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61] 살갑다



  서로 손을 잡으면 두 손이 따스합니다. 추운 날에도 더운 날에도 맞잡은 손에는 따스한 기운이 흐릅니다. 서로 부둥켜안으면 따스합니다. 무릎에 누워도 따스한 기운이 퍼지고, 어깨동무를 해도 따스한 기운이 넘쳐요. 서로 살을 맞대기 때문에 따스할까요? 이리하여 ‘살갑다’라는 낱말은 살내음이 물씬 흐르면서 사랑스러운 결을 나타낸다고 할 만합니다. 다만, ‘살갑다’는 ‘슬겁다’에서 비롯한 낱말이라 하고, ‘슬겁다’는 ‘슬기롭다’에서 비롯했다고 해요. 그런데, 꼭 이렇게만 볼 수는 없어요. 부드럽거나 상냥하거나 너른 마음을 나타낼 적에 쓰는 ‘살갑다’는 따로 ‘살·살갗’을 떠올리면서 새로 지을 수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헤아리면 ‘곰살맞다’하고 ‘곰살궂다’ 같은 낱말이 있어요. 이 낱말도 부드럽거나 따스한 마음결을 나타냅니다. 그나저나 요즈음 어른들은 ‘마음’이라는 한국말보다 ‘정(情)’이라는 한자를 빌어 ‘정답다·정겹다’ 같은 말을 쓰기도 합니다. ‘마음 다스리기’라 말하지 않고 영어를 빌어 ‘마인드(mind) 컨트롤’을 말하기도 하고요. 4348.12.7.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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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구름이 반달 그림책
이해진 글.그림 / 반달(킨더랜드)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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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89



구름은 늘 바람 타고 논단다

― 커다란 구름이

 이해진 글·그림

 반달 펴냄, 2015.11.20. 13000원



  탁 트인 곳에 서면 가슴이 뻥 뚫리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저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어서 시원하기도 하고, 저 먼 데에서 흘러서 이곳을 거친 뒤 다른 곳으로 떠나는 구름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기도 합니다.


  오늘날 사회에서는 탁 트인 곳이 무척 드뭅니다. 높은 건물이 끝없이 서고, 건물이 없으면 송전탑이나 전봇대가 서며, 하늘로 띄우는 광고풍선까지 있어요. 넉넉히 하늘을 바라보기 어려운 사회이고, 홀가분하게 연을 날리면서 하늘바라기를 하기 어려운 터전입니다.


  그러고 보면, 참말 연날리기를 할 수 없는 한국 사회입니다. 도시는 탁 트인 곳이 드물고, 아이나 어른 모두 홀가분하게 내달릴 만한 운동장이나 광장조차 누리기 어려워요. 골목은 자동차가 빼곡한데다가 오토바이가 싱싱 달리기에 마음껏 달리기도 어렵습니다. 시골로 가야 비로소 연을 날릴 만한 하늘을 찾을 수 있고, 마음껏 달릴 만한 고샅을 누릴 수 있어요. 그런데 아이와 함께 시골로 가서 살려고 하는 어버이는 매우 드뭅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랐어도 하루 빨리 도시로 가야만 한다고 여기는 사회 얼거리입니다.




커다란 구름이, 따그르르륵 바람이 불자, 천천히 미끄러졌다. (2∼6쪽)



  이해진 님이 빚은 그림책 《커다란 구름이》(반달,2015)를 읽습니다. 옆으로 길쭉한 그림책입니다. 마치 파노라마사진기로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나누어 주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무릎에 살며시 얹고 읽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읽기 어렵거든요. 또는 어버이가 이 책을 무릎에 얹고서 아이한테 읽힐 수 있을 테지요. 아이하고 방바닥에 엎드려서 서로 한손으로 책을 붙잡고 넘길 수 있을 테고요.



이번엔 조막만 한 구름이, 빨래가 펄럭펄럭하니까, 종 종 종 종 간다. (8∼12쪽)




  구름 한 조각이 없는 하늘은 새파랗게 맑습니다. 구름조각이 많은 하늘은 햇살이 비추다가 숨다가 합니다. 구름이 넓게 퍼진 하늘은 어둡거나 우중충합니다. 여름에 구름이 넓게 퍼지면 시원하고, 겨울에 구름이 넓게 퍼지면 춥습니다. 여름에 구름이 한 조각조차 없으면 무덥고, 겨울에 구름이 한 조각마저 없으면 포근합니다.


  우리 하늘에는 어떤 구름이 찾아들까요? 작은 구름하고 큰 구름이 있을 테고, 몽실몽실 피어나는 구름이 있을 테며, 길쭉길쭉 뻗는 구름이 있을 테지요. 보들보들 양털이나 새털 같은 구름이 있고, 커다란 붓으로 힘차게 꺾거나 휘두른 듯한 구름이 있으며, 솜사탕이나 눈사람 같은 구름이 있어요. 하얀 구름이랑 잿빛 구름이랑 먹빛 구름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를 머금은 구름하고 눈을 품은 구름이 있어요. 비구름은 온누리를 골고루 촉촉히 적십니다. 비구름은 온누리에 있는 풀과 나무를 살찌워서 숲을 더욱 푸르게 보듬어 줍니다. 비구름이 찾아오기에 사람도 짐승도 풀벌레도 이 땅(들판)에서 맛난 밥을 얻어요. 겨울에는 눈구름이 찾아와서 온누리를 하얗게 덮습니다. 겨울에는 모쪼록 느긋하게 쉬면서 아이들하고 집에서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라는 뜻입니다. 눈구름이 눈을 펑펑 쏟으면 구태여 일터에 가지 말고 집 둘레를 놀이터로 삼아서 눈놀이를 하라는 뜻입니다.



이번엔 아주아주 커다란 구름이 아주아주 커다래서 안 움직이는 줄 알았는데 (22쪽)




  구름을 보는 사람은 바람을 함께 봅니다. 저 커다란, 또는 저 조그마한 구름이 사뿐사뿐 부드럽거나 거칠게 날아가는 모습을 잘 살피면 바람이 어떻게 부는가를 읽을 만합니다.


  구름을 읽기에 바람을 읽는다면 날씨를 읽습니다. 구름 흐름을 살펴서 날씨를 살핀다면 날씨를 잘 살필 줄 압니다. 예부터 어른들은 구름하고 하늘하고 바람을 헤아리며 날씨를 알았고, 예부터 아이들은 어른들 곁에서 함께 구름이며 하늘이며 바람을 헤아리면서 삶을 헤아리는 슬기로운 눈썰미를 물려받았습니다.


  그림책 《커다란 구름이》를 아이들하고 함께 읽다가 책을 덮고는, 자전거를 꺼내어 셋이 함께 들마실을 갑니다. 자전거로 논둑길을 달리면서 하늘바라기를 합니다. 넓게 펼쳐진 하늘에 어떤 구름이 걸렸는가를 살핍니다. 겨울에는 하늘빛이 여름이나 가을이나 봄하고 어떻게 다른가를 살핍니다. 자전거로 논둑길을 달리는 동안 철마다 다른 바람맛을 느낍니다. 우리는 이 시골에서 온몸으로 구름을 사귀고 하늘을 마주하면서 날씨를 읽기로 합니다.




“비 온다!” 소리치더니 (28쪽)



  언제나 따사로이 사랑하는 마음이 되기에, 이 마음으로 구름을 살핀 눈길로 그림책 《커다란 구름이》가 태어나는구나 싶습니다. 이 같은 마음으로 꽃을 살피면 들꽃을 이야기하는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쓸 수 있어요. 이 같은 마음으로 이웃을 살피면 ‘우리 마을’ 고운 사람들이 엮는 사랑스러운 살림살이를 그림으로 그리거나 글로 쓸 수 있어요.


  구름은 늘 바람을 타고 놉니다. 구름을 지켜보는 사람은 구름하고 한마음이 되어 꿈속에서 훨훨 날아 함께 바람을 타고 놀아요. 바람이 따스히 불어 숲을 북돋우고, 바람이 차갑게 불어 숲이 잠듭니다. 따스한 마음이 되어 구름을 사랑하고, 이제 넉넉한 마음으로 거듭나면서 하늘도 땅도 별도 모두 아끼는 숨결로 거듭납니다. 4348.12.7.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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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u:Do 2015-12-07 08:45   좋아요 0 | URL
제가 정말 좋아하는 소재인 구름에 대한 동화책이군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파란놀 2015-12-07 08:47   좋아요 1 | URL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고 즐겁게 자꾸 보는 그림책이 되리라 느껴요.
어른도 즐겁게 볼 만한 멋진 그림책이고요 ^^

Clou:Do 2015-12-07 09:26   좋아요 0 | URL
자꾸 보고 싶은 책이 가장 좋은 책인거 같아요 ㅎ 전 만화책은 자꾸 보고 싶더라구요 ㅎ

파란놀 2015-12-07 09:38   좋아요 1 | URL
아름다운 만화책은 그야말로 두고두고 읽어요.
저도 제가 즐겁게 읽은 만화책은
우리 아이들이 물려받습니다 ^^

Clou:Do 2015-12-07 09:48   좋아요 0 | URL
그 만화책들 소개해 주시면 좋겠네요 ㅎㅎ 기다려봅니다 ㅎ

파란놀 2015-12-07 11:03   좋아요 1 | URL
만화책 이야기는 꾸준히 올려서
왼쪽 게시판을 보시면
그동안 올린 글을 찾아보실 수 있는데,
새해에는 `어린이 청소년 추천 만화책` 이야기를
새롭게 써 보려고도 생각해 봅니다 ^^

Clou:Do 2015-12-07 11:46   좋아요 0 | URL
아!!! 저는 모바일로만 이용을 하다보니 못보고 있었네요. ㅎ 모바일 앱이 좀더 구성이나 기능이 바뀌면 좋겠습니다. ㅎ 감사합니다.

파란놀 2015-12-08 00:0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는 어쩌면 낡은 세대일 수 있어서
컴퓨터가 아니면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
 

작은아이가 고른 타요 케익



  버스나 자동차 장난감이 보이면 꼭 가져야 한다고 여기는 작은아이가 ‘타요 케익’을 골랐다고 한다. 지난주에 일산으로 나들이를 다녀올 적에, 곁님 동생이 케익을 장만해 주었는데, 이때에 다른 사람들은 거의 손도 못 대는 초코케익을 사야 했단다. 타요 장난감을 따로 사고, 케익은 이 케익을 함께 먹을 사람을 헤아려서 장만해야 했을 텐데 말이지. 다섯 살 아이로서는 이 대목까지 헤아리지 못했을 테지. 더군다나 작은아이가 갖고 싶다는 타요 버스는 작은아이가 손에 꼭 쥐고 다니다가 차에서 잠들면서 어디엔가 스르르 놓쳐서 바로 이날 잃어버렸다. 나는 내 생일이 다가오는 줄 모르고서 ‘그냥 케익을 장만하시네’ 하고 여겼는데, 이 케익은 나를 생각해서 미리 장만해 주었다고 했다. 여러모로 올해 ‘타요 케익’은 잊을 수 없을 듯하다. 다들 도무지 못 먹는 초코케익이지만, 나는 두 조각을 먹었다. 그러나 두 조각이 끝. 너무 달아서 더는 못 먹었다. 4348.12.7.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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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12-07 09:36   좋아요 0 | URL
숲노래님~~생일 축하드립니다~!!!!!!!!!!!!!^^
`타요 케익`이 재미나고 예쁘네요~~
즐겁고 좋은 날, 되세요~~*^^*

파란놀 2015-12-07 09:39   좋아요 0 | URL
^^;;; 에고고 고맙습니다.
저 스스로는 이날 하루 날짜를 잊어도
둘레에서 다 되새겨 주어서
늘 고맙구나 하고 느낍니다.
삶을 돌아보면 365일 언제나 생일이지 싶어요 ^^
 



사진노래 90. 진흙탕 놀이 신나



  진흙탕 놀이가 신나는 놀이돌이는 진흙탕에 긴신을 척 박은 뒤 “나, 이제 못 나와! 발이 안 움직여!” 하면서 두 손을 번쩍 치켜듭니다. 그러게, 너 이제 못 나오겠네, 못 나오면 집에 못 가겠네, 집에 못 가면 맛난 밥 못 먹겠네, 맛난 밥 못 먹으면 배고프겠네, 하고 노래를 하니, “아냐! 나올 수 있어!” 하면서 어그적어그적 진흙탕에서 빠져나옵니다. 이 놀이돌이뿐 아니라 아버지인 나도, 어머니인 곁님도, 누나인 큰아이도 모두 이렇게 진흙탕 놀이를 누리면서 다섯 살 이 나이를 지나왔지요. 아버지인 나랑 어머니인 곁님은 이런 놀이를 사진으로 찍어 준 사람이 없었으나, 누나인 큰아이하고 다섯 살 작은아이는 사진으로 곱게 찍힙니다. 4348.12.6.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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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흙길 놀이 (사진책도서관 2015.11.1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비가 내리면 도서관 앞에 진흙길이 된다. 예전에 이 길이 풀로 뒤덮였을 적에는 그냥 웅덩이가 곳곳에 있을 뿐이었지만, 진흙길이 되니 드나들기에 무척 나쁘다. 도서관 둘레로 삽차와 짐차가 끊임없이 드나드니까 길이 패여서 사람이 걸어서 오가기에 참으로 나쁘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 진흙길을 재미나게 누린다. 일부러 긴신을 빠뜨리면서 “오잉? 빠졌네?” 하면서 까르르 웃는다. 그래, 이 놀이가 옳다. 아이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모두 놀이로 삼는다. 딱딱한 길이면 딱딱한 대로, 풀밭인 길이면 풀밭인 대로, 진흙이 질퍽거리는 길이면 진흙이 질퍽거리는 대로 논다.


  책순이는 도서관에서 만화책 하나를 찾아서 쥔 뒤에 조용하다. 놀이돌이는 진흙길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옷에 흙을 튀긴다. 이런 진흙탕은 돼지가 무척 좋아하는데, 아이들도 참말 진흙탕을 좋아한다.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숲집이라면, 숲 한쪽에 진흙탕도 꼭 있어야겠구나 싶다. 진흙탕 곁에는 못이 있어야 할 테고.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ㄱ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ㄴ : 지킴이로 지내며 보탠 돈이 200만 원을 넘으면 된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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