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79. 꽃내음 빨래 (2014.5.1.)



  꽃이 흐드러지는 마당에 빨래대를 세우고 빨래를 널면, 이 옷가지는 꽃내음을 듬뿍 맡는다. 햇볕을 쬐고 꽃내음을 먹으면서 보송보송 마른다. 바람을 마시고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싱그러이 마른다. 아침과 낮을 흐르는 봄기운이 따사롭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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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5-04 08:55   좋아요 0 | URL
우와 빨래도 잘 마르겠어요.

파란놀 2015-05-04 09:58   좋아요 0 | URL
빨래도 잘 마르면서 아주 싱그럽답니다~
 
황소 아저씨 민들레 그림책 5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2001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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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26



빈몸끼리 살을 부비면서 지내는 삶

― 황소 아저씨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길벗어린이 펴냄, 2001.1.25.



  아이들은 대단한 장난감이 있어야 놀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맨손과 맨몸으로도 즐겁게 놉니다. 아이들은 비싼 옷을 입어야 예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모래밭이나 풀밭에서 뒹굴며 놀아도 예쁩니다. 흙투성이가 되어도 예쁘고, 땀투성이가 되어도 예쁩니다. 씩씩하게 뛰놀 줄 아는 아이들은 모두 예쁩니다. 활짝 웃고 노래하는 아이는 모두 사랑스럽습니다.




.. 새앙쥐 한 마리가 외양간 모퉁이 벽 뚫린 구멍으로 얼굴을 쑥 내밀었어요, 쪼끄만 두 눈이 반짝반짝했어요 ..  (7쪽)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기까지 아이들은 모두 한 가지를 바랍니다. ‘신나게 놀고 싶어!’ 그런데,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아이들은 놀지 못합니다. 신나게 놀기는커녕 놀이가 콱 막힙니다.


  아이들은 공부해야 하는 목숨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시험공부를 잘 해서 시험성적이 잘 나와야 하는 목숨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대학교에 붙을 때까지 ‘죽은 듯이’ 놀이하고 동떨어진 채 참고서와 문제집만 붙잡아야 하는 목숨이 아닙니다.


  다시 말하자면, 아이들은 시험기계나 입시노예가 아닙니다. 아이들은 아이들입니다. 홀가분하게 뛰놀 수 있어야 하고, 마음껏 노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 골마루에서 조용조용 걸어야 할 아이들이 아니라, 길거리이든 골목이든 마당이든 어디에서든 까르르르 웃음을 터뜨리면서 이마에 땀을 흘리며 뛰놀 수 있어야 합니다.




.. “그런데 한밤중에 뭣 하러 나왔니?” “동생들 먹을 것 찾아 나왔어요. 우리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황소 아저씨는 뜻밖이었어요 ..  (14쪽)



  권정생 님이 쓴 글에 정승각 님이 그림을 그린 《황소 아저씨》를 아이들과 찬찬히 읽습니다. 누렁소와 새앙쥐가 나오는 그림책을 조용히 읽습니다. 어두운 밤에 언니 새앙쥐는 먹이를 찾으러 외양간에 갑니다. 고요한 밤에 누렁소는 새앙쥐 소리와 몸짓에 잠을 깹니다.


  언니 새앙쥐는 동생 새앙쥐를 보살핍니다. 어미 새앙쥐를 잃었으나 씩씩하게 웃으면서 살아갑니다. 아저씨 누렁소는 새앙쥐를 보면서 참으로 대견하다고 여깁니다. 아저씨 누렁소가 먹고 남은 밥을 새앙쥐한테 기꺼이 나누어 줍니다. 추운 겨울밤이 찾아오니 새앙쥐더러 좁은 굴에서 오들오들 떨지 말고 이녁 품에 깃들어서 따스하게 자라고 이야기합니다.




.. 새앙쥐는 얼른 콩 조각 하나를 물고 동생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갔어요. 새앙쥐네 집 작은 방엔 동생들 넷이서 모여 앉아 언니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요것 넷이서 나눠 먹어라. 내 또 가서 금방 가져올게.” 새앙쥐는 열네 번이나 황소 아저씨 등을 타넘었어요 ..  (18쪽)



  누렁소는 고삐에 매인 몸입니다. 누렁소는 사람들이 주는 밥을 받아서 먹습니다. 누렁소는 갇힌 몸이요, 사람이 시키는 일만 해야 합니다. 누렁소가 ‘가진 것’이란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누렁소한테 일을 더 시키지 못할 만한 때가 다가오면, 누렁소는 목숨을 잃고 고기가 됩니다. 외양간도 누렁소한테는 ‘오늘 깃든 집’일 뿐, ‘언제까지 깃들 수 있을 집’인지 알 수 없습니다.


  누렁소는 빈몸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러나 빈몸이라 할 누렁소는 이녁한테 몇 가지 없는 것을 새앙쥐하고 스스럼없이 나눕니다. 함께 즐기고 같이 누리며 서로 아끼는 길을 갑니다.


  새앙쥐는 누렁소 도움을 받을밖에 없습니다. 새앙쥐도 빈몸이고 누렁소도 빈몸인데, 빈몸끼리 만나서 돕고 도움을 받습니다. 언니 새앙쥐는 동생 새앙쥐를 이끌고 아저씨 누렁소 둘레에서 놀고 먹고 자고 이야기하고 웃고 노래합니다.



.. 새앙쥐들은 황소 아저씨랑 사이좋은 식구가 되었어요. 황소 아저씨 등을 타넘고 다니며 술래잡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했어요. “오늘부터 나하고 함께 여기서 자자꾸나.” “예, 아저씨!” ..  (31쪽)



  빈몸끼리 살을 부비고 지내는 삶입니다. 빈몸끼리 어깨동무를 하는 삶입니다. 틀림없이 누렁소와 새앙쥐는 빈몸입니다. 그런데, 둘(누렁소하고 새앙쥐)은 넉넉히 나눕니다. 너그러운 품이 되고 넓은 마음이 됩니다. 따사로운 웃음이 되고 기쁜 노래가 됩니다. 이리하여, 누렁소와 새앙쥐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피어납니다. 몸은 갇혔다고 하더라도 마음은 홀가분하게 하늘을 날아오르는 고운 숨결입니다.


  권정생 님은 《황소 아저씨》라는 이야기에서 이녁 삶을 고스란히 드러냈구나 싶습니다. 몸은 아프고 갇히고 외롭다고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하늘나라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사랑이라는 넋을 아이들한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로구나 싶습니다.


  꿈을 꾸기에 사랑을 찾습니다. 사랑을 찾기에 꿈을 꿉니다. 삶을 생각하기에 자그마한 일에도 웃습니다. 삶을 헤아리기에 작은 힘으로도 이웃을 도우면서 서로 손을 맞잡을 수 있습니다. 4348.5.4.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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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도서관을 쫓아내려고 (사진책도서관 2015.5.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 둘레가 물바다가 된 지 며칠이 지난 오늘, 이 폐교를 먼저 빌렸다고 하는 분들이 삽차를 써서, 도서관으로 들어가는 길에 수렁길을 파 놓았다. 우리 사진책도서관을 이 폐교 건물(고흥 흥양초등학교)에서 쫓아내려고 하는 몸짓이로구나 싶다. 비가 와서 질척거리거나 웅덩이가 생기면 들어올 틈이 안 생길 테니, 못 들어오게 하려는 몸짓일 수밖에 없다.


  이 폐교 건물을 지난해 여름에 새롭게 빌렸다고 하는 분들은 우리더러 포두면에 있는 다른 폐교 건물로 옮기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분한테 있는 짐차로 짐을 실어다 주겠다고 한다. 그분은 마을 이장님하고 이야기를 해서, 우리 도서관이 이 건물에 그대로 있도록 하겠다고 말을 했는데, 왜 이 말을 바꿀까?


  우리 도서관에 깃든 책은 5톤 짐차로 일곱 대쯤 날라야 옮길 수 있다. 그분한테는 1톤 짐차가 있다. 1톤 짐차에는 실을 수 없는 커다란 책꽂이도 많다. 다른 폐교를 알아보아 주면서 옮기라고 하니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했다. 달리 할 말이 없으니까.


  아무튼, 우리 사진책도서관을 이곳에서 쫓아내려고 하는 몸짓을 보여주니까, 우리도 이곳에서 꿈틀거리든 무엇인가를 하든 할 노릇이다. ㅎㄲㅅㄱ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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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처럼 2015-05-04 0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어찌 된 일일까요? T T

2015-05-04 0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민들레처럼 2015-05-04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쫓아내려다니...큰일이네요. T T
 


 물바다가 된 도서관 (사진책도서관 2015.4.29.)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우리 사진책도서관은 ‘전남 고흥 흥양초등학교(폐교)’ 자리에 있다. 우리 사진책도서관이 이곳에 들어온 2011년에 다른 사람이 이 폐교(흥양초등학교)를 먼저 빌렸다가, 지난해에 갑자기 다른 사람이 폐교 임대자로 바뀌었다. 교육청에서 폐교임대사업을 하는 조례를 보면, 문화예술을 하고 지역에서 학교 원형을 다치지 않게 하는 사람한테 먼저 빌려주거나 매각한다고 밝힌다. 그러나 우리 도서관이 이곳에 다섯 해째 있으나 어떠한 도움도 없으며, 이 폐교를 빌린 분들은 폐교 건물 둘레를 여러모로 파헤치기만 한다.


  도서관 어귀는 물이 고이지 않도록 삽으로 땅을 북돋아 놓았는데, 이 폐교를 새로 빌렸다고 하는 분들이 삽차로 깊게 파내어 웅덩이가 되도록 바꾸었다. 낡은 건물 둘레에 웅덩이를 만들면 이 건물은 어떻게 될까? 더 빨리 삭거나 무너지려고 할 테지. 왜 이렇게 건물을 망가뜨리려고 하는지 알 노릇은 없다. 그러나, 이렇게 건물 둘레에 웅덩이를 파 놓는 일은 틀림없이 건물이 하루 빨리 무너지도록 하리라.


  우리 집 아이들은 웅덩이에서 첨벙거리며 논다. 아이들한테는 모두 놀이터가 된다. 그래, 너희들이 훌륭하다. 언제 어디에서나 즐겁게 놀 수 있는 너희들은 참으로 아름답구나. ㅎㄲㅅㄱ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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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5.5.2. 큰아이―우리 집에서



  그림순이가 ‘우리 집’을 그려 준다. 그림순이가 바라보는 ‘우리 집’에는 꽃밭이 있고, 꽃밭에서 노는 사름벼리와 산들보라가 있으며, 둘레에서 함께 웃는 어머니와, 사진을 찍는 아버지가 있다. 그러고 보니, 그림순이하고 ‘우리 집’을 나란히 그리지 않고, 오늘은 구경만 했구나. 다음에는 아버지도 ‘우리 집’을 그릴게.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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