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22] 놀이와 밥



  놀 생각이니?

  밥 먹을 생각이니?

  놀면서 밥 먹겠다고?



  놀이를 하면서 누릴 수 있는 밥 한 그릇이라면, 아이도 어버이도 언제나 웃는 하루가 됩니다. 그래요, 놀면서 먹고, 먹으면서 놉니다. 놀면서 이야기하고, 이야기하면서 놉니다. 놀면서 사랑하고, 사랑하면서 놉니다.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놀아요. 놀면서 바람을 마시고, 바람을 마시면서 노는 하루입니다. 4348.6.3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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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8. 웃음보따리



  하루 내내 아이들하고 함께 지내다 보면, 이 아이들은 아주 조그마한 일에도 웃음보따리를 터뜨리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런 웃음보따리를 보면서, 나도 이 아이들만 한 예전에 언제나 웃음보따리를 신나게 터뜨렸네 하고 알아차립니다. 아스라하다 싶은 지난날에 내가 웃음보따리를 신나게 터뜨린 모습을 우리 어머니나 아버지가 사진으로 찍은 일은 드뭅니다. 그무렵에는 사진기가 안 흔하기도 했고, 사진을 여느 때에 섣불리 찍지도 못했어요. 그저 가슴에 ‘웃음보따리’를 담았어요. 오늘날에는 아주 쉽고 홀가분히 온갖 웃음보따리를 사진으로 담아요. 4348.6.3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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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7. 난 이 빵 좋아



  곁님이 집에서 반죽을 해서 빵을 구우면 모두 이 빵만 먹습니다. 밥보다 빵이 먼저입니다. 집빵이 가게빵보다 맛나서 이 빵을 좋아할 수 있고, 반죽부터 부풀리기를 거쳐서 하나부터 열까지 손길이 따스하게 흐르는 집빵이니 더욱 맛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통밀가루로 구운 빵도 좋고, 흰밀가루로 구운 빵도 좋습니다. 유기농 밀이건 그냥 밀이건 대수롭지 않습니다. 어떤 밀을 쓰든, 이 밀가루를 다루어 빵으로 빚어서 굽는 곁님 손길이 사랑스레 흐르니, 아이들하고 신나게 빵조각을 집어서 입에 넣다가 ‘아차, 한 장쯤은 사진으로 남겨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4348.6.3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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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89) 대하다 (-에 대한/-에 대하여)


 고양이에 대한 글을 쓴다

→ 고양이와 얽혀 글을 쓴다

→ 고양이를 다루는 글을 쓴다

→ 고양이를 놓고 글을 쓴다



  영어사전을 보면, ‘about’을 한국말로 ‘-에 대한’이나 ‘-에 관한’으로 옮깁니다. “a book about flowers”를 “꽃에 대한 책”으로 옮겨요. 그러나, 이 글월을 한국말로 제대로 옮기자면 “꽃을 다룬 책”이나 “꽃 책”입니다. “Tell me all about it”은 “그것을 모두 말해 줘”로 옮겨야지요.


 사랑에 대하여 얘기해 보자

→ 사랑을 얘기해 보자


  “사랑에 대한 얘기를 해 보자”처럼 말하는 분이 꽤 많습니다. 이런 글월은 “사랑 얘기를 해 보자”나 “사랑을 놓고 얘기를 해 보자”로 손질해야 올발라요. 번역 말투가 아닌 한국 말투를 쓸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 “강력 사건에 대한 대책”, “건강에 대하여 묻다”, “신탁 통치안에 대한 우리 민족의 반대 운동은 전국적이었다”, “이 문제에 대하여 토론해 보자”, “장관이 이 사건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사임하였다” 같은 보기글이 나와요. 이 글월은 “전통문화에 쏟는 눈길”, “강력 사건 대책”, “건강이 어떠한지 묻다”, “신탁 통치안을 놓고 우리 겨레는 전국에서 반대 운동을 벌였다”, “이 문제를 토론해 보자”, “장관이 이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처럼 손질할 수 있습니다. ‘-에 대한/-에 대하여’와 비슷한 얼개로 쓰는 ‘-에 관한/-에 관하여’도 번역 말투입니다. “얼굴을 대하다”처럼 쓰는 ‘대(對)하다’는 “얼굴을 마주하다”로 손질해 줍니다. 4348.6.30.불.ㅅㄴㄹ



더 살펴보기 : 대하다 (-에 대하다)


아들에 대한 애타는 그리움을 떨쳐 내지 못한다

→ 아들을 애타게 그리는 마음을 떨쳐 내지 못한다

《조월례-내 아이 책은 내가 고른다》(푸른책들,2002) 28쪽


동파키스탄의 자치운동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여

→ 동파키스탄 자치운동을 모질게 짓밟아서

《서천륜/편집부 옮김-제3세계의 발자취》(거름,1983) 30쪽


목재에 대한 인간의 수요는 늘어만 가고 있다

→ 나무를 쓰려는 사람은 늘어만 간다

《이상훈-청소년 환경교실》(따님,1998) 68쪽


죽음에 대해서 거의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 죽음을 거의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시몬 비젠탈/박중서 옮김-해바라기》(뜨인돌,2005) 33쪽


삶에 대한 수업료치고는 너무도 큰 것이었기에

→ 삶에 치르는 배움삯치고는 너무도 컸기에

《이지누-잃어버린 풍경 1》(호미,2005) 4쪽


낭갈라꿀라라는 스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낭갈라꿀라라는 스님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법륜-붓다 나를 흔들다》(샨티,2005) 31쪽


여러 가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리처드 파인만/승영조·김희봉 옮김-발견하는 즐거움》(승산,2001) 66쪽


세상을 떠난 서양의 화가에 대해서 이러구저러구 하는 말

→ 세상을 떠난 서양 화가를 놓고 이러구저러구 하는 말

《장소현-에드바르트 뭉크》(열화당,1996) 5쪽


가난한 사람에 대해 따뜻하게 마음을 쓰는 신부

→ 가난한 사람한테 따뜻하게 마음을 쓰는 신부

《E.브조스토프스키/홍윤숙 옮김-작은 자의 외침》(성바오로출판사,1987) 8쪽


기도에 대해서 아무 응답도 없었습니다

→ 기도에 아무 대꾸도 없었습니다

《루네르 욘손/배정희 옮김-꼬마 바이킹 비케 1》(논장,2006) 17쪽


가족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빠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

→ 식구들을 차분하게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나는 아빠를 참말 얼마나 알까?”

《김옥-청소녀 백과사전》(낮은산,2006) 52쪽


공기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 공기를 자주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피터 에디/임지원 옮김-공기》(반니,2015) 9쪽


진리에 대한 탐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 진리 탐구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야나기 무네요시/이목 옮김-수집 이야기(산처럼,2008) 30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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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곱추밤나방 애벌레



  우리 집 초피나무 밑에서 자라는 고들빼기에 애벌레 네 마리가 붙는다. 이 애벌레는 언제 이렇게 우리 앞에 나타났을까? 이만 한 크기로 자라기까지 우리 눈에 안 뜨이고 고들빼기잎을 얼마나 신나게 맛나게 즐겁게 먹었을까?


  고들빼기잎은 우리 식구도 맛나게 먹지. 그러니, 너희랑 우리랑 고들빼기잎을 나누어 먹는구나. 책순이가 너희 이름을 알아내려고 ‘나비 그림책’을 한참 들여다보지만 너희 이름을 찾을 수 없구나. 너희 이름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요모조모 찾아보니 ‘맵시곱추밤나방’ 애벌레라고 하네. 누가 이런 멋진 이름을 붙였으려나. 아무튼, 너희는 나비 애벌레 아닌 나방 애벌레인 만큼 ‘나비 그림책’에 너희 이름이 나올 수 없었을 테지.


  누가 너희한테 이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나, 너희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맵시가 난다. ‘맵시’라는 첫 말이 아주 잘 어울린다. 우리 집에는 제비랑 참새도 살고, 아침저녁으로 수많은 멧새가 드나드는데 너희는 용케 잘 살아남았구나. 어쩌면 새들이 너희를 보고도 일부러 살려 두었는지 몰라. 아무쪼록 날마다 맛나게 풀잎을 먹으면서 고치도 멋들어지게 지어 보렴. 4348.6.3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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