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716) 유전적


 유전적인 질병

→ 유전되는 질병

→ 대물림하는 질병

→ 물려받는 질병

 유전적으로 마른 체질이다

→ 집안이 다 마른 몸이다

→ 마른 몸을 물려받았다


  ‘유전적(遺傳的)’은 “유전성을 가지는”을 뜻하고, ‘유전성’은 “유전하는 성질”을 뜻하며, ‘유전(遺傳)’은 “1. 물려받아 내려옴 2. 어버이의 성격, 체질, 형상 따위의 형질이 자손에게 전해짐”을 뜻합니다. “유전적 요인”이나 “유전적 특징” 같은 말마디는 “유전 요인”이나 “유전 특징”처럼 ‘-적’만 덜어도 됩니다. 때로는 “대물림하는 요인”이나 “물려받는 특징”처럼 손질할 수 있어요.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다”라든지 “유전적인 체질이다”처럼 쓸 적에는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았다”는 소리입니다. 그러니, 말 그대로 “어버이한테서 물려받다”나 “물려받다”처럼 손질하면 돼요. ‘유전’이나 ‘유전자’ 같은 말을 써야 할 자리에서는 이러한 말을 알맞게 쓰고, 다른 자리에서는 ‘물려받다·이어받다·대물림하다’ 같은 말을 알맞게 씁니다. “온 집안이 그러하다”라든지 “집안이 다 그러하다”처럼 풀어서 말할 수도 있어요. 4348.8.2.해.ㅅㄴㄹ




장점과 약점이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일지는 모르나 그것들은 후천적 영향에 의해 크게 변경될 수 있다

→ 장점과 약점이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아 타고날는지 모르나 이는 나중에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구로사와 아키라/오세필 옮김-감독의 길》(민음사,1994) 76쪽


수백만 년 동안 인류는 아주 독특한 유전적 성질을 지닌 포유류로 진화했다

→ 수백만 년 동안 사람들은 아주 남다른 유전 성질이 있는 젖먹이짐승으로 거듭났다

《크리스 하먼/천경록 옮김-민중의 세계사》(책갈피,2004) 31쪽


부모 형제 가운데 골다공증이 없으니 유전적 요인도 아닐 테고

→ 부모 형제 가운데 골다공증이 없으니 유전 때문도 아닐 테고

→ 부모 형제 가운데 골다공증이 없으니 물려받지도 않았을 테고

《서정홍-못난 꿈이 한데 모여》(나라말,2015) 9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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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배움자리 50. 하고 싶은 일



  오늘 아침 우리 집 여덟 살 큰아이가 “아버지, 만화가가 뭐야?” 하고 묻는다.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 만화가야.” “그러면, 나는 만화가가 될래. 만화 그릴래.” 무척 어릴 적부터 만화책을 보았고, 아직 못 알아듣는 말이 많아도 씩씩하게 만화책을 들여다보는 여덟 살 큰아이는 그림종이를 반으로 접어서 여러 장을 모은 뒤 ‘이야기 만화’를 그리기도 한다. 우리가 이루고 싶은 꿈을 그림으로 그리자고는 말해도, 큰아이더러 만화를 그리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아이는 저한테 몹시 재미나면서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 바로 ‘그림’이요 ‘글놀이(편지쓰기)’이니, 그림하고 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만화가 몹시 재미날 만하리라 본다. 만화도 그리고 밭도 일구고 집도 짓고 자전거도 타고 나들이도 다니고, 온갖 일을 신나게 누리면 삶이 참으로 아름답겠지 하고 생각해 본다. 4348.8.2.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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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넋·삶 70 숲에서 살리는 말



  내가 쓰는 말을 손수 지을 때에, 나는 늘 가없는 곳으로 새롭게 나아갑니다. 내가 쓰는 말을 손수 짓지 못할 때에, 나는 늘 똑같은 곳에서 쳇바퀴를 돌듯이 제자리걸음을 합니다.


  나는 남이 만든 말만 쓰면서 살 수 있습니다. 나는 남이 만든 울타리에서 아무 걱정이 없이 살 수 있습니다. 나는 남이 만든 쳇바퀴를 타면서 밥을 안 굶을 수 있습니다. 나는 남이 만든 이야기에 폭 사로잡혀서 내 이야기는 하나도 안 지으면서 살 수 있습니다.


  내가 쓸 말을 손수 짓는 사람은, 내가 먹을 밥을 손수 짓는 사람입니다. 내가 이웃과 주고받을 말을 손수 짓는 사람은, 내가 입을 옷을 손수 짓는 사람입니다. 내가 곁님과 아이하고 나눌 말을 손수 짓는 사람은, 내가 머물 집을 손수 짓는 사람입니다. 내가 꿈꾸려는 말을 손수 짓는 사람은, 내가 걸어갈 이 길을 손수 열어서 내 삶을 손수 짓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숲에서 삽니다. 사람이 숲을 지었을 수 있고, 숲이 사람을 지었을 수 있으며, 숲과 사람은 서로 한꺼번에 스스로 지어서 태어났을 수 있습니다.


  숲은 지구별 모든 목숨이 깃드는 터전입니다. 지구별이 통째로 숲입니다. 겉으로 보자면, “나무가 우거진 곳”을 일컬어 ‘숲’이라 하는데, 숲은 그저 “나무가 우거진 곳”이기만 하지 않습니다. “온 목숨이 깃들어 사는 터”가 바로 ‘숲’입니다. 지구별이 통째로 새로운 숲이요, 지구별처럼 다른 별도 오롯이 새로운 숲입니다. 별과 별이 어우러진 별누리(은하)도 옹글게 새로운 숲입니다. 별누리와 별누리가 어우러진 온누리(우주)도 하나로 새로운 숲입니다. 이리하여, 사람은 숲에서 말을 짓습니다. 사람은 숲을 살리면서 말을 살립니다. 사람은 스스로 제 목숨을 살리면서 제 숨결을 터뜨리는 말을 터뜨립니다.


  숲사람은 숲말을 짓습니다. 숲사람이 지은 숲말에는 숲결이 드러나고, 숲내음이 묻어나며, 숲노래가 흐릅니다. 숲에서 바람이 붑니다. 숲바람입니다. 숲바람은 지구별을 골고루 돌면서 어느 곳에서나 새로운 숨으로 깃듭니다. 벌레도, 풀과 꽃도, 나무도, 짐승과 새도, 물고기와 사람도, 다 함께 ‘바람이 숲에서 일으킨 숨’을 마시면서 목숨을 잇습니다. 그러니, 사람이 숲에서 지은 말은 바로 사람 스스로 살리는 말입니다. 숲에서 지은 말은 바로 사람 스스로 생각을 드러내는 숨결입니다. 숲에서 지은 말은 바로 사람 스스로 ‘머리에서 생각을 짓고 마음에 씨앗을 심어 몸으로 삶을 이루는 하루’로 나아가도록 이끕니다.


  숲사람은 스스로 ‘숲’이라는 낱말을 짓고, ‘사람’이라는 낱말을 지으며, ‘흙·해·바람·물·꽃·나무’ 같은 낱말을 짓습니다. ‘님·곁·우리·너·나’ 같은 낱말과 ‘밥·옷·집’ 같은 낱말을 짓습니다. 이윽고 ‘사랑·꿈·따스함·봄·겨울·추위’ 같은 낱말을 지으면서, 새롭게 한 걸음씩 내딛습니다. 숲사람은 새로운 말을 스스로 끝없이 짓습니다. 숲사람은 새로운 말을 손수 가없이 지으면서, 그치지 않는 삶으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사람은 스스로 숲을 등돌리거나 등집니다. ‘숲에서 살리는 말’이 아닌 ‘문명과 권력과 종교로 만드는 말’을 세워서 ‘너와 나 사이’에 ‘종(노예)’을 둡니다. 네가 나를 종으로 삼고, 내가 너를 종으로 부립니다. 새로운 말이 태어나지 않으면서, 쳇바퀴 삶이 됩니다. 새로운 말이 막히면서, 톱니바퀴처럼 구를 뿐입니다. 새로운 말을 잊으면서, 문명과 권력과 종교는 커집니다. 새로운 말을 잃으면서, 사람다운 사랑과 꿈을 함께 잃습니다.


  오늘날 지구별에서는 ‘새말’이 태어나지 못합니다. 한국에서도 다른 나라에서도 ‘숲말’이 태어나지 못합니다. ‘유행말’이 떠돌고 ‘영어 권력’이 자랍니다. 홀가분한 넋이 숨을 쉬지 못하고, 아름다운 숨결이 퍼지지 못합니다. 스스로 숲을 저버리기에 스스로 숲말을 저버리는 셈입니다. 스스로 숲을 가꾸지 못하기에 스스로 숲말을 못 가꾸는 셈입니다.


  틀에 박힌 말은 우리 생각이 못 자라도록 막습니다. 제도권과 사회제도는 우리가 스스로 못 자라도록 찍어 누릅니다. 씨앗 한 톨이 너른 숲이 되고 온누리로 퍼지듯이, 말씨 하나를 마음에 심어서 너른 사랑이 되고 온누리에서 눈부시게 깨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숲과 내가 한몸이면서 한마음인 줄 바라볼 때에 비로소 숲말을 손수 짓는 아름다운 삶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4348.3.6.쇠.ㅎㄲㅅㄱ


(최종규/숲노래 . 2015 - 람타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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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26. 흔하지 않으면서 흔한 모시밥


  모시밥을 짓습니다. 모시잎을 말려서 가루로 빻은 뒤에 모시가루를 섞어서 밥을 지을 수 있으나, 그때그때 모시잎을 뜯어서 잘게 썬 뒤에 모시밥을 지을 수 있어요. 봄부터 가을 끝자락까지 스스로 잘 돋는 모시풀이니, 세 철 동안 즐겁게 모시밥을 먹고 겨울에는 무밥이나 유채밥을 먹자고 여깁니다. 예전 사람들처럼 모시풀에서 실을 얻어 옷을 짓지는 못하지만, ‘제철밥’을 누립니다. 모시풀이 없는 곳에서는 모시밥을 못 먹을 테지만, 모시풀이 흔한 곳에서는 날마다 먹습니다. 둘레를 살펴보며 삶을 짓습니다. 그리 대단한 밥은 아닐 테지만, 내 보금자리에서 얻거나 누릴 수 있는 기쁨을 스스로 찾습니다. 4348.8.2.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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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85. 2013.7.27. 그냥 재미있는



  놀면 그냥 재미있다. 웃으면 그냥 재미난다. 노래하면 그냥 신난다. 춤추면 그냥 즐겁다. 딱히 까닭을 붙여야 하지 않는다. 작은아이는 글씨를 읽지 못하면서도 요리책을 집어들고 펼치면서 깔깔깔 웃고 논다. 옆에서 큰아이는 요리책에 적힌 글씨를 읽어 준다. 그런데, 너희들이 요리책을 읽어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돌이,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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