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숲 25 (이시키 마코토) 삼양출판사 펴냄, 2015.4.16.



  만화책 《피아노의 숲》은 스물다섯째 권이 마지막일까? 아마 마지막일 듯싶다. 그러나 한 권 더 나올는지 모르지. 스물다섯째 권 겉그림에 나오는 그림을 보아도 이 만화는 드디어 마무리를 짓는구나 하고 알아챌 수 있다. 그러면, 폴란드에서 벌어진 피아노잔치에서는 누가 1등을 거머쥘까? 1등을 거머쥘 만큼 사람들 가슴을 쩌렁쩌렁 울린 피아노 노랫소리는 어떤 아이가 들려주었을까? 똑같은 가락을 똑같은 피아노로 친다고 하더라도, 이 피아노 앞에 선 사람은 모두 다르다. 가슴을 울리지 않을 피아노가 따로 없기도 하면서, 듣고 다시 듣고 또 들어도 언제나 새로운 숨결로 가슴을 아름답게 적시는 피아노 노랫소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느 한 가지 노래를 수천 번 되풀이해서 듣거나 수만 번 잇달아 듣기도 한다. 왜 그러한가 하면, 수천 번이나 수만 번을 되풀이해서 듣더라도 들 ‘새로운’ 바람소리이기 때문이다. 숲이 들려주는 바람소리가 무엇인가를 그릴 수 있다면, 피아노잔치에서 누가 1위이고 2위이며 12위인지 따지는 일은 부질없겠지. 4348.4.1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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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 25- 신장판
이시키 마코토 지음, 양여명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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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35) 너의 9


너의 삼촌 되는 어른도 그렇거든. 자기가 낳은 자식도 아닌 너를

《현덕-광명을 찾아서》(창비,2013) 39쪽


 너의 삼촌 되는 어른

→ 네 작은아버지 되는 어른

→ 너한테 작은아버지 되는 어른

→ 네게 작은아버지 되는 어른

 …



  한국말은 ‘네’이니 ‘네’로 적으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한국말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너의’로 적으니 얄궂습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너 한테’로 적을 수도 있고, ‘네게’로 적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적든 ‘너’라는 낱말에는 ‘-의’가 붙을 수 없습니다. 4348.4.1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네 작은아버지 되는 어른도 그렇거든. 그분이 낳은 아이도 아닌 너를


‘삼촌(三寸)’은 ‘작은아버지’나 ‘큰아버지’로 손보고, ‘자기(自己)가’는 ‘그분이’로 손보며, ‘자식(子息)’은 ‘아이’로 손봅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25) 위의 8


채반에 깔린 색색의 은행들을 만질 수 없는 게 나는 안타까웠다. 무명천 위의 노랑, 초록, 보라, 연분홍색 은행들

《황선미-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사계절,2010) 9쪽


 무명천 위의

→ 무명천에 놓은

→ 무명천에 놓인

→ 무명천에 둔

→ 무명천에 올린

 …



  무명천을 바닥에 깔고 은행알을 올립니다. 그러니 “무명천에 올린” 은행알입니다. 무명천에 은행알을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무명천에 놓은” 은행알입니다. ‘위 + 의’처럼 쓰지 않습니다. 무명천에 ‘어떻게’ 은행알이 있는가를 헤아리면서 알맞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4348.4.1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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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채반에 깔린 알록달록 은행알을 만질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무명천에 노랑, 풀빛, 보라, 옅붉은빛 은행알


‘나는’은 글월 사이에 끼워넣지 못합니다. 글월 맨 앞으로 옮깁니다. “색색(色色)의 은행들”은 “알록달록 은행알”로 손질합니다. 은행 열매를 말하는 보기글이니 ‘은행 열매’라 하든 ‘은행알’이라 해야 올바릅니다. 밤 열매를 말할 적에는 ‘밤알’이라 하지 ‘밤들’이라 하지 않습니다. “만질 수 없는 게”는 “만질 수 없어서”로 다듬고, ‘초록(草綠)’은 ‘풀빛’으로 다듬으며, ‘연분홍색(軟粉紅色)’은 ‘옅붉은빛’이나 ‘옅은분홍’으로 다듬어 줍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23) 전의 9


그 놓는 방법이 아까 전의 이야기입니다

《니시오카 쓰네카즈/최성현 옮김-나무에게 배운다》(상추쌈,2013) 75쪽


 아까 전의 이야기

→ 아까 이야기

→ 아까 그 이야기

→ 아까 한 이야기

→ 아까 했던 이야기

→ 아까 말한 이야기

 …



  “아까 전의 이야기”라고 하는 말투는 관용구라 할 수 있습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이 말투를 흔히 씁니다. 새로 나타난 말투일 텐데, 이 말투가 익숙한 사람들은 이 말투를 그대로 쓰려 할 테지만, 한국사람은 예부터 “아까 이야기”라든지 “아까 그 이야기”라든지 “아까 말한 이야기”라든지 “아까 한 이야기”처럼 말했습니다. 한자말 ‘전(前)’을 그대로 두려 한다면 “아까 전 이야기”처럼 쓰면 됩니다. 4348.4.1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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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08] 아이를 안으며



  어버이로서 아이를 안으면

  아, 이렇게 작고 가볍네

  사랑스럽구나



  어버이라면 아이가 마흔 살이 되거나 예순 살이 되어도 사랑스레 안아 줍니다. 아이라면 어버이가 일흔 살이 되거나 아흔 살이 되어도 사랑스레 안기고 싶습니다. 아이를 안는 어버이는 언제나 따순 품이요, 어버이한테 안기는 아이는 늘 기쁜 가슴입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어버이보다 키도 크고 몸무게도 많다 하더라도, 둘 사이를 잇는 끈은 바로 사랑이기 때문에 한결같이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4348.4.1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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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387) 심층적 1


우리는 각 주제들을 더욱 심층적으로 다룬 책들을 여러분에게 소개할 것이다

《제임스 브루지스/정지인 옮김-지구를 살리는 50가지 이야기 주머니》(미토,2004) 12쪽


 더욱 심층적으로 다룬 책

→ 더욱 깊이 다룬 책

→ 더욱 깊숙하게 다룬 책

→ 더욱 꼼꼼하게 다룬 책

→ 더욱 낱낱이 다룬 책

→ 더욱 차근차근 다룬 책

 …



  한국말사전에는 ‘심층적’이라는 낱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낱말을 쓰는 분이 꽤 많습니다. 한자말 ‘심층’은 ‘깊은 곳’이나 ‘깊숙한 곳’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깊은 곳’이나 ‘깊숙한 곳’처럼 쓰면 됩니다.


 바다의 심층 → 바다 밑바닥 / 바다에서 깊은 곳

 심층 취재 → 깊은 취재 / 밑바닥 취재

 내 마음의 심층 → 내 마음 깊은 곳


  “바다의 심층”이라면 “바다 밑바닥”이 되겠지요. ‘바닷바닥’ 같은 낱말을 새로 지을 수도 있어요. 땅에서는 ‘땅바닥’이니까요. 게다가 ‘심층’ 같은 한자말을 섣불리 쓰기 때문에 “심층은 수심의 깊이에 따라” 같은 엉성한 말까지 나타납니다. ‘수심(水深)’은 “물깊이”를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수심의 깊이”는 “물깊이의 깊이”인 꼴이고, “심층은 수심의 깊이에 따라”는 “깊은 층은 물깊이의 깊이에 따라”인 꼴이에요. 도무지 말이 될 수 없습니다.


 심층은 수심의 깊이에 따라 수온이 차차 낮아진다

→ 바닷바닥은 물깊이에 따라 온도가 차츰 낮아진다

→ 밑자리는 물깊이에 따라 온도가 차츰 낮아진다


  한 마디씩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면 말을 엉터리로 쓸 수 있습니다. 한자말을 쓰느냐 마느냐라든지 ‘-적’을 쓰느냐 마느냐 같은 이야기를 넘어서, 말을 말답게 쓰느냐 마느냐를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4338.12.20.불/4348.4.1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우리는 모든 이야기를 더욱 깊이 다룬 책을 여러분한테 알려주려 한다


“각(各) 주제(主題)들”은 “주제마다”나 “이야기마다”나 “모든 이야기”로 손봅니다. “여러분에게 소개(紹介)할 것이다”는 “여러분한테 알려주려 한다”나 “여러분한테 이야기하겠다”나 “여러분한테 밝히려 한다”로 손질합니다.



심층적 : x

심층(深層)

1. 사물의 속이나 밑에 있는 깊은 층

   - 바다의 심층 / 심층은 수심의 깊이에 따라 수온이 차차 낮아진다

2.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물이나 사건의 내부 깊숙한 곳

   - 심층 취재 / 심층 보도 프로그램 / 내 마음의 심층에 있었던 것 같아

..



 '-적' 없애야 말 된다

 (916) 심층적 2


게다가 박수근의 미망인마저 세상을 뜬 후여서 화가를 심층적으로 파 보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박용숙-박수근》(열화당,1979) 3쪽


 심층적으로 파 보려는 

→ 깊이 파 보려는

→ 깊은 곳까지 파 보려는

→ 속속들이 파 보려는

→ 남김없이 파 보려는

→ 차분히 파 보려는

 …



  언론에서는 ‘심층 취재’를 한다고 흔히 이야기합니다. ‘심층적 취재’라고는 쓰지 않지만, ‘심층’이라는 한자말을 생각해 보면, ‘깊은’을 뜻하는 만큼, ‘깊은 취재’나 ‘깊이 있는 취재’나 ‘깊이 파고든 취재’쯤으로 다듬어 쓸 수 있어요.


  “심층적으로 파 보려는”과 비슷한 말투로 “심도(深度) 있게 파 보려는”을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심도’도 ‘심층·심층적’과 마찬가지로 ‘깊음’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한국말 ‘깊음(깊다·깊은)’을 잘 살려서 쓰면 넉넉합니다.


  깊이 판다고 할 적에는 속속들이 판다고 할 수 있고, 남김없이 파거나 모두 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숨김없이 파거나 낱낱이 판다고도 할 수 있어요. 4340.6.27.물/4348.4.1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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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박수근한테는 곁님마저 이승을 뜬 뒤여서 이녁을 깊이 파 보려는 일을 그만두지 않을 수 없었다


‘미망인(未亡人)’은 ‘홀어미’로 다듬을 낱말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박수근의 미망인마저”를 “박수근한테는 곁님마저”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세상(世上)을 뜬 후(後)여서”는 “이승을 뜬 뒤여서”로 손보고, “파 보려는 노력(努力)을”은 “파 보려는 일을”로 손보며, ‘포기(抛棄)하지’는 ‘그만두지’나 ‘그치지’나 ‘멈추지’로 손봅니다.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않을 수 없었다”로 손질합니다.


..


 '-적' 없애야 말 된다

 (1705) 심층적 3


직접 피해자인 농민들 이야기나 국민들이 쌀 개방과 관련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파고들지 않습니다

《김덕종·손석춘-식량 주권 빼앗겨도 좋은가?》(철수와영희,2014) 20쪽


 심층적으로 파고들지

→ 깊이 파고들지

→ 깊숙히 파고들지

→ 파고들지

→ 깊이 살피지

→ 깊숙히 살펴보지

 …



  ‘파고들다’라는 낱말은 “깊숙이 들어가다”를 뜻합니다. 그래서 ‘깊은 층’을 가리키는 한자말 ‘심층’을 넣어서 “심층적으로 파고들지”처럼 쓰면 “깊이 깊이 들어가다” 꼴이 됩니다.


  말뜻이 겹치더라도 일부러 “깊이 파고들지”처럼 쓸 수 있으나, “파고들지”라고만 적어도 넉넉합니다. 그리고, ‘깊이’나 ‘깊숙히’ 같은 낱말을 넣으려 하면 “깊이 살피지”나 “깊숙히 살펴보지”처럼 쓰면 돼요. 4348.4.1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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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피해를 보는 시골사람 이야기나, 사람들이 쌀 개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깊이 살펴보지 않습니다


‘직접(直接)’은 ‘곧바로’나 ‘바로’로 손봅니다. ‘농민(農民)’이나 ‘국민(國民)’은 그대로 둘 수 있을 테지만, ‘농사꾼’이나 ‘사람’으로 손볼 수 있고, ‘농민’은 ‘시골사람’이나 ‘흙지기’나 ‘시골지기’로 손보아도 됩니다. “쌀 개방과 관련(關聯)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쌀 개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로 손질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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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내쟁이 꼬마 발레리나
이치카와 사토미 그림, 페트리샤 리 고흐 글, 김경미 옮김 / 현암사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17



우리 둘이 바람처럼 춤을 추자

― 흉내쟁이 꼬마 발레리나

 페트리샤 리 고흐 글

 이치카와 사토미 그림

 김경미 옮김

 현암사 펴냄, 2003.10.20.



  사이좋게 지내는 두 사람은 서로 닮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다른 두 사람일 테지만, 사이좋게 지내면서 낯빛이 닮고 목소리가 닮습니다. 사이좋게 지내는 사이 몸짓이 닮고 생각이 닮습니다. 어느새 두 사람은 입으로 말을 주고받는 사이를 넘어서, 마음으로 생각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어요. 사이가 좋은 두 사람은 눈빛으로도 마음을 읽고, 손짓으로도 생각을 알아차려요.



.. 타냐는 늘 춤을 추었어요. 밥 먹으러 갈 때도 춤을 추었고, 이불 속에서도 춤을 추었죠. 발레 수업을 받으러 갈 때도 춤을 추었고, 공원에서도 춤을 추며 곧장 가로질러 갔죠 ..  (5쪽)




  사이좋게 지내는 사람들은 서로 아끼고 사랑합니다. 아주 마땅하지요. 사이가 좋으니 서로 아끼고 사랑할밖에 없습니다. 사이좋은 사람들은 서로 다툴 일이 없습니다. 사이좋은 사람들은 전쟁무기나 핵무기가 없어도 평화와 평등입니다. 군대가 뒤에서 지켜 주어야 평화가 아닙니다. 따스한 사랑으로 마주할 때에 평화입니다. 똑같은 학교를 마치고 똑같은 재산을 가져야 평등이 아닙니다. 넉넉한 사랑으로 어깨동무를 할 적에 평등입니다.


  이리하여, 사이좋게 지내는 사람들은 스스럼없이 손을 맞잡고 춤을 춥니다. 사이좋게 어울리는 사람들은 기쁘게 노래하면서 활짝 웃습니다. 이 지구별이 서로 사이좋은 나라로 나아간다면, 전쟁무기와 군대 따위는 곧바로 몰아내면서, 기쁜 웃음과 밝은 노래와 싱그러운 춤사위가 넘실거리리라 생각합니다.



.. 에밀리가 물었어요. “너 뭐하는 거니? 그거 주떼니?” 타냐가 대답했어요. “아니, 이건 타조야.” 그러면서 타냐는 타조 춤을 추었습니다 ..  (14∼15쪽)





  페트리샤 리 고흐 님이 글을 쓰고, 이치카와 사토미 님이 그림을 그려서 1994년에 《Tanya and Emily in a dance for two》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온 그림책이 2003년에 한국에서 《흉내쟁이 꼬마 발레리나》(현암사,2003)라는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두 분이 함께 빚은 그림책은 《꼬마 발레리나 티나》와 《꼬마 발레리나의 사계절》로도 나왔고, 《타냐의 빨간 토슈즈》와 《타냐와 마법의 옷장》으로도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흉내쟁이 꼬마 발레리나》는 ‘춤을 사랑하는 타냐’와 얽힌 여러 그림책 꾸러미 가운데 하나예요.



.. “타냐, 야생 염소라고 생각해 봐! 펄쩍 뛰어오르는 야생 염소!” 그러고 에밀리는 언덕을 곧장 가로지르며 카브리올르를 추었습니다 ..  (25쪽)




  발레라고 하는 춤을 배우는 어린 타냐는 발레학원에서 늘 혼자 춤을 춥니다. 다른 아이들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춤을 추며 그치지만, 타냐라는 아이는 언제나 춤을 춥니다. 밥을 먹을 적에도 춤을 추고 잠을 자면서도 춤을 추어요. 길을 걸을 적에도 춤을 추고, 공부를 할 적에도 춤을 추겠지요.


  타냐라는 아이한테는 ‘발레’ 한 가지 춤만 있지 않습니다. 삶이 모두 춤입니다. ‘발레’는 수많은 춤사위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 즐기는 온갖 춤사위 가운데 하나예요.


  발레학원에서 에밀리와 타냐는 처음에는 딱히 말을 안 섞는 서먹하다 싶은 사이입니다. 어느 날 동물원에서 여느 때처럼 춤을 추며 노는 타냐를 에밀리가 보았고, 에밀리는 ‘어떤 발레 몸짓’을 하느냐고 타냐한테 물어요. 타냐는 ‘발레 몸짓’이 아니라 ‘동물원 짐승들 몸짓’을 보고서 따라한다고 말해요. 이윽고 두 아이는 저마다 좋아하는 짐승 몸짓을 따라서 예쁘게 춤을 춥니다.



.. 둘이 함께 추는 춤은 정말로 멋졌습니다 ..  (32쪽)




  두 아이가 짓는 춤사위는 ‘짐승 흉내’일까요? 아니면, 두 아이는 수많은 짐승과 하나가 되어 ‘춤놀이’를 할까요?


  두 아이는 동물원에서 함께 놀며 ‘여러 짐승과 하나가 되는 춤’을 춥니다. 두 아이는 들판에서 함께 놀 적에는 ‘여러 꽃과 풀과 나무와 하나가 되는 춤’을 추겠지요. 길에서는 자동차와 하나가 되는 춤을 출 만하고, 버스나 신호등과 하나가 되는 춤을 출 수 있어요. 온갖 사람이 온갖 몸짓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웃과 하나가 되는 춤’을 출 수 있습니다.


  해님과 같은 춤도 출 만하고, 바람과 같은 춤도 출 만해요. 언제나 춤입니다. 서로 웃으면서 춤입니다. 기쁘게 동무가 되는 춤이고, 다 함께 이웃으로 노래하는 춤입니다. 4348.4.1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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