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5.4.8. 작은아이―배가 가는 길



  작은조각을 맞추어 배를 빚은 놀이돌이가 함께 그림을 그린다. 아버지와 누나가 모두 그림을 그리니 저도 그림을 그리겠다고 한다. 그림돌이가 된 작은아이는 종이 한복판에 배 장난감을 놓은 다음, 배 테두리에 대고 금을 죽죽 긋는다. 배가 가는 길이요, 배 모습이라고 한다. 그렇구나. 너한테는 손바닥이나 발바닥 테두리를 그리며 놀아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배 테두리를 그리는 놀이를 알았지? 누구나 다 알 수 있나?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그림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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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5.4.8. 큰아이―캐니멀 동무



  그림순이가 ‘보고 그리기’를 한다. ‘보고 그리기’는 그리 내키지 않지만, 가끔 이렇게 그릴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스스로 이쁘다고 여기는 그림이 있으면 얼마든지 ‘보고 그리기’를 할 수 있다. 다만, 늘 이런 그림을 그리면 ‘아이 그림’은 나올 수 없다.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서 그리니까, 예쁘게 그리는구나 하고 한 마디를 살며시 들려준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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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사는 꿈의 도시 3
야치 에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498



이 길을 보렴

― 네가 사는 꿈의 도시 3

 야치 에미코 글·그림

 박혜연 옮김

 서울문화사 펴냄, 2003.11.25.



  키가 같은 두 사람이 길을 걷는다면 두 사람은 같은 빠르기로 걸을 만합니다. 그렇지만, 어느 한 사람이 더 빠르게 걸을 수 있습니다. 어느 한 사람은 퍽 느리게 걸을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따로 걸을 수 있으며, 언제나 둘이 나란히 걸을 수 있습니다.


  따로 걷는 두 사람은 저마다 다른 모습을 바라봅니다. 나란히 걷는 두 사람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이 길을 걸으면서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보려고 하니까 두 사람은 다른 빠르기로 걷습니다. 이 길을 걸으면서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이야기로 꽃을 피우려 하니까 두 사람은 같은 빠르기로 걷습니다.



- “난 확실히 회사 일 따위야 아무것도 모르지만, 수고했단 말 한 마디 해 주지도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온힘을 다해 일한단 허무함이 어떤 건지 상상하는 것 정도는 할 줄 아니까.” (12∼13쪽)

- “그곳에 있으면 어깨의 힘이 빠진다고 할까? 자연스레 숨을 쉴 수 있다고 할까.” “바보 같은 소리 마. 그럼 꼭 이 집에서는 숨쉬기 힘들다고 하는 것 같잖니.” (47쪽)





  아이와 함께 길을 걸을 적에 아이한테 빠르기를 맞추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길을 걷지만 아이가 어른 발걸음에 맞추도록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이한테 발걸음을 맞추는 어른은 아이를 생각합니다. 아이한테 발걸음을 안 맞추는 어른은 아이를 안 생각합니다.


  어른끼리 길을 걸을 적에도 ‘이야기를 제대로 나누지 않는’다면 두 사람 걸음걸이가 다릅니다. 아무래도 더 빠르게 걷는 쪽이 이야기도 외곬로 치닫기 마련입니다. 더 천천히 걷는 쪽이 이야기를 더 생각하면서 나누려고 하는 마음이기 마련입니다.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이 아닙니다. 걸음걸이에 따라 삶과 생각이 다를 뿐입니다. 그리고, 삶과 생각이 다르기에 서로 마음을 활짝 열면서 어우러질 수 있고, 서로 마음이 안 맞는 채 빙글빙글 맴돌 수 있습니다.



- “물론 만류했었지. 당신은 이 이치카와 가에 필요한 사람이니까, 라며 몇 번이나.” “안 돼요! 회사를 위해서라든지, 이치카와 가를 위해서라든지 그런 건.” (51쪽)

- ‘난 무얼 고집부리고 있는 거지? 사실은 어머니라 부르고 싶었어. 이 사람을.’ (117쪽)




  야치 에미코 님이 빚은 만화책 《네가 사는 꿈의 도시》(서울문화사,2003) 셋째 권을 읽습니다. 이 만화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걸음걸이가 모두 다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한집에 모여서 삽니다. 참말 우스꽝스럽지요. 다 다른 걸음걸이인 사람들이 한집에 모였어요. 그러면 이 사람들은 서로 무슨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다 다른 걸음걸이를 외곬로 밀어붙이면, 이들은 서로 마음을 조금이나마 열기는 할까요?



- “함께 살고 싶지 않은 건 그쪽이잖아요.” “내가 언제 그런 소리를 했지? 나는 네가 이 저택에 오는 걸 반대한 적 따위 없었어.” “반대하지는 않아도 잔뜩 민폐라는 얼굴을 했던 주제에! 만났어도 딸이라는 걸 몰랐던 주제에! 누구든 상처입어요. 잔뜩 상처입는다구.” (122∼123쪽)

- “사이코는 어머니를 좋아하는구나.” “당연하지. 여러 가지로 문제 있는 사람이지만.” (141쪽)




  꽤 오랫동안 서로 마음을 한 차례도 연 적이 없는 줄 뒤늦게 깨닫는 사람들이 허름한 오두막에 모입니다. 커다란 집에서 커다란 방에 따로 머물 적에는 얼굴을 마주할 일조차 드물었으나, 조그맣고 허름한 오두막에 모일 적에는 그야말로 얼굴을 마주하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커다란 집과 커다란 방에서는 아무도 안 웃고 아무도 부드러운 목소리가 아니었으나, 조그맣고 허름한 오두막에 모일 적에는 누구나 목소리와 낯빛이 부드러우면서 따스합니다. 웃음꽃이 핍니다.


  그렇다고 커다란 집에서 사는 일이 잘못일 수 없습니다. 작은 집에서 살더라도 마음을 꼭 닫으면 웃음꽃이 필 수 없어요. 큰 집이거나 작은 집이어야 하는 실타래가 아닙니다. 어떤 마음이요 생각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어떤 꿈이요 사랑인가를 헤아려야 합니다.



- “뭔가 할 얘기 없는 겁니까? 요전에는 제가 일방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했어요. 당신은? 당신은 뭔가 할 얘기 없는 겁니까?” “없어. 네가 말했던 건 전부 진짜였는걸. 아무것도. 할 수 있는 말 같은 건 없어.” (152∼153쪽)

- “도대체가 여기 사람들은 이상해. 같은 집에 살고 있으면 가족이잖아요. 그런데 그 중 한 사람이 나갔는데도 누구 하나 말리려고 하지도 않아.” (167쪽)




  사랑을 찾아서 삶을 짓는 길을 걸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빚는 이야기를 담은 《네가 사는 꿈의 도시》입니다. 책이름이 왜 ‘네가 사는’과 ‘꿈 도시’일까요? 바로, ‘내가 너를’ 느끼고, ‘서로 꿈으로 이루는 마을과 보금자리’를 생각하자는 뜻입니다.


  돈을 많이 벌자는 삶이 아니고, 이름을 날리자는 삶이 아니며, 힘을 부리자는 삶이 아닙니다. 겉치레나 이름치레를 바라자는 삶이 아닙니다. 오로지 아름다운 꿈으로 가자는 삶입니다. 따사로이 어깨동무를 하면서 기쁘게 웃자는 삶입니다.


  이 길을 보아야 해요. 이 아름다운 길을 보아야 해요. 이 아름다운 길에서 사랑을 짓는 꿈을 보아야 해요. 4348.4.1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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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72. 봄냄새



벌이 모여들어 꿀을 모은다.

나비가 벌 옆으로 와서

꽃가루를 먹는다.

동백꽃에도 매화꽃에도

냉이꽃에도 별꽃에도

벌과 나비가 어우러져

봄밥을 먹는다.

나는 동백나무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가

매화나무한테 가서

큼큼 봄냄새 맡는다.



2015.3.2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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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38. 나무 곁에서 (15.4.9.)



  누나 겉옷이 좋다는 작은아이는 으레 누나 겉옷을 입고 돌아다닌다. 새롭게 살아나는 나무 곁에 함께 서면서 더 잘 자라렴 더 무럭무럭 크렴 하고 이야기하는데, 나무빛과 옷빛이 모두 곱구나 싶다. 이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 고운 빛은 어디로 갈까. 마음에서 태어난 빛이 새롭게 마음으로 돌아가서 씨앗이 될까. 파란 빛깔 폴리 신발이 짙누런 흙밭에서 싱그럽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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