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가 태어나는 자리



  문학을 배웠기에 동시를 쓰지 않습니다. 문학창작을 익혔기에 동시를 쓸 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배우기에 동시를 쓰고, 꿈을 익히기에 동시를 쓸 만합니다. 어린이문학이든 어른문학이든 늘 사랑이랑 꿈 두 가지를 가슴에 담으면서 씁니다.


  글솜씨가 좋기에 글을 쓰지 않습니다. 글재주가 뛰어나기에 글을 잘 쓰지 않습니다. 솜씨와 재주는 어떤 일을 재미나게 하도록 북돋우는 양념입니다. 양념만으로는 밥을 먹지 못해요. 양념을 곁들이기에 밥맛을 살립니다.


  아이들을 지켜보는 따사로운 눈길이 되기에 동시를 씁니다. 아이들하고 함께 놀면서 웃고 노래하는 삶이기에 동시를 씁니다. 어버이와 어른은 사랑을 담아서 아이들을 바라보고,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받는 사랑을 꿈으로 지으면서 삶이 함께 기쁘리라 느낍니다. 이러한 사랑하고 꿈을 삶에 따사로이 담을 때에 동시가 태어납니다. 4348.7.5.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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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5.7.4. 작은아이―물감 글씨



  물감그림을 그리고 싶은 작은아이가 붓을 쥐고 글씨를 그린다. 응? 네가 스스로 글씨쓰기 놀이를 하니? 예쁘네. 그러네 글씨는 몇 차례 휘적이다가 그친다. 그러고 나서 물감판에 물감을 하나씩 짜고는, 갖가지 빛깔로 그림종이를 그득그득 채우면서 논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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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5.7.4. 큰아이―백 층짜리 집



  하늘을 보며 솟은 백 층 집이랑 땅으로 파고드는 백 층 집 이야기가 흐르는 그림책을 꽤 오랫동안 즐긴 그림순이가 ‘우리 집’을 백 층짜리로 그린다. 백 층짜리가 되는 우리 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린다고 한다. 이러면서 면소재지 놀이터나 가게로 걸어가는 이야기를 곁들여 그린다. 걸어가는 길이 멀지는 않았니? 걷는 길이 나무를 지나서 가깝다고 하는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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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새로운 모습 (사진책도서관 2015.6.25.)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스스로 새로운 마음이 될 적에,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빚는다. 스스로 새로운 마음이 되지 못하면, 스스로 아무런 이야기를 빚지 못한다. 새로 나오는 책을 읽는다고 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알지 않는다. 오래된 책을 읽어도 내 마음을 스스로 새롭게 가다듬을 줄 안다면,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빚는다. 그리고, 새로 나온 책이든 오래된 책이든 어떤 책조차 손에 쥐지 못하더라도, 날마다 새로운 마음이 되어서 기쁘게 하루를 열 줄 안다면, 이때에도 늘 새로운 이야기를 빚는다.


  오늘도 책꽂이 자리를 옮기면서, 한결 보기 좋도록 도서관을 꾸미자고 생각한다. 먼지를 잔뜩 먹고, 등줄기로 땀이 흐른다. 그동안 아이들하고 어울리느라 뒤로 미룬 일을 이제서야 하나씩 찾아내어 한다. 큰아이는 도서관에서 얌전한 책순이가 되고, 작은아이는 어디에서든 개구진 놀이돌이로 뛴다. 큰아이는 도서관에서만큼은 동생을 안 쳐다보면서 저 혼자 하고픈 놀이를 찾고, 작은아이는 도서관에서 거리낌없이 뛰고 달리고 노래하고 춤추다가는, 맨발로 골마루 바닥을 기거나 뒹군다.


  도서관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작은아이는 옷을 갈아입히고 씻겨야 한다. 그래도 뭐, 이렇게 잘 뛰고 뒹굴면서 노니 사랑스럽다. 잇꽃에 내려앉은 나비를 본다.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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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98] 우리가 오늘 아는 길

― 자전거로 고갯길을 넘다가



  아이들하고 함께 자전거로 고갯길을 넘다가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는 이 길은 우리가 오늘 누리는 길입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넘는 이 고갯길은 오늘 우리가 지나가는 길입니다. 뙤약볕을 듬뿍 받으면서 타려는 이 고갯마루는 오늘 우리가 넘어서면서 새롭게 나아가려는 길입니다.


  자전거 발판을 구를 수 있을 때까지 굴립니다. 더는 발판을 밟기 어렵도록 가파른 곳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립니다. 아이들이 힘들다고 하면, 두 아이는 모두 자전거에 앉힌 채 혼자서 자전거를 끕니다. 아이들이 힘들다고 하지 않으면, 두 아이 모두 자전거에서 내려 함께 오르막을 걸어서 오르자고 합니다.


  내리막에서는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신나게 달릴 수 있으나, 내리막이 너무 가파르면 이때에도 자전거에서 내립니다. 아이들더러 이 내리막을 걸어서 가자고 얘기하는데, 작은아이는 으레 내리막에서 마구 달립니다. “다리가 안 멈춰!” 하고 웃으면서 깔깔깔 노래하며 달립니다. 다섯 살 작은아이가 내리막을 달리다가 넘어진 적은 아직 없습니다.


  우리가 오늘 아는 길을 자전거로 달리다가, 두 다리로 걷습니다. 숲이 우거진 곳에 길이 하나 납니다. 이 길은 언제부터 이런 길이었을까요? 이 길은 고작 쉰 해 앞서만 하더라도 이만 한 넓이가 아니었을 테고, 백 해 앞서라면 그저 사람만 걸어서 다니는 길이었을 테지요. 아마 이리나 승냥이나 여우나 늑대도 나올 만한 길일 테고, 온갖 숲짐승이 함께 어우러지던 길이었겠지요.


  오늘 이곳에는 전봇대가 지나가기도 합니다. 전봇대조차 없이 고즈넉한 숲길이기도 합니다. 나는 아이들하고 숲바람을 마시고 싶어서 숲길로 자전거를 이끌고 찾아갑니다. 4348.7.5.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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