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27. 휘파람 익히기



  큰아이는 꽤 예전부터 휘파람에 꽂혀서 불고 싶다고 노래했다. 곁님이 큰아이한테 입술과 입과 혀를 어떻게 오므리면서 내야 하는가를 보여주되, 아이가 스스로 되풀이하면서 익히도록 이끌었다. 큰아이는 요즈음 휘파람 소리가 제법 잘 난다. 아직 살짝 서툴지만 스스로 좋아하기에 날마다 틈틈이 휘파람을 분다. 마음에 드는 노래나 가락이 있으면 스스로 휘파람으로 살살 따라해 본다. 큰아이는 머잖아 휘파람을 퍽 잘 불 수 있으리라 느낀다. 스스로 하니까. 스스로 즐겁게 하니까. 마음이 움직일 때마다 언제나 스스로 신나게 하니까.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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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모래 떨려고



  놀이터에서 맨발로 한창 놀다가 신을 신다가 하는 산들보라는 신에 모래가 들어갔다면서 살살 흔든다. 그런데 살살 흔들어서 모래가 빠질까? 신나게 떨어야 모래가 빠지지. 그냥 맨발로 놀아라. 맨발로 놀고 나서 물로 발을 씻으면 돼. 신에 들어간 모래는 아버지가 떨어 줄게.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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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Rain 2 - 김중만 사진집
서영아 지음, 김중만 사진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찾아 읽는 사진책 205



빗물과 사진, 눈물과 사랑

― After Rain 2

 김중만 사진

 서영아 글

 소담출판사 펴냄, 2003.5.15.



  봄에 봄비가 내립니다. 봄비에는 봄내음이 깃듭니다. 봄내음은 땅을 깨우고, 땅이 깨어나면 풀씨가 깨어나며, 풀씨가 깨어날 무렵 나무마다 겨울눈도 깨어납니다.


  여름에는 여름비가 내립니다. 여름비에는 여름내음이 깃듭니다. 여름내음은 들마다 푸른 숨결로 퍼지고, 푸른 숨결을 받은 풀과 나무는 싱그러이 열매를 맺습니다. 일찌감치 꽃을 피운 딸기나 앵두는 여름에 새빨간 열매와 씨앗을 산뜻하게 내놓아요.


  가을에는 가을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겨울비가 내립니다. 철마다 다른 빗물입니다. 똑같은 비는 없습니다. 봄에 내리는 비도 삼월과 사월과 오월이 다르고, 사월에 내리는 비도 첫무렵과 끝무렵에 내리는 비가 달라요.


  빗소리를 듣고 빗내음을 맡으면서 생각합니다. 빗물에 서리는 다 다른 숨결을 읽을 수 있다면, 빗물을 사진으로 찍을 적마다 늘 다른 이야기를 엮고 언제나 새로운 노래를 부를 만하리라 봅니다.






  김중만 님이 찍은 사진에 서영아 님이 글을 붙인 사진책 《After Rain 2》(소담출판사,2003)을 읽습니다. 사진책 《비 온 뒤》는 1권과 2권으로 나뉘어서 나옵니다. 배우나 가수나 연예인이나 모델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 얼굴과 몸짓이 가득한 사진책입니다. 김중만 님은 “지금 잘나가고, 잊혀버린 이름이라 해서 연연하지 않고 사진성 위주의 선택을 했다. 그들과 보낸 지난 짧고 긴 시간을 소중하게 느낄 수만 있다면, 그들의 모습이 우리들의 마음 어느 곳 한곳에 머물러 외로움을 만져 줄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다.” 하고 말합니다. 이런 말이 아니더라도 굳이 ‘잘나가는 사람’을 사진책에 넣어야 하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사진을 넣어야 할 사진책입니다. 함께 이야기를 느끼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도록 북돋우는 사진을 넣어야 할 사진책이에요.


  이름난 배우나 가수를 찍은 사진으로 사진책을 엮는다면, 이름난 사람들 얼굴값으로 사진을 판다고 할 만합니다. 연예인이나 모델 이름값으로 사진을 파는 일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굳이 이렇게 사진책을 엮어야 할 까닭이 없을 뿐입니다. 이렇게 해서는 재미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이름난 도시를 여행했다면서 이런 도시를 찍은 사진으로 사진책을 엮으면 재미없습니다. 이름난 관광지만 찾아다녔다고 자랑하려는 듯이 사진책을 엮어도 재미없어요.





  다만, 이름난 사람을 찍든, 이름난 관광지를 찍든, 사진 한 장에 이야기를 담는다면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찍히는 사람 이름값’에 따라 사진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내가 ‘아무개 사랑모임(팬모임)’에 있다면, 이름난 아무개를 찍은 사진을 좋아할 수 있을 테지만, 취미나 취향이 아니라 ‘사진’을 생각한다면, 삶을 사랑하는 이야기가 깃든 사진으로 사진책을 엮을 때에 아름답습니다.


  2003년에 《비 온 뒤》를 선보인 김중만 님은 이무렵이 “사진을 시작한 지, 올해로 28년째가 된다. 길기도 하고, 짧은 시간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는 무엇을 했을까?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은 올바른 길인가?” 하고 돌아봅니다. 어느덧 김중만 님은 사진길을 걸은 지 마흔 해째 됩니다. 이 길을 앞으로도 걸어간다면 쉰 해도 되고 예순 해도 되겠지요.


  오래도록 한길을 걷는 사진가는 ‘올바른’ 삶이었을까요? 아마, 아무도 모르리라 느낍니다. 그저, 이 길을 걸은 사람 스스로 묻고 말할밖에 없으리라 느낍니다. 스스로 올발랐다고 여기면 올바릅니다. 스스로 좋았다고 여기면 좋습니다. 스스로 아름다웠다고 여기면 아름답습니다. 스스로 즐거웠다고 여기면 즐겁습니다.





  사진책 《비 온 뒤》를 살펴보면, 여러 배우나 모델 사진 사이에 꽃과 풍경 사진이 흐릅니다. 그러고 보니, 김중만 님은 《비 온 뒤》 머리말에서 “한 장 사진을 찍기 위해 지났던 이름 잊어버린 길가의 모습들. 항구와 낡은 까페 테라스. 여름의 하늘과 깊은 밤 바다와 황량했던 사막. 아이들의 웃음과 절망의 눈물. 터지는 기쁨 속의 내 마음 긴 시간들. 방황, 어둠, 어떻게 지나왔을까. 바로 저기인데.” 같은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넋 놓고 생각해 보니, 지난 긴밤처럼,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듯싶다. 하루하루를. 일 년을. 수십 년을, 그냥 먼산 바라보듯 지내온 길인가 보다.” 같은 이야기도 적었어요.


  패션사진이 아닌 ‘꽃 사진’은 바로 김중만 님이 이녁 사진넋을 돌아보는 이야기가 되리라 느낍니다. 패션사진은 잡지이든 화보이든 광고이든 ‘그 사진을 찍어 주기를 바라는 곳’에 주려고 찍는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도 김중만 님 마음과 숨결이 깃들기 마련이지만,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는 곳’ 마음과 숨결을 함께 생각해서 엮어야 합니다. ‘꽃 사진’은 오로지 김중만 님 마음과 숨결로 빚는 사진입니다.




  스스로 웃는 삶이 꽃 사진에 드러납니다. 스스로 울고 지치던 나날이 꽃 사진에 나타납니다. 스스로 노래하고 사랑하던 하루가 꽃 사진에 서립니다.


  “한 장 사진을 찍기 위해 내 한몸 아끼지 못한 채 달려가는 길 위에 가끔은 웃고, 가끔 아픈 채, 지나가는 구름, 스쳐 가는 바람결 따라 흔들리는, 기쁨을 이제는 안다. 사랑하는 사람들도, 못내 미워하는 얼굴도, 그리움으로 더불어 사랑하며 살게 된다.” 같은 이야기를 가만히 돌아봅니다. 사진을 찍으며 살아가는 기쁨을 ‘바로 오늘이 되었기’에 안다고 할 수도 있으나, 예전부터 진작 알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사진 찍는 기쁨’과 ‘삶을 짓는 기쁨’을 모른다면 이 길을 걸을 수 없으니까요. 반갑고 애틋하며 고마운 이웃하고 동무를 사진으로 찍듯이, 반갑고 애틋하며 고마운 하루를 누립니다. 바로 오늘 이곳에서 기쁘게 찍는 사진입니다. 바로 오늘 여기에서 기쁘게 누리는 삶입니다. 철마다 다른 빗물을 느끼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삶마다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지면서 흐르는 사랑을 느끼면서 하루를 짓습니다. 4348.4.19.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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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151. 어우러진다



  어떻게 무엇을 찍든 ‘나쁘다’고 할 수 있는 사진은 없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 스스로 ‘무엇을 보았기’에 찍는다면, 본 그대로 이야기가 깃들어서 사진이 됩니다. 그러나, 사진을 찍는 사람 스스로 ‘무엇을 본다’는 생각이나 느낌이 없이 사진기 단추만 마구 누른다면 아무런 이야기가 깃들지 못하니 사진이 안 됩니다.

  내가 스스로 본 모습을 곧바로 찍어서 이야기를 엮을 때에 사진이 태어납니다. 이때에 사진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때에 사진은 틀이 살짝 어긋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 괜찮습니다. 흔들리거나 어긋난 사진은 나중에 손질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내가 스스로 본 모습을 곧바로 찍지 않는다면 아무 이야기를 못 담을 뿐 아니라, 처음부터 사진이 안 태어납니다.

  보는 눈과 다루는 손길이 어우러져서 사진이 태어납니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사진기 단추를 누르기에 사진이 태어납니다. 보는 눈이란, 삶을 즐기는 마음입니다. 다루는 손길이란, 삶을 가꾸는 몸짓입니다. 이리하여, 눈과 손으로 찍어서 빚는 사진은, 마음과 몸짓(몸)으로 함께 엮어서 이루는 사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나란히 어우러져서 사진이 됩니다. 서로 어우러지기에 사진으로 태어납니다. 함께 어우러질 때에 즐겁게 읽거나 찍는 사진을 이룹니다. 사진기 단추에 살며시 얹는 손가락을 먼저 느껴 보셔요. 단추를 누르는 내 손길은 춤을 추듯이 기쁜 손길인가요? 사진기 구멍으로 들여다보는 눈을 먼저 헤아려 보셔요. 사진기로 바라보는 내 눈길은 노래를 부르듯이 아름다운 눈길인가요? 즐거움과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마음이요 몸짓이라면, 나는 늘 사랑스레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4348.4.19.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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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박재동·김이준수) 샨티 펴냄, 2015.4.6.



  서울에는 ‘마을공동체 담당관’이라는 공무원이 있다고 한다. 서울시장이 남다르니 이런 부서에 이런 공무원도 있을 만하구나 싶다. 다른 고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서요 공무원일 테고, 시골에서조차 찾아볼 길이 없는 부서이자 공무원이다. 곰곰이 헤아린다면, 도시이건 시골이건 산업개발 공무원은 그만 줄이고, 동네와 마을을 살리도록 돕거나 이끄는 일꾼이 있어야 한다. 서류만 챙기는 공무원은 이제 그만 줄이고, 동네와 마을을 씩씩하게 돌아다니면서 심부름꾼이 되는 공무원이 있어야 한다.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은 서울 곳곳에서 아기자기하게 ‘마을 모둠살이’를 이루는 스무 곳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떤 큰손한테서 도움을 받아서 꾸리는 모둠살이가 아니라, 마을사람 스스로 일구고 가꾸면서 노래하는 모둠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책에 나오는 스무 군데 모둠살이는 모두 수수하면서 신나고 스스로 사랑스럽다. 4348.4.19.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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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우리가 꿈꾸던 마을이 펼쳐지고 있다, 2015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박재동 글.그림 김이준수 글, 서울시 마을공동체 담당관 기획 / 샨티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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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1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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