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721) 병적


 그는 영화에 병적으로 집착한다

→ 그는 영화에 지나치게 매달린다

→ 그는 영화에 미친듯이 매달린다

 결벽증은 거의 병적이다

→ 결벽증은 거의 병 같다

→ 결벽증은 너무 지나치다


  ‘병적(病的)’은 “정상을 벗어나 불건전하고 지나친”을 뜻합니다. ‘불건전(不健全)’은 “건전하지 않은” 모습을 가리키고, ‘건전’은 “아픈 데가 없거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모습을 가리킵니다. “병적이다”고 할 적에는 “병이라고 할 만하다”나 “병과 같다”고 하는 뜻일 때가 있고, “지나치다”라든지 “제대로라고 할 수 없다”나 “올바르지 않다”고 하는 뜻일 때가 있어요.


  지나치거나 끔찍하거나 미쳤다고 할 만한 모습을 보면서, 바보스럽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엉터리 같다든지 미련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터무니없거나 어처구니없다고 할 수도 있어요. 4348.8.1.흙.ㅅㄴㄹ




누구나 알다시피 일본에서 다구의 가격은 정말로 병적인 것이어서, 결코 물건 그 자체에 맞는 정당한 가격이라고는 할 수 없다

→ 누구나 알다시피 일본에서 찻그릇 값은 참으로 엉터리라서, 도무지 물건에 맞는 제값이라고는 할 수 없다

→ 누구나 알다시피 일본에서 찻그릇 값은 몹시 미쳐날뛰어서, 참으로 물건에 맞는 값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야나기 무네요시/김순희 옮김-다도와 일본의 미》(소화,1996) 98쪽


병원균은 아무런 병증을 나타내지 않고도 기주생물에서 상당기간 생존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증식 기반을 얻어 빠르게 증식하는데, 이때가 병적 증상을 나타내는 시기다

→ 병원균은 아무런 티를 나타내지 않고도 임자몸에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어느 때에 빠르게 늘어나는데, 이때가 아프다고 나타나는 때이다

《조셉 젠킨스/이재성 옮김-똥 살리기 땅 살리기》(녹색평론사,2004) 18쪽


특히 담배 연기를 병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에 금방 반응을 보인다

→ 더욱이 담배 연기를 끔찍하게 싫어하기 때문에 곧 무어라 한다

→ 게다가 담배 연기를 대단히 싫어하기 때문에 바로 한마디 한다

《이지현-니나와 폴의 한국말 레슨》(문학사상사,2003) 35쪽


라우라의 병적인 질투는 엥겔스와 엘리노어를 무척 놀라게 했다

→ 라우라가 몹시 시샘해서 엥겔스와 엘리노어는 무척 놀랐다

《스즈키 주시치/김욱 옮김-엘리노어 마르크스》(프로메테우스 출판사,2006) 108쪽


곁에 건강보조식품이 없으면 불안해 한다. 수호천사가 따로 없다. 이 모두가 문명이 만든 병적 증상이다

→ 곁에 건강보조식품이 없으면 두려워 한다. 하느님이 따로 없다. 이 모두가 문명이 빚은 끔찍한 병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125호(2006.10.) 7쪽


병적으로 길러진 작물은 우리의 건강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

→ 시달리며 자란 남새나 곡식은 우리 몸에 엄청나게 나쁘다

→ 들볶이며 자란 남새와 곡식은 우리 몸에 엄청나게 나쁘다

《문숙-문숙의 자연식》(샨티,2015) 5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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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92) -의 : 이 책의 포로


 대다수의 남성 작가들의 경우에 어머니라는 존재는 성모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 거의 모든 남성 작가한테 어머니는 성모와 같은 분일 뿐이다

→ 웬만한 남성 작가는 어머니를 거룩한 분으로 그릴 뿐이다

《정문순-한국문학의 거짓말》(작가와비평,2011) 61쪽


  “대다수(大多數)의 남성 작가들의 경우(境遇)”는 “거의 모든 남성 작가는”이나 “거의 모든 남성 작가한테는”으로 손봅니다. “어머니라는 존재(存在)는”은 “어머니는”이나 “어머니라는 분은”이나 “어머니라는 사람은”으로 손질하고, “성모(聖母)의 다른 이름에 불과(不過)하다”는 “성모와 같은 분일 뿐이다”나 “거룩한 어머니일 뿐이다”로 손질합니다.


 특별히 곤충을 좋아하지 않아도 이 책의 포로가 됩니다

→ 남달리 곤충을 좋아하지 않아도 이 책에 포로가 됩니다

→ 딱히 곤충을 좋아하지 않아도 이 책에 사로잡힙니다

→ 곤충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도 이 책에 푹 빠집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송태욱 옮김-책으로 가는 문》(현암사,2012) 32쪽


  ‘특별(特別)히’는 ‘딱히’나 ‘그리’나 ‘남달리’로 손봅니다. “포로(捕虜)가 됩니다”는 그대로 둘 수 있으나, “사로잡힙니다”나 “푹 빠집니다”로 고쳐쓰면 한결 낫습니다.


 해협의 길이는 짧지만 물의 흐름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습니다

→ 해협 길이는 짧지만 물 흐름이 어지럽게 뒤엉킵니다

→ 해협은 짧지만 물살이 어지럽게 뒤엉킵니다

《폴 베델/김영신 옮김-농부로 사는 즐거움》(갈라파고스,2014) 46쪽


  “해협의 길이는 짧지만”은 “해협 길이는 짧지만”이나 “해협은 길이가 짧지만”이나 “해협은 짧지만”으로 다듬습니다. “물의 흐름”은 “물흐름”이나 “물살”로 손질하고, ‘복잡(複雜)하게’는 ‘어지럽게’로 손질하며, “뒤엉켜 있습니다”는 “뒤엉킵니다”나 “뒤엉켰습니다”로 손질합니다.


 좁은 의미의 정치철학이라는 틀을 넘어

→ 좁은 뜻으로 정치철학이라는 틀을 넘어

→ 좁게 보아 정치철학이라는 틀을 넘어

→ 정치철학이라는 좁은 틀을 넘어

《나카마사 마사키/김경원 옮김-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갈라파고스,2015) 13쪽


  ‘의미(意味)’는 ‘뜻’으로 고쳐쓰면 됩니다. 이 글월에서는 “좁은 의미의”를 “좁은 뜻으로”나 “좁게 보아”로 손질할 만한데, 더 헤아리면 뒷말하고 묶어서 “좁은 틀을 넘어”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4348.8.1.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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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나무조각그림



  어떤 분이 아주 멋진 나무조각그림을 그리셨다. 손바닥만 한 나무판에 ‘그분 마음에 드는 책’을 놓고 겉그림을 펜으로 새기셨다. 참 곱지, 참 대단하지, 하고 생각하는데, 이 나무조각그림 가운데 내 책도 하나 있다. 어디에서 많이 보던 겉그림인데 하고 들여다보니, 어라 바로 내 책이네. 코끝이 찡해서 한참 들여다보다가, 살며시 집어들어 쓰다듬어 보다가, 사진까지 몇 장 남긴다. 2014년에 그리신 듯한데, 이름을 알파벳으로 적으셔서 어느 분인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그저 마음으로 ‘사랑해요’ 하는 뜻을 바람에 실어서 띄운다. 4348.8.1.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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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08-01 05:59   좋아요 0 | URL
참 예쁩니다

파란놀 2015-08-01 08:27   좋아요 0 | URL
예쁘게 그리려는 마음이 퍼지면서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구나 하고 느껴요

appletreeje 2015-08-01 09:00   좋아요 0 | URL
정말 멋지고 예쁘네요~~
손바닥만 한 나무판에 정성과 마음을 담아 새기신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이 참 좋네요!!
정말 코끝이 찡하셨겠어요~*^^*

파란놀 2015-08-01 09:42   좋아요 0 | URL
이 사진을 출판사하고 그림작가 선생님한테도 보내려고요.
두 분 모두 기뻐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이 그림 읽기

2015.7.24. 큰아이―고양이 이모



  인천 배다리에 있는 〈나비날다〉에서 두 아이가 ‘아톰 인형’을 하나씩 얻었다. 얘야, 너희도 이곳 ‘나비날다 고양이 이모’한테 뭐 하나 줄 수 있지 않니? 큰아이가 묻는다. 뭐? 음, 넌 그림순이인 만큼 그림을 그려 줄 수 있지. 아, 그렇구나. 앞가방에서 빛연필을 꺼내어 그림순이가 매우 좋아하는 노란 빛깔로 고양이 이모를 그려 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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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책읽기



  나무와 같은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면, 삶도 사랑도 꿈도 노래도 언제나 푸른 이야기가 되겠지요. 나무와 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나눈다면, 삶도 사랑도 꿈도 노래도 언제나 푸른 숨결이 되겠지요. 나무와 같은 마음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삶도 사랑도 꿈도 노래도 언제나 푸르게 우거지는 잔치가 되겠지요. 나무와 같은 마음으로 산다면, 삶도 사랑도 꿈도 노래도 언제나 푸른 꿈밭이 되겠지요. 4348.8.1.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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