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순이 67. 노래가 흐르는 마음 (2015.5.21.)



  샛자전거에 앉은 자전거순이가 노래를 불러 주고 휘파람도 불어 주니, 자전거 발판을 구르는 발놀림이 한결 가볍다. 우리는 이렇게 함께 달린다. 우리는 언제나 함께 노래한다. 우리는 한결같이 함께 삶을 사랑하며 하루를 누린다. 고맙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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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자전거 삶노래 2015.5.21.

 : 휘파람 부는 자전거



자전거를 달린다. 자전거를 달리고 싶으니 자전거를 달린다. 자전거를 달려 어디까지 갈까? 가고 싶은 데까지 간다. 멀리 갈 수 있고, 바다에 갈 수 있으며, 골짜기에 갈 수 있다. 지지난해에는 더러 읍내까지 자전거로 달렸으나, 지난해에는 읍내까지 자전거로 한 번도 안 갔고, 올해에도 읍내까지 자전거로 갈 생각이 없다. 왜 그러한가 하면, 읍내로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돌아오는 길은 재미없기 때문이다. 자동차도 너무 많다. 서울 같은 도시에 대면, 이 시골에서는 ‘자동차가 없다’고 할 만하지만, 시골에 자동차가 매우 드문 만큼, 좁은 시골길에서 너무 우악스럽게 달린다. 게다가 아이가 함께 탄 자전거인데 생생 달리면서 빵빵거리는 자동차도 곧잘 스친다. 아이하고 함께 자전거를 달릴 적에는 되도록 시골 들길로만 달린다. 자동차는 안 다니는 논둑길로만 달리고 싶다.


우리도 자동차를 타야 할 적에는 탄다. 군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를 탄다. 택시를 불러서 타기도 한다. 그러나, 타야 할 때가 아니면 굳이 탈 일이 없다. 자전거를 아이하고 천천히 달리면 바람내음이 온몸을 감싸면서 시원하다. 자전거를 아이들하고 함께 달리면 햇볕과 햇살과 햇빛이 골고루 스며들면서 따스하다.


자전거순이가 샛자전거에 앉아서 휘파람을 분다. 휘파람을 불고 싶다고 앙앙거리던 지가 아스라하다. 영화에서 휘파람을 잘 부는 아이를 본 뒤, 그러니까 다섯 해쯤 지난 일이지 싶은데, 그때부터 휘파람을 가르쳐 달라고 하던 큰아이인데, 거의 날마다 틈틈이 휘파람 불기를 하려고 입술을 오므리고 용을 쓴 끝에 올해부터 휘파람을 제법 잘 분다. 참말 스스로 하면 다 된다. 자전거도 스스로 타려고 해야 탈 수 있고, 휘파람도 스스로 불려고 해야 불 수 있다. 삶노래도 스스로 부르려고 해야 부른다. 사랑노래도 꿈노래도 스스로 가슴에 담아야 비로소 활짝 펼칠 수 있다. 자, 저 너른 하늘까지 신나게 달리자. 다만, 빨리 달리지는 않을 생각이야. 느긋하게 파란 바람 쐬면서 달리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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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배움자리 36. 밥 한 그릇



  밥 한 그릇을 밥상에 놓는다. 배가 고프니 먹는 밥이라고도 할 테지만, 몸을 살찌우는 밥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몸을 살찌우면 배고픔이 가시고, 배고픔이 가시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우리 넋은 몸이라고 하는 옷을 입어서 사람으로 산다. 그러니까, 몸이라고 하는 옷이 언제나 튼튼하게 움직이도록 밥을 먹어서 씩씩하게 뛰놀거나 일한다. 그리고, 마음이라고 하는 밭에 생각이라고 하는 씨앗을 심어서 꿈을 짓고 사랑을 노래한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 같다. 아이도 밥 한 그릇을 앞에 놓고 고운 꿈을 기쁘게 꾸면서 사랑을 노래할 때에 맛나게 먹는다. 어른도 아이하고 나란히 고운 꿈을 기쁘게 꾸면서 사랑을 노래할 때에 맛있게 먹는다. 우리가 먹는 밥 한 그릇에는 온누리를 살찌우는 아름다운 바람 한 줄기가 깃든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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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를 걱정하는 책읽기



  어젯밤 잠자리에 들 적에 큰아이가 모기 때문에 잠을 못 자겠다고 한다. 작은아이는 모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잔다. 큰아이더러 “모기가 물건 말건 그냥 가만히 있어. 그래야 잡지.” 하고 말하지만 자꾸 움찔거린다. 가만히 있어야 모기가 날갯짓을 풀면서 내려앉으니 그때에 잡을 텐데, 큰아이가 움찔거리니 모기는 다시 잰 날갯짓으로 요리조리 움직인다.


  모기를 잡을 적에는 한팔을 훤히 내놓아야 한다. 한팔을 척하고 내놓아 모기더러 ‘자, 이리 와서 먹을 테면 먹어.’ 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모기가 한팔에 척 내려앉아서 날갯짓을 멈추고 주둥이를 내밀려고 할 적에, 또는 주둥이를 팔뚝에 콕 박을 적에, 다른 한팔을 신나게 휘둘러서 철썩 때려서 잡으면 된다.


  큰아이더러 “벼리야, 아버지는 민소매옷에 반바지를 입어서 팔다리가 훤히 드러나니까, 모기가 물어도 아버지를 물지 너를 안 물어. 보라는 잘 자네. 너도 잘 자렴. 모기가 아버지를 물면 그때에 잡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자라.” 하고 이른다.


  새벽에 일어나고 보니 모기는 아무도 안 문 듯하다. 걱정하면 걱정하느라 아무것도 못 한다. 이를테면, 어려운 책을 어떻게 읽느냐고 걱정하면 죽어도 못 읽는다. 두꺼운 책을 언제 다 읽느냐고 걱정하면 이때에도 그만 못 읽는다. 그냥 읽으면 다 된다. 4348.6.2.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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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저녁으로



  낮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오늘은 두 번 자전거를 탄다. 낮에는 두 아이를 데리고 자전거를 탔으며, 저녁에는 혼자 자전거를 탔다. 낮에는 우체국에 볼일이 있기도 했고, 아이들한테 바깥바람을 쏘이려 했다. 저녁에는 주전부리를 장만해서 세 사람을 먹이려고 나들이를 다녀온다. 그런데, 저녁에 혼자 자전거를 몰아서 면소재지를 다녀오는데, 자전거가 대단히 가볍다. 아이들을 집에 두고 혼자 자전거를 탄 때가 언제였는지 떠오르지 않기도 하고, 이렇게 내가 혼자 자전거를 타도 되나 싶기도 하면서, 몹시 가볍게 자전거를 달렸다. 두 아이를 태우고 모는 자전거가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지만, 혼자 모는 자전거는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혼자 모는 자전거가 좋다는 얘기가 아니다. 아이들을 이끄는 자전거는 이 자전거대로 재미있고, 혼자 모는 자전거도 모처럼 새로운 맛을 느끼도록 하니까 재미있었다. 4348.6.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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