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85. 감꽃밥



톡 소리를 내며 한 송이

내 발치로 떨어지면

살그마니 주워서 입으로 쏙.


톡톡 소리를 내며 두 송이

내 머리에 떨어져서

풀밭에 뎅그르르 구르면

가만히 주워서 손바닥에.


토토톡 소리를 내며 세 송이

잇달아 네 송이 다섯 송이

감꽃이 바람 따라 떨어지니

밥그릇 챙겨 와서 줍고는

아침에 감꽃밥 먹는다.



2015.5.27.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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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208) 지금의 4


지금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지금과 같은 수입이 필요할 거고

《후쿠오카 켄세이/김경인 옮김-즐거운 불편》(달팽이,2004) 155쪽


 지금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 이렇게 살아가려면

→ 이와 같이 살림을 꾸리려면

→ 이만큼 살아가려면

→ 이만 한 살림을 지키려면

→ 이러한 살림살이를 이으려면

 …



  이 보기글에서는 “지금 같은 생활”로 적을 수 있습니다. 이 말마디는 “지금 같은 살림”을 가리키고, 다시 “이만 한 살림”을 나타냅니다. 토씨 ‘-의’를 잘못 붙인 대목만 고쳐쓸 수 있고, 글월을 여러모로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4341.1.16.물/4343.7.23.쇠/4348.6.21.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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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가려면, 적어도 이만큼 벌이가 있어야 하고


‘생활(生活)’은 ‘살림’이나 ‘살림살이’로 손질하고, “유지(維持)하기 위(爲)해서는”은 “지키자면”이나 “잇자면”으로 손질하며, ‘수입(收入)’은 ‘벌이’로 손질합니다. “필요(必要)할 거고”는 “있어야 하고”로 손봅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681) 지금의 5


지금의 한국은 어떨지 모르겠다. 당시 그 전교 회장 언니는 선거 때 약속했던 ‘매일 점심시간에 음악 들려주기’를 이루지 못했다

《이하영-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양철북,2008) 220쪽


 지금의 한국은

→ 이제 한국은

→ 요즈음 한국은

→ 요사이 한국은

 …



  이 보기글에서는 ‘-의’만 덜어도 됩니다. “지금 한국은”처럼 적어도 돼요. 마음을 더 기울이면 “이제 한국은”이나 “요즈음 한국은”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요즈음’을 줄여 ‘요즘’으로 적어도 되고, ‘요사이’나 ‘요새’로 적어도 되며, ‘오늘날’로 적어도 됩니다. 4342.2.16.달/4348.6.21.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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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은 어떨지 모르겠다. 그무렵 그 전교 회장 언니는 선거 때 다짐했던 ‘점심시간마다 노래 들려주기’를 이루지 못했다


‘당시(當時)’는 ‘그때’나 ‘그무렵’으로 다듬고, ‘매일(每日)’은 ‘날마다’나 ‘언제나’로 다듬습니다. ‘약속(約束)했던’은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다짐했던’이나 ‘외쳤던’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음악(音樂)’은 ‘노래’로 손질해 줍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65) 지금의 6


왜냐하면 지금의 당신이 되고자 기나긴 여정을 거쳐 이 지구로 왔기 때문이다

《람타/유리타 옮김-람타 화이트북》(아이커넥,2011) 157쪽


 지금의 당신이 되고자

→ 오늘 같은 그대가 되고자

→ 이곳에서 그대가 되고자

→ 오늘 이곳에서 그대가 되고자

→ 바로 이곳에서 그대가 되고자

→ 이제껏 그대가 되고자

 …



  바로 이곳에 있는 그대입니다. 바로 오늘 이곳에 있는 그대입니다. 오늘 이곳에 있기까지 기나긴 길을 걸었습니다. 이제껏 기나긴 길을 걸었습니다. 그동안 기나긴 길을 걸었기에 오늘 같은 그대가 됩니다. 이제까지 기나긴 길을 걸어와서 바로 오늘 모습인 그대가 됩니다.


  “오늘 같은” 모습은 “오늘 보는” 모습입니다. “오늘 이곳에 있는” 모습이면서, “바로 이곳에 있는” 모습이에요. 어떤 모습이나 느낌을 나타내고자 하는가를 찬찬히 헤아려서 알맞게 적을 수 있으면 됩니다. 4348.6.21.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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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오늘 같은 그대가 되고자 기나긴 길을 거쳐 이 지구로 왔기 때문이다


‘당신(當身)’은 ‘그대’로 손보고, ‘여정(旅程)’은 ‘길’로 손봅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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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632) 지금의 1


지난 삶을 반추하는 이 책을 세상에 선보이는 지금의 심정도 그렇다 … 사진이 아니라 다른 길을 택하였다면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떠할까

《임응식-내가 걸어온 한국 사단》(눈빛,1999) 5쪽


 지금의 심정도

→ 지금 마음도

→ 이 마음도

→ 오늘 마음도

 지금의 내 모습은

→ 지금 내 모습은

→ 오늘 내 모습은

→ 오늘 이곳에서 내 모습은

 …



  ‘지금’이라는 한자말에 붙인 토씨 ‘-의’는 군더더기입니다. “지금 심정”이나 “지금 내 모습”이라 하면 그만이에요. “지금 느끼는 마음”이나 “지금 바라보는 내 모습”처럼 사이에 다른 말을 넣어서 느낌을 살려도 됩니다. “지금 돌아보는 내 모습”이라든지 “지금에 와서 느끼는 마음”처럼 살을 더 붙여도 됩니다.


  한자말 ‘지금’을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이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지금 마음”은 “이 마음”이나 “오늘 마음”으로 손질할 만하고, “지금 내 모습”은 “오늘 내 모습”으로 손질할 만합니다.


 지금부터 한 시간 → 이제부터 한 시간

 왜 지금에서야 → 왜 이제서야 / 왜 이때에야

 지금 막 집에 도착했다 → 이제 막 집에 닿았다

 지금 운동을 하고 있다 → 한창 운동을 한다


  한자말이기 때문에 쓰지 말아야 할 까닭이란 없습니다. 한자말이니 모두 털어내야 하지 않습니다. 쓸 만한 낱말이면 쓸 노릇이요, 쓸 만하지 않다면 쓰지 않을 노릇입니다.


  우리는 토박이말을 배우느냐 한자말을 배우느냐가 아닌, 우리한테 쓸 만한 말인지 아닌지를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삶을 북돋울 만한 낱말인가 아닌가를 살펴야 합니다. 우리는 넋을 살찌울 만한 말투인가 아닌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처음부터 우리 말글을 제대로 다시 익혀야 합니다. 나이가 쉰이건 예순이건, 대학교를 마쳤건 대학원을 나왔건, 우리 누구나 말과 글을 똑바로 다시 보며 새롭게 톺아보는 넋으로 나답게 말넋과 글삶을 펼치는 아름다운 길을 찾아서 걸을 수 있기를 빕니다. 4339.6.13.불/4343.7.23.쇠/4348.6.2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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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삶을 되새기는 이 책을 세상에 선보이는 이 마음도 그렇다 … 사진이 아니라 다른 길을 걸었다면 오늘 내 모습은 어떠할까


‘반추(反芻)하는’은 ‘되새기는’이나 ‘곰삭이는’이나 ‘돌아보는’이나 ‘되돌아보는’으로 손보고, ‘심정(心情)’은 ‘마음’이나 ‘느낌’으로 손봅니다. “길을 택(擇)하였다면”은 “길을 골랐다면”이나 “길을 갔다면”이나 “길을 걸었다면”으로 다듬습니다. 



지금(只今)

[명사] 말하는 바로 이때

   - 지금부터 한 시간 동안만 놀자 / 왜 지금에서야 말을 하느냐?

[부사] 말하는 바로 이때에

   - 나는 지금 막 집에 도착했다 / 그는 지금 운동을 하고 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829) 지금의 2


헤어지지 않았다면 그대로 남아 있었겠지.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야.

《아즈마 카즈히로/김완 옮김-알바고양이 유키뽕 11》(북박스,2006) 58쪽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야

→ 오늘 같은 나는 없었겠지

→ 오늘 내 모습은 없었겠지

→ 이런 나는 없었겠지

→ 이 같은 나는 없었겠지

→ 오늘처럼 살지 못했겠지

→ 오늘처럼 바뀌지 않았겠지

 …



  이 보기글은 먼저 “지금 같은 나”로 손질합니다. “지금 같은 나”는 “오늘 같은 나”라는 뜻이고, “이 같은 나”라는 소리입니다. 오늘 같은 나라고 할 적에는 오늘처럼 사는 모습이라는 뜻이요, 이 같은 나라고 할 적에는 이렇게 사는 모습이라는 소리예요. 오늘처럼 살거나 오늘처럼 바뀌거나 오늘처럼 거듭난 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4339.12.2.흙/4343.7.23.쇠/4348.6.2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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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지 않았다면 그대로 남았겠지. 오늘 같은 나는 없었어


“남아 있었겠지”는 “남았겠지”로 다듬고, “없었을 거야”는 “없었겠지”나 “없었으리라 생각해”나 “없지 않았을까”나 “없었을 테지”로 다듬습니다. ‘이별(離別)하지’가 아닌 ‘헤어지지’로 적은 대목은 반갑습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011) 지금의 3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 자유로운 견해를 살리는 것이다

《야나기 무네요시/김순희 옮김-다도와 일본의 미》(소화,1996) 86쪽


 지금의 우리

→ 우리는 오늘

→ 우리는 이제

→ 오늘 우리

→ 이제 우리

→ 오늘날 우리

→ 오늘을 사는 우리

→ 오늘 여기에 있는 우리

 …



  이 보기글은 글짜임이 좀 엉성합니다. 글 사이와 글 끝쪽에 ‘것’을 잇달아 적으면서 여러모로 엉성합니다. ‘것’을 모두 덜면서 글짜임을 손질하면 “다시 자유로운 생각을 살려야 한다” 같은 바탕글이 나옵니다. 이 바탕글 앞쪽에 “우리는 오늘”이나 “오늘 우리는”을 넣으면 되고, “우리는 이제”나 “이제 우리는”을 넣으면 돼요. 4340.6.9.흙/4348.6.2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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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다시 자유로운 생각을 살려야 한다

이제 우리는 다시 자유롭게 생각을 살려야 한다


‘필요(必要)한’은 ‘있어야 할’이나 ‘쓸모 있는’이나 ‘도움 되는’으로 다듬을 수 있는데, ‘찾을’이나 ‘갖출’로 다듬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글흐름에서는 아예 덜어서 말짜임을 바꾼 뒤 “-해야 한다” 같은 말투가 글끝에 오도록 할 수 있습니다. ‘견해(見解)는 ‘생각’으로 손질하고, “살리는 것이다”는 말투를 바꾸어 “살려야 한다”로 손질합니다. 말끝을 이렇게 하면 ‘필요’라는 한자말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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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의 맛 (김정선) 유유 펴냄, 2015.4.4.



  《동사의 맛》이라는 책을 읽는다. 교정을 오랫동안 하신 분이 쓴 책이라고 하는데, 책이름이 ‘무엇의 무엇’ 꼴이다. 이는 일본 말투이자 번역 말투이다. 일본에서는 “茶の味”처럼 흔히 ‘の’를 붙인다. 이런 말투가 바로 ‘일본말맛’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국말로는 어떻게 써야 할까? ‘차맛’이나 ‘녹차맛’으로 써야 올바르다. 한국말은 ‘말맛’일 뿐, ‘말의 맛’이 아니다. ‘밥맛’이나 ‘술맛’으로 적어야 한국말일 뿐, ‘밥의 맛’이나 ‘술의 맛’이 아니다. 그러니까, “동사 맛”처럼 적어야 올바르다. 115쪽에 “‘매만지다’가 손질의 의미를 띤다면”처럼 나오고, 75쪽에 “‘성나다’의 뜻으로 쓸 때만”처럼 나오는데, “‘매만지다’가 손질을 뜻하면”하고 “‘성나다’를 뜻할 때만”처럼 고쳐써야지 싶다. ‘-의’는 참말 아무 자리에나 넣을 수 없고, 한국말맛을 살리자면 아무 곳에나 붙일 수 없다. 아무튼, “동사 맛”을 들려주는 이 책은 한국말을 바탕으로 부드럽게 흐르는 이야기꽃이라고 느낀다. 한국말 이야기를 다루는 수필문학이다.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는 부드러이 흘러서 마음으로 찬찬히 젖어들 만하다. 그윽하거나 고즈넉한 차맛처럼, 말맛을 다루는 이야기는 포근하다. 4348.6.21.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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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의 맛- 교정의 숙수가 알뜰살뜰 차려 낸 우리말 움직씨 밥상
김정선 지음 / 유유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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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134] 아이 어머니



  가시내와 사내는 아이를 낳으면 ‘어머니’하고 ‘아버지’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두 사람한테 아이가 찾아오면 이때부터 ‘어버이’라는 이름을 누립니다. 가시내와 사내는 ‘어른’이 되어 짝을 맺을 수 있는데, 둘이 짝을 맺어서 ‘짝님’으로 지내더라도 아이가 없으면 ‘어머니’도 ‘아버지’도 ‘어버이’도 되지 못합니다. 아이를 낳아 어머니로 지내기에 ‘아이 어머니’이고, 아이를 낳아 아버지로 지내니 ‘아이 아버지’입니다. ‘아이 어머니·아이 아버지’는 한집을 이룬 두 사람이 다른 사람 앞에서 서로 가리키는 이름으로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애 엄마·애 아빠’처럼 쓰는 사람이 대단히 많습니다. ‘애’는 ‘아이’를 줄인 낱말이지만, ‘엄마·아빠’는 아기가 쓰는 말입니다. 아직 혀를 제대로 놀리지 못하는 아기가 혀짤배기 소리로 내는 이름이 ‘엄마·아빠’입니다. 그래서 ‘아기’가 철이 들어 ‘아이’로 넘어설 무렵에 혀짤배기 말인 ‘엄마·아빠’를 내려놓고 ‘어머니·아버지’로 이름을 새롭게 써야 합니다. 아이가 제 어버이를 ‘어머니·아버지’로 부를 적에는 아이 스스로 철이 들면서 씩씩한 ‘한 사람’으로 선다는 뜻이요, 이제부터 아이는 심부름을 곧잘 할 뿐 아니라, 집일하고 들일(바깥일)을 찬찬히 배운다는 셈입니다. 늦어도 열 살부터는 ‘아기 말’인 ‘엄마·아빠’를 내려놓고 ‘어머니·아버지’를 써야 하며, 여느 어른하고 어버이라면 아이가 ‘혀짤배기 말’을 그만 쓰는 ‘철든 한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4348.6.21.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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