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23. 2015.11.7. 능금을 통째로



  두 아이가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지, 아버지, 사과 주세요. 통째로 주세요.” “능금을 통째로? 그렇게 주면 너희들은 아직 잘 못 먹어.” “그래도! 그래도!” “알았어. 그러면 기다려. 잘 씻어야지.” 만화책 같은 데에서 능금 한 알을 통째로 베어서 먹는 모습을 보았을까?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몇 살은 더 먹어야 그렇게 먹을 만하리라 느낀다. 그러나, 그렇게 먹고 싶다면 한 번 주어야지. 두 아이는 통째로 먹다가 제대로 베기 힘든지 나중에 그대로 둔다. 그래서 아이들을 불러서 “자 봐. 잘라서 주면 훨씬 많이 알뜰히 먹는데, 통째로 베어서 먹으니 이렇게 많이 남잖니. 잘라서 다시 줄 테니까 마저 먹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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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5.11.9. 큰아이―자투리에 핀 꽃



  자투리 종이도 얼마든지 새로운 놀잇감이 될 수 있다는 모습을 두 아이한테 보여준다. 이윽고 두 아이도 손에 빛연필을 쥐고 신나게 그림놀이를 한다. 그림순이는 한참 온갖 조각조그림을 빚는다. 아이 옆에 살그마니 서서 아이가 꼼꼼히 빚은 조각그림을 들여다본다. 이 아이들은 마음속에 아주 너른 바다가 넘실거리네 하고 새삼스레 돌아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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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



  한밤에 방을 좀 치웠다. 깔끔하게 다 치웠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달포 즈음에 걸쳐 조금씩 치우다가 오늘 꽤 잔손을 많이 들여서 이모저모 더 치웠다고 할 만하다.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깜짝 놀랄 수 있을까? 바닥에 널브러뜨린 책을 책꽂이 자리를 착착 갈무리하면서 꽂으니 방바닥이 한결 넓어 보일 뿐 아니라, 두 아이하고 엎드려서 그림놀이를 할 만큼 되겠다고 느낀다. 다만 아주 넓게 엎드려서 그림놀이를 하지는 못 하겠지만.


  그런데 이모저모 집안을 치운다고 하더라도 날마다 바지런히 돌아보면서 보듬지 않으면 먼지가 곱게 내려앉을 테지. 집살림이란 그야말로 날마다 꾸준히 돌아보면서 아끼는 손길이다. 나는 이제껏 집살림을 영 엉터리로 한 셈이다. 다만, 이제껏 영 엉터리로 했으면 이제부터 안 엉터리로 하면 되지. 이제부터 새로운 보금자리를 누리면 되지. 아이들하고 까르르 웃고 노래할 사랑스러운 보금자리를 지으면 되지. 겨우내 집밖보다 집안에서 오래 지내야 할 테니까, 십이월이 오기 앞서 집안을 더욱 정갈하게 치워 보자. 4348.11.11.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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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살 2015-11-11 02:08   좋아요 0 | URL
제 일기장을 들쳐보는 느낌이에요

파란놀 2015-11-11 08:18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
우리는 저마다 비슷한 일기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

blanca 2015-11-12 00:05   좋아요 0 | URL
공감이 갑니다. 먼지는 매일 매일 모든 곳에 내려앉지요. 정갈하고 간소하게 주변을 관리하고 싶은데 이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더라고요.

파란놀 2015-11-12 03:51   좋아요 0 | URL
참말, 온집 식구가 함께 나서고
함께 즐거이 돌보아야
비로소 정갈하고 깔끔해지는구나 싶어요 ^^;
 


 생각하는 대로 (사진책도서관 2015.11.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삶은 늘 생각하는 대로 이루지 않나? 마흔 해 남짓 살면서 늘 이런 생각이 든다. 참말 누구이든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삶을 이루는구나 하고 느낀다. 그래서 내가 나도 모르게 ‘아, 나는 참 바보 같네.’ 하고 말하면 나는 내가 스스로 읊은 대로 어느 날 문득 참으로 바보스러운 짓을 한다. 어느 날 나도 모르게 ‘내가 참 멋지구나, 예쁘고 훌륭한걸.’ 하고 말하면 나는 내가 스스로 읊은 대로 어느 날 불현듯 참으로 멋지고 예쁘며 훌륭한 몸짓을 보인다.


  둘레에서 나를 나무라거나 손가락질하더라도,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면서 돌볼 줄 안다면, 나는 언제나 스스로 아름다운 삶이 된다. 이와 달리, 둘레에서 나를 북돋우거나 칭찬하거나 높이 섬기더라도, 내가 나를 안 아끼고 안 사랑하면서 안 돌본다면, 나는 언제나 스스로 벼랑 끝에 서서 아슬아슬하면서 괴로운 삶이 된다.


  남이 나를 추켜세우기에 내가 올라가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올라가려고 할 때에 올라간다. 남이 나를 도와주기에 내가 잘되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살림을 지을 적에 내가 잘된다.


  그러면, 우리 도서관을 돕는 지킴이 이웃님은 어떠한 숨결인가? 그분들은 기꺼이 우리 도서관을 도와주는 손길이 아닌가? 틀림없이 도서관 지킴이 이웃님은 그분들 스스로 즐겁고도 기꺼운 넋으로 우리 도서관을 돕는다. 그리고 나도 우리 도서관을 씩씩하게 가꾸고 돌보면서 지킴이 이웃님이 건네는 따순 손길을 받는다. 즐겁게 건네는 손길을 즐겁게 받는다고 생각한다. 기쁘게 건네는 눈빛을 기쁘게 받는다고 생각한다. 사랑스레 띄우는 선물을 사랑스레 받는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우리 도서관이 깃든 땅뙈기가 마구 파헤쳐지든 말든, 나무가 쓰러지든 말든, 풀이 사라지든 말든, 그리 대수롭지 않다. 땅은 도로 돌아올 테고, 나무는 새로 자랄 테며, 풀은 어김없이 씩씩하게 돋을 테니까. 우리는 우리 꿈을 키우면 되고, 우리는 우리 사랑을 가꾸면 된다. 하늘을 보자. 하늘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가.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ㄱ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ㄴ : 지킴이로 지내며 보탠 돈이 200만 원을 넘으면 된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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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다이家 사람들 2 삼양출판사 SC컬렉션
모리모토 코즈에코 지음, 양여명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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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73



흐르고 흐르는 착한 마음

― 코우다이 家 사람들 2

 모리모토 코즈에코 글·그림

 양여명 옮김

 삼양출판사 펴냄, 2015.4.16. 7000원



  모리모토 코즈에코 님 만화책 《코우다이 家 사람들》(삼양출판사,2015) 둘째 권을 보면, 첫째 권에서 나오지 않은 새로운 사람들이 나옵니다. 먼저 코우다이 집안을 이룬 할머니하고 할아버지가 나와요. 코우다이 집안에서 ‘다른 사람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따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코우다이 집안에서 할아버지 적에 할아버지가 영국으로 배움길을 떠났을 적에 ‘마음에 맞는 영국 아가씨’를 만났어요.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바로 영국 아가씨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영국 아가씨는 삶이 따분했다고 해요. 이녁을 둘러싼 사람들이 모두 따분한 생각에 사로잡힌 채 겉멋을 부리거나 겉치레만 하는 모습을 늘 지켜보았기 때문입니다.


  영국으로 배움길을 떠난 할아버지(그무렵에는 앳된 젊은이)는 그저 새로운 학문을 배우려는 마음이었다 하고, 다른 데에는 마음을 쓰지 않았다고 해요. 그리고, 할아버지는 남을 속일 줄 모르는 착한 마음이었기에, 이 착한 마음을 읽은 영국 아가씨는 고향나라를 등지고 일본으로 비행기를 타고 건너가서 새롭게 한 집안을 이루었다지요.



‘히라노 키에는 신기한 사람이다. 최근 들어 갑작스레 뿜어져 나오는 망상이 좌우지간 재밌어서 마음에 든다. 그리고 언짢은 일이 생기면, 그것이 분노나 원망이 되기 전에 엉뚱하고 우스운 이야기로 만든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한 점이 굉장하다고 생각하다. 함께 있어도 불안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사람은 처음이다.’ (9쪽)


‘미츠마사 씨랑 헤어지게 되면 어쩌지? 그와 만나기 전 나는 뭘 위해 살아왔더라? 고작 몇 개월 전일 뿐인데 한심해. 서둘러서 내 삶의 목표를 찾아야겠어!’ (24쪽)



  《코우다이 家 사람들》에 나오는 다른 새로운 사람으로 ‘코우다이 집안 어머니’가 있습니다. 이 집안 어머니는 할머니한테서 ‘마음읽기’는 물려받지 못합니다. 그러나, 마음에 있는 생각을 모두 말로 내놓는 사람이기 때문에, 따로 ‘읽힐 마음’이 없다지요.


  자, 그러면 이제 생각해 볼 일입니다. 착한 마음을 읽고 고향나라를 떠나 일본으로 시집간 영국 할머니는 삶이 즐거웠을까요? 네, 즐거웠습니다. 영국 할머니가 낳은 딸(코우다이 집안에서 오늘날 어머니)은 삶이 즐거울까요? 음, 잘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분도 이분 나름대로 즐거운 삶을 살펴서 이녁 한길을 걷습니다. 비록 이러한 길이 이분한테는 격식과 예절과 가문을 따지는 길이라 하더라도, 이 길을 꿋꿋하고 씩씩하게 걷는 삶도 즐겁기 마련입니다.



‘쫓아갈 수 없었다. 시게마사가 한 말은 진심이었기 때문에, 사람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앤에게도 그의 생각은 알 수 없었다.’ (87쪽)


‘이렇게 예쁜 사람인데도 좋아하는 사람과 관련된 일이면 역시 불안해지는 건가.’ (111쪽)



  만화책에서 흐르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마음이 가는’ 대로 삶을 지을 적에 홀가분하면서 즐거운 나날이 되리라 느낍니다. ‘마음이 가는’ 결을 살피지 못한다면, 남한테 끌려다니는 나날이 되리라 느낍니다. 그리고, 마음은 아무 곳에나 아무렇게나 흐르지 않도록, 그러니까 스스로 사랑하는 삶을 늘 생각해서 마음에 씨앗으로 심을 수 있도록 다스려야 할 테지요. 아름다운 사랑이 피어나기를 바라는 꿈을 씨앗으로 마음에 심을 적에는, 이 씨앗은 찬찬히 싹이 트고 자라서 그야말로 아름답게 흐르는 생각이 되리라 느껴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무엇보다 당신을 만나 당신의 마음을 알게 돼 행복해.’ (121쪽)


‘소중한 이를 잃은 슬픔은 분명 누구도 치유해 줄 수는 없는 것. 하지만 모두가 이렇듯 걱정하고 있다는 건 분명 전해졌을 거예요.’ (125쪽)



  마음을 읽으면서 즐거운 삶이라면, 마음을 못 읽으면서도 즐거운 삶입니다. 마음을 읽으면서도 즐겁지 않은 삶이라면, 마음을 못 읽으면서도 즐겁지 않은 삶이에요.


  우리는 저마다 즐거운 삶이 되도록 생각을 기울일 노릇이라고 봅니다. 남이 나한테 선물해 줄 즐거움을 바라지 말고, 스스로 아침저녁으로 새로운 숨결을 선물하듯이,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되어야지 싶습니다.


  즐거운 마음이 사랑스러운 마음이 되고, 사랑스러운 마음이 고운 마음이 되며, 고운 마음이 착한 마음이 됩니다. 흐르고 흘러서 맑은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4348.11.1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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