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별에서



우리 집 개구쟁이

어느 별에서 왔나?


개굴개굴 노래하는

개구진 별에서 왔나.


우리 집 꽃순이

어느 별에서 왔나?


꽃내음 물씬 나는

꽃바람 타고 왔나.


우리 집 장난꾸러기

어느 별에서 왔나?


기차 타고 하늘 날며

신나게 놀러 왔나.


우리 집 고운 아이

어느 별에서 왔나?


누나 동생 서로 아끼며

소꿉놀이 하러 왔나.



2015.10.24.흙.ㅅㄴㄹ


..


어젯밤 아이들을 재우면서

문득 이런 노래를 불렀는데

두 아이가 대단히 재미있어 했다.

나도 재미있어서 

다른 노래를 부르면서도

이 노랫말을 잘 외웠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곧바로 옮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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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나라는 늘 싸우기만 했을까? - 한국.중국.일본의 교류 이야기 처음 읽는 이웃 나라 역사
강창훈 지음, 오동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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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읽는 삶 117



독재자가 엮는 역사 교과서는 무엇을 가르칠까

― 세 나라는 늘 싸우기만 했을까?

 강창훈 글

 오동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펴냄, 2013.7.29. 12000원



  ‘국민교육헌장’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이런 다짐말을 외우게 하는 학교가 있을까 모릅니다만, 군사독재로 이 나라를 짓누르던 권력자는 아이들한테 참을 보여주지 않고 거짓을 보여주면서 바보로 길들이려 했어요. 학교에서는 국민교육헌장을 외우지 못하면 몽둥이로 맞아야 했고, 교과서마다 맨 첫머리에 이런 다짐말을 굵은 글씨로 새기고 독재자 얼굴을 나란히 싣기도 했습니다. 이는 북녘에서도 엇비슷합니다. 사회와 정치와 경제와 문화가 모두 독재인 나라에서는 독재자 사진이나 그림을 교실이나 광장이나 회사나 공장마다 커다랗게 붙여놓기 일쑤입니다.


  오직 정부에서만 교과서를 엮어서 학교에서 가르칠 적에는 정부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르는 사람, 이른바 ‘국민’을 키웁니다. ‘국민’이라고 하는 한자말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제국주의 사회에서 ‘천황 폐하를 섬기는 나라를 이루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퍼뜨렸습니다. 그래서 ‘국민학교’라는 이름을 아시아에서 한국이 맨 마지막으로 겨우 몰아내고 ‘초등학교’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그렇지만, ‘국민’이라는 이름은 어린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만 몰아냈을 뿐 사회 곳곳에서는 아직 널리 씁니다. ‘국민연금’이나 ‘국민건강보험’이라는 이름으로도 쓰지만, ‘국민 여동생’이나 ‘국민 배우’ 같은 이름으로도 씁니다. 그야말로 한국사람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았고, 역사를 슬기롭게 가르치지 않았으며, 역사를 참다이 이야기하는 자리가 없던 탓입니다.



고조선의 힘이 더 세질까 봐 걱정한 한나라 황제 무제가 고조선을 공격했고, 결국 고조선은 멸망하고 말아. (11쪽)


한 무제는 사방으로 전쟁을 일으켜 이웃 나라를 정복했지만, 정복한 지역을 직접 다스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 신하와 군대를 일일이 파견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비용이 많이 필요했지. (18쪽)



  강창훈 님이 쓴 《세 나라는 늘 싸우기만 했을까?》(책과함께어린이,2013)라는 어린이 인문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깁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세 나라’는 한국하고 중국하고 일본입니다. 세 나라가 지난 이천 해에 걸쳐서 서로 어떻게 어우러지며 살았는가 하는 대목을 짚으면서, 세 나라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 적에 함께 아름다우면서 즐거운 삶이 되려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외교 문서에는 어떤 글자를 사용해야 했을까? 당연히 중국 황제가 사용하는 한자를 사용해야 했어. 중국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한자를 알아야 했단다 … 중국과 외교 관계가 깊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학문과 문화 교류도 늘어 갔어. 국경을 오가는 무역도 증가했지. 그 바람에 한자의 쓰임새도 함께 커졌어. (36쪽)




  흔히 한국하고 중국하고 일본을 ‘한자 문화권’이라고도 말하는데, 이 말은 썩 옳지 않습니다. 예나 이제나 세 나라에서 모든 사람이 한자 지식을 갖추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은 학교 교육 힘으로 꽤 많은 사람이 한자 지식을 갖추지만, 한자를 아는 사람보다는 한자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더 파고들어서 말한다면, ‘글을 모르는 사람’이나 ‘글을 안 쓰는 사람’이나 ‘글을 안 읽는 사람’이 무척 많아요.


  지난날에는 어떠했을까요? 이천 해 앞서 세 나라에서 ‘한자를 알던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중국에서도 한자를 알던 사람은 아주 드물었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에서도 정치권력이나 문화권력을 누리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글이나 책을 읽을 겨를’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이나 일본도 한국하고 똑같은데, 거의 모든 사람들, 이를테면 90퍼센트가 넘는 수수한 사람들은 시골에서 흙을 부치며 살았어요. 시골에서 시골지기로서 땅을 일구며 먹을거리를 지은 사람들은 글(한자)도 책도 가까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문화권’이라는 말은 얼토당토않은 소리입니다. 권력자끼리 의사소통을 하려고 쓰던 글인 한자일 뿐입니다. 그리고, 권력자는 바로 이 ‘의사소통 도구’인 한자를 빌어서 여느 사람들을 짓눌렀어요.



안시성 전투가 끝나고 20여 년이 흐른 후, 고구려는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멸망하고 말아. 그런데 그때는 훨씬 많은 고구려 사람들이 포로로 잡혀 당나라로 끌려갔단다. (53쪽)



  나라마다 힘을 키울 적에는 언제나 군대를 늘립니다. 군대를 늘려서 힘을 키운 나라는 어김없이 이웃나라로 쳐들어갑니다. 중국도 일본도 이러했고, 한국도 이러했습니다. 한국 역사에서는 흔히 ‘영토 확장’이라고 말하지만, 고구려가 만주나 중국 쪽으로 땅을 ‘넓힌’ 일은 만주나 중국 쪽에서 옛날부터 조용히 살던 사람들한테는 ‘침략’입니다. 중국과 일본만 한국으로 ‘침략’하지 않았습니다. 군대로 나라힘을 키웠다고 하는 모든 나라는 이웃나라하고 어깨동무를 하는 평화보다는 이웃나라를 넘보면서 ‘땅을 빼앗는 침략 전쟁’에 마음을 기울였습니다.



당나라에는 신라 사람들의 마을이 있었고, 조선에는 일본 사람들의 마을이 있었어. 일본에는 명나라 사람들의 마을이 있었지. (61쪽)




  다만, 정치 권력자는 침략 전쟁을 생각했어도, 여느 사람들은 침략도 전쟁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느 사람들은 조용히 땅을 일구며 살기도 했고, 이웃나라로 씩씩하게 건너가서 새로운 마을을 일구어서 무역을 하며 살기도 했습니다. 당나라로 건너간 신라 사람이나, 조선에 찾아온 일본 사람이나, 중국으로 넘어간 중국 사람은 ‘정치 권력자가 시켜’서 여러 나라를 오가지 않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열어 어깨동무를 하면서 살림을 지으려는 생각입니다.


  평화는 언제나 문화가 흐를 적에 이룹니다. 평화는 언제나 여느 수수한 사람들이 조용히 어깨동무를 할 적에 이룹니다. 평화는 언제나 정치 권력자가 아니라 시골에서 흙을 사랑하며 살던 사람들이 오순도순 손을 맞잡을 적에 이룹니다.



지금도 일본에는 조선에서 건너간 《팔만대장경》 인쇄본이 50여 부나 남아 있어. 일본 승려들은 《팔만대장경》 인쇄본을 일본 곳곳의 절에 대대로 잘 보관했을 뿐 아니라 《팔만대장경》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도 크게 기여했단다. (91쪽)


‘자기’는 중국에서 처음 탄생했지만 한국과 일본도 중국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어. 한국은 세계 어느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고려청자의 비색과 상감 청자 기술을 창조했고, 일본은 새로운 자기를 창조하여 세계적인 자기 생산국이 되었으니까 말이야. (110쪽)




  강창훈 님이 쓴 《세 나라는 늘 싸우기만 했을까?》라는 어린이 인문책은 세 나라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 이야기도 다루지만, 세 나라 사이에서 사랑스레 흐른 문화 이야기를 찬찬히 다룹니다. 누가 더 훌륭하거나 낫다는 이야기가 아닌, 세 나라가 저마다 제 삶자리에 맞추어 새롭게 가다듬거나 북돋운 아름다운 문화를 다루어요.


  《팔만대장경》이 얼마나 훌륭한가 하고 일찌감치 알아본 일본에서는 조선 정부에 끊임없이 ‘인쇄본’을 달라고 바랐다 하며, 조선 정부가 내어준 인쇄본은 일본 곳곳에 알뜰히 건사해서 오늘날까지 정갈하게 지켜 주었다고 합니다. 비록 일본은 여러 차례 일으킨 전쟁에서 이 땅을 마구 어지럽히거나 책도 사람도 함부로 빼앗았습니다만, 정치 권력자 몸짓이 아닌 수수한 사람들 몸짓에서는 아름다운 숨결이 흐릅니다.


  우리 어린이가 세 나라 역사를 살피면서 바라볼 곳은 바로 이 대목이지 싶어요. 정치 권력자가 자꾸 일으키려고 한 전쟁이나 침략이 아니라, 여느 수수한 사람들이 조용히 일구면서 주고받은 아름다운 문화와 삶과 사랑을 바라볼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조선은 연은분리법을 더 이상 발전시키지 않았어. 은을 생산해서 은화로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지. 이 기술로 은 생산량을 늘리면, 명나라에서 다시 옛날처럼 은을 조공으로 바치라고 요구할지도 모르니까. (125쪽)



  조선 사회는 이웃 중국 등쌀에 시달리면서 스스로 문화를 더 북돋우지 못하기도 했습니다만, 조선 사회 스스로 봉건 계급주의에 사로잡혀서 어떤 문화를 어떻게 북돋아야 하는가를 모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오늘날 한국 사회도 한국 스스로 어떤 문화와 숨결과 역사를 어떻게 북돋아야 하는가를 제대로 모르는 채 헤매는 몸짓이 아닐까요? 대통령 한 사람이나 정치꾼 몇 사람뿐 아니라, 여느 자리에서 수수하게 삶을 짓는 우리들도 조금 더 슬기롭고 조금 더 따사로우며 조금 더 아름다운 살림이 되도록 스스로 일어설 노릇이 아닐까요?


  그런데, 정치 권력자는 이 나라 사람들을 아직 바보로 알기 때문에, 더군다나 대통령이나 집권자나 정부가 시키면 고분고분 따르기만 해야 하는 줄 알기 때문에, ‘국정교과서 말썽’을 일으킵니다. 왜 독재 권력자는 아무것도 못 깨달을까요? 아무것도 못 깨닫기 때문에 독재 권력자가 되고 말 터입니다만, 역사를 보고 배우지 못하기에 독재 권력자가 될 터입니다만, 억지스레 뜯어고치려고 하는 우스꽝스러운 ‘국정교과서’가 나온다면, 이런 교과서를 누가 믿고 따를까요. 4348.10.25.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어린이 인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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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좀 생각합시다 14


 농땡이·땡땡이


  ‘농땡이’가 일본말이고, ‘땡땡이’까지 일본말인 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한국말로는 ‘노닥거리다’하고 ‘빼먹다’인 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일본말이기에 안 써야 하지 않습니다. 일본말이기에 샅샅이 털어내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쯤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왜 구태여 일본말을 끌어들여서 내 마음이나 뜻이나 생각을 나타내려고 하는가를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왜 굳이 영어나 한자말을 빌어서 내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는가를 살필 수 있어야지요.


  ‘농땡이’는 ‘油を賣る(あぶらをうる)’라는 일본말에서 왔어요. ‘땡땡이’는 ‘でんでん’이라는 일본말에서 왔고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이런 말밑을 밝히지 못합니다. ‘농땡이’랑 ‘땡땡이’ 모두 마치 한국말이기라도 되는듯이 다루지요. 그리고, 어른문학이나 인문학을 하는 분도 이런 일본말을 그냥 쓰고, 어린이책을 쓰거나 어린이문학을 하는 분도 이런 일본말을 버젓이 씁니다.


  어떤 말을 가리거나 골라서 쓰느냐에 따라 내 넋이 달라집니다. 어떤 말을 살피거나 헤아려서 쓰느냐에 따라 내 마음이 바뀝니다. 생각이 없이 아무 말이나 쓸 적에는 내 넋이나 마음도 ‘생각이 없는 채 흐르’기 마련입니다. 말 한 마디에 깃드는 숨결을 찬찬히 살피거나 헤아릴 때에는 내 모든 몸짓에 ‘생각이 깊고 너르게 흐르’지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마을에서도 한국말다운 한국말을 안 가르쳐 주었다고 탓하지 말고, 바로 오늘부터 한국말을 모두 새롭게 배울 수 있기를 빕니다. 4348.10.25.해.ㅅㄴㄹ



저게 아직도 농땡이네

→ 저게 아직도 노네

→ 저게 아직도 노닥거리네

《금현진·손정혜·이우일-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사회평론,2012) 12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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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72. 빨래터 치우러 가자



  가을이나 겨울에는 한낮에 빨래터에 갑니다. 아침은 아직 선선하고 저녁에는 쌀쌀하거든요. 해가 하늘 높이 올라올 무렵 드디어 밀수세미를 어깨에 척 걸치고 대문을 나섭니다. 나락을 곱게 어루만지는 따끈따끈한 가을볕이 우리 머리카락도 따끈따끈하게 쓰다듬는 기운을 느끼면서 고샅을 걷습니다. 오늘은 어떤 신나는 놀이를 하면서 빨래터에서 놀면 재미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빨래터랑 샘터에 낀 물이끼를 걷으러 갑니다. 나도 아이들 뒤를 따라갑니다. 아이들은 늘 앞장서서 저만치 달려가려 합니다. 사진기를 목에 걸고, 한손에는 밀수세미, 다른 손에는 바가지랑 작은 수세미를 들고 빨래터로 갑니다. 4348.10.25.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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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노래 2 아이들 목소리로


  언젠가 이 고샅이, 이 마을 어귀가, 아이들 목소리로 가득 울릴 수 있는 날을 꿈꿉니다. 우리 네 식구가 이 마을에 깃든 지 네 해가 되는 동안 이 마을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우리 두 아이만 있고, 이웃 여러 마을에도 아이들 목소리란 명절 언저리나 바쁜 봄가을 일철이 아니고는 없습니다. 이 시골자락에서 봄이랑 여름이랑 가을이랑 겨울을 두루 누리는 아이는 도무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가끔 며칠 반짝 찾아왔다가 도시로 떠나는 아이들이 아니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골바람을 쐬며 시골노래를 부를 싱그러운 아이들 목소리를 꿈꿉니다. 풀을 밟고 나무를 안으며 숲을 가꾸는 아이들 손길을 꿈꿉니다. 4348.10.25.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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