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주면 아름다울까


  우리는 아이들한테 무엇을 주어야 할까요. 아이들 말문을 아름답게 틔우려면 어버이로서 어떤 보금자리를 가꾸어야 할까요. 텔레비전이나 책이나 학교는 아이한테 참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사회에 길들이는 구실을 할까요. 두 아이하고 여덟 해를 살면서 늘 이 대목을 생각합니다. 아이를 ‘잘 가르치자’는 생각이나 아이를 ‘학교에 잘 보내자’는 생각이 아니라, 아이하고 ‘즐겁게 함께 사느’냐, 아니면 아이하고 ‘기쁘게 삶을 노래하느’냐, 아니면 아이하고 ‘사랑스레 살림을 짓느’냐 같은 대목을 생각합니다. 4348.10.23.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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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손전화는 왜 이리 빨리 밥이 닳을까



  나는 스마트폰으로 바꿀 마음이 없었으나 예전에 쓰던 ‘스마트폰 아닌 손전화’가 망가져서 더는 전원조차 안 들어온 탓에 011을 010으로 바꾸면서 스마트폰을 쓰고야 말았다. 그런데 이 스마트폰은 처음에는 밥이 제법 오래가는 듯하더니 한 해가 넘을 무렵부터 밥이 부쩍 빨리 닳고, 한 해가 넘어가면 밥이 그야말로 훨씬 빨리 닳는다. 설마 내 것만 이럴까? 요 한두 달 사이에는 내 손전화 기계가 하루 네 시간조차 밥이 못 가기까지 한다. 약정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는데 어쩜 이렇게 고단하게 할까. 전화를 받거나 거는 일이 드물고 더러 쪽글을 보내거나 받는데에도 이렇게 밥이 닳는다면, 이런 손전화 기계는 ‘최첨단 문명 사회’라고 하는 오늘날 ‘현대 과학 기술’하고 그야말로 동떨어진다. 다만, 한 가지는 알 만하다. 손전화 기계를 만들어서 파는 큰회사가 보기에는 장사가 잘 될 테지. 튼튼하거나 훌륭한 손전화 기계를 만들기보다는, 유행을 빨리 퍼뜨려서 더 빠르게 돈을 벌도록 이끄는 손전화 기계를 만드는 ‘돈 버는 솜씨(기술)’만 키운다고 할까. 4348.10.23.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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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5-10-23 11:10   좋아요 0 | URL
스마트폰 자체가 주인도 모르게 항상 각종앱의 업데이트를 스스로 하기에 항상 배터리가 항상 금방 닳는다고 하더군요.앱의 업데이트만 막아도 배터리 소모가 다소 줄어들겁니다^^

파란놀 2015-10-23 13:32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
허허허. 뭔 앱이 있는지 살피고
지울 것은 지워야겠네요 @.@
 

사름벼리는 편지순이



  두 아이는 오토바이나 짐차 소리를 아주 잘 알아챈다. 시골 고샅을 지나다니는 자동차가 워낙 적기 때문인데, 시골에서는 오토바이도 짐차도 군내버스까지도 꼭 때에 맞추어서 드문드문 지나간다. 이 가운데 오토바이는 우체국 아저씨 오토바이요, 짐차는 택배 짐차이며, 군내버스는 읍내로 가는지 읍내에서 들어오는지 아이들도 훤하게 안다. 이리하여 마당에서 놀던 사름벼리는 우체국 오토바이 소리를 듣고는 후다닥 대문으로 뛰어가서 문을 연 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는 “고맙습니다!” 하고 받는다. 그리고 글을 읽을 줄 아니까 누구한테 온 편지인지 살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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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34. 내가 행주 널고 싶어 (2015.10.12.)



  부엌에서 바삐 일하다가 행주를 빨아서 마당에 널려니 두 아이가 마당에서 노는 모습이 보인다. 잘 되었네. 마당에 내려갔다가 다시 부엌으로 들어올 짧은 틈을 아끼려고 아이들을 부른다. “자, 행주를 빨랫줄에 널어 주렴.” 두 아이가 얼른 달려와서 “내가 널래.” 하고 외친다. 부엌일을 보다가 마당에서 조잘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기에 내다본다. 행주 한 장 널기를 아직 안 하며 실랑이를 벌인다. 옳거니, 누나가 하면 곧 널고 끝났을 텐데 작은아이가 널겠다고 나서는구나. 가만히 지켜본다. 작은아이는 키가 안 닿으니 세발자전거를 끌고 와서 빨랫줄 밑에 댄다. 그렇게 세발자전거를 딛고 올라서는데 손이 닿을락 말락. 누나가 옆에서 도와주면서 행주 한 장 널기는 꽤 오래 걸려서 끝내 작은아이가 해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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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생리적生理的



 단체 생활이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 단체 생활이 몸에 맞지 않는다

→ 여럿이 함께 지내기가 몸에 맞지 않는다

 그리 하는 것이 사람들의 생리적 본능 아니겠습니까

→ 그리 하는 것이 사람들한테 본능이 아니겠습니까

→ 그리 하는 몸짓이 사람들 삶 아니겠습니까

 아버지는 생리적 욕구를 참지 못하고 전봇대에 오줌을 누었다

→ 아버지는 오줌이 몹시 마려워 참지 못하고 전봇대에 누었다

→ 아버지는 몹시 마려운 오줌을 참지 못하고 전봇대에 누었다


  ‘생리적(生理的)’은 “1. 신체의 조직이나 기능에 관련되는 2.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생긴 대로의 본능적인”을 뜻한다고 합니다. 첫째 뜻이라면 ‘몸’으로 손질하면 되리라 느낍니다. “생리적 반응”이라든지 “생리적 변화”는 “몸 반응”이나 “몸 변화”로 손질할 만해요. “사람들의 생리적 본능” 같은 글월은 “사람들 본능”으로 손질하거나 “본능”이라고만 손질할 수 있습니다. “생리적 욕구를 참지 못하고 오줌을 누었다” 같은 글월이라면 “오줌이 마려워 참지 못하고 누었다”처럼 손질해 줍니다.


  그런데, “생리적 욕구”라든지 “생리적 현상”이라든지 “생리적 특성”이라든지 “생리적 차별” 같은 말이 자꾸 불거집니다. 꾸밈없이 쓰지 못하고 자꾸 껍데기를 씌운다고 할 만합니다. 이를테면, “생리적인 욕구를 풀다”라고 하면 “몸에서 무엇을 바라는가”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합니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지 잠을 자고 싶은지 밥을 먹고 싶은지 두루뭉술하지요. 몸에서 바라는 것을 제대로 나타낼 노릇입니다. “생리적 현상”이나 “생리적 특성” 같은 말마디도 “몸하고 얽혀 어떤 모습”을 이야기하려 하는가를 제대로 밝힐 노릇입니다. 몸하고 얽힌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자리에서 ‘몸’이라는 말을 안 쓰려 하니 말이 자꾸 어렵기만 합니다. 4348.10.22.나무.ㅅㄴㄹ



생리적 노화에 따라 점차 기억력이 쇠퇴하고

 몸이 늙으면서 조금씩 기억력이 떨어지고

 몸이 늙으니 차츰 머리가 나빠지고

→ 몸이 늙는 동안 머리는 자꾸 나빠지고

《송건호-현실과 이상》(정우사,1979) 222쪽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 생리적으로는 거부반응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 머리로는 알면서 몸으로는 거부반응을 나타냈다

→ 머리로는 알면서 몸으로는 싫어했다

《E.브조스토프스키/홍윤숙 옮김-작은 자의 외침》(성바오로출판사,1987) 11쪽


생리적으로 마려워도 참아야죠

 오줌이 마려워도 참아야죠

→ 쉬가 마려워도 참아야죠

《민족문학작가회의 여성문학분과위원회 엮음-여성운동과 문학 (1)》(실천문학사,1988) 13쪽


말들은 생리적으로 똥을 싼다

→ 말들은 똥이 마려워서 똥을 싼다

→ 말들은 똥을 누고 싶어 똥을 싼다

→ 말들은 배가 아파 똥을 싼다

→ 말들은 배가 간질간질할 때 똥을 싼다

→ 말들은 싸고 싶을 때 똥을 싼다

《다케타즈 미노루/김창원 옮김-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진선북스,2008) 22쪽


이 계산법으로 계산된 아이의 생리적인 나이는 아래의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 이 계산법으로 따진 아이 나이는 다음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 이 계산법으로 아이 몸이 몇 살인가를 헤아려서 다음 기준으로 살핍니다

《김수연-0∼5세 말걸기 육아의 힘》(예담프렌즈,2015) 13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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