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04. 2015.6.6. 꽃순이 버스



  읍내로 저녁마실을 가는 길에 샛노랗게 빛나는 꽃을 어느새 꺾어서 귀에 꽂는다. 꽃한테 물어 보고 꺾었지? 꽃순이는 집에서 놀든 바깥에서 놀든 버스를 타고 마실을 가든, 꽃순이답다. 스스로 꽃내음이 물씬 퍼지는 고운 꽃님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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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94) 장려


외국에서는 지금 쌀 먹기를 장려하는 ‘쌀 축제’를 벌이는 중이다

《정혜경-밥의 인문학》(따비,2015) 21쪽


장려(壯麗) : 웅장하고 화려함

장려(長) : [건설] 도리 밑에서 도리를 받치고 있는 길고 모진 나무

장려(奬勵) : 좋은 일에 힘쓰도록 북돋아 줌

   - 적극 장려되고 있는 건축 양식 / 저축을 장려하다 / 학문을 장려하다

장려(瘴癘) : [한의학] 기후가 덥고 습한 지방에서 생기는 유행성 열병이나 학질


 쌀 먹기를 장려하는

→ 쌀 먹기를 북돋우는

→ 쌀을 먹으라고 하는

→ 쌀을 먹도록 이끌려는

→ 쌀을 널리 알리려는

 …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네 가지 ‘장려’가 나오지만, 이 가운데 세 가지 장려는 쓸 일이 없다고 할 만합니다. 네 가지 가운데 제법 쓴다고 할 만한 ‘奬勵’라는 한자말은 ‘북돋아 줌’을 뜻합니다. 그러니, 한국말은 ‘북돋다’요, 이를 한자말로 옮기면 ‘장려하다’인 셈입니다.


  쌀을 먹도록 북돋운다고 하면, 쌀을 먹도록 이끈다는 뜻이요, 쌀을 널리 알린다는 얘기입니다. 쌀을 먹으라고 하는 일이며, 쌀 먹기를 부추긴다는 소리입니다. 4348.6.25.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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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는 요새 쌀 먹기를 북돋우는 ‘쌀잔치’를 벌인다


‘외국(外國)’은 ‘다른 나라’로 손보고, ‘지금(只今)’은 ‘요새’로 손봅니다. ‘축제(祝祭)’는 ‘잔치’로 손질하고, “벌이는 중(中)이다”는 “벌인다”로 손질합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98) 음조


땅벌이 검은딸기 사이에서 훨훨 날아가며 낮은 음조로 가락을 읊조렸고

《C.W.니콜/서혜숙 옮김-벌거숭이 왕자 덜신》(논장,2006) 250쪽


음조(音調)   

1. 소리의 높낮이와 강약, 빠르고 느린 것 따위의 정도

2. [문학] 시문(詩文)에서, 소리의 높낮이나 강약, 장단 따위의 어울림

3. [음악] 음높이의 정확하고 순수한 정도

4. [음악] 음의 높낮이와 길이의 어울림


 낮은 음조로 가락을 읊조렸고

→ 낮은 가락을 읊조렸고



  한국말사전에서 ‘가락’이라는 낱말을 찾아보면 “1. 목소리의 높낮이나 길이를 통해 느껴지는 말의 기운 2. = 곡조 3. [음악] 소리의 높낮이가 길이나 리듬과 어울려 나타나는 음의 흐름”으로 풀이합니다. ‘리듬(rhythm)’이라는 영어를 찾아보면, “1. [음악] 음의 장단이나 강약 따위가 반복될 때의 그 규칙적인 음의 흐름 2.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반복되는 움직임을 이르는 말. ‘박자감’, ‘흐름’, ‘흐름새’로 순화”로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한자말로는 ‘음조’요, 한국말로는 ‘가락’이며, 영어로는 ‘리듬’인 셈입니다. 게다가 ‘리듬’을 ‘흐름’으로 고쳐쓰라고 하는데, ‘가락’이라는 낱말을 한국말사전에서 “리듬과 어울려 나타나는 음의 흐름”처럼 풀이하니, 무척 엉성한 겹말입니다.


  이 보기글에 나오는 “낮은 음조로 가락을 읊조렸고”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낮은 가락으로 가락을 읊조렸고”인 셈인데, 이와 같이 글을 쓰고도 얄궂다고 느끼지 못했을까요? 4348.6.25.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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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69) -의 : 눈의 미


그는 일본미의 핵심이 눈眼의 미, 즉 아름다움의 발견에 있다고 말했다

《최범-그때 그 책을 읽었더라면》(안그라픽스,2015) 223쪽


 눈眼의 미, 즉 아름다움의 발견

→ 눈, 곧 아름다움을 보는 눈

→ 보는 눈, 곧 아름다움을 보는 눈

→ 아름다운 눈, 곧 아름다움을 보는 눈

 …



  이 보기글에서는 ‘미’를 말하고는 곧장 ‘아름다움’을 말합니다. 두 낱말은 다른 뜻일까요? 두 낱말은 다른 모습을 가리킬까요? ‘눈’이라고 하는 한국말에 ‘眼’이라는 한자를 덧달기도 하는데, 눈은 그저 눈입니다. ‘눈’으로만 적을 적에 헷갈리겠다 싶으면 “보는 눈”이라고 하면 됩니다. 4348.6.25.나무.ㅅㄴㄹ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는 일본에서 아름다움이란 눈, 곧 아름다움을 보는 눈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미에서 핵심이 ‘보는 눈’, 곧 아름다움 찾기에 있다고 말했다


“일본미(-美)의 핵심(核心)이”는 

‘즉(卽)’은 ‘곧’이나 ‘그러니까’로 손질하며, “아름다움의 발견(發見)”은 “아름다움 찾기”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나 “아름다움을 찾는 눈”으로 손질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68) -의 : 다가의 지도 아래


다가의 지도 아래 훈련을 받았던 덜신은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배웠던 방법들을 기억해 내서

《C.W.니콜/서혜숙 옮김-벌거숭이 왕자 덜신》(논장,2006) 233쪽


 다가의 지도 아래 훈련을 받았던

→ 다가가 지도하여 훈련을 받았던

→ 다가가 이끌어서 훈련을 받았던

→ 다가한테서 훈련을 받았던

 …



  이 보기글에 나오는 “지도 아래”는 일본 말투 “지도 下”에서 ‘下’만 ‘아래’로 옮겼습니다. 한자말 ‘지도’를 그대로 두려 하면 “지도하여”로 손보고, ‘지도’를 한국말로 풀어내려고 하면 “이끌어서”로 손봅니다. 이렇게 “지도 아래”를 손질해 놓으면, ‘다가 + 의’ 꼴로 나오는 대목은 ‘다가 + 가’로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4348.6.25.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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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한테서 훈련을 받았던 덜신은 자연에서 살아남으려고 배웠던 여러 가지를 떠올려서


“지도(指導) 아래”는 “이끌어서”로 손보고, “살아남기 위(爲)해”는 “살아남으려고”로 손봅니다. “방법(方法)들을 기억(記憶)해 내서”는 “여러 가지를 떠올려서”나 “여러 가지를 되새겨서”로 손질합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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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맞추기 놀이 1 - 하나씩 차근차근



  조각맞추기 그림을 그려서 오렸다. 놀이순이는 하나씩 맞추려고 애쓴다. 그리 어렵지 않게 오렸으니 좀 품이 들더라도 다 맞출 수 있을 테지. 놀이순이는 끈기 있게 붙어서 끝까지 조각을 찾아서 맞춘다. 거의 다 맞출 무렵, 놀이돌이가 누나 곁에 붙어서 함께 기뻐해 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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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없이 부드럽게 밥짓기



  아침에 ‘버섯가지고구마볶음’을 하면서 ‘무배추달걀국’을 끓이다가 전화를 받는다. 부엌에서 놀던 두 아이가 손전화 울리는 소리를 듣고는 “아버지한테 전화 왔어! 얼른 아버지한테 전화기 갖다 드려야 해!” 하고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느긋하게, 이러면서도 아이들로서는 서둘러서 손전화 기계를 갖다 준다. 나는 손전화 기계를 왼어깨와 왼귀 사이에 놓은 다음, 송송송 도마질을 한다. 고구마를 마저 썰고 가지를 썬다. 마늘이랑 당근이 알맞게 익을 무렵 도마를 들어서 고구마를 부어서 함께 볶고, 이어 가지고 부어서 함께 볶는다. 전화 한 통을 끊은 뒤 새로운 전화가 온다. 이제 볶음은 간을 맞추고, 국도 간을 맞춘다. 한손으로 전화를 받고, 다른 한손으로 휘젓고 간을 보면서 척척 솜씨 좋게 일을 마무리짓는다. 전화도 부엌일도 모두 잘 할 수 있지. 곁님이랑 아이들하고 살아온 나날이 나를 새롭고 재미난 몸짓과 손놀림을 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었고 키워 주었다. 4348.6.25.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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