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이 인권에 답하다 (박경서와 여덟 사람) 철수와영희 펴냄, 2015.8.15.



  아홉 사람이 아홉 가지 눈길로 인권을 이야기하는 《인문학이 인권에 답하다》를 읽는다. ‘인권’을 말하는 책은 꾸준하게 나오고, 인권을 다루는 강의가 곳곳에서 열린다. 왜 그러한가 하고 헤아려 본다. 신분이나 계급으로 사람을 가르는 사회 얼거리는 사라졌다고 하지만, 막상 신분이나 계급은 아직도 또렷하게 사람을 가르면서 억누르기 때문이다. 대학교 졸업장도 신분증이고, 여러 자격증도 계급장이다. 나이와 경력도 계급장이며, 큰도시나 서울에서 산다고 하는 주민증도 신분증이다. 값비싼 옷차림과 온갖 전자제품이나 사양 높은 자가용·사진기도 신분증 노릇을 하고, 인문지식조차 계급장 구실을 한다. 참말 그렇다. 그러니, 한국 사회에서 서로 어깨동무하는 길을 찾으려는 ‘인권사랑’을 이야기하려는 사람이 꾸준히 목소리를 내면서 책 한 권을 베풀 수밖에 없다. 4348.8.7.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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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인권에 답하다
박경서 외 / 철수와영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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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 기본패턴 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시리즈
Mike Hwang 지음 / 마이클리시(Miklish)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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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삶읽기 198



영어를 배우고, 말을 배운다

― 4시간에 끝내는 영화 영작, 기본 패턴

 Mike Hwang 글

 Miklish 펴냄, 2014.8.15. 11800원



  《4시간에 끝내는 영화 영작》(Miklish,2014)이라는 얇으면서 단단한 책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얇기에 참 얇네 하고 여길 만한데, 막상 책을 펼치면 생각처럼 얇지 않은 책인 줄 알 수 있습니다. 책이름은 ‘네 시간’이면 끝낼 수 있다고 말하지만, 막상 나흘이나 넉 달이 걸릴 수 있으며, 네 해를 들여도 “영어로 글쓰기”라든지 “영어로 말하기”를 못 할 수 있어요.


  왜 그러할까요? 왜 네 시간 만에 영어로 글을 쓰거나 말을 할 수도 있는데, 왜 네 해를 들여도 영어로 글을 못 쓰거나 말을 못 할 수 있을까요?



왜 한국인들은 10년 이상 영어를 배우는데도, 600 시간 넘게 영화를 봐도 영어가 들리지 않는 걸까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스스로 옳게 발음한다고 믿는 단어들이 실제로는 대부분 다르게 발음되기 때문입니다. (8쪽)



  인터넷이 발돋움한 요즈음에는 유투브에 들어가서 지구별 여러 나라 동영상을 무척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투브에서 온갖 동영상을 찾아보면, ‘표준 영어’로 이야기하는 동영상도 많으나 ‘고장에 따라 달리 쓰는 영어’라든지 ‘사람마다 달리 쓰는 영어’로 이야기하는 동영상도 많습니다.


  표준 영어만 생각한다면 이럭저럭 말을 익힐 테지만, 미국이나 영국에서 사는 사람은 표준 영어만 쓰지 않습니다. 중국말도 이와 같아요.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표준 중국말’을 들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너른 땅덩이만큼 ‘온갖 중국말’이 있어요. 쓰는 글은 같다고 하더라도, 나누는 말은 저마다 달라요.


  한국에서 나고 자라는 사람이 외국말을 배울 적에는 언제나 ‘표준 외국말’만 배웁니다. 그래서 이 표준 외국말로는 좀처럼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습니다. 학교에서는 ‘표준말’만 가르칩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한국말도 외국말도 모두 표준말입니다. 전라말이나 경상말을 가르치는 학교는 없습니다. 제주에 있는 학교에서도 제주말을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충청도에 있는 학교에서도 충청말이 아닌 서울 표준말을 가르칩니다. 학생도 교사도 학교에서는 오직 서울 표준말만 써야 해요.


  그러면, 교과서로 배우는 글은 어떠할까요? 글은 ‘표준글’일까요, 아니면 고장과 사람에 따라서 저마다 다르게 쓰는 말을 담는 글일까요?



이 책의 영작 문제를 보면 모르는 단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그런데도 자꾸 틀리게 영작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실제로 만들어 보지 않은 문장이기 때문입니다. 영작이 안 되는 문장은 잘 들리지 않고, 말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반면에 영작이 되는 문장은 머지않아 말할 수 있게 되며, 말할 수 있는 문장은 대부분 들립니다. (9쪽)



  《4시간에 끝내는 영화 영작》은 모든 길을 다 풀어 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사람이 영어를 배울 적에 오랫동안 갇히고 마는 틀을 하나 즐겁게 깨 줍니다. 영어를 배우려 하면, 무엇보다도 ‘표준 영어’라는 틀을 깨야 합니다. 교과서에만 나오는 영어가 아니라, ‘영어권 나라에서 사는 사람이 쓰는 말’인 영어를 듣고 읽으며 말하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해요.


  어떻게 네 시간 만에 ‘영화 영작’을 끝낼 수 있을까요? 이 같은 ‘표준 영어’ 틀을 신나게 깨서 즐겁게 배우려고 한다면, 네 시간이면 넉넉합니다. 또는 한두 시간에도 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표준말이라는 틀에 갇힌 채 벗어나려고 하지 않으면, 네 시간은커녕 네 해에 걸쳐서 이 책을 아무리 되풀이해서 읽거나 다른 교재를 살피더라도 영어를 제대로 배우기 어렵습니다.


  가만히 보면, 한국에서도 똑같은 한국말을 쓰지는 않습니다. 요새는 서울과 부산 사이에 고장말이 거의 사라졌고, 전라도와 경상도 사이에 고장말이 있다고 여기기 어렵습니다. 말투나 높낮이 같은 대목에서는 고장말 자국이 있으나, 낱말이나 말마디를 놓고 다 달리 쓰던 고장말은 거의 자취를 감추어요.


  한국사람이 배우는 한국말은 어떤 말일까요? 한국사람이 쓰는 한국말은 어떤 말인가요? 겉모습은 한국사람이지만, 정작 ‘내 마음을 나타내는 내 말’이라고 할 한국말하고는 사뭇 동떨어지지는 않나요?


  영어를 잘 하려면 영어만 잘 할 수 없습니다. 영어만 잘 하고 싶다면 한국을 떠나서 영어권 나라에서 살면 돼요. 한국에서 살며 영어를 즐겁게 쓰고 싶다면, 영어와 함께 한국말도 즐겁게 쓸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말이 어떤 말인가 하는 대목을 찬찬히 헤아리면서 영어는 이 말을 쓰는 나라에서 그곳 사람들이 어떤 삶을 누리는가 하는 대목을 알뜰살뜰 들여다볼 수 있어야지요. 서로 아끼면서 어깨동무하는 마음이 되면, 한국말도 영어도 아름답고 알차게 잘 익힐 수 있습니다. 4348.8.7.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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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책밭 가꾸기

33. 책을 선물하는 마음



  나는 동무한테 책을 한 권 선물할 수 있습니다. 동무는 나한테 책을 한 권 선물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나 아버지하고 책을 선물로 나눌 수 있고, 이웃이나 살붙이하고 책을 선물로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책을 선물할 적에는 ‘내가 좋아하는 책’이나 ‘내가 즐겁게 읽은 책’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요즈음 잘 팔리는 책’이나 ‘오랫동안 꾸준히 읽힌 책’을 선물할 수 있어요. 그리고, 책을 선물로 받을 사람한테 물어 볼 수 있지요. “어떤 책을 읽고 싶니?” 하고 동무한테 여쭌 다음, 동무가 바라는 책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요. 어떤 일인가 하면, 동무가 책을 선물하겠다고 하는데 한 권만 골라야 하고, 나는 두 가지 책이 마음에 듭니다. 두 가지 가운데 어느 책을 골라야 할는지 선뜻 뽑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두 권 다 선물해 달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뭐, 이런 일이 닥치면 한 권은 선물로 받고 한 권은 손수 장만하면 될 테지요. 이 길이 가장 빠르고 즐겁습니다. 그렇지만, 나한테 ‘책을 살 돈’이나 ‘쓸 돈’이 바닥이 났다면? 이때에는 한 권은 도서관에 신청해서 빌려서 읽으면 됩니다. 아니면, 부업이나 심부름을 해서 ‘책을 살 돈’을 벌면 되지요.


  요즈막에 저한테 책을 선물해 주겠다는 이웃님이 있어서 두 권을 추려 보았습니다. 한 권은 《시인의 집》이고, 다른 한 권은 《집에 가자》입니다. 《시인의 집》은 여러 나라 여러 시인을 돌아보는 여행길을 다룬 책이고, 《집에 가자》는 삶을 노래하는 이야기가 깃든 시집입니다. 한참 두 권을 놓고 저울질을 하다가 한 권을 골랐습니다. 한 권은 선물로 받고, 다른 한 권은 손수 장만하자는 생각을 하다가, 새로운 생각을 하나 더 해 보았어요. 선물로 받자면 두 권을 다 받거나, 아니면 내가 스스로 장만해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책 하나만 선물로 받자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을 읽을 적에는 눈에 뜨이는 모든 책을 다 읽으려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책상맡에 언제까지나 올려놓으면서 틈틈이 되읽을 만한 책을 그야말로 자꾸 읽고 거듭 읽으려 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책읽기는 저마다 아름답습니다. ‘모든 책을 다 읽으려 하는 책읽기’는 새로 나오는 책마다 샅샅이 눈길을 두려는 몸짓입니다. ‘책상맡에 놓고 꾸준히 되읽으려 하는 책읽기’는 어떤 책을 마음속으로 품든 날마다 스스로 새로운 넋이 되려는 몸짓입니다.


  1938년에 태어나 2010년에 숨을 거둔 사노 요코 님이 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사람입니다. 푸름이 여러분은 ‘사노 요코’라는 이름이 익숙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닐 무렵, 《백만 번 산 소양이》라든지 《산타클로스는 할머니》라든지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라든지 《아빠가 좋아》라든지 《세상에 태어난 아이》라든지 《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 같은 그림책을 읽은 적이 있다면, ‘아하, 그 그림책을 그린 할머니!’ 하고 떠올릴 수 있어요.


  사노 요코라고 하는 할머니는 ‘할머니’ 이야기를 곧잘 그림책으로 그렸습니다. 그야말로 할머니 눈길로 그리는 그림책입니다. 그런데 그냥 할머니가 아닌 “산타클로스 할머니”이고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입니다. 뭔가 좀 다르지요?


  할머니도 산타클로스가 될 수 있습니다. 할머니도 축구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할머니도 교장 선생님이 될 수 있고, 할머니도 대통령이라든지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할머니는 뜨개질만 하거나 김치 담그기만 해야 하지 않아요. 할머니도 얼마든지 삶을 아름답게 가꾸거나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림책을 그리며 살던 사노 요코 님이 남긴 글을 묶은 《사는 게 뭐라고》(마음산책,2015)라는 책이 있어요. 죽음을 몇 해 앞두고 ‘마지막 삶을 실컷 누리면서 남긴 글’을 담은 책인데, “그렇다. 한국 드라마는 머리 쓸 필요 없이 마음만 움직이면 된다. 이따금 읽은 책이라고는 한국 관련 서적뿐이다. 덕분에 한국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다. 양반제도라는 구제 불능 제도를 접한 나는 조선인도 아니면서 조선이라는 나라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144쪽).” 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무릎을 쳤습니다. 한국이라고 하는 나라를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던 ‘그림책 할머니’는 어느 날 ‘한류 연속극’을 하나 보았고, 그만 한류 연속극에 사로잡혔다고 해요. 병원에 누워서 연속극을 보고, 집에서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속극을 보면서 아픔도 시름도 괴로움도 외로움도 달랬다고 합니다. 이러다가 궁금한 마음이 들어 ‘한국 역사나 문화를 다룬 책’도 읽었다는데, 이런 책을 읽다가 ‘양반’ 제도를 처음 알았다고 해요.


  한국에서 나고 자라는 사람이라면 학교에서 가르치는 ‘양반’ 이야기를 어느 만큼 압니다. 사람 사이에 계급이나 신분으로 금을 긋고는, 한쪽은 우쭐거리는 권력자가 되고, 다른 한쪽은 짓눌리거나 억눌리면서 시달립니다. 양반 가운데 손수 흙을 일군 사람이 더러 있으나, 양반은 손에 흙 한 톨 안 묻히면서 권력을 휘둘러 밥을 먹기 마련이었어요. 계급이나 신분으로 짓눌리거나 억눌린 ‘시골사람’은 흙을 일구면서도 제값을 받지 못한 채 세금이나 소작료로 엄청나게 떼이면서 고단한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옛날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사람 사이에 계급이나 신분을 들이밀면서 금을 그으면 몹시 괴로워요. 어른 사회에서는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으로 가르고, 학력에 따라서 일삯이 갈리는 얼거리가 있어요. 어른 사회에서는 대학교 졸업장에 따라 입사원서조차 못 내밀기도 해요. 양반 제도는 사라졌다고 하지만 새로운 계급 사회라고 할 만합니다. 학교에서 시험성적으로 학생을 줄세우려 한다면, 이때에도 ‘계급 학교’라고 할 테지요.


  《사는 게 뭐라고》를 읽으며 “또다시 옛날 엄마들은 대단하다고 입을 모았다.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궁리해서 만들었던 것이다(52쪽).” 같은 이야기를 읽으며 빙그레 웃었습니다. 참말 그렇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가난하거나 쪼들리는 살림이어도 예부터 지구별 어느 나라 어머니이든 ‘철마다 맛난 밥’을 마련해서 아이들을 먹였어요. 그런데 요즈음은 어머니이든 아버지이든 ‘제철 밥’을 제때 마련해서 먹일 줄 아는 어버이는 드물어요. 집 밖에서 돈을 주고 사다 먹는 밥만 있을 뿐입니다.


  푸름이 여러분은 무럭무럭 자라서 어른이 될 텐데, 집에서 ‘제철 밥’을 먹고 자란다면, 앞으로 푸름이 여러분이 어른이 되어 새로운 아이를 낳으면, 어버이한테서 배운 ‘제철 밥’을 지어서 먹일 수 있습니다. 집 밖에서 사다 먹는 밥에만 익숙하다면, 푸름이 여러분이 어른이 되어 새로운 아이를 낳을 적에 ‘스스로 겪고 배운 대로’ 집 밖에서 사다 먹이는 밥이 익숙해서 이대로 물려줍니다.


  책 한 권을 빌어 온갖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책 한 권을 선물하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한집에서 함께 살거나 한마을을 이루며 같이 사는 사람들은 서로 사랑을 선물로 나눕니다. 책을 선물하듯이 사랑을 선물합니다. 책을 선물로 받듯이 사랑을 선물로 받아요. 어떤 책을 선물하거나 선물받을 적에 즐거울까요? 어떤 삶을 선물하거나 선물받을 적에 기쁠까요? 4348.8.7.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푸른 책과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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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22: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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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2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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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23: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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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8 23: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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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4 21: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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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5 07: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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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 여름바람 (사진책도서관 2015.7.5.)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우리 도서관에는 선풍기도 없고 에어컨도 없다. 올겨울에는 난로를 놓자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찬바람이나 더운바람이 흐르도록 하는 시설이 아직 없다. 그런데 여름에는 굳이 찬바람이 나오도록 하는 시설이 있어야 한다고 느끼지 않는다. 여름에는 창문을 열기만 해도 시원하고 싱그러운 바람이 골고루 드나들기 때문이다.


  요즈음 학교는 에어컨이 다 있다. 요즈음은 학교마다 창문을 꼭꼭 닫은 채 에어컨을 켠다. 골마루까지 찬바람이 흐른다. 그래서 요즈음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무릎덮개를 쓰기도 한다. 찬바람이 너무 뼛속 깊이 스며드니까.


  여름에는 창문을 열어서 시원한 바람이 드나들도록 할 때에 그야말로 시원하다고 느낀다. 풀내음하고 나무내음하고 흙내음을 두루 담은 여름바람이 훅훅 불 적마다 머리카락이 가볍게 나부낀다. 머리카락이 가볍게 나부끼면서 온몸 구석구석 상큼한 바람결이 스민다. 창문을 열 적에는 아무도 무릎덮개 따위는 쓰지 않는다. 창문바람을 쐴 적에는 가벼운 민소매옷이나 짧은치마를 입어도 춥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개운하며 싱그럽고 즐겁구나 하고 느낀다.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이 차가운 곳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도시에서는 창문바람을 누리기 어려울 테니까. 그러나, 도시에 있는 도서관이나 학교도 에어컨을 틀기보다 모든 창문을 활짝 열고서 햇빛과 바람과 숲내음을 두루 맞아들이면서 책을 손에 쥘 수 있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해 본다. 여름바람을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아이와 어른은 맑은 여름 숨결을 마음으로 새기면서 무럭무럭 자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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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87. 2015.7.5. 우리는 나란히



  누나는 동생하고 나란히 앉는다. 동생은 누나하고 함께 앉는다. 서로 아끼면서 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울린다. 바람이 싱그럽게 불어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우리를 둘러싼 나무와 풀밭은 고맙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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