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다섯 살



나는 여덟 살

까치발을 하면

빨랫줄에 손이 닿아요.

옷가지도 옷걸이도 척척

널고 걷지요.


동생은 다섯 살

걸상을 받쳐도

빨랫줄에 손 안 닿아요.

옷가지도 옷걸이도 하나도

못 널고 못 걷지요.


나는 내 옷도

어머니 옷도

고이 갤 수 있지만


동생은 제 옷도

아버지 옷도

아직 잘 못 개요.


그렇지만

우리는 날마다

마을 한 바퀴

함께 달리며 놀아요.



2015.11.2.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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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맛 기행 2 (김준) 자연과생태 펴냄, 2015.11.5. 16000원



  광주전남연구원에서 일한다고 하는 김준 님은 그동안 여러 가지 책을 냈는데, 하나같이 갯벌하고 바다하고 얽힌 책이다. 요즈막에 새로 선보이는 책도 갯벌하고 바다하고 얽힌 책인 《바다맛 기행》 둘째 권이다. 책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바다에서 누릴 수 있는 맛’을 다루는데, ‘바다 먹을거리’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바다에서 누리는 모든 맛은 우리가 다 함께 바다를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삶터로 여겨서 알뜰살뜰 가꿀 때에 누릴 수 있다는 마음을 차곡차곡 보여준다. 아주 마땅한 노릇 아닌가. 바다가 더러워지면 어디에 바다맛이 있을까. 들이 더러워지면 어디에 들맛이 있겠는가. 우리가 먹는 모든 밥은 시골에서 난다. 시골이 깨끗하지 않다면 시골사람뿐 아니라 도시사람도 삶이 메마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도시사람이 쓸 전기를 도시에서 빚는 얼거리가 아니라 시골에 대형 원자력발전소나 화력발전소를 때려지은 뒤에 엄청난 송전탑을 박으려고 하는 정책만 나라에서 밀어붙이고, 도시사람도 이 대목에서 너무 많은 이들이 입을 닫는다. 독일은 대형발전소를 차츰 줄이면서 한국보다 햇볕이 훨씬 적은데에도 작은 집열판으로 독일 전기 가운데 50퍼센트 넘게 자급자족을 한다. 독일은 매립지에 다시 바닷물을 끌어들여 갯벌로 돌아가도록 하는 정책을 편다. 이와 달리 우리 한국은 무엇을 하나? 《바다맛 기행》이라는 책은 아름다운 바다맛을 우리 어른들도 누리고 우리 아이들도 앞으로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가없는 사랑을 들려주려고 한다. 4348.11.2.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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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맛 기행 2-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맛의 문화사
김준 지음 / 자연과생태 / 2015년 10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2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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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맛 기행-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맛의 문화사
김준 지음 / 자연과생태 / 2013년 2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15년 11월 02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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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놀이 3 - 바깥이 똑같이 보여



  자전거마실을 가려고 대문을 활짝 연다. 이러다가 한쪽 문이 문틀에서 벗어난다. 작은아이가 이 모습을 보더니, “어! 여기서 볼 때하고 저기서 볼 때하고 똑같아! 밖이 똑같이 보여!” 하고 외친다. 큰아이도 “어디! 어디! 그러네! 똑같이 보여!” 하고 외친다. 네모난 문틀은 아이들한테 재미난 놀잇감이 된다. 마치 커다란 사진기로 바깥을 내다보는듯이 논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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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
마크 펫.게리 루빈스타인 지음, 노경실 옮김 / 두레아이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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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76



‘잘못을 저지르는’ 아이는 없다

―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

 마크 펫·게리 루빈스타인 글

 마크 펫 그림

 노경실 옮김

 두레아이들 펴냄, 2014.4.30. 12000원



  고단하거나 졸릴 적에 애써 참으며 설거지를 하다가는 그만 손에서 접시나 그릇이 미끄러져서 개수대로 쿵 떨어집니다. 자칫하면 애먼 접시나 그릇이 깨집니다. 밥을 지을 적에 늘 홀가분한 몸과 마음이 되어 노래하는 숨결일 때에 맛난 밥을 지어요. 다 먹은 그릇하고 접시를 치울 적에도 언제나 홀가분한 몸하고 마음이 되어 노래하면서 수세미를 쥐지 않는다면 날마다 접시를 깨고 맙니다.


  어른하고 대면 조그마한 손이랑 발인 아이들이 개구지게 놀다가 소꿉을 떨어뜨립니다. 세발자전거를 둘이 올라타면서 오랫동안 놀았는데, 낡은 세발자전거는 이제 두 아이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앞바퀴가 폭삭 주저앉습니다. 아이들이 마당하고 고샅에서 마음껏 달리면서 놀다가 그만 자빠지거나 엎어집니다. 소매도 무릎도 흔히 구멍이 납니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 베아트리체의 이름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 대신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라고 부릅니다. 베아트리체가 실수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죠. (7쪽)



  마크 펫 님하고 게리 루빈스타인 님이 함께 빚은 그림책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두레아이들,2014)를 읽습니다. 도무지 잘못이라고는 저지르지 않는다는 아이가 나오는 그림책입니다. 아주 마땅한 노릇인데, 아이는 누구라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요. 아이는 잘못이라고는 모르니까요. 어른들이 아이를 바라보며 “너 잘못했어!” 하고 말하니까 아이는 멀뚱멀뚱 어른들을 바라보다가 그제서야 ‘아, 이렇게 하면 싫어하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걸음마를 떼는 아이가 넘어진들 잘못이 아닙니다. 힘이 여린 아이가 물건을 떨어뜨린들 잘못이 아닙니다. 한창 말을 익히거나 글을 배우는 아이가 소리가 샌다든지 글씨를 틀리게 쓴들 잘못이 아닙니다. 참말로 아이한테서 잘못이라고 할 만한 대목이 없습니다.




누나와 달리 레니는 실수투성이며, 엉뚱한 일을 할 때가 많습니다. 크레파스를 먹거나 통조림 콩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거든요. 두 발 대신 두 손으로 춤을 추거나, 두 손 대신 두 발로 피아노를 치기도 합니다. 레니는 실수하는 걸 겁내지 않거든요. (8쪽)



  우리 어른한테는 잘못이 있을까요? 우리 어른은 어떤 잘못을 저지를까요? 아이를 큰소리로 나무란다든지, 아이한테 회초리를 드는 일은 잘못일까요 아닐까요. 아이가 한 일이 아닌데 아이를 몰아세운다든지, 이야기를 다 듣지 않고 섣불리 아이를 꾸짖는다면, 이런 몸짓은 잘못일까요 아닐까요.


  잘과 잘못을 나누는 눈길은 좋다와 나쁘다를 나누는 눈길입니다. 좋다와 나쁘다를 나누는 눈길은 이것과 저것을 가르는 눈길입니다. 이것과 저것을 가르는 눈길은 온누리를 두 가지 틀로 잘라서 옭아매는 눈길입니다.


  접시는 깰 수 있고,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질 수 있고, 큰소리로 왁왁거릴 수 있고, 밥을 태울 수 있고, 골을 부릴 수 있고, 책을 찢을 수 있고, 주머니에 구멍 난 줄 모르다가 돈을 흘릴 수 있고, 놀다가 시간 가는 줄 잊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하고 놀이는 언제나 다르면서 새로운 삶입니다. 이른바 경험이라고 합니다. 이 경험을 했다고 좋다고 여길 수 있고, 저 경험을 했으니 나쁘다고 여길 수 있을 텐데, 좋고 싫음을 떠나서 차분히 바라볼 수 있으면 마음도 새로울 수 있어요.




음악이 멈췄습니다. 베아트리체는 어쩔 줄을 몰랐어요. 울어 버릴까? 무대 뒤로 숨어 버릴까? 사람들도 많이 놀라 숨죽이고 무대를 쳐다보았습니다.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가 실수를 하다니! (23∼24쪽)



  아이는 무엇이든 스스로 하면서 배웁니다. 어른도 밥을 짓다가 그만 부엌칼에 손가락을 베면서 밥짓기를 새삼스레 더 배우기도 합니다. 어른도 낫질을 하다가 그만 낫날에 손가락을 베면서 풀베기나 나락베기를 새삼스레 더 배우기도 해요.


  그릇을 떨어뜨려 깨는 사이에 한 가지를 배웁니다. 아이들이 재미나게 놀다가 그만 툭탁거리는 사이에 스스로 한 가지를 배웁니다. 낮잠을 안 자고 밤잠도 건너뛰면서 놀려고 하는 아이들은 문득 코피가 터지면서 새삼스레 한 가지를 배웁니다. 가을이 저물며 겨울 문턱에 다다를 즈음 바람결이 달라지는구나 하고 느끼면서 새롭게 한 가지를 배워요. 추운 날 굳이 얇게 옷을 입겠노라 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찬바람을 쐬어야 비로소 두꺼운 옷을 입든 여러 벌을 껴입든 하면서 배웁니다.




베아트리체는 (햄스터) 험버트를 올려다보고, 험버트는 베아트리체를 내려다보았습니다. 흠뻑 젖은 험버트의 털에 찢어진 풍선 조각들이 잔뜩 묻어 있었어요. 베아트리체가 피식피식 웃기 시작했어요. 그러더니 낄낄거리며 웃다가 결국 크게 소리 내어 웃었습니다. (25쪽)



  그림책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는 사랑스러운 이야기 한 가지를 들려줍니다. 아이도 어른도 누구나 문득문득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면서 배운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아이도 어른도 똑같은데, 어떤 일을 했을 적에 꼭 잘못이라고만 할 수 없어요. 그저 겪어 보는 일입니다. 처음으로 겪는 일이고, 갑작스레 겪는 일이에요.


  그러니, 아이들이 어떤 일을 겪거나 치르든 차분하게 바라보면서 따스하게 안아 줄 수 있어야 슬기롭게 배워요. 어른들도 어떤 일을 겪거나 치르든 차분하게 마주하면서 포근하게 어루만질 수 있어야 사랑스럽게 배워요.


  때때로 어떤 어른들은 자꾸 바보짓을 일삼기도 하는데, 게다가 바보짓을 일삼으면서 아무것도 못 배우는구나 싶기도 하는데, 이런 어른들은 아직 사랑을 모르기에 바보짓을 하리라 느껴요.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모르고, 바보스러운 어른이 이녁을 스스로 사랑하는 길을 모르기에 자꾸 바보짓을 할 테지요. 4348.11.2.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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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80. 자전거에 앉은 인형 (2015.10.26.)



  세발자전거를 타고 노는 작은아이가 인형을 자전거 안장에 놓는다. 이러고서 누나하고 함께 마을 고샅을 신나게 달린다. 자전거로 신나게 놀 적에도 재미있지만 누나 뒤를 좇으면서 달릴 적에 훨씬 재미있으니, 함께 자전거를 태우고 놀던 인형도 안장에 고이 앉힌 뒤 홀가분한 몸으로 달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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