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놀이 22 - 둘이 나란히 달리네



  둘이 나란히 달리면서 논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 않고 나란히 달린다. 큰아이가 작은아이한테 발을 맞추어 준다. 작은아이는 누나하고 함께 달리고 싶다. 그러나, 작은아이는 누나를 앞지르면 아주 좋아하고, 누나가 저를 앞지르기라도 할라치면 으앙 하고 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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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돌리기 (사진책도서관 2015.6.24.)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날마다 조금씩 책꽂이를 옮기고 책을 새로 꽂으면서 이럭저럭 꼴이 잡힌다. 오늘은 드디어 숨을 살짝 돌린다. 이럭저럭 볼 만하구나. 앞으로는 그림책을 ‘작가에 따라’ 나누어 보려고 한다. 큰아이를 불러서 “자 보렴. 여기에 ‘바바라 쿠니’라는 이름이 적혔지?” “응.” “그러면, 이곳은 ‘바바라 쿠니’라는 사람이 쓴 책이 모인 자리라는 뜻이야. 앞으로 책을 보고 난 뒤에는 이렇게 사람 이름을 살펴서 함께 꽂으면 돼.”


  큰아이가 작은아이한테 그림책을 읽어 준다. 작은아이가 큰아이한테 그림책을 읽어 달라고 한다. 큰아이는 혼자서 온갖 목소리를 낸다. 작은아이는 큰아이 목소리를 들으면서 저도 재미나게 온갖 목소리를 내며 논다.


  비가 그치면서 빗물을 머금되 비를 뿌리지 않는 구름이 멧자락에 가득하다. 그윽하면서 무척 멋스러운 기운이 감돈다. 높은 건물이 없고 빽빽한 자동차가 없으며, 멧자락으로 포근하게 둘러싸인 시골마을이기 때문에 이러한 바람을 쐴 수 있네. 작은아이는 오늘도 도서관 안팎을 개구지게 뛰어다니면서 논다.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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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하고 그림책 읽기



  그림책이라고 하면 으레 ‘아이가 읽는’ 책이라 여기고, 조금 생각이 깊은 분은 ‘아이하고 어버이가 함께 읽는’ 책이라 여깁니다. 이 대목에서 조금 깊이 생각할 수 있다면, 그림책은 ‘아이하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다 함께 읽는’ 책이 됩니다.


  할머니나 할아버지는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그림책을 읽어 줄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 ‘마을 아이’를 한자리에 모아 놓고서 그림책을 읽어 줄 수 있습니다. 예부터 할머니나 할아버지는 이녁 아이뿐 아니라 마을 아이한테 두루 ‘이야기 할머니’나 ‘이야기 할아버지’ 몫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좋아하거나 따르기 마련이었어요. 할머니나 할아버지는 언제나 ‘아이한테 들려줄 만한 이야기’를 가만히 생각하고, ‘아이가 재미있게 들을 만한 이야기’를 찾느라 마음을 기울이곤 하셨어요.


  오늘날 사회는 아이랑 어버이랑 어르신이 갈라섭니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부터 학교와 학원을 다니느라 바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자리에 있는 어버이는 집 바깥에서 돈을 버느라 바쁠 뿐 아니라, 집살림을 꾸리느라 바쁘지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으레 따로 떨어져서 삽니다. 아이와 어버이와 어르신이 한자리에 모이기란 몹시 어렵고, 설이나 한가위가 아니라면 좀처럼 얼굴을 못 보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들려주기에도 만만하지 않고, 어쩌다 한 번 보는 사이에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어렵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아이한테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어 주면서 말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책은 아이가 스스로 읽어도 되지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책을 소리내어 읽어’ 줄 적에는, 한국말에 있는 ‘긴소리 짧은소리’에다가 ‘높낮이’까지 골고루 들려줍니다. 아이가 혼자 책을 읽을 적에는 한국말에 있는 ‘긴소리 짧은소리 높낮이’를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그저 글만 읽지요.


  아이는 할머니 무릎에 앉아서 그림책 이야기를 듣다가, 나중에 할아버지한테 그림책을 읽어 줍니다. 아이는 할아버지 품에서 동화책 이야기를 듣다가, 나중에 할머니한테 동화책을 읽어 주지요.


  아름답게 빚은 그림책이랑 동화책을 온 식구가 함께 누립니다. 아이도 어버이도 어르신도, 한자리에 모여서 책 한 권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누립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살아온 이야기를 구수하게 곁들일 만합니다.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는 길에 고운 그림책과 살가운 동화책이 함께 있습니다. 4348.7.2.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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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1. 살그마니 손짓



  만화책을 넘기는 손이 고요합니다. 칸마다 흐르는 이야기에 푹 사로잡힙니다. 아주 작은 몸짓조차 없이 바람조차 잠드는데, 문득 한손이 움직이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흐르도록 천천히 한 쪽을 넘깁니다. 한손은 책을 쥐고, 다른 한손은 살그마니 움직입니다. 새로운 쪽을 넘길 적에만 바람이 다시 불고, 새로운 쪽으로 넘어가고 나면 손짓도 사그라들고 바람도 숨을 죽입니다. 두 눈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는 마음으로 스며들고, 이동안 둘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하나도 못 알아채거나 안 느낍니다. 책순이를 지켜보다가 내 어릴 적 모습을 돌아봅니다. 4348.7.2.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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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90) 엄마/아빠


 

  요즈음은 ‘다 큰 어른’이면서 ‘엄마·아빠’ 같은 말을 쓰는 사람이 무척 많습니다. 문학이나 영화나 연속극에서도 으레 ‘엄마·아빠’라 하고, 어린이나 푸름이도 자꾸 ‘엄마·아빠’라 합니다.


  1940년에 나온 《조선어사전》을 보면 ‘엄마’를 “젖먹이가 자기의 어머니를 부르는 말”로 풀이합니다. 1957년에 나온 《큰사전》을 보면 ‘엄마’를 “‘어머니’의 어린이말”로 풀이합니다. 2001년에 나온 《푸르넷 초등 국어사전》을 보면 ‘엄마’를 “‘어머니’의 어린이 말”로 풀이해요. 그런데, 2015년 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 ‘엄마’를 찾아보면 “1. 격식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어머니’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 2. 자녀 이름 뒤에 붙여, 아이가 딸린 여자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로 풀이합니다. 한국에서 나온 거의 모든 한국말사전은 ‘엄마’를 ‘젖먹이’나 ‘어린이’가 쓰는 낱말로 다루는데, 국립국어원은 이러한 쓰임새를 《표준국어대사전》에 안 담습니다.


 아기(젖먹이) → 아이(어린이) → 어른(철든 사람)


  사람은 누구나 ‘아기’로 태어납니다. 아기는 ‘젖먹이’입니다. 아기나 젖먹이는 똥오줌을 제대로 못 가리기도 하고, 말을 제대로 못 가누기도 하며, 손힘이나 다리힘이 무척 여립니다. 아기나 젖먹이는 혀짤배기 소리를 내기 일쑤요, 둘레 어버이나 어른한테서 말을 배웁니다. 젖을 뗄 무렵에는 ‘아이’나 ‘어린이’라 하고, ‘아이·어린이’는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사람을 가리켜요. 그러면, 언제 철이 드느냐 하면 아홉 살이나 열 살 언저리입니다. 늦으면 열서너 살이나 열대여섯 살에 철이 들 수 있고, 스무 살이 되어서야 철이 들 수 있습니다.


  ‘엄마·아빠’라는 말마디는 ‘맘마·까까·빠빠·응가’하고 한동아리입니다. ‘어린이’가 쓰는 말이라고는 할 수 없는 말입니다. ‘젖먹이’가 쓰는 말이라고 해야 올바릅니다.


  젖먹이나 아기는 혀가 짧고 몸이 덜 자랐기에, 말소리를 오롯이 못 냅니다. 그래서 젖먹이나 아기일 적에는 ‘엄마·아빠·맘마·까까·빠빠·응가’ 같은 말마디를 쓰지요. 젖먹이나 아기는 으레 말소리가 새니까 “그랬쪄요”라든지 “허슈아비”나 “죠아요”처럼 말하기도 해요.


  젖을 뗀 아이는 스스로 ‘아기’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아이는 ‘어린 젖먹이 동생’을 살뜰히 아껴야 하는 줄 깨닫습니다. 이리하여, 아기에서 아이로 넘어선 때에는 ‘엄마·아빠’라는 말을 떼고 ‘어머니·아버지’로 들어섭니다. 아기에서 아이로 자리를 옮긴 때부터 ‘맘마·까까·빠빠·응가’ 같은 말을 안 쓰지요.


  ‘젖먹이 말’이나 ‘아기 말’이라고 할 말마디를 열 살 나이에도 쓴다면 어떻게 보일까요? 젖먹이 말이나 아기 말을 스무 살이나 마흔 살 나이에도 쓴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철이 없거나 철이 안 들었다고 여길 테지요.


 철수 엄마 → 철수 어머니

 영희 아빠 → 영희 아버지


  그렇지만, 요즈음 들어 어른들이 스스로 ‘철 든 사람’이기보다는 ‘철 안 든 사람’으로 지내고 싶은지, 자꾸 “철수 엄마”나 “영희 아빠” 같은 말을 씁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쓰지 않고, 어른들이 이렇게 써요. 아이들이 ‘엄마·아빠’라 쓰더라도 어른들이 스스로 ‘철이 든 사람으로서 혀짤배기 소리가 아닌 옹근 말’인 ‘어머니·아버지’를 쓸 줄 알아야 합니다.


  ‘엄마·아빠’ 같은 말을 쓰기에 어머니나 아버지한테 살가이 다가설 수 있지 않습니다. 어떤 말을 쓰든, 우리 마음이 살가울 때에 서로 살갑지요. 우리 마음이 사랑스럽지 않으면, 어떤 말을 쓰더라도 안 사랑스럽기 마련입니다.


  철이 든 어른이 장난스레 ‘엄마·아빠’라 해도 재미있습니다. 철을 알거나 셈이 바른 어른이 개구지게 ‘엄마·아빠’라 할 수 있을 테지요. 다만, 아이에서 어른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엄마·아빠’라는 말마디를 내려놓도록 하는 까닭은, 이제 ‘혀짤배기 소리’에서 홀가분하게 벗어나서 ‘새로운 말소리를 오롯이 담아내거나 나타내려는’ 사람으로 씩씩하게 서도록 이끌 때에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생각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4348.6.30.불.ㅅㄴㄹ



더 살펴보기 : 엄마/아빠


엄마 앞에서 “엄마, 고맙습니다.” 하고 말하려니까

→ 어머니 앞에서 “어머니, 고맙습니다.” 하고 말하려니까

《오이시 마코토/햇살과나무꾼 옮김-장화가 나빠》(논장,2005) 78쪽


그때 엄마 목소리가 들렸어요. “단비야, 엄마 왔다!”

→ 그때 어머니 목소리가 들렸어요. “단비야, 어머니 왔다!”

《오시마 다에코/육은숙 옮김-흙강아지 피피》(학은미디어,2006) 29쪽


아침이면 미희 엄마 아빠처럼 내게 물어 보실지도 몰라

→ 아침이면 미희 어머니 아버지처럼 내게 물어 보실지도 몰라

《박연-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대교출판,1995) 194쪽


아빤 월급이 되게 적대 … 우리 집은 엄마도 일을 하는걸

→ 아버진 월급이 되게 적대 … 우리 집은 어머니도 일을 하는걸

《사토 사토루/햇살과나무꾼 옮김-비밀의 달팽이 호》(크레용하우스,2000) 25쪽


아빠 발등 위에 내 발을 얹으면

→ 아버지 발등에 내 발을 얹으면

《하마다 케이코/김창원 옮김-아빠 아빠 함께 놀아요》(진선출판사,2005) 16쪽


우리 아빠는 ‘달라달라’라고 하는 작은 버스를 운전해요

→ 우리 아버지는 ‘달라달라’라고 하는 작은 버스를 몰아요

《이치카와 사토미/조민영 옮김-달라달라》(파랑새,2008) 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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