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꽃송이 바라보는 마음



  돌나물 잎보다 작은 꽃송이를 바라본다. 돌나물 잎보다 작은 꽃은 많다. 꽃마리꽃도 꽃다지꽃도 돌나물 잎보다 작다. 별꽃도 봄까지꽃도 돌나물 잎보다 작다. 그런데, 돌나물 잎도 다른 꽃송이보다 작지. 민들레 꽃송이는 돌나물 잎보다 크다.


  통통하게 올라오는 돌나물을 훑다가, 돌나물 둘레에서 조그맣게 터지는 노란 꽃송이를 한참 바라본다. 이 조그마한 꽃송이가 이 자리에서 피어나 내 눈에 뜨이는 까닭을 헤아린다. 이 작은 꽃송이를 따사롭게 바라보면서 사랑할 때에, 내 마음에 작은 씨앗이 살며시 스며들겠지. 4348.4.27.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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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153. 목걸이 사진기



  사진기를 목걸이로 삼아서 몸에 착 붙이면, 자전거를 달리면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자전거를 달리면서 사진을 찍으려면 한손으로 손잡이를 단단히 움켜쥐면서 발판을 구를 적에 옆으로 흔들리거나 움직이지 않아야 하고, 오래도록 곧게 달릴 수 있어야 합니다. 먼저 이렇게 자전거를 탈 줄 알아야, 자전거를 달리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나는 신문배달을 하면서 자전거를 몸에 익혔습니다. 신문배달을 하려면 언제나 한손으로 자전거를 몰면서 다른 한손은 바구니로 뻗어 신문을 한 부 꺼내어 접은 뒤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언덕길을 오르든 내리막길을 달리든 한손으로도 자전거를 단단히 버티면서 다른 한손으로 신문을 쥘 수 있어야 비로소 신문배달 자전거라 할 수 있습니다.


  바구니에 얹은 신문을 한손으로 꺼낸 뒤에는 손가락을 써서 신문을 반으로 접고는 무릎에 한 번 탁 튀깁니다. 그러면 구김살 없이 접혀요. 이런 뒤 다시 손가락을 고리처럼 ‘반으로 접힌 신문’ 사이에 넣고 또 무릎에 한 번 탁 튀겨요. 그러면, 신문은 ¼로 접힙니다. ¼로 접힌 신문을 한손으로 곱게 집은 뒤 골목집 대문 위쪽이나 아래쪽 빈틈을 노려 가볍게 휙 던집니다. 그러면 신문은 종이비행기처럼 멋지게 날아서 골목집 섬돌까지 반듯하게 날아가지요.


  이런 신문배달 자전거질을 여러 해 하다 보니 ‘한손 자전거질’이 익숙하고, 이렇게 ‘한손 자전거질’이 익숙하기에, 사진기를 목걸이로 삼아서 늘 몸에 붙이며 돌아다니다가, 자전거마실을 하는 틈틈이 사진을 찍습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자전거로 신문배달을 해 보아야 ‘자전거 타며 사진찍기’를 잘 할까요? 아닙니다. 한손으로 아기를 안고 버스를 타는 어버이도 ‘한손 몸놀림’이 훌륭합니다. 한손에 바구니를 끼고 나물을 뜯는 나물꾼도 ‘한손 몸놀림’이 부드럽습니다. 팔힘이 좋을 때에 ‘한손 몸놀림’이 좋지 않습니다. 팔힘보다는 몸이 부드러워야 하고, 씩씩한 몸짓이어야 하며, 즐겁게 삶을 노래하는 마음이면 됩니다. 자전거를 즐기면서 사진을 함께 즐기려는 숨결이라면, 누구나 ‘목걸이 사진기’를 대롱거리면서 멋지고 아름답게 사진놀이를 누립니다. 4348.4.27.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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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피나무 옆구리꽃



  초피나무 옆구리에서 새싹이 돋고 꽃이 핀다. 이른바 ‘옆구리꽃’이다. 그러나, 곰곰이 따지면, 나무한테 옆구리라는 말은 안 어울릴 수 있다. 나뭇줄기 어디에서나 새 가지가 돋으면서 새싹이 움트니까. 그래도, 옆구리에서 살그마니 새싹이 돋고 잎이 벌어진 뒤 꽃까지 피는 모습을 보면, 나무는 온몸으로 살고 숨쉬면서 노래하는구나 하고 느낀다. 4348.4.27.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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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꽃피는 날은 다른데 (후박꽃)



  해마다 꽃이 피는 날이 다르다. 아마 양력으로 따져서 다르다고 느낄는지 모른다. 음력으로 따지면 언제나 엇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 그런데, 양력으로 칠 적에 지난해 요즈음에는 벌써 활짝 피어나서 후박꽃이 흐드러졌으나, 올해에는 아직 후박꽃망울이 터지지 않는다. 다른 꽃은 지난해보다 이레 남짓 일찍 피고 일찍 졌구나 싶은데, 후박꽃은 외려 늦게 핀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다를까? 4348.4.27.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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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76. 걷는다 (2015.4.4.)



  우리는 우리 길을 걷는다. 우리는 우리가 가려는 길을 걷는다. 우리는 함께 걷는다. 이 바람을 쐬면서 이 길을 걷는다. 이 봄에 이 봄바람을 곧바로 마주보면서 씩씩하게 걷는다. 줄줄이 서서 걷고, 걷다가 달리고, 다시 걸어서 우리 보금자리를 천천히 누빈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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