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에 사진이야기를 올리면서 몇 마디 적바림한 사진말 조각 ..



모든 몸짓은 놀이가 되고, 모든 놀이는 어느새 사진이 됩니다.



우리 집 서재이자 도서관은 언제나 책터이면서 놀이터가 됩니다.



삶을 노래할 적에 사진을 노래할 수 있고, 하루를 이루는 모든 살림을 아낄 적에 사진을 즐겁게 찍으면서 누릴 수 있구나 하고 배웁니다.



마당에서 모시풀을 뜯어서 멸치볶음을 하는 밥살림도 얼마든지 사진이 됩니다.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길도 어느새 사진이 됩니다.



우리는 어떤 곳에서 살아갈까요? 아름다운 곳이 있어야 그곳으로 가서 살 수도 있고, 오늘 우리가 사는 곳을 아름답게 가꿀 수도 있습니다.



심부름을 하고 싶은 큰아이한테 칼을 맡기고 파를 끊도록 시킵니다. 곁에서 큰아이 손놀림을 물끄러미 지켜보니, 이 눈길도 고스란히 사진이 됩니다. 



빨래를 해서 마당에 널며 비로소 기지개를 켭니다. 하늘도 볕도 바람도 좋아서 빨래가 잘 마르겠네 하고 생각하다가 마당에 드러누워서 하늘바라기 사진을 한 장 찍으며 놉니다.



다섯 살 작은아이는 '집'을 그렸다고 합니다. 어떤 집일까요? 아이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이야기가 깃든 그림을 오래도록 쳐다보다가 방 한쪽에 붙입니다. 사진은 사진기에 앞서 마음으로 먼저 찍습니다.



할머니가 아이한테 씨앗을 건네는 손길이 애틋해서 마음으로 이 모습을 담다가, 마음으로만 담을 수 없구나 싶어서 얼른 사진기를 들어서 한 장 남깁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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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배움자리 47. 하나를 하면



  한 가지를 아이하고 함께 하면, 아이는 둘 셋 열 백으로 나아간다. 아이하고 함께 누린 이야기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가없이 뻗는다. 아이하고 아무것도 함께 안 하더라도 아이는 스스로 끝없이 뻗는다. 아이하고 함께 누리는 것이 없다면,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못 배우기도 하지만, 어버이도 아이한테서 못 배운다. 아이하고 한 가지를 함께 한다고 할 적에는, ‘아이키우기’라는 테두리가 아닌, 함께 사는 보금자리에서 함께 사랑을 짓는 기쁨을 서로 재미나게 느끼면서, 이 재미난 사랑을 바탕으로 새로운 노래로 가없이 뻗는다고 할 만하지 싶다. 놀이순이한테 종이오리기를 재미나게 하는 손놀림을 보여주었다. 놀이순이는 제가 좋아하는 새를 연필로 곱게 그린 뒤, 앙증맞게 오린다. 멋지네, 예쁘네,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이가 오린 종이무늬를 보니, 나도 새로운 종이오리기를 하고 싶다. 4348.7.18.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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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92. 나무 밑



해가 뜨거우면

나무 밑에 앉아요.


나무는 그늘을 주고

바람을 데려오고

잎사귀로 노래해요.


나무 둘레 풀밭에서

큰 돌 들추면

개미하고 콩벌레하고

깜짝 놀라서 허둥지둥.


한참 동안

벌레 보며 놀면

“얘, 밥 먹자.” 하고

나를 부르는 소리.



2015.6.19.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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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5.7.14. 큰아이―종이인형 함께



  아버지가 빚은 종이인형 옆에 그림순이가 빚은 종이인형을 놓는다. 그림순이는 일산에 사는 이모랑 이모부랑 사촌동생 종이인형을 빚었다. 아버지도 종이인형으로 빚어 주었다. 그림순이가 종이인형을 갖고 놀다가 자리를 비우고 다른 곳으로 간 틈을 타서 몇 가지 종이인형을 그러모으는데, 까만 모자를 쓴 이모부랑, 온통 노란빛은 아버지랑, 조그마한 사촌동생(이제 막 태어난)이 새삼스레 빛난다. 앞으로 할머니 할아버지도 종이인형으로 빚어 보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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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7-17 22:41   좋아요 0 | URL
모아놓으니 멋진 가족이네요

파란놀 2015-07-18 04:26   좋아요 0 | URL
종이인형이 차츰 늘어서, 이 아이들이 깃들 집도 마련해야지 싶어요~
 

[아버지 그림놀이]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새롭게 (2015.7.16.)


  아이들이 모두 잠든 깊은 밤에 촛불을 켜고 그림을 두 장 그린다. 하나는 앞으로 쓸 새로운 책이 새롭게 사랑받기를 바라면서 ‘새롭게’하고 ‘내 꿈이 되어라’ 두 마디를 마음속으로 그릴 적에 떠오르는 무늬와 빛살을 그린다. 다른 하나는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이라고 하는 책이 널리 사랑받으면서 우리 시골마을 보금자리에서 숲집을 짓는 바탕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빛글씨를 쓴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나서 빙그레 웃은 뒤에 촛불을 끄고 아이들 사이에 누웠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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