 존재를 이끌어 가고 있는지 계속 질문이 이어졌다

《신지아-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샨티,2014) 73, 221쪽


 내 존재를

→ 내 숨결을

→ 내 넋을

 내 존재를

→ 내 목숨을

→ 내 삶을

 …



  에베레스트라는 봉우리에 가서 가슴이 벅차면서 새로운 기운을 느꼈기에 그곳에 “내 목숨”이나 “내 몸”을 묻고 싶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몸을 묻지 못한다면 “내 마음”이나 “내 넋”을 묻고 싶을 수 있어요.


  내가 스스로 나를 돌아보면서 “내 목숨”을 돌아봅니다. “내 숨결”을 돌아보고, “내 삶”을 돌아보지요. 4348.4.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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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에 내 숨결을 묻어두고 싶었다 … 나는 무엇에 내 하루를 쓰고 내 삶을 이끌어 가는지 끝없이 묻고 또 물었다


“에베레스트 안에”는 “에베레스트에”로 다듬습니다. “무엇을 위(爲)해”는 “무엇 때문에”나 “무엇을 바라며”나 “무엇에”로 손질하고, “내 시간(時間)”은 “내 하루”로 손질하며, “이끌어 가고 있는지”는 “이끌어 가는지”로 손질합니다. ‘계속(繼續)’은 ‘자꾸’나 ‘끝없이’나 ‘잇달아’로 손봅니다. “질문(質問)이 이어졌다”는 앞에 나오는 ‘계속’과 겹말이 되니까, “물었다”로 손보거나 “묻고 또 물었다”로 손봅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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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자동차만 좋아하지



  아침에 똥을 누는 산들보라가 똥그릇에 앉아서 노래한다. “산들보라는 자동차를 좋아하지. 산들보라는 멍멍이를 좋아하지.” 노랫말도 노랫가락도 아이가 스스로 지어서 부르는 노래이다. 똥을 다 누고, 노래도 다 부른 뒤 아버지를 부르며 밑을 닦아 달라고 한다. 마당에서도 으레 장난감 자동차를 바닥에 굴리면서 논다. 4348.4.2.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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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허에 떨어진 꽃잎 VivaVivo (비바비보) 3
카롤린 필립스 지음, 유혜자 옮김 / 뜨인돌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어린이책 읽는 삶 91



와 나는 모두 아름답다

― 황허에 떨어진 꽃잎

 카롤린 필립스 글

 유혜자 옮김

 뜨인돌 펴냄, 2008.2.29.



  우리 집에는 세 아이가 찾아왔습니다. 이 가운데 두 아이는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을 고이 채워서 태어났고, 한 아이는 너무 서둘러 나오면서 일찌감치 숨을 거두었습니다. 두 아이는 날마다 무럭무럭 자라면서 싱그럽게 뛰놉니다. 한 아이는 우리 집 뒤꼍 무화과나무 밑에 묻힌 채 고이 잠듭니다. 뛰노는 아이는 하늘숨을 마시면서 큽니다. 잠든 아이는 고요히 흙으로 돌아가서 머잖아 새로운 숨결을 받아 다시 이 땅으로 찾아오리라 느낍니다.



.. 수첩에 그 내용을 열심히 옮겨 적던 레아는 진시황이 측은하게 느껴졌다. 세상의 모든 영화를 다 누리고, 진귀한 보물은 물론 수만 명의 생사를 결정짓는 권력을 갖고 있었지만 정작 자신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는 생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 그 애는 피자를 좋아하지만 아무리 아빠가 원한다고 해도 평생 부모가 해오던 피자 가게 계산대에 앉아 돈이나 받으면서 인생을 보낼 생각은 추호도 없다. 피자 가게는 이미 2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고, 루카가 계속 한다면 3대째가 되고, 루카의 자식이 이어받으면 4대째가 된다 ..  (8, 34쪽)



  아이들은 모두 싱그럽습니다. 싱그러운 아이들이 자라서 싱그러운 어른으로 거듭납니다. 그래서 어른들도 누구나 싱그럽습니다. 나이가 마흔 살이든, 여든 살이든, 백 살이든, 모두 싱그러운 사람입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이 지구별을 곱게 흐르는 바람을 함께 마시니, 어떤 사람이든 싱그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미운 사람이나 모진 사람이 없습니다. 궂은 사람이나 나쁜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 똑같은 사람입니다. 다만, 스스로 사람인 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스스로 싱그러운 줄 알아채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스스로 아름다운 목숨이로구나 하고 느끼려 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스스로 사랑을 받아 태어난 숨결인 줄 제대로 바라보려 하지 않는 사람이 있어요.


  아이들이 싱그러운 까닭은 아이 스스로 싱그러운 줄 알고 느끼면서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누구나 싱그러우니, 어른도 스스로 얼마나 싱그러운가를 차분히 돌아보면서 깨달으려 한다면, 언제나 맑고 밝은 넋으로 아름다운 삶을 지을 수 있습니다.



.. 20초가 지나자 레이 앞에 수많은 검색 결과가 펼쳐졌다. 수백 건은 되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것을 레아만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 “그렇지만 그 나라 출신이잖아. 저 애 고향에서 일어난 일이야!” “레아도 너처럼 중국하고 관련이 없는 사람이야. 고향은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곳이 고향이지. 레아는 중국에서 태어났을 뿐 그게 전부라고.” ..  (56, 65쪽)



  카롤린 필립스 님이 빚은 청소년문학 《황허에 떨어진 꽃잎》(뜨인돌,2008)을 읽습니다. 이 책을 이루는 이야기는 ‘중국 인구정책’입니다. 중국 정부에서 ‘한 집에 아이 하나’만 낳게 못박은 정책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내가 핏줄을 이어받아 집안을 지킨다’고 하는 낡은 사회 얼거리가 사람을 얼마나 괴롭히거나 짓누르는가 하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사람들이 서로 아끼고 보듬는 슬기로운 살림을 가꾸지 못한 채, 겉치레와 낯값에 얽매인다면, 아름다운 사랑은 조금도 싹틀 수 없다는 이야기를 고요히 밝힙니다.



.. “그 여자는 어떻게든지 자식의 목숨을 구하려고 그렇게 했을 거예요. 그래서 아기를 당신들에게 주고 갔을 거예요.” 청소부가 말했다. “어떻게 아이 엄마라는 사람이 자식을 남에게 줄 수 있죠?” “죽이지 않아도 되니까요. 생명은 건질 수 있잖아요.” … 레아는 구역질이 났다. 얼른 화장실로 달려가 점심에 먹은 것과 이미 소화된 아침 음식을 토해 냈다. 쓰레기처럼 비닐봉지에 담겨 버려졌다니! 레아의 얼굴은 분노로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 나무 아래에 있는 흔들의자가 편안했다. 그 의자는 항상 그곳에 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여기에는 황제도 없고, 사람을 살인자로 만드는 법도 없다. 낯선 사람에게 자식을 줘 버리는 여인도 없다. 나뭇잎이 바람결에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고, 코를 찌르는 사과 냄새를 맡고, 하늘에 떠 있는 반짝이는 별을 보면서 레아는 새벽 무렵 스르르 잠이 들었다 ..  (76, 78, 81쪽)



  우리가 즐겁게 지낼 보금자리에는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가시내를 높여야 할 까닭이 없고, 사내를 우러러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가 기쁘게 가꿀 삶자리에는 꿈이 있어야 합니다. 사내가 집안일을 물려받아야 할 까닭이 없고, 가시내가 집안일을 도맡아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보금자리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일굽니다. 사랑스러운 살림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가꿉니다. 밥과 옷과 집은 어버이와 아이가 함께 돌봅니다. 아기는 어머니가 낳지만, 아기를 돌보는 사랑스러운 손길은 온 식구가 함께 뻗습니다.


  아이는 어버이가 함께 가르칩니다. 어머니 혼자 아이를 가르치지 않고, 아버지 홀로 아이를 가르치지 않아요. 마을은 어떤 곳일까요? 꽉 막힌 계급주의와 지역주의를 내세우는 데가 마을일까요? 아닙니다. 마을은 아이들이 오직 기쁨으로 가득 찬 숨결로 신나게 뛰놀 수 있도록 너른 마당이 되어 주는 따순 품입니다. 두레와 품앗이로 서로 아낄 수 있는 터전이 비로소 마을입니다. 우두머리가 있거나, 규칙이나 제도나 법률을 내세우는 데는 마을이 아닙니다.



.. 아무도 위협을 가하지 않았지만 레아는 두려웠다. 아무도 웃지 않았고, 인사도 안 했다. 코쟁이가 이것저것 캐묻는 것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은 그렇게 우두커니 서 있었다 … 레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머릿속으로는 달아나야 한다고, 어서 달아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인이 몸을 만지는 것을 허락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여인이 머리를 쓰다듬는 동안 레아는 가만히 있었다. 레아가 허공에 흩어지거나 달아나 버리기라도 할까 두려운 듯 여인의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  (133, 134쪽)



  이야기책 《황허에 떨어진 꽃잎》에 나오는 아이한테는 이름이 둘입니다. 하나는 이 아이를 낳은 어머니가 붙인 ‘인야오’이고, 하나는 이 아이를 건사한 독일 어버이 둘이 붙인 ‘레아’입니다. ‘인야오’는 중국 어머니가 낳았으나, 중국 아버지는 이 아이가 가시내이기 때문에 냇물에 던져서 죽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인야오를 낳은 어머니는 인야오네 언니를 중국 아버지 손에 빼앗겼습니다. 인야오네 언니는 갓 태어나자마자 죽음길로 가 버렸습니다. 중국 어머니는 둘째 아이 인야오를 낳고 나서 이 아이마저 빼앗길 수 없어서, 중국 아버지 몰래 도시로 나와서 마땅한 외국사람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러고는 두 독일사람한테 이녁 아이를 맡겼습니다. 비취 목걸이와 함께 맡겨요.


  두 독일사람은 난데없이 떠맡은 갓난쟁이를 바라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지만, 이내 이 아이를 잘 돌보아서 사랑스레 키워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 아이가 그들한테 온 까닭이 있다고, 하늘이 뜻한 바가 있다고, 이 아이가 살아남아서 씩씩하게 두 발로 서야 할 까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체면이 깎인다고요?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요? 사람들은 정말 우스워. 그게 무슨 대수예요? 그저 겁이 나서 나를 그냥 잊고 싶은 거예요.” 레아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체면이 깎이는 일은 중국인에게 있어서 큰 망신이야. 자존심이 무너지는 일이지. 계급이 수직 체계로 잡혀 있는 사회에서는 체면이 매우 중요해.” … 매년 6만 명의 여아가 죽는다고 했다. 레아의 언니도 그중의 한 명이었다.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은 것이다 … “우리 중국에서는 모든 것이 원을 그린다고 말해. 마음의 평화는 각각의 원을 완성해야 찾아온다고 믿지. 그런데 네가 도망치거나, 원을 완성하지 않은 채 내팽개치면 평화는 네 마음에 절대 찾아오지 않아. 레아는 독일로 도망칠 수 있겠지. 그런데 인야오는? 그 애는 어디에 있게 되지?” … 레아는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았지만 친엄마를 다시 봐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하룻밤이나 더 걸렸다 ..  (138, 166, 180쪽)



  ‘레아’와 ‘인야오’라는 두 이름이 있는 아이는 중국사람도 독일사람도 아닙니다. 중국에서 났어도 중국 호적이 없고, 독일에서 살아도 곧잘 놀림을 받습니다. 레아이자 인야오라는 아이한테는 누가 이웃이고 누가 동무일까요? 이 아이한테는 누가 어버이일까요? 이 아이한테는 누가 하느님이고 누가 곁님일까요?


  너와 나는 모두 아름답습니다. 너와 나는 모두 사랑스럽습니다. 너와 나는 모두 지구이웃이요 지구벗이며 지구사람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너른 온별누리에 가득한 별이웃이고 별벗이며 별사람입니다.


  너와 나는 부질없이 죽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너와 나는 이 땅에서 아름답게 살아야 할 일만 있습니다. 너와 나는 덧없이 놀리거나 괴롭혀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너와 나는 이 땅에서 서로 아끼면서 사랑을 나눌 노릇입니다.


  레아이자 인야오인 아이는 앞으로 홀로서야 합니다. 아이 스스로 새 이름을 지어서 스스로 서야 합니다. 중국도 독일도 아닌 ‘보금자리’를 찾고, 이런 규칙이나 저런 사회에 얽매이지 않는 아름다운 마을을 가꾸어야 합니다. 모든 아이는 사랑을 받으며 태어나야 하고, 모든 어버이는 사랑을 바쳐 아이를 돌보아야 합니다. 4348.4.2.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청소년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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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기놀이 5 - 이얍 날아올라



  아이들 옷가지를 빨아서 마당에 신나게 너는데, 두 아이가 마당으로 따라나오면서 신나게 달리고 뛴다. 놀이순이는 ‘이얍!’ 소리까지 내면서 펄쩍펄쩍 뛰어오르려 한다. 온힘을 모아서 온몸으로 하늘을 가른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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