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자전거 삶노래 2015.6.28.

 : 풀밭에 눕는 자전거



우리는 어디에서나 논다. 놀이공원이나 놀이터에 가야만 놀지 않는다. 뛰고 달리면서 노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놀이터가 된다. 춤추고 웃으면서 이야기잔치 누리는 곳이라면 어디나 놀이공원이 된다. 그래도 면소재지 초등학교에 있는 놀이터에 가끔 나들이를 간다. 철봉에도 매달리고, 미끄럼틀도 탄다. 그네가 없어 아쉽지만, 이곳에 있는 대로 즐긴다.


셋이 함께 탄 자전거는 초등학교 풀밭에 누인다. 풀밭에 누운 자전거는 느긋하게 쉰다. 나도 이 풀밭에 드러눕고 싶으나, 우리 집 풀밭이 아니기에 어떤 농약을 뿌렸을는지 모르니, 섣불리 눕지는 않는다. 큰돌에 앉고, 큰나무에 등을 기댄다.


옴팡지게 땀을 흘리며 논 아이들을 태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꽃나무 앞에 서서 한참 꽃내음을 맡는다. “집에 안 가고 뭐 해요?” “꽃냄새 맡지.” 서두르지 말자. 꽃도 하늘도 길도 논도 나무도 찬찬히 바라보면서 우리 집으로 느긋하게 가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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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배움자리 46. 졸린 아침



  저녁에 잠자리에 들 무렵은 살짝 덥다 싶어도, 시골 밤은 쌀쌀하다. 한밤에 두 아이가 이불을 잘 덮도록 여미어 주는데, 이불을 여미어 주면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발로 찬다. 설마 더워서 그런가 하고 이마나 등이나 배를 만져 보는데, 땀이 없고 차갑다. 그래서 다시 이불깃을 여미고, 또 이불을 차고, 거듭 이불깃을 여미며, 새삼스레 이불을 찬다. 밤새 실랑이를 하다가 새벽녘에서야 이불을 더 차지 않는다. 겨우 한숨을 돌리는구나 싶으며 느긋하게 눈을 감는데, 이제 아이들이 눈을 번쩍 뜨면서 하루를 열겠노라 한다. 아침부터 졸립지만 얼른 이 졸음을 깨자. 4348.7.14.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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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71. 자전거 타는 자동차 (2015.6.28.)



  자전거돌이는 자전거를 탈 적에도 장난감 자동차를 챙긴다. 면소재지에 있는 초등학교 놀이터에 나들이를 가는 길에도 장난감 자동차 가운데 하나를 데려온다. 놀이터에 닿으면 어느새 자동차는 잊는다.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놀 생각을 한다. 장난감 자동차는 자전거를 함께 달리면서 바람맛을 보고는, 놀이터 풀밭에서는 가만히 자전거수레에 앉아서 놀이돌이를 바라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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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이 있어



  책 한 권이 있어 물끄러미 바라본다. 책 한 권이 있어 문득 걸음을 멈춘다. 책 한 권이 있어 가만히 생각에 젖는다. 책 한 권이 있어 바람결을 살며시 잊으면서 한 쪽씩 넘긴다. 책 한 권이 있어 온마음을 쏟아서 이야기에 사로잡힌다.


  더 많은 책이 아니라도 된다. 수많은 책이 아니어도 된다. 오직 한 권이어도 넉넉하다.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북돋우는 사랑스러운 책 한 권이 이곳에 있으면 된다. 책 한 권을 읽으면서 마음자리에 집 한 채를 짓는다. 4348.7.14.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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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예쁜 책들



  내 눈에 예쁘게 보이는 책을 장만한다. 내 눈에 사랑스레 보이는 책을 읽는다. 내 눈에 아름다워 보이는 책을 아이한테도 보여준다. 내 눈에 즐거워 보이는 책을 가슴에 포옥 안는다. 내 눈에 넉넉하게 보이는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넉넉한 마음이 되는구나 하고 느낀다.


  문득 한 가지를 생각해 본다. 내가 쓰거나 엮는 책도 내 둘레 이웃한테 예쁘게 보이는 책이 될 수 있기를. 4348.7.13.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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