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순이 20. 손가락 사진놀이 (2014.3.26.)



  사진기가 있든 없든 사진놀이를 즐깁니다. 때로는 사진기를 쓰고, 때로는 손가락으로 사진놀이를 합니다. 손가락 사진놀이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도 언제나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사진은 늘 마음에 먼저 아로새기니까요.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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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순이 19. 사진놀이 할래 (2013.11.23.)


  아이들은 작은 사진기로 저희 마음껏 온갖 이야기를 찍은 뒤, 아이들 스스로 사진을 구경하면서 좋아합니다. 이것도 찍고 저것도 찍습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찍을 뿐 아니라, 서로서로 찍어 줍니다. 마당을 가로지르는 마을고양이도 찍고, 별도 찍고 꽃도 찍어요. 모두 사진으로 찍어서 즐겁게 돌아봅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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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찾고 바다에서 건진 우리 역사 - 고고학 생생 노트
김영숙 지음, 송진욱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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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읽는 삶 119



오늘은 살림살이, 먼 뒷날은 발자취

― 땅에서 찾고 바다에서 건진 우리 역사

 김영숙 글

 송진욱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펴냄, 2012.7.31. 11000원



  오늘 내가 쓰던 작은 물건 하나를 알뜰히 건사해서 아이들한테 물려준다면, 그리고 아이들은 이 작은 물건을 고이 여겨서 새 아이들한테 물려준다면, 이리하여 이 작은 물건을 물려주고 물려받기를 되풀이하면서 오백 해쯤 흐른다면, 앞으로 오백 해 뒤에는 새로운 유물이 될 만합니다.


  쓰레기통에 넣으면 쓰레기가 되고, 불에 태우면 한줌 재로 바뀌지만, 나 스스로 살뜰히 간수해서 두고두고 돌볼 수 있다면, 오늘 이곳에서는 예쁜 살림살이로 누리고, 먼먼 뒷날에는 재미난 유물이 될 만합니다.



이 작은 돌멩이가 바로 전곡리를 세계적인 유적으로 알린 유물이야. 이 유물의 이름은 바로 주먹도끼. 무심코 보면 그냥 돌멩이 같지만, 한 번 관찰하면 특징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어. (9쪽)


엄청난 위력의 홍수로 퇴적층이 쓸려 나가고 뒤집히면서 수천 년 동안 묻혀 있었던 암사동의 신석기 시대의 유적이 드러난 거야. (21쪽)




  《100년 전 우리는》이나 《조잘조잘 박물관에서 피어난 우리 옷 이야기》를 쓴 김영숙 님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고고학과 옛 유물 이야기를 들려주는 《땅에서 찾고 바다에서 건진 우리 역사》(책과함께어린이,2012)를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이 어린이 인문책에서 다루는 ‘우리 역사’는 유물로 살피는 역사입니다. “역사 이전”이라고 하는 ‘선사 시대’ 유물부터 백제와 가야 무렵 발자취를 보여주는 유물까지 차근차근 살핍니다.


  큰물이 지면서 땅 밑이 넓게 드러나서 찾아낼 수 있던 유물을 이야기합니다. 아파트를 짓는다며 땅 밑을 깊이 파헤치면서 새롭게 나타난 유물을 이야기합니다. 바다 밑에서 건져올리면서 수수께끼를 풀도록 도와준 유물을 이야기합니다.


  자그마한 유물 하나가 나와서 우리 역사가 바뀝니다. 언뜻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다고 여길 만한 유물 하나가 나타나서 우리 발자취가 달라집니다.



암사동 선사 주거지는 참 재미있고 특별한 유적인 것 같지? 지금은 높은 아파트 단지와 자동차 행렬이 끊이지 않는 도로에 둘러싸여 있지만, 아주 먼 옛날,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고, 사냥을 하고, 산에서 주운 도토리를 갈돌과 갈판에 갈아 빗살무늬 토기에 끓여 먹던 장면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니까. (26쪽)


가루베 지온은 6호분에서 나온 유물을 고스란히 자기가 채익고, 조선총독부에는 이미 도굴된 것으로 보고했어. 광복 후 가루베 지온은 훔친 유물을 트럭에 싣고 대구로 가서 일본인과 함께 일본으로 유물을 가져가 버렸어. 그리고 이렇게 약탈한 유물을 가지고 《백제 유적의 연구》라는 책까지 펴냈지 뭐야. (81쪽)



  높다란 아파트를 올리려고 땅 밑을 깊이 파헤치면서 나오는 유물은 무엇을 말할까요. 높다란 아파트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유물이 나오거나 말거나 먼저 아파트부터 지어야 할까요.


  삶을 돈이라는 테두리에서 바라본다면, 유물 조사는 굳이 할 까닭이 없이 아파트만 지어대면 됩니다. 삶을 경제성장이라는 틀에서 바라본다면, 유물 조사뿐 아니라 환경 조사도 애써 할 까닭이 없이 아파트나 공장이나 온갖 시설을 지어대면 되지요.


  땅 밑을 파헤치는 일이 있을 적마다 으레 유물 조사를 하려는 까닭이라면, 자그마한 옛 유물 하나로 옛 발자취를 더듬으면서 오늘 우리가 이곳에서 살아가는 뜻을 읽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느낍니다. 역사책에 아로새기려는 역사가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온 길을 더듬으면서 오늘을 되새기고 앞날을 새로 가꾸려는 뜻으로 읽는 역사라고 느껴요.



이처럼 중요한 유적이 오늘날에는 안타깝게도 등산로, 체육 시설, 군사 시설 등으로 훼손되고 있어. 구의동 보루 같은 경우에는 발굴 이후 아파트 숲으로 변해 흔적을 찾기도 힘들어. (91쪽)


무덤 발굴에서는 유물이 나오든지 나오지 않든지, 무덤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를 발견하는 것 또한 의미가 커. (101쪽)




  일제강점기에 여러 일본 학자는 이 나라 유물을 많이 훔쳤다고 합니다. 신안 앞바다에서 유물이 나왔을 적에 적잖은 사람들이 바다 밑 보물을 가로채려고 애썼다고 합니다.


  곰곰이 돌아보면, 한국 유물을 훔친 사람은 일본 고고학자나 도굴꾼이나 수집가뿐이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한국 유물을 가로채거나 훔친 사람이 무척 많아요. 이들은 모두 돈이 될 만한 길을 살폈습니다. 주머니를 두둑하게 챙길 마음이었고, 혼자 연구 성과를 차지하면서 이름을 드날릴 마음이었어요.



고고학자들이 흥분하고 있는 사이, 한쪽에서는 심각한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어. 유적의 규모와 중요성을 감안해 복천동 고분군의 보존에 관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흘러나오자, 새로운 연립주택이 지어질 것을 기대했던 주민들이 쫓아와 문화재관리국 담당 공무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벌어진 거야. (109쪽)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정부에서 역사 교과서를 갈아치우겠노라 하고 외칩니다. 아이들한테 ‘새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외치는 셈이라 할 텐데, ‘어떤’ 새 역사를 가르치고 싶기에 정부에서도 역사 교과서를 쓸 생각일까 궁금합니다.


  곰곰이 따지자면 정부에서도 얼마든지 역사 교과서를 쓸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얼마든지 역사 교과서를 쓰라고 할 노릇입니다. 그리고, ‘정부 교과서’도 다른 역사 교과서하고 똑같이 ‘다른 여러 학자한테서 감수를 받아’야지요. 정부에서 쓰는 교과서도 꼼꼼하게 감수를 받아서 잘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어야지요. 그리고, 정부에서 쓰는 교과서는 학교마다 역사 교사가 여러 교과서를 스스로 살펴서 알맞게 아이들한테 가르칠 수 있어야지요.


  왜 그러한가 하면, 한국 사회는 독재 사회가 아닌 민주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도 역사 교과서를 쓰고 싶다면 쓰라 하고, 이 ‘정부 교과서’도 학자 같은 전문가뿐 아니라, 교사와 학생 모두한테서 감수를 받을 노릇이며, 교사와 학생이 여러 교과서 가운데 스스로 배우고 싶은 교과서를 고를 수 있어야 합니다.




신안 앞바다에 보물선이 가라앉은 게 아니냐는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어. 전국의 골동품 상인과 도굴꾼들이 신안에 몰려들기 시작했어. 재빠른 도굴꾼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바다에서 값비싼 도자기들을 건져 올렸어. 뒤늦게 경찰이 나서서 도굴꾼들을 붙잡기에 이르렀는데, 도굴꾼들의 창고를 열어 보니 값을 매길 수 없는 국보급 보물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해. (115쪽)



  어린이 인문책 《땅에서 찾고 바다에서 건진 우리 역사》를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땅 밑과 바다 밑에서 나온 유물을 몇몇 사람이 혼자서 차지한다면 우리 옛 역사를 제대로 적을 수 없습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 모습을 몇몇 사람이 쓴 ‘국정 교과서’ 한 가지만 아이들한테 읽혀서 가르치려고 한다면, 참말 오늘날 한국 사회 모습을 제대로 밝힐 수도 없고 알려줄 수도 없고 배울 수도 없습니다.


  역사를 읽는 까닭은 역사 지식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유물을 찾아서 박물관을 짓는 까닭은 오래된 유물을 자랑하려는 뜻이 아닙니다. 어제를 읽어서 오늘을 돌아보고, 오늘 이곳에서 흐르는 삶을 읽으면서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날을 꿈꾸자는 뜻으로 역사를 읽고 유물을 돌아봅니다. 오늘 이곳에서는 아름다운 살림살이로 누리고, 먼 뒷날에는 아련하면서 즐거운 발자취로 되새길 수 있도록 역사와 유물을 살핍니다.


  역사책을 쓰려고 하는 어른들이 부디 슬기로울 수 있기를 빌어요. 정치를 이끄는 어른들이 부디 아름다운 넋으로 거듭나서 아이들 앞에서 떳떳할 수 있기를 빌어요. 오늘 이곳에서 우리 어른들이 보여주는 모든 몸짓과 모습도 ‘역사’로 남습니다. 먼 앞날 아이들한테 부끄러운 어른이 되지 말고, 먼 앞날 아이들한테 자랑스러운 어른으로 오늘 이곳에서 삶을 지을 수 있기를 빌어요. 4348.11.4.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어린이 인문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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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훈훈 薰薰


 훈훈한 공기 → 따스한 공기 / 따순 바람

 방 안이 훈훈하다 → 방 안이 따스하다

 훈훈한 늦봄의 생기 → 따스한 늦봄 기운

 훈훈한 미소 → 따뜻한 웃음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 사람들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훈훈(薰薰)하다’는 “1. 날씨나 온도가 견디기 좋을 만큼 덥다 2.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 주는 따스함이 있다 3. 냄새가 서려 있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한국말로는 “알맞게 덥다”나 ‘따스하다’로 적으면 될 일입니다. 이야기 흐름을 살펴서 ‘따뜻하다’나 ‘뜨뜻하다’를 쓸 만하고, ‘포근하다’를 쓸 수 있습니다.


 아늑한 냄새가 집에는 언제나 훈훈하게 서려 있었다

→ 아늑한 냄새가 집에는 언제나 곱게 있었다


  ‘훈훈하다’는 “냄새가 서려 있다”를 뜻하기도 한답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냄새가) 훈훈하게 서려 있다” 같은 보기글을 싣습니다. “서려 있다”를 뜻한다는 ‘훈훈하다’를 넣어서 “훈훈하게 서려 있다” 같은 보기글을 싣는데, 아주 엉터리 겹말입니다. “아늑한 냄새가 집에는 언제나 훈훈했다”라 고쳐쓰든지 “아늑한 냄새가 집에는 언제나 있었다”처럼 고쳐쓸 노릇입니다. 4348.11.4.물.ㅅㄴㄹ



내 가슴은 절로 훈훈해진다

→ 내 가슴은 절로 따뜻해진다

→ 내 가슴은 절로 따스해진다

《야마오 산세이/최성현 옮김-여기에 사는 즐거움》(도솔,2002) 109쪽


언뜻 보기엔 사이좋고 훈훈한 풍경이지만

→ 언뜻 보기엔 사이좋고 따스한 모습이지만

→ 언뜻 보기엔 사이좋고 포근한 모습이지만

《츠키코/서현아 옮김-그녀와 카메라와 그녀의 계절 3》(학산문화사,2015) 133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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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가르쳐야 스스로 배운다



  하루하루 살면서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헤아리며 모레를 내다보노라면, 늘 한 가지를 가만히 깨닫는다. 언제나 스스로 가르쳐야 스스로 배운다. 내가 나를 스스로 가르치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못 배운다. 둘레에서 내 마음을 건드린다든지 내 생각을 움직이도록 이끌 수 있으나, ‘움직이는 사람’은 바로 나이다. 내가 스스로 마음을 기울이거나 생각을 해야 비로소 바꾸거나 바뀐다.


  곁님을 만나서 아이를 낳기 앞서까지는 예방주사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동안 주사를 맞을 일도 없었으니 예방주사를 놓고 스스로 배우지 않았다가, 우리 집에 아이가 찾아오기 앞서 비로소 뒤늦게 스스로 배워서 하나하나 익혔다. 책도 찾아서 읽고, 예방주사를 안 놓고 아이를 돌보는 이웃 어버이한테서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다만, 책을 읽든 이야기를 듣든, 내가 스스로 이 삶을 누려 보아야 제대로 안다.


  아이들하고 여덟 해를 복닥인 나날은 내가 늘 스스로 새롭게 거듭난 삶이었다고 느낀다. 곁님하고 아홉 해를 북적인 나날도 내가 늘 스스로 새롭게 태어난 삶이었다고 느낀다.


  혼자서도 배우고, 함께 있으면서도 배운다. 배우지 않는다면 나한테 새 아침이 찾아오지 않는다. 배우기에 새 아침이 찾아오고, 배우려는 마음이기에 새롭게 한 해를 누리고, 겨울도 봄도 기쁘게 맞이한다. 나도 곁님도 아이들도 모두 스스로 가르치면서 스스로 배우는 하루를 고즈넉히 지을 때에 참말 스스로 웃고 노래한다. 4348.11.4.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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