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럭놀이 12 - 긴긴 비행기



  놀이돌이가 작은 조각을 길디길게 이어서 ‘긴긴 비행기’를 꾸민다. 긴긴 비행기는 길디길어서 하늘을 날리기는 어렵고 살살 바닥으로 끌어서 이리 가고 저리 간다. 긴긴 비행기이지만, 마룻바닥을 기듯이 날고 방바닥도 기듯이 난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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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75. 2015.4.27. 꽃이 피도록



  모처럼 돼기고기를 장만해서 버섯과 함께 전골을 한다. 하루는 전골을 하고 하루는 구울 생각이다. 고기를 올리는 밥상이니 여느 날보다 풀을 더 뜯는다. 네 사람이 한 끼니를 넉넉히 먹을 만큼 여러 가지 풀을 뜯는다. 갓 뜯은 풀은 싱그러운 냄새가 나고, 조그마한 풀꽃은 하얗게 빛난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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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5.4.22. 작은아이―낱글씨를



  낱글씨를 하나씩 그린다. 안 된다거나 못 한다고 여기면 언제나 못 하거나 안 되기 마련이지만, 잘 하거나 늘 즐겁게 한다고 여기면 늘 즐겁거나 잘 하기 마련이다. 낱글씨를 그리고 그리면서 찬찬히 익숙해진다. 낱글씨를 하나씩 놀리면서 손마디에 새로운 힘이 붙는다. 글돌아, 네 손에 힘이 붙으면 무엇을 할 수 있는 줄 아니? 새로운 놀이를 네가 스스로 지을 수 있단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글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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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5.4.22.

 : 가볍고 보드랍게



- 우리는 자전거를 탄다. 가볍고 보드랍게 탄다. 우리는 봄마실을 간다. 파랗게 눈부신 하늘을 바라보면서 나긋나긋 상큼한 바람을 마신다. 논갈이를 앞두고 노랗게 물결치는 꽃보라를 누리고, 비록 일곱 마리밖에 안 되지만, 우리 마을과 이웃 여러 마을 사이를 가로지르면서 노니는 제비를 본다. 오늘은 제비가 일곱 마리밖에 깃들지 못하지만, 이 제비가 새끼를 까서 서너 곱으로 늘어난다면, 그리고 이 제비가 농약바람에 쓰러지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남아서 따스한 고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듬해에는 한결 넉넉하고 부산스러운 제비춤을 볼 수 있겠지. 우리는 자전거를 타면서 날자. 꽃내음을 마시면서 날고, 제비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날자. 파랗게 빛나는 바람을 마시면서 날고, 가볍게 발을 구르면서 날자.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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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대문 뒤로 숨지


  자전거마실을 가려고 대문을 연다. 산들보라는 이때에 대문 뒤에 숨기를 즐긴다. 누나와 함께 대문을 붙잡은 다음, 자전거가 나간 뒤에 대문을 닫는다고 하는데, 대문을 여닫는 놀이에다가 숨기놀이를 즐기는 셈이라고 여기는구나 싶다. 그래, 맞아, 대문놀이가 되지. 네 몸짓은 언제나 모두 놀이가 되니까.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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