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69 : 그물망



그물망

→ 그물


그물망(-網) : 그물코 같은 구멍이 있는 망

망(網) : 그물처럼 만들어 가려 두거나 치거나 하는 물건을 통틀어 이르는 말



  ‘그물망’을 한 낱말로 삼아서 쓰는 사람이 많을 뿐 아니라, 한국말사전에 이 낱말이 올림말로 나옵니다. 그렇지만 ‘그물망’은 아주 엉터리로 쓰는 겹말입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網’이라는 한자가 ‘그물’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물망’이라고 적으며 한 낱말로 쓰면 ‘그물그물’을 말하는 셈입니다. 제대로 쓰려면 ‘수사망(搜査網)’처럼 써야 합니다. 그리고, ‘수사망’은 ‘수사그물’을 가리키지요.


  개수대 구멍을 막으면서 물만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이라면 ‘그물마개’나 ‘그물덮개’나 ‘그물뚜껑’이라 해야 옳습니다. 울타리로 세우는 쇠그물이라면 ‘그물울타리’나 ‘울타리그물’이나 ‘그물울’이나 ‘울그물’이라 해야 알맞아요. 4348.11.26.나무.ㅅㄴㄹ



여러 행위들이 얽혀 있는 죄의 그물망은 멀리까지 펼쳐져 있다

→ 여러 몸짓이 얽힌 죄는 멀리까지 그물이 펼쳐졌다

《베른하르트 슐링크/권상희 옮김-과거의 죄》(시공사,2015) 25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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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근래의


 근래의 변화를 살펴본다 → 요즈음 변화를 살펴본다

 요 근래의 일상 → 요즈음 하루 / 요새 하루 모습

 근래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 → 요즈음 다른 어떤 작품보다

 근래의 인물 → 요즈음 사람 / 오늘날 사람


  ‘근래(近來)’라는 한자말은 “가까운 요즈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근래에 보기 드문 일”이나 “근래에 와서 전원주택이 부쩍 늘었다” 같은 보기글이 나오는데, “요즈음 보기 드문 일”이나 “요즈음 들어 전원주택이 부쩍 늘었다”로 손질하면 돼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한국말 ‘요즈음’을 쓰면 될 노릇이고, 줄여서 ‘요즘’을 쓰거나 ‘요사이·요새’를 쓰면 되고, ‘요즈막’을 써도 됩니다. 4348.11.26.나무.ㅅㄴㄹ



근래의 일이다

→ 요즘 일이다

→ 요새 일이다

《불한당》 3호(2003.가을.) 135쪽


근래의 일일수록 훨씬 더 쉽게 기억하고

→ 요즈막 일일수록 훨씬 더 쉽게 기억하고

→ 요즈음 일일수록 훨씬 더 쉽게 떠올리고

→ 요사이 일일수록 훨씬 더 쉽게 되새기고

《베른하르트 슐링크/권상희 옮김-과거의 죄》(시공사,2015) 9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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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천재적


 천재적 소질 → 뛰어난 바탕 / 타고난 바탕

 천재적 화가 → 뛰어난 화가 / 타고난 화가

 천재적인 두뇌 → 빼어난 머리 / 훌륭한 머리

 천재적인 예술가 → 빼어난 예술가 / 타고난 예술가


  ‘천재적(天才的)’은 “천재와 같이 뛰어난 재주를 가진”을 뜻한다고 합니다. ‘천재(天才)’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를 뜻한다고 해요. ‘선천적(先天的)’은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을 뜻합니다. 그러니, ‘천재’를 풀이하면서 “선천적으로 타고난”처럼 적으면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꼴이 됩니다. 겹말이 되는 엉성한 풀이말입니다.


  천재와 같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천재와 같다”고 말합니다. 천재라는 생각이 드니까 “천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천재란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입니다. 이리하여 “뛰어나다”나 “대단하다”나 “훌륭하다” 같은 말을 넣어서 가리킬 수 있습니다. 꾸밈말을 앞에 붙여서 “아주 뛰어나다”나 “몹시 대단하다”나 “그지없이 훌륭하다”라고 가리켜도 됩니다.


  천재는 ‘천재’일 뿐입니다. 또는, “하늘이 내린” 사람이나 재주입니다. “저 사람은 천재 화가입니다”가 아닌 “저 사람은 하늘이 내린 화가입니다”나 “저 사람은 하늘이 내린 재주를 뽐내는 그림쟁이입니다”라 말하면 됩니다. 4348.11.26.나무.ㅅㄴㄹ



천재적 시인임에 틀림없다

→ 천재 시인이 틀림없다

→ 훌륭한 시인이 틀림없다

→ 타고난 시인이 틀림없다

《전형대-이규보의 삶과 문학》(홍성사,1983) 31쪽


수법은 천재적이었다

→ 수법은 천재와 같았다

→ 수법은 대단히 놀라웠다

→ 수법은 아주 훌륭했다

《조지 오웰/권자인 옮김-하얀구름 외길》(행림각,1990) 63쪽


천재적인 작가다

→ 천재 작가다

→ 천재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 뛰어난 사람이다

→ 대단한 사람이다

→ 글을 아주 잘 쓰는 사람이다

《타르코프스키/김창우 옮김-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두레,1997) 30쪽


천재적인 감각

→ 천재라 할 감각

→ 타고난 손맛

→ 훌륭한 손길

→ 혀를 내두를 손매

→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손 움직임

→ 하늘이 내린 손놀림

《테라사와 다이수케/서현아 옮김-미스터 초밥왕 13》(학산문화사,2003) 221쪽


임희수의 천재적인 재능을 말해 주는 일화가 있어

→ 임희수는 뛰어난 재주를 말해 주는 얘기가 있어

→ 임희수가 재주가 빼어났음을 말해 주는 얘기가 있어

→ 임희수가 타고난 솜씨를 말해 주는 얘기가 있어

《최석조-조선시대 초상화에 숨은 비밀 찾기》(책과함께어린이,2013) 13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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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물론 勿論


 상용이는 물론이고, 갑례도 영칠이도 → 상용이뿐 아니라, 갑례도 영칠이도

 아사달을 위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 아사달을 생각할 뿐 아니라

 아이들은 남녀를 물론하고 → 아이들은 남녀를 비롯하여

 이유와 조건의 어떠함을 물론하고 → 까닭과 조건이 어떠하든

 물론 월급은 현금으로 지급될 것이다 → 마땅히 월급은 현금으로 준다

 재산과 명성을 물론 원했었다 → 돈과 이름을 마땅히 바랐다


  ‘물론(勿論)’은 “[이름씨] 말할 것도 없음 [어찌씨] 말할 것도 없이”를 뜻한다고 합니다. 자, 그러면 실마리를 쉽게 풀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물론’이라는 한자말을 쓸 까닭이 없이 ‘말할 것도 없이’라고 쓰면 됩니다. 보기글을 살펴서, ‘-를 비롯하여’나 ‘-와 함께’를 넣어도 되고, ‘-부터’를 넣을 만합니다. “영화는 물론 책도 좋아해요”는 “영화를 비롯하여 책도 좋아해요”나 “영화와 함께 책도 좋아해요”나 “영화부터 책까지도 좋아해요”로 손질할 수 있어요. “그야 물론”은 “그야 말할 것도 없이”나 “그야 그렇지만”이나 “그야 그렇고”로 손질해 줍니다. “물론입니다”나 “물론이지”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나 “말할 것도 없지”로 손질하고, “그렇습니다”나 “그렇지”로 손질할 만하지요. 4348.11.26.나무.ㅅㄴㄹ



물론 나보다야 못하지만요

→ 다만 나보다야 못하지만요

→ 그러나 나보다야 못하지만요

→ 그래도 나보다야 못하지만요

→ 그렇더라도 나보다야 못하지만요

→ 뭐, 나보다야 못하지만요

→ 말할 것도 없이 나보다야 못하지만요

《이억배·이호백-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재미마주,1997) 24쪽


어떻게 살아왔는가는 물론이요

→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비롯하여

→ 어떻게 살아왔는가부터

→ 어떻게 살아왔는가와 함께

→ 어떻게 살아왔는가는 말할 것도 없이

《유미리/김난주 옮김-물가의 요람》(고려원,1998) 100쪽


“제가 먹여 봐도 돼요?” “물론. 하지만 아직은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 “제가 먹여 봐도 돼요?” “응. 그렇지만 아직은 살살 다뤄야 한다.”

→ “제가 먹여 봐도 돼요?” “그럼. 그렇지만 아직은 살살 다뤄야 한다.”

→ “제가 먹여 봐도 돼요?” “그래. 그렇지만 아직은 살살 다뤄야 한다.”

《박형권-돼지 오월이》(낮은산,2012) 23쪽


물론 사람을 그렸다고 다 초상화는 아니야

→ 다만 사람을 그렸다고 다 초상화는 아니야

→ 그러나 사람을 그렸다고 다 초상그림은 아니야

→ 그런데 사람을 그렸다고 다 얼굴그림은 아니야

《최석조-조선시대 초상화에 숨은 비밀 찾기》(책과함께어린이,2013) 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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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동생이 버스에 먼저 오르고

내가 다음으로 오르면

어머니가 타고

마지막에 아버지가 탄다.


동생이 먼저 폴짝폴짝 뛰며

버스에서 내리면

잇달아 내가 콩콩 뛰어

버스에서 내리고,


이제

어머니 아버지

천천히 내려서

우리 손을 잡는다.



2015.11.22.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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