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94) K씨 (K출판사, A와 B)


 L 모 씨 → ㅇ 씨 / 이 씨 / 이 아무개 씨

 A 씨와 B 씨 → ㄱ 씨와 ㄴ 씨


  한국 사회에서는 한국말로 서로서로 부르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한국말이 아닌 영어로 ‘미스 김’이라 부르기 일쑤였습니다. 일본을 거쳐서 들어온 서양 말씨 때문입니다. 한국사람은 ‘성이 같은 사람’이 많아서 ‘성으로 부르는 일’이 드뭅니다. ‘이름으로 부르’지요. 손윗사람이라면 ‘철수 아저씨’나 ‘영희 아주머니’처럼 불렀습니다.


  입으로 말하는 자리이든 글을 쓰는 자리이든 이름으로 서로 가리키면 됩니다. 다만, 따로 성을 밝혀서 쓰려고 한다면 한글 닿소리를 따면 돼요. 한국사람한테는 한글이 있으니 ‘K 씨’ 아닌 ‘ㄱ 씨’라 하면 되고, ‘L 씨’ 아닌 ‘이 씨’라 하면 됩니다. 두 사람을 놓고 “A와 B”라 할 까닭이 없이 “ㄱ과 ㄴ”이라 하면 돼요. 회사나 가게나 마을 이름도 ‘ㄱ·ㄴ·ㄷ’으로 가리키면 됩니다. 그러니까‘A 출판사·B 전자·C 공장’이 아닌 ‘ㄱ 출판사·ㄴ 전자·ㄷ 공장’이라 하면 됩니다. ‘A 시·B 시·C 시’가 아니라 ‘ㄱ 시·ㄴ 시·ㄷ 시’처럼 적습니다.


  사람을 가리키는 이름도 ‘철수’하고 ‘영희’를 ‘CS’나 ‘YH’가 아니라 ‘ㅊㅅ’나 ‘ㅇㅎ’로 적을 수 있을 때에 아름답습니다. 학교를 나타내는 이름도 ‘ㄱ 초등학교·ㄴ 중학교·ㄷ 고등학교’처럼 쓸 만해요. 4348.7.8.물.ㅅㄴㄹ



더 살펴보기


코미디언 K씨여 나는 그대를 견딘다

→ 익살꾼 ㄱ 씨여 나는 그대를 견딘다

《김정란-다시 시작하는 나비》(문학과지성사,1989) 50쪽


평소 가깝게 지내던 K출판사 양 주간

→ 여느 때에 가깝게 지내던 ㄱ 출판사 양 주간

《이상권-야생초 밥상》(다산책방,2015) 4쪽


뭔가 A와 B 중 어느 한쪽만 불러야 한다면

→ 뭔가 이쪽과 저쪽 가운데 어느 한쪽만 불러야 한다면

→ 뭔가 ㄱ과 ㄴ 사이에서 어느 한쪽만 불러야 한다면

《케라 에이코/심영은 옮김-적나라한 결혼생활, 결혼편》(21세기북스,2015) 110쪽


SKY (대학교 세 곳을 가리키는 이름)

→ 서고연

→ ㅅㄱㅇ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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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92) 고객님


 고객님 힘내세요

→ 손님 힘내세요

 고객님 감사합니다

→ 손님 고맙습니다


  ‘손’은 “다른 곳에서 찾아온 사람”이나 “장사하는 곳에 찾아온 사람”이나 “지나가며 살짝 들른 사람”을 가리킵니다. ‘길손’ 같은 말을 씁니다. 책방에 찾아온 손이라면 ‘책손’이라고도 합니다. 꽃집에 찾아온 손이라면 ‘꽃손’이 될 테고, 찻집에 찾아온 손이라면 ‘찻손’이 되며, 밥집에 찾아온 손이라면 ‘밥손’이 됩니다.


  ‘손’을 높여서 ‘손님’이라고 합니다. 한자말 ‘고객(顧客)’은 ‘손’을 높인 ‘손님’을 뜻합니다. ‘손님’하고 ‘고객’은 똑같이 높임말입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고객’이라는 낱말을 “단골로 오는 손님. ‘단골손님’, ‘손님’으로 순화”로 풀이합니다. 한국말에 ‘손·손님’이 있고 ‘단골손·단골손님’으로 쓸 수 있기에 ‘고객’이라는 한자말은 굳이 안 써도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손님·단골손님’ 같은 높임말을 쓰는 곳이 자꾸 줄면서 ‘고객’이라는 낱말에 ‘-님’을 붙인 ‘고객님’을 쓰는 곳이 자꾸 늡니다. ‘고객’이라는 낱말은 ‘손님’을 뜻하기에, 이 낱말에는 ‘-님’을 덧붙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고객님 힘내세요”를 “고객 힘내세요”처럼 쓰면 좀 안 어울립니다. 오랜 옛날부터 한국사람한테는 ‘님’을 붙인 말씨가 익숙했고 ‘손님’이라는 낱말을 썼기 때문입니다.


  ‘고객만족’이나 ‘고객센터’나 ‘고객만족도’ 같은 이름을 쓰기도 하는데, ‘손님만족·손님기쁨’이나 ‘손님도우미·손님도움방’이나 ‘손님만족도’로 손질해서 쓸 만합니다. 여러 ‘손’을 가리킬 적에도 ‘길손님·책손님·꽃손님·찻손님·밥손님’처럼 쓸 수 있어요. 4348.7.8.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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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5.6.27. 작은아이―까맣고 빨간



  그림돌이가 까만 테두리를 그린 다음 안에 이야기를 하나 넣는다. 이러고 나서 바알간 테두리를 그리고서 안에 이야기를 새롭게 넣는다. 바닥에는 가위로 조각조각 오린 종이가 널린다. 한참 동안 그림 두 장을 바라본다. 작은아이가 제 나름대로 바라본 숨결을 빛깔과 무늬로 엮어서 보여준다. 이 그림에 서린 기운이 좋구나 하고 느껴서 방 한쪽에 붙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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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배움자리 43. 발걸음을 맞춘다



  나는 아이들하고 발걸음을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아이들은 으레 앞장서서 멀리 달리기 때문입니다. 읍내에 나가거나 도시로 마실을 갈라치면, 그곳에서는 늘 발걸음을 맞춥니다. 이때에는 길에 많은 이웃사람하고 자동차 때문에 아이들 손을 꼬옥 쥐고 걷다 보니 저절로 발걸음을 맞춥니다. 그러나, 읍내나 도시에서는 아이 걸음걸이에 맞추기기 만만하지 않습니다. 건널목은 푸른불이 빨리 바뀌고, 여느 거님길에서도 이리저리 걸리는 것이 많거든요. 느긋하거나 차분하게 오갈 수 있는 시골길에서 비로소 발걸음을 맞춥니다. 큰아이가 작은아이 걸음에 맞추어 함께 달려 줍니다. 발걸음을 맞추어 길을 가면 서로 웃고 노래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4348.7.7.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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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놀이 13 - 커다란 비행기야



  커다란 비행기를 짜맞춘 산들보라는 마당으로 가지고 나와서 이리저리 날린다. 날마다 새로운 비행기를 짜맞추고, 아침 낮 저녁으로 새로운 비행기를 요리조리 맞춘다. “산들보라는 뭐 되고 싶어?” 하고 물으면 “비행기. 비행기 될래.” 하고 말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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