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왜나무 (사진책도서관 2015.9.2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 어귀에 커다란 아왜나무가 한 그루 있다. 이만큼 커다란 아왜나무를 한국에서 보기는 쉽지 않으리라 느낀다. 깊은 숲속이 아니라면 사람들한테 시달리고, 깊은 숲속이어도 솎아내기라든지 조림사업 같은 이름으로 나무가 시달리기 때문이다.


  도서관 어귀에 있는 커다란 나무가 요 한 해 사이에 크게 시달린다. 뿌리가 뽑히거나 줄기가 잘린 나무가 매우 많다. 아왜나무도 크게 시달렸다. 뿌리 언저리 줄기 쪽에도 가지가 우거지고 잎도 많이 다는 아왜나무인데, 섣부른 가지치기를 해 놓는 바람에 나무가 다 죽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아래쪽에서 천천히 새 줄기가 오르려 한다. 아왜나무는 아프고 힘들지만 씩씩하게 새 숨결을 올리려 한다. 네 철 푸른 나무로서 힘을 내고, 언제나 푸른 나무로서 기운을 낸다.


  아왜나무는 누가 처음에 이곳에 심었을까. 쉰 살쯤 된 아왜나무일까. 이 나무가 앞으로 백 살도 살고 이백 살도 산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오백 살이나 천 살 아왜나무로 이 자리에서 우람하게 설 수 있기를 빈다. 나도 이 아왜나무와 함께 오백 해나 천 해를 잇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서리는 책을 이 시골자락에서 아이들하고 기쁘게 써서 우리 서재도서관에 건사하자고, 또 우리 이웃님들이 쓰고 엮은 아름다운 책들을 우리 서재도서관에 고이 간수하자고 새삼스레 다짐해 본다.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그림 읽기

2015.6.30. 작은아이―두 가지 짐차



  작은아이가 책상에 짐차를 만들어서 올려놓고는 짐차를 풀빛으로 그린다. 장난감이랑 그림을 나란히 바라보면서 생각에 젖는다. 음, 음, 그렇단 말이지? 이윽고 큰아이가 “나도 짐차 그려야지.” 하면서 짐차를 그리고는 동생 그림하고 겹쳐 놓는다. 큰아이 그림도 가만히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그래, 그래, 그렇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돌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5-10-04 21:30   좋아요 0 | URL
음, 음, 보라는 숲빛을 그렸고 벼리는 사랑빛을 그렸군요~~
아이들의 어여쁜 그림들 덕분에~ 더불어 행복한 밤입니다.

파란놀 2015-10-05 03:05   좋아요 0 | URL
요새는 집에서 사진을 찍기도 힘이 많이 들어서
요즈음 아이들이 선보이는 멋진 그림을
그날그날 살짝 보기만 하고 다 지나가네요.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틀에 박히지 않은
홀가분하면서 즐거운 넋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
 

아이 그림 읽기

2015.6.30. 큰아이―책상에 꽃밭



  그림순이가 그림을 그리는데 금을 한 줄 주욱 긋더니 종이를 넘어가서 책상에까지 잇닿는다. 이윽고 그림순이는 종이뿐 아니라 책상에까지 그림을 그린다. 마무리로 ‘꽃밭’이라는 말을 넣는다. 한참 동안 종이와 책상을, 또 책상이랑 종이를 바라본다. 허허허.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솔로 이야기 3
타니카와 후미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책 즐겨읽기 559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란

― 솔로 이야기 3

 타니카와 후미코

 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5.9.15. 6000원



  아이들이 언제나 어머니하고 아버지한테 “사랑해요” 하고 속삭입니다. 어머니하고 아버지도 아이들한테 늘 “사랑해” 하고 노래합니다. 한집에서 함께 사는 우리는 마음으로뿐 아니라 입으로도 ‘사랑’을 늘 나누면서 하루를 열고 닫습니다.


  노래를 부를 적에도 ‘사랑’이라는 말마디가 으레 깃듭니다. 밥을 지을 적에도 사랑으로 짓자고 생각합니다. 마실을 다닐 적에도 함께 누리는 사랑이라고 돌아봅니다. 가볍게 소꿉놀이를 할 적에도 서로서로 아끼는 사랑으로 함께 웃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 사는 이 땅에서는 어느 일이든 사랑으로 하는구나 싶습니다. 살붙이끼리만이 아니라, 동무끼리만이 아니라, 이웃끼리만이 아니라, 누구하고라도 사랑스러운 숨결을 나눌 적에 즐거우면서 아름답습니다. 서로 아끼면서 돕는 마음이 흐른다면 다투거나 싸울 일이란 없으며, 다투거나 싸울 일이 없을 적에는 군대나 전쟁무기가 있어야 할 까닭이 없어요.



‘그에게는 작고 귀여운 여자친구가 있는데. 좋겠다. 나도 쓰담쓰담 받고 싶다. 소름 돋아. 서른이 넘은 여자가 이 모양이라니. 이건 중학생만도 못한 수준이야.’ (10∼11쪽)


‘뭐, 그게 지금의 나에게는 최선입니다. 고탄다를 많이 좋아했고, 요령 없는 나의 최선. 고탄다, 고마웠어. 덕분에 생각났어.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그래, 이런 기분이었어.’ (20∼21쪽)



  타니카와 후미코 님이 빚은 만화책 《솔로 이야기》(대원씨아이,2015) 셋째 권을 읽습니다. 저마다 다른 삶자리에서 저마다 다른 삶을 가꾸는 사람들이 저마다 ‘홀로’ 사랑을 꿈꾸는 이야기가 흐르는 만화책입니다. 다만, 이 만화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혼자’ 살지는 않아요. 학교를 다니거나 회사를 다닙니다. 집에 어머니나 아버지나 형제 자매가 있습니다. 이웃도 많고 동무도 많아요. 그저 ‘이성친구’나 ‘애인’이라 할 사람이 없는 채 ‘홀로’인 이들이 이 만화책에 고개를 살며시 내밉니다.



‘추억을 담뿍 담은 이 옷은 그냥 티셔츠가 아니었다.’ (26쪽)


“그때 말이야, 그 쇼핑백을 버렸단 걸 알게 됐을 때 엄청 충격 받고 망연자실했는데, 한편으론 조금 안도했어.” (40쪽)



  곰곰이 헤아려 보면, 사람들은 으레 “혼자셔요?” 하고 묻습니다. 짝이 있느냐 없느냐를 묻는 말일 텐데, 짝이 없다고 하더라도 혼자인 사람은 없습니다. 적어도 “혼자셔요?” 하고 묻는 사람하고 마주보며 함께 있으니까요.


  게다가 혼자일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짝 없는 외톨이’라 하더라도, 이녁이 깃들어서 사는 집을 짓거나 손질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외톨이라 하더라도, 이녁이 입은 옷을 지은 사람과 가게에서 파는 사람이 있습니다. 외톨이라 하더라도, 이녁이 혼자 찾아가서 밥을 사다 먹는 가게가 있고, 온갖 먹을거리를 마련해서 가게에 내놓는 사람이 있습니다.


  버스나 기차를 모는 사람이 있고, 택시나 비행기를 모는 사람이 있습니다. 공무원이 있고, 의사도 청소부도 있습니다. 내가 미처 헤아리지 못할 뿐인 수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 함께 있습니다. 내가 하나하나 이름을 살피지 못할 뿐인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터전을 함께 일구면서 삽니다.



‘유일하게 오로지 야마다만이 내 편이었고 정말 기뻤기에, 그게 사랑이든 사랑이 아니든, 다음엔 내가 유일한 야마다 편이 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60쪽)


‘인생에서 이런 장면이 몇 번째인 걸까. 몇 번씩 반복되는 건 내 잘못인 걸까? 일방적으로? 귀신한테까지 이런 소리를 듣다니. 하지만 난 나름 노력하고 있는데, 어째서?’ (71쪽)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예쁩니다. 마음을 따스하게 기울여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을 가슴속에 품으니 예쁘지요. 짝사랑이어도 예쁘고, 풋사랑이어도 예쁩니다. 불타는 사랑이든 차가운 사랑이든 예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되기에, 나부터 나를 한결 아낄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되면서, 나부터 나를 새롭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조금씩 씩씩하게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차근차근 기쁘게 아침을 엽니다. 부풀거나 설레는 가슴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기에 얼굴에 기쁜 웃음이 피어납니다. 들뜨거나 신나는 가슴으로 누군가를 좋아하니 온몸에 기쁜 숨결이 고루 흐릅니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너는 오래 살아. 사랑 받으면서.” (76쪽)


‘지금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특별한 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언젠가는 결혼도 하고 싶고, 새로운 곳에서 살아 보고도 싶어. 그 언젠가가 언제인데? 언젠가는 언제지? 지금인지도 몰라.’ (90∼91쪽)



  만화책 《솔로 이야기》는 ‘홀몸’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정작 ‘혼자’가 아니라고 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줍니다. 손을 맞잡고 나들이를 다녀야 ‘혼자 아닌 삶’이 되지는 않는다고 하는 이야기를 찬찬히 들려줍니다.


  살을 섞거나 입을 맞출 만한 누군가가 있어야 ‘혼자 아닌 몸’이 아닙니다. 먼발치에서 서성이더라도, 손을 잡을 만한 누군가가 없더라도, 따사롭게 피어나는 그윽한 꿈으로 웃음지을 수 있는 하루를 연다면 누구나 ‘함께 있는 넋’입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선물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거든요. 사랑은 바로 내가 나한테서 끌어내거든요. 나를 내가 스스로 아낄 수 있을 때에 사랑이 되거든요. 남이 나를 좋아해 주기에 사랑이 싹트지 않아요. 내가 나부터 제대로 바라보고 제대로 아껴서 제대로 삶을 짓는 길을 걸을 때에 비로소 사랑이 싹틉니다. 내가 나부터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면서 나부터 나를 제대로 아끼지 못한다면, 남들이 아무리 나를 좋아해 준다고 한들, 나는 나부터 믿지 못하니 다른 어느 누구도 좋아하지 못해요.



“마, 마스미, 너 뭔가 빠뜨린 거 없니?” “응? 없는데? 짐은 가방뿐이었고, 생활비도 잘 챙겼고.” “그, 그거 말고. 어제 뭔가 받고 싶었던 사람이 저기서 시무룩해져서 있는데.” “아, 미안, 미안 아빠. 진짜 미안해.” (138쪽)



  말 한 마디에서 사랑이 태어납니다. 따스한 기운을 듬뿍 실어서 들려주는 말 한 마디에서 사랑이 자랍니다. 기쁜 웃음을 곱게 담아서 가만히 노래하는 목소리에서 사랑이 퍼집니다.


  아이들이 연필을 손에 쥐고 하얀 종이에 ‘사랑’이라는 글씨를 그립니다. 나도 연필을 손에 쥐고 하얀 종이에 ‘사랑’이라는 글씨를 그립니다. 크레파스를 꺼내어 빛깔을 입힙니다. ‘사랑’이라는 글씨 둘레에 알록달록 무지개 그림을 그립니다. 언제나 사랑을 떠올리고 가슴에 담자고 생각하면서 사랑 그림을 방 한쪽에 붙여놓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이 그림을 바라봅니다. 4348.10.4.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55) -의 : 상인의 출현


최초의 진전은 상인의 출현에 의해서 시작된다

→  발걸음은 장사꾼이 나타나면서 비롯한다

→ 걸음은 장사꾼이 나타나면서 떼었다

→  단추는 장사꾼이 나타나면서 꿰었다

《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김대웅 옮김-독일 이데올로기》(두레,2015) 106쪽


  한국말로 ‘첫’을 쓰지 않고 ‘최초(最初)’를 넣으려고 하니 ‘최초 + 의’ 꼴이 됩니다. “최초의 진전(進展)”은 “첫 발걸음”이나 “첫걸음”이나 “첫 단추”로 손질합니다. “상인(商人)의 출현(出現)에 의(依)해서”는 “장사꾼이 나타나면서”로 손보고, ‘시작(始作)된다’는 ‘비롯한다’로 손봅니다.


부엌에서는 기요의 도마질 소리가 들려온다

→ 부엌에서는 기요가 도마질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쓰메 소세키/송태욱 옮김-문》(현암사,2015) 30쪽


  임자자리토씨를 붙여야 하는 자리에 ‘-의’를 잘못 붙였습니다. “기요‘가’ 도마질하는 소리”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벽암집》이라는 어려운 이름의 책이었다

→ 《벽암집》이라는 어려운 이름인 책이었다

→ 《벽암집》이라는 이름으로 어려운 책이었다

《나쓰메 소세키/송태욱 옮김-문》(현암사,2015) 30쪽


  이 글월도 토씨를 엉뚱하게 붙였습니다. “어려운 이름‘인’ 책”처럼 토씨를 붙여야 올바릅니다.


그렇게 하면 대체로 계절마다의 재배를 공부할 수 있습니다

→ 그렇게 하면 철마다 어떻게 키우는가를 얼추 배울 수 있습니다

→ 그렇게 하면 철마다 어떻게 돌보는가를 여러모로 배울 수 있습니다

《쓰지 신이치·가와구치 요시카즈/임경택 옮김》(눌민,2015) 73쪽


  ‘대체(大體)로’는 ‘이럭저럭’이나 ‘웬만큼’이나 ‘여러모로’나 ‘얼추’로 손봅니다. ‘계절(季節)’은 ‘철’로 손질하고, ‘재배(栽培)’는 ‘기르기’나 ‘키우기’나 ‘돌보기’로 손질합니다. ‘공부(工夫)할’은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배울’이나 ‘익힐’이나 ‘알아차릴’이나 ‘알’로 다담으면 한결 낫습니다. 4348.10.4.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