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순이 66. 무엇이든 보고 싶은 (2015.5.21.)



  수레에 앉은 자전거돌이는 무엇이든 다 보고 싶다. 누나처럼 샛자전거에 앉으면 앞으로도 옆으로도 넓게 뚫려서 잘 보인다고 여기는구나 싶은데, 누나도 바로 앞에 아버지 등판이 있어서 앞이 다 트이지는 않는다. 수레에 앉은 자전거돌이는 이리 기웃하고 저리 기웃한다. 무엇이 궁금하니? 무엇을 보고 싶니? 무럭무럭 커서 네 자전거를 따로 타면 네 앞길은 환하게 트이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자전거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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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놀이 3 - 돌을 던져 퐁당퐁당



  우리 도서관 둘레 땅이 파였다. 아이들은 이렇게 파인 땅을 보면서 놀이거리를 찾는다. 굴러다니는 돌을 찾아서 한손에 쥐고 힘껏 던진다. 웅덩이는 퐁당 소리를 내고 물보라가 인다. 소리도 물보라도 재미있는지 자꾸 돌을 던진다. 그저 재미있는 돌던지놀이를 누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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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하고 몸



  곁님이 쓰는 컴퓨터를 고치려고 읍내에 다녀온다. 도서관 손님을 받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서 짐을 챙겨 군내버스를 탄다. 작은아이는 군내버스에서 꾸벅꾸벅 잠들다가 버스에서 내려 곁님이 업으니 잠을 깬다. 읍내에서 먹을거리를 장만한 뒤 가방에 차곡차곡 담는다. 가방을 짊어지고 컴퓨터를 들 적에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는데, 막상 집으로 돌아와서 짐을 풀고 저녁밥을 차린 뒤에 몸에서 힘이 쪼르르 빠진다. 작은아이가 똥을 누었기에 밑을 닦고 오줌그릇을 치우는데, 여기에서 내 힘은 더 낼 수 없다. 몸이 더 견디지 못하여 아이들을 재우지 못한 채 먼저 쓰러진다. 마음하고 몸이 서로 다른 셈일까. 마음도 오늘 하루 힘들었다고 느낀 셈일까. 세 시간 즈음 끙끙거리면서 자리에 누우니 비로소 몸에서 새롭게 힘이 흐른다. 이제 부엌을 치워야지. 4348.5.26.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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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78. 소리



마당에 자리 깔고 누우면

개미 기어가는 소리

작은 가랑잎 구르는 소리

나뭇잎 서로 부딪히는 소리

먼 논자락 개구리 소리

제비가 날며 춤추는 소리

갓 깨어난 새끼 새가

어미 새 부르는 씩씩한 노랫소리

여기에

바람 따라 구름 흐르는 소리

햇살이 온몸 어루만지는 소리



2015.4.12.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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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163. 이곳에서 저곳으로


  우리는 누구나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입니다.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갈 적이든, 집에서 나와 어느 곳에 갈 적이든, 늘 새로운 곳으로 움직입니다. 언제나 똑같은 일을 되풀이해야 하더라도 우리 몸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흐릅니다. 언제나 똑같다고 여기는 나머지 ‘새로움은 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삶이고 새로운 이야기이며 새로운 눈길이 됩니다. 그러니까, 집에서 마당으로 내려선다든지,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자리를 옮기더라도 ‘새롭구나’ 하고 느낄 적에는 빙그레 웃으면서 사진기를 손에 쥡니다. 새롭게 느낀 모습이 있으니 사진으로 찍고 싶습니다. 새롭게 바라본 모습이 있기에 글로도 쓰고 그림으로도 그리고 싶습니다. 새롭게 마주하는 삶이라고 느끼니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만한 이야기로 거듭납니다.

  삶은 언제나 여행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먼 나라로 가야 여행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날마다 언제나 여행을 합니다. 다만, 삶을 여행으로 느끼는 사람이 있고, 삶이 여행인 줄 하나도 안 느끼는 사람이 있습니다. 삶을 여행으로 느낄 수 있으면, 날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같은 일’에서 흐르는 ‘새로운 숨결’을 알아챕니다. 삶을 여행으로 느끼지 못하면, 날마다 다른 일을 하더라도 ‘다른 일’에서 흐르는 ‘사랑스러운 넋’을 알아채지 못합니다.

  사진을 찍기는 아주 쉽습니다. 날마다 흐르는 ‘똑같은 내 삶’이 ‘얼마나 새로운가’를 느끼는 가슴으로 거듭난다면, 사진을 찍기는 아주 쉽습니다. 4348.5.26.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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