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밭과 햇볕전기판



  우리 마을과 이웃 여러 마을 비탈밭에 ‘햇볕전지판’이 생긴다. 올 일월부터 온 마을을 쩌렁쩌렁 울리는 쇳소리를 내면서 공사를 하더니 이른봄에 우리 마을 햇볕전지판부터 마무리가 되었고, 요새는 이웃마을에 이 공사를 한창 한다. 햇볕전지판이 들어서기 앞서까지 아주 호젓하면서 고요하고, ‘그리 높지 않은 멧자락’이었어도, 풀내음과 숲내음이 싱그러운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 멧등성이를 따라 비탈밭마다 햇볕전지판이 새까맣게 들어서면서 이 둘레 모습이 확 바뀐다. 그동안 ‘사람 살기 좋은 곳’이었다면, 이제 ‘대형 위해시설’이 들어서는 곳이 된다.


  왜 마을 어르신은 저 땅을 저렇게 팔까? 왜 마을 어르신은 저 비탈밭을 ‘시골로 와서 살고 싶다는 사람’한테는 안 팔고, ‘햇볕전지판 업자’한테 팔까? 제법 많은 사람들이 우리 마을이나 이웃마을로 와서 저 비탈밭 자리가 좋다면서 팔아 달라고 했는데, 다들 손사래만 쳤다. 그래서 우리 마을이나 이웃마을에는 ‘귀촌자’가 없다.


  아무튼 그렇다. 이런 모습이 바로 이 시골마을 모습이고 삶이다. 저 햇볕전지판은 마을에 전기를 주려는 시설이 아니라, 도시로 전기를 가져가려는 시설이다. 4348.4.13.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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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에 자전거는



  아이들을 이끌고 면소재지 초등학교 놀이터로 갔더니, 운동장 가장자리에 벚꽃이 피었다. 아, 벚나무였구나. 벚꽃은 거의 다 졌다. 전남 고흥은 남녘에서도 봄이 일찍 오는 시골이니까. 그런데, 벚꽃이 많이 진 탓에 흙바닥에 벚꽃잎이 가득 있다. 자전거를 벚꽃잎 흐드러진 흙바닥에 눕힌다. 늘 우리 세 사람을 태우고 다니느라 애쓰는 자전거한테 꽃내음을 선물로 준다. 벚나무야 고맙구나. 4348.4.13.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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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5.4.11.

 : 다시 유채밭 사이로



- 새봄이 되어 들녘에 유채꽃이 필 무렵은 이 들길을 다니기에 싱그러우면서 즐겁다. 아직 농약을 칠 때가 아니요, 온통 꽃바람이 분다. 꽃가루를 먹고, 꽃내음을 마신다. 자전거 발판을 천천히 구른다. 아이들은 샛자전거와 수레에 앉아서 향긋한 냄새를 기쁘게 받아들인다.


- 면소재지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한 시간 반 즈음 논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군내버스가 저 앞에서 다가오는 모습을 본다. 자전거를 길섶에 바싹 붙이며 기다린다. 군내버스가 유채밭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예쁘다. 이 유채밭 들길을 누군가 걸어서 지나가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지나가도 무척 예쁠 테지. 사람들이 제주섬이나 여러 시골로 봄마실을 다니는 까닭을 알 만하다. 이 유채꽃이 모두 샛노랗게 춤을 추면 얼마나 어여쁠까.


- 유채꽃이 가득 필 무렵에는 자전거를 집에 두고 두 아이와 천천히 이 들길을 걸어야겠다. 그때에는 자전거조차 성가시리라.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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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4. 새봄 유채밭 버스



  새봄이 되어 들판이 유채밭으로 차츰 바뀐다. 곧 샛노랗게 빛나는 유채밭이 되리라. 꽃바람을 타고 군내버스가 천천히 지나간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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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을 떠난 펭귄, 화이트블랙 (한스 아우구스토 레이·마르그레트 레이) 시공주니어 펴냄, 2002.8.20.



  프랑스에서 자전거를 타고 독일군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하던 두 사람이, 자전거 짐받이에 실은 ‘그림책 원고 넉 점’ 가운데 하나였다고 하는 《세계 여행을 떠난 펭귄, 화이트블랙》이 한국에서 2002년에 나왔다. 오랫동안 묵고 묵은 그림책이고, 그림책에 나오는 펭귄이 누리는 세계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1930년대 모습이라고 할 만하다. 그림책에 나오는 펭귄은 남극을 떠나서 아프리카 사막을 지났고, 군함에 한 번 올랐으며, 비행기를 한 번 탔다가, 고기잡이배 헛간에 갇히기도 했다. 여러모로 재미난 여행일 수 있으나, 세계 여행치고는 좀 좁지 싶다. 한결 널리 지구별을 돌아보면서 더욱 재미나게 여러 곳을 누비는 이야기로 담을 수 있었을 텐데. 아무튼, 이 그림책을 빚은 두 분은 ‘죽는 날’까지 이 원고를 손질하지 못했고, 1940년에 ‘애벌그림’으로 마무리지어 놓은 대로 책이 나왔으니, 이 모습으로밖에는 더 어찌할 수 없겠지. 4348.4.13.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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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을 떠난 펭귄, 화이트블랙
한스 아우구스토 레이.마르그레트 레이 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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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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