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웃는 때



  아이들은 서로 뒹굴며 놀 적에 참으로 맑게 웃어요. 어른들은 언제 웃을까요? 어른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일할 적에 참으로 맑게 웃을 만할까요? 그러면, 웃지 않는 아이란, 놀지 못하는 아이라는 뜻일 테지요. 웃지 않는 어른이란, 삶에 기쁨이나 즐거움이 없는 어른이란 뜻일 테고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마을에서도 아이하고 어른이 늘 웃고 노래할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놀 적에도 웃고, 일할 적에도 웃을 수 있기를 빕니다. 시골에서 살며 지켜보면, 농약을 치면서 웃는 사람은 아직 못 봤습니다. 기계를 다룰 적에도 웃는 사람은 아직 못 보았어요. 농약을 칠 적에는 모두 입을 꾹 다물면서 낯을 찡그립니다. 기계를 다룰 적에는 워낙 시끄러워서 귀가 아프니 다들 입을 안 엽니다.


  맑게 웃으며 노는 아이들 입에서는 이야기가 터져나옵니다. 어른들도 기쁘게 일하고 즐겁게 어깨동무를 한다면 언제 어디에서나 이야기가 터져나오리라 느껴요. 문학창작을 해야 나오는 동화나 동시가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나 오늘 하루를 즐겁고 기쁘게 누릴 적에 저절로 쓸 수 있도록 샘솟는 동화나 동시라고 느낍니다. 4348.7.12.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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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이곳에서 (사진책도서관 2015.6.2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책꽂이 자리 바꾸기’를 하면서 생각에 잠긴다. 크고 무거운 책꽂이를 이리저리 옮기느라 땀방울이 똑똑 떨어지는데, 이동안 만지거나 나르는 책이 몹시 새삼스럽구나 싶다. 그동안 읽은 책이 우리 도서관에 깃들어 조용히 이웃님을 기다리는데, 이웃님 손길을 새로 타지 못하거나 내 손길을 꾸준히 타지 못하면, 그야말로 오래도록 가만히 잠자는 책이다.


  어느 도서관이든 ‘사람들이 자주 빌려서 읽는 책’이 있고, ‘사람들이 거의 안 빌리는 책’이 있으며,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책’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면, 사람들 손길을 한 번도 타지 못하는 책은 이 땅에 왜 태어났을까? 아니, 어떤 책은 왜 사람들 눈길이나 손길이나 마음길을 못 타는가?


  더 많은 사람이 눈여겨보거나 들여다보는 책이기에 더욱 뜻있는 책이라고는 느끼지 않는다. 어느 책이든 모두 뜻이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고운 숨결을 받아서 이 땅에 예쁘장하게 태어난 책이 제대로 읽히지 못한다면, 이러한 책은 어떤 뜻이나 값이 있을까. 도서관이라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찾아보지 않는 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사람들이 건드리지 않으니 ‘내다 버려야’ 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알아볼 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리면서 살뜰히 건사해야


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볼 수 있도록 ‘손길을 못 타는 책’을 잘 알릴 수 있도록 소개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는가?


  나는 사진책도서관을 꾸리면서 바지런히 ‘사진책을 이야기하는 글’을 쓴다. 사진비평을 받은 적이 없는 책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사진비평을 받기는 했으되 골이 아픈 서양 예술이론을 바탕으로 어렵게 쓴 비평글만 있는 책을 이웃님이 쉽고 즐겁게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소개글을 쓰기도 한다.


  글 하나를 읽고서 책 하나를 만나려고 먼 걸음을 하는 이웃님이 있다. 그저 글로만 만나고 먼 걸음은 못 하는 이웃님이 있다. 먼 걸음을 해서 사진책도서관으로 찾아오시는 분이 모두 고맙다. 먼 걸음을 못 하더라도 마음으로 이야기 한 자락을 담는 분이 참으로 고맙다.


  오늘 이곳에서 이 많은 책들을 새삼스레 쓰다듬는다. 나부터 이 책들을 다시 돌아보고 싶으니 책꽂이 자리를 옮긴다. 아이들이 이 책들을 틈틈이 사랑해 주기를 바라기도 하며, 도서관 이웃님들이 사뿐사뿐 기쁘게 마실하기를 바라기도 한다.


  사진은 늘 오늘 이곳에서 태어난다. 책도, 말도, 삶도, 사랑도, 꿈도, 노래도, 웃음도 언제나 오늘 이곳에서 태어난다. 오늘 이곳에서 사진책도서관은 고즈넉하게 여름바람을 마신다. 두 아이는 긴신을 꿰고 도서관 밖에서 물놀이를 신나게 즐긴다.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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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5.6.26. 큰아이―그려 넣는 마음



  그림순이가 종잇조각에 그림을 그려 넣는다. 버터를 담은 두꺼운 종이 껍데기 안쪽은 새하얗기에 가위로 잘라 놓았더니, 새하얀 쪽에 그림을 그렸다. 해와 달과 구름과 별, 이렇게 네 동무를 그리면서 제(벼리) 모습을 어울려 놓는다. 그러니까 그림순이 마음에는 언제나 네 동무가 함께 있다는 뜻일 테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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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97) 시합/진검승부


 불만 있으면 당장 시합해!

→ 불만 있으면 바로 겨루자!

→ 못마땅하면 곧장 해 보자!

 진검승부 승자는 누구?

→ 외나무다리서 이긴 쪽은 누구?

→ 외길 싸움서 이긴 쪽은 누구?

→ 죽기살기로 겨뤄서 이긴 쪽은 누구?


  ‘시합(試合)’이라는 한자말은 “서로 재주를 부려 승부를 겨루는 일”을 뜻한다는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겨루기’로 순화” 같은 말풀이가 더 나옵니다. 일본 한자말이기에 “달리기 시합”이나 “시합을 벌이다”나 “축구 시합을 관람하였다” 같은 말마디는 “달리기 대회”, “달리기 겨루기”나 “경기를 벌이다”, “겨루기로 하다”나 “축구를 보았다”, “축구 경기를 보았다”로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요즈음은 ‘진검승부’라는 말이 무척 널리 퍼집니다. 이 말마디는 한국말사전에 안 나옵니다. 일본말이기 때문입니다. ‘신켄쇼우부(しんけんしょうぶ眞劍勝負)’라고 하며, “1. 진짜 칼을 쓰는 승부 2. 목숨을 건 승부”를 뜻한다고 해요.


  ‘시합’이나 ‘진검승부’ 같은 일본 한자말을 풀이할 적에 ‘승부(勝負)’라는 낱말을 쓰는데, 일본사람이 ‘쇼우부’라고 하는 이 한자말은 “이김과 짐”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시합·진검승부(신켄쇼우부)·승부’는 모두 일본 한자말이라고 할 만합니다. 한국말로는 ‘겨루기’나 ‘맞서기’입니다.


  “우리 시합하자!”는 “우리 겨루자!”나 “우리 한번 해 보자!”로 손질해 주고, “진검승부가 벌어졌다”는 “외길에서 맞섰다”나 “진땀 나게 겨루었다”나 “죽기살기로 맞붙었다”로 손질하며, “승부를 벌인다”는 “한판 겨룬다”나 “한판 맞선다”나 “한판 맞붙는다”로 손질합니다. 4348.7.11.흙.ㅅㄴㄹ



더 살펴보기


누가누가 빨리 뛰나 시합할까

→ 누가누가 빨리 뛰나 겨룰까

→ 누가누가 빨리 뛰나 해 볼까

→ 누가누가 빨리 뛰나 붙어 볼까

→ 누가누가 빨리 뛰나 맞서 볼까

《김재홍-동강의 아이들》(길벗어린이,2000) 4쪽


봄에 무슨 시합이 있다던가

→ 봄에 무슨 경기가 있다던가

→ 봄에 무슨 대회가 있다던가

《세키가와 나쓰오/오주원 옮김-도련님의 시대》(세미콜론,2012) 96쪽


하자구, 에누리 없는 진검승부를!

→ 하자구, 에누리 없는 외나무다리 겨루기를!

→ 하자구, 에누리 없는 외길 싸움을!

→ 하자구, 에누리 없이 죽기살기로!

《미야오 가쿠/박윤정 옮김-내 마음속의 자전거 4》(서울문화사,2002) 29쪽


※ ‘진검승부’는 “외나무다리 겨루기”나 “외나무다리 맞서기”나 “외나무다리 싸움”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외길 겨루기·외길 맞서기·외길 싸움”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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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기놀이 6 - 소리치며 뛴다



  폴짝 뛰어오르는 놀이순이는 언제나 신나게 소리를 친다. 마당에서 얍 얍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면 틀림없이 놀이순이가 폴짝폴짝 뛰면서 논다. 바람을 가르고 치마가 나풀거리며 땀방울이 구슬처럼 송알송알 맺힌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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